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72)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74화(374/385)
지구 온난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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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의 1회는 꽤 깔끔했다. 삼진이 최고의 덕목이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는 투수에게 삼진만 아웃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인은 그걸 깨달은 후 탈삼진 능력이 더 좋아졌다.
억지로 삼진을 잡으려 한다고 무조건 삼진이 늘어나진 않는다.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존 밖으로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을 끌어내려다 볼넷이 늘어날 수도 있고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려다 홈런을 맞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1회를 삼진 하나와 그라운드 볼 하나, 플라이 볼 하나로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데인의 표정은 꽤 좋았다. 지난 시즌에 포스트시즌에서 고배를 마시고 더 많은 삼진을 위해 노력했다고 했었는데, 시즌 초반의 부진은 잘못된 훈련으로 인해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아니었나 싶다.
“좋아. 앞으로 24개만 더.”
하여튼 투수 놈들이란…
양키 스타디움 여기저기에서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한국 팬들이 많이 왔다더니, 그게 진짜인 것 같다.
우리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도 오셨다. 티켓을 구해드리겠다고 했더니 따로 구했다고 하셨는데. 귀빈석 같은 느낌은 별로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VIP석 티켓은 조준이 형한테 줬다.
하긴, 구단주나 그런 사람들 오는 자리라 그냥 좀 부담스러우셨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내가 조준이 형한테 그 자리 바로 옆이 구단주 자리라고 말해줬던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뭐 어때.
별일 없겠지.
구단주 할아버지 성격 보통 아닌데 조준이 형이랑 멱살잡이나 안 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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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디 오클리, 첫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놓고 기예르모 고메즈에게 노 볼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맙니다!
-기예르모 고메즈가 브레디 오클리를 노려보면서 1루로 향하는군요.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기예르모 고메즈의 취미가 주짓수라는 걸 상기시켜 주시는 건가요?
-아니죠.
-그럼요?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예?
-헤드셋을 벗고 소리를 들어 보세요.
“Gang! Gang! Gang!”
“Gun! Gun! Gun!”
“War! War! War!”
“Gang is ‘war’king with a gun!”
-와우.
-바로 그겁니다. 이제라도 당신이 알아채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뭐, 아무리 갱이라고 해도 매번 홈런을 칠 수는 없는걸요.
-믿음이 부족하군…
-예?
-그는 실수한 겁니다.
-브레디 오클리가요?
-기예르모 고메즈를 잡아냈더라면 다음 이닝에 그냥 1점짜리 홈런을 맞았으면 됐을 텐데요.
-혹시 해설자에서 예언자로 직업을 바꿨나요?
-하필 몸에 맞는 볼을 내줘서 2점 홈런을 맞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저기요. 예언자도 해설자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법률적인 검토를 좀 해주실래요?
-투수의 눈을 보세요.
-강렬한데요.
-커다란 사슴의 눈망울 같은…
-오. 이런. 예. 일단, 레드삭스 덕아웃에서는 고의사구를 택하진 않았습니다. 승부할 것 같습니다.
-현명한 겁쟁이가 되는 대신에 패배한 레드삭스가 되기를 선택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런…예…그렇군요…
-불쾌한가요?
-불쾌하다기보다는, 그냥 겁이 조금 나네요.
-질까 봐?
-아니, 흠. 아닙니다. 오히려 좋을 수도 있겠어요. 여러분. 조금만 참으시면 제 옆자리에 새로운 얼굴이 들어올 수도 있어요! 브레디 오클리, 초구를 준비합니다! 던집니다-! 그리고-!
-He did it again!(그가 또 저질렀어!)
-쳤어요!
-Again, this time, no doubt!(또 다시, 이번에도, 여지없이!)
-날아갑니다! 와우! 높아요! 그리고 멀어요! 갱!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첫 스윙으로-!
-투런 호머! 내가 봤어요! 분명히 똑똑히 봤어요! 역시, 갱! 갱! 갱! 갱스터! 한국에서 온 갱스터가 레드삭스를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아직 1회 초 2아웃 이에요. 그래도 정말 멋진 홈런이네요!
-내가 뭐랬어!
-예. 법률팀. 초능력자를 해설자로 고용해도 되는지 법무 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 말, 잊지 마세요.
-양키스가 2대 0으로 앞서나갑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 한 번의 스윙뿐이었어요! 여러분! 저는 예언자가 아닙니다! 차라리 절 과학자라 불러주세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이 상황을 예측했을 뿐입니다!
-좋아요, 노스트라다무스.
-아니! 날 아인슈타인이라 부르시오!
-그는 죽었어요.
-여기 살아 있지!
-누가 FBI에 연락해줘요.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다고. 아니면 NASA는 어떨까요? 해부학계에 혁명적인 기회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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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은 강건우의 홈런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물론, 그걸 강건우 혹은 언론에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다.
“흠.”
옆자리 노인이 슬쩍 웃었다. 뭐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정조준은 입맛을 다시며 술술 털어놓았다.
“솔직히 말해요? 전 저렇게 못 쳐요.”
“저렇게 칠 때까지 훈련하는 건 어떤가?”
“…9년 정도를 훈련했죠.”
“9년?”
“저놈이 나타나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요.”
“오. 그래서 포기한 건가?”
“젠장. 좋아요. 알겠다고요. 한 10년만 더 해볼게요.”
노인이 크게 웃었다. 정조준은 어이가 없었다.
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오늘 처음 본 할아버지랑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어딘가 친숙하게 느껴지긴 한다. 물론, 정조준의 할아버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일단 인종부터 다르지 않은가.
“좋습니다, 어르신. 기왕 이렇게 이야기도 나눈 거, 경기 끝나고 식사나 하실래요?”
“자넨 가정이 없나?”
“없어요.”
“친구는?”
“옆에 있네요.”
“나?”
“싫어요?”
노인이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정조준의 등을 두드리며 그러자고 말했다.
“내가 사지.”
“제가 살게요.”
“늙은이의 연금으로 사주는 밥은 먹기 싫단 이야기인가?”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이래 봬도 메이저리거인데.”
“그런 게 아니면 잠자코 얻어먹어.”
“뭐, 좋아요. 그럼 다음엔 제가 살게요.”
“다음이면 언제?”
“내일도 경기 보러 오실 거죠?”
“아마도.”
“그럼 경기 전에 제가 살게요.”
노인이 이번엔 정말 재밌다는 듯 웃었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이 모습은 오해를 사기에 딱 좋았다.
-두 사람이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닌 것 같은데요.
-음.
-왜 말을 아끼는 것 같죠?
-비슷한 사람끼리는 통하는 법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무슨 뜻일까요?
-말을 아끼겠어요.
-왜죠? 전 당신이 이렇게 겁쟁이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요.
-제기랄.
-이것 보세요. 방송에서 스스럼없이 욕도 하는 분인데요.
-둘 다 책상 앞에만 앉으면 미친 사람이잖아요!
-예?
-인터뷰실 책상 앞에서! 혹은 고급스러운 마호가니 책상 앞에서!
-와우.
-고소할 거야.
-누구를요?
-노먼.
-네?
-돌턴.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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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의 홈런으로 앞서나간 양키스는 점수를 지켜냈다. 5회가 끝났을 때 여전히 2대 0이었고, 7회가 끝났을 때 2대 1이었지만, 9회가 끝났을 때는 5대 2가 되었다.
데인 크리스티안의 오늘 성적은 7이닝 1실점. 불펜에서 1실점을 했지만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양키스! 디비전 시리즈에서 숙적 레드삭스에게 5대 2 승리!] [승리 투수 데인 크리스티안, ‘축복 같은 경기.’] [갱, 현란한 유격수 수비와 함께 2안타(1홈런) 3타점 경기.] [휴 브레드먼 양키스 감독, ‘아주 볼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시작부터 기선을 제압했고, 끈질기게 물어뜯었으며,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갱의 유격수 수비와 크리스티안의 체인지업은 환상적인 조합이다.’]이야깃거리가 꽤 많은 경기였다. 경기 중간에 두 팀 선수들이 벤치를 비우고 달려 나왔다. 주먹질이 오가진 않았지만, 충분히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레드삭스에게는 첩첩산중이었다. 다음 경기에 1선발인 바빈 프레이슬러가 등판하겠지만, 상대에서는 강건우가 나올 수 있다. 포스트시즌 특성상 휴식이 부족했고, 바빈 프레이슬러라면 어디 내놔도 부족하지 않겠지만 강건우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경기 내적인 이야기도 풍부하지만 외적으로도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가 있었다.
위에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아래에는 그냥 평범해 보이는 청바지를 입은 할아버지를 따라간 정조준은, 멍청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양키스 구단주라고요?”
“난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요.”
“자네가 앉았던 그 자리, 티켓 누가 줬나?”
“…강건우요.”
“원래는 그의 부모님이 앉을 자리였지.”
역시.
뭔가 야구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은 강건우 때문이다.
정조준은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그냥 한숨만 내쉬었다. 양키스 구단주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먹게. 자네가 양키스 구단주와 죽어도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
“그런 건 아니고요…”
“솔직하게 말하지. 양키스에 올 생각 있나?”
“…있죠.”
“좋아.”
“예?”
“오고 싶으면 와. 나도 자네가 여기 왔으면 좋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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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기 : 강건우
-민승기 : 내가 무서워서 두 번째 경기에 등판하는 건가
-민승기 : 나와 대결하자, 강건우…!
-강건우 : 전 그냥 감독님이 나가라고 해서 나가는 건데요
-강건우 : 저 감독 아님
-김권종 : 승기 형은 나랑 붙자
-정조준 : 마 강건우 미친놈아
-박용재 : 조준이 양키스 구단주랑 뭔 사이여?
-정조준 : 아니 건우 저새기가
-정조준 : 티켓을 구단주 옆자리로 줘가지고
-정조준 : ㅅㅂ 난 구단주인 줄도 모르고 ㅅㅂ
-강건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건우 : 뭔 이야기함?
-정조준 : 시발
-정조준 : 경기 내내 수다떨다 친해져서 겜 끝나고 밥먹자고 하고는
-정조준 : 노인네가 돈이 어딨냐고 내가 밥 사준다고 했음
-강건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제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용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승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권종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조준 : 야이 미친놈아
-정조준 : 미리 말이라도 해줬어야지 시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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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빈 프레이슬러와 강건우는 시즌 중에 한 번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강건우는 8이닝 2실점에 3타점.
바빈 프레이슬러는 5이닝 5실점.
물론 그때와 똑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늘 이기고 내일 질 수 있는 것이 야구다. 언제 누가 이길지 누구도 알 수 없고,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투수라도 강건우를 이길 수 있다.
하지만, 이긴 사람이 계속 이길 수도 있는 것 또한 야구다.
[(Live) 뉴욕 양키스 10 : 0 보스턴 레드삭스.]└방금 켰는데 스코어 뭔데;;;무슨일임 이거;;; 이제 곧 9회인데??
└강건우 2회 말에 스트레이트 볼넷 얻고 2루 3루 연속 도루함
└그래도 10대 0은 넘 심한데
└4회 말에 안타 치고 또 연속 도루함
└;;;
└6회 말에도 볼넷으로 나가서 도루 두 개 함
└말만 들어도 야구 개줫까치 하네 진짜;;;
└그래서 프레이슬러 멘탈 터짐?
└멘탈만 터졌겠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레드삭스 팬 유니폼 경기장에 집어던지고 쌍욕박다가 질질 끌려나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만도 했네
└족건우 인성 ㄹㅇ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엔진스 팬인데 저거 보니 우리 지성이형 생각 많이 나더라…
└채지성 강건우 이름만 봐도 과민성 대장증후군 도진다매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무대는 보스턴으로 옮겨진다. 레드삭스 팬들의 독기는 완전히 바짝 올라왔다.
일부에서는 감독을 해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바빈 프레이슬러가 짧은 휴식 후 등판해 아무것도 못 하고 무너진 것에 감독의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민승기, ‘나는 팬들의 염원만큼 강해지는 사람이다.’]이런 상황에서, 민승기는 레드삭스 팬들의 마지막 희망이나 마찬가지였다.
민승기는 레드삭스 팬들과 오션스 팬들 사이에서 꽤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게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지만.
민승기에게는 장점이었다.
팀을 사랑하는 팬들. 때론 쓴소리를 아낄 생각이 전혀 없지만, 그건 당연한 팬들의 권리라고 생각했다.
어떤가. 팬들은 즐겁기 위해서 야구장을 찾는다. 야구장에서 많은 돈을 쓰고,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
그들의 마음에 보답하지 못했다면, 욕을 당연히 먹어야 한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코리안 메이저리거 간의 맞대결 성사!] [양키스 김권종 대 레드삭스 민승기.] [김권종, ‘승기 형과 제 맞대결은 팽팽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양키스에는 건우가 있어서 제가 유리할 것 같아요.’] [김권종, ‘(민)승기 형은 한국에서 (강)건우를 한 시즌밖에 상대해보지 않아서 오션스 이적 이후 성적이 더 좋아진 것.’] [양키스 투수 김권종, ‘강건우의 홈런과 유격수 수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행운 중의 행운.’]한편, 김권종은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진심을 말하고 있었다.
물론, 민승기가 느끼기엔 달랐다.
민승기의 눈이 불탄다. 열정이 불탄다. 반드시, 양키스를 꺾고 기적 같은 업셋을 달성하고 말 것이다!
그런 민승기를 지켜보는 레드삭스 동료들이 못 본 척하며 대화하고 있었다.
“민이 또…”
“쟤가 우리 편이라서 좋긴 한데, 가끔은 좀 다른 생각도 들어.”
“골치 아프군. 눈빛 좀 봐.”
“재밌는 친구고 좋은 동료야.”
“하지만…”
“나도 알아.”
“제기랄. 오늘은 꼭 이겨야 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절대 민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야.”
“나도.”
“솔직히 말할게. 나는…절반 정도는 민 때문이야.”
“넌 포수니까.”
“…”
“힘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