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74)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76화(376/385)
누군가에게만큼은 전설적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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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잡아내고 올라온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붙게 됐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매치업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대 필라델피아 필리스.
박용재의 시카고 컵스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고, 앤디 가필드의 필리스는 시리즈 스코어 3대 1로 카디널스를 꺾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와일드카드 게임이 끝나고 준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었다.
4위 바이킹스는 5위 엔젤스를 꺾고 3위 불도저스에 도전하게 됐으며, 이 경기의 승자가 2위 오션스와 상대하게 될 예정이었다.
민승기의 가족은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오션스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볼 기회다. 민승기가 오션스 경기를 관람할 뜻을 밝히자 오션스 구단 측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고, 민승기의 한국 시리즈 시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물론, 오션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고 한국 시리즈에 진출해야 가능한 계획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와 비교하면 거의 기대치가 없었다고 봐도 좋았지만, 천제현은 시즌 타율 0.287에 출루율 0.379를 기록했다. 홈런은 11개, 21도루에 68타점에 75득점.
메이저리그 전체를 봤을 때, 코너 외야수로 어마어마한 활약까지는 아닐지라도 자리를 차지할 만한 성적이었다. 끈끈한 야구를 펼친 뉴욕 메츠의 일원으로, 와일드카드 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기에 다음 시즌에도 꾸준한 출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그리고 휴가를 떠나는 대신, 훈련에 몰두했다. 어떻게 나름대로는 잘 해내긴 했지만,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었다.
천제현은 한국에서 5시즌 연속 3할을 기록했고 1,200안타를 때려내며 천재 타자로 불렸던 선수였다. 물론, 강건우가 등장하면서 천재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6이닝 2실점을 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박용재도 있다. 친정 팀이자 애착을 가지고 있는 메테오스가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기에 한국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관람하러 갈 이유도 없는 박용재는 아직 미국에 남아 있었다.
개인 훈련을 하게 되면 메테오스 투수들을 좀 봐줄 생각이었다. 메테오스가 잘 하면 좋겠다. 차후 메이저리그에서의 경력을 끝내면 그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물론, 아직 꽤 많은 시간이 남긴 했지만, 어쨌거나 메테오스가 아쉽게 가을 야구에 탈락했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지금은.
정조준과 함께 있었다.
“야야. 양키스 구단주 만나는데 난 왜 부른겨?”
“아, 재밌는 할아버지라니까?”
“별로 재미없을 것 같은데.”
“일단 한 번 만나나 봐.”
“만나서 뭣 허게?”
“야구 이야기?”
“네 이놈, 선수 스카우트하고 뒷돈 떼먹는 거 아녀?”
“아, 형. 날 뭘로 보고.”
“뭐로 보긴. 좆준이로 보지.”
“JJJ라고 불러줄래?”
“그건 영 낯간지러워서. 아갈 정이면 또 몰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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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이 형은 바이킹스를 응원하고 있다. 조용한과는 각별한 사이였으니, 은퇴 시즌을 보내는 조용한이 기억에 남는 마무리를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수란 워낙 극한 직업이다. 조용한은 은퇴 시즌의 대부분을 지명 타자로 뛰고 있다. 무릎과 허리가 정상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도 지명 타자로 타격에만 집중하다 보니 0.272의 타율에 홈런도 13개를 때려냈다.
한 선수의 마지막이란.
그것도, 시대를 풍미했으며 KBO 레전드 포수 반열에 오른 선수니까 더더욱.
경기 영상을 보면 안쓰러운 면이 있다. 좋은 타구를 때리고도 1루까지 다리를 거의 절면서 걸어간다. 접전 상황에서 출루하게 되면 여지없이 대주자를 써야 하고, 2루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그럼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것은 저 선수가 바이킹스에 어떤 의미인지 아주 잘 보여주는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저 선수가 바이킹스라는 팀에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도.
경기가 끝나면 조용한은 바이킹스의 모든 선수를 격려하고, 팬들 앞에 서서 꾸벅 인사한다. 바이킹스 팬들은 자신들의 레전드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조용한은 포기하고 싶음에도 진통제를 맞으며 경기에 나서고 있을 것이다.
권종이 형은 이상한 사람이다. 정말로 이상하다. 그렇지만, 저 포수의 이야기만 나오면 나름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용한이 형이 빨리 감독이 되어야 할 텐데.”
은퇴하고 바로 감독?
이유는 뭐, 이런 거였다.
“메이저리그 오면서 약속했거든. 바이킹스 감독 되면 꼭 돌아가서 거기서 뛰겠다고.”
내가 정용이 형이 은퇴하는 모습을 볼 때 보다 더 애틋하지 않을까. 듣기로는 데뷔 시즌부터 엄청나게 뒷바라지를 해줬다고 했으니.
“한 게임만 같이 호흡 더 맞추고 싶네…”
그런 모습을 잘 보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딘가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종종 포수 출신들이 좋은 감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경기를 보는 눈도 있을 테고, 타자이기도 하면서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입장이라 여러 면에서 시야가 넓어서 그런 듯하다.
물론, 포수 출신이라고 해서 다 좋은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프로팀 감독이 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다. 그래도 조용한의 프로 경력이나 평판, 바이킹스에서의 입지를 생각해 볼 때 바이킹스가 구단 차원에서 지도자로 육성할 가능성도 있다.
몇 시즌 안에 오션스도 저런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창열이 형이나 영한이 형도 있고, 대근이 형도 30대 중반이다.
대근이 형의 플레이 스타일상 40대까지 기량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거나 그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건 누구도 피하지 못 한다.
한 선수가 프로로 뛸 수 있는 시간이 길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길지 않다. 조용한이 없어도 바이킹스는 계속 거기에 있을 것이고, 대근이 형이 없어도 오션스는 유지될 것이다.
지난 삶에서 은퇴 이후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한 적 없었다. 나는 내가 계속 최고일 거라 생각했고,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홧김에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은퇴 이후에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존경받을 만한 다른 선수들처럼 사람들에게 축복받으며 은퇴하게 될까.
하나 확실한 것은, 그래도 이번에는 내가 이 일은 그만두고 어떤 모습으로 있더라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다. 뭐든 괜찮고,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유리와 다움이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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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와 레인저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은 뉴욕 양키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3연승으로 디비전시리즈를 끝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양키스는 선발 로테이션을 처음부터 다시 가동했고, 체력이 넘치는 강건우를 유격수에 배치할 수 있었다.
다저스는 필리스를 잡아냈다. 필리스가 객관적으로 다저스에 비해 전력이 달린다는 것을 배제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한국에서 바이킹스는 1승 1패 상황에서 영화 같은 경기를 펼쳤다. 8회 까지만 해도 5대 2로 지고 있는 상황, 상대 불펜 투수의 제구 난조로 만들어진 2사 만루.
지난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조용한은 역전의 만루 홈런을 때려버렸고, 바이킹스 팬들은 열광했다.
조용한은 절뚝거리며 조심스레 베이스를 천천히 돌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베이스를 천천히 도는 것은 상대 팀에 대한 도발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용한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세월이 무상하나, 그렇다고 한스럽진 않았다. 바이킹스 홈구장은 달아올랐고 조용한은 기뻐하기보다는 자신의 자리를 가진 우동석에게 다가갔다.
여전히 바이킹스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이대훈이 등판을 준비하느라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조용한은 선수들에게 아직 경기가 안 끝났음을 상기시키고, 우동석에게 상대 타자들과 이대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게 진짜 마지막이다. 시즌 중에 은퇴 투어도 했다. KBO 팬들은 은퇴 투어에 대해 기준이 꽤 엄격한 편이지만, 조용한의 은퇴 투어를 반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지막 포스트시즌에서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억에 남을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이 만루 홈런 하나면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후회를 남기고 싶진 않았다.
‘권종이 이 새끼만 있었어도 더 해볼 만 했을텐데…’
물론, 지금 애쓰고 있는 다른 선수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는 말이기에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잘 해내고 있는 그놈을 생각하면 꽤 흐뭇해진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을 거의 업어 키우다시피 해놨더니, 뉴욕 양키스 같은 팀에 가서 포스트시즌 선발로 제 몫을 해내고 있지 않은가.
솔직히 말하면 조금 서운하기는 했다. 미국에 가서 매일같이 자기 이야기를 해도 모자랄 판에 틈만 나면 강건우나 찾아댔으니.
어쨌거나, 아직 김권종이 KBO로 유턴하려면 시간이 좀 남아 있다. 조용한이 빨리 감독이 될 기회가 온다면 김권종을 굴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돌아오기만 해봐라.’
더 이상 포수 마스크는 자기 것이 아니고, 홈 플레이트는 자기 자리가 아니다. 조용한은 박수를 치며 후배 선수들을 독려하고는 덕아웃 펜스 뒤에 섰다.
‘확 200이닝은 굴려버릴라니까.’
피라냐 똥 치우기에 지친 조용한이 생각해낼 수 있는 최고의 복수였다. 다 늙어서 힘 빠진 김권종을 굴릴 상상을 하며 다시 박수 쳤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오션스를 상대하고 싶다. 오션스?
강건우도 없는 놈들이.
까불긴.
“집중하자! 집중! 딱 아웃 세 개만 잡고 집에 가서 푹 쉬자! 서우주 저거 늙어서 배트 스피드도 안 나온다! 쳐봤자 땅볼이다!”
불도저스에 조용한 보다 짬 찬 선수는 없다.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선 서우주는 조용한의 트래시 토크를 듣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냥 한숨만 쉬었다.
“아니, 노친네가 힘도 넘치지. 동석아. 저 양반 뭘 그리 먹길래 아직도 목청이 저렇게 좋냐?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좀 나눠 먹으면 얼마나 좋아?”
“모르겠습니다. 근데 뭘 먹긴 먹나 봅니다. 아까 홈런 보셨죠?”
서우주는 그냥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괜히 긁었다가 본전도 못 찾게 생겼다. 포수 놈들은 진짜.
어디 가서 입 털기 단체 훈련이라도 받고 오는지.
플레이오프에 가면 오션스 포수를 만날 생각에 벌써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어쨌든, 여기서 이겨야 그것도 가능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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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여러 선수의 활약으로 레인저스를 4대 1로 꺾었다. 강건우가 등판할 때면 타격 실력을 잃어버리곤 하는 시오도어 오닐은 시리즈에서 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이 여전히 공격형 포수로 불릴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소 부진했던 기예르모 고메즈도 2개의 홈런에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라이언 넬슨은 6개의 2루타를 때렸고, 라웰 로날드는 첫 경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145m짜리 초대형 홈런을 쏘아 올렸다.
레인저스가 강건우를 거르고 다른 타자들과 승부하기로 한 접근법이 완벽히 실패했다는 증거였다.
[믈브도 어쩔수없네 ㅋㅋㅋㅋㅋㅋ 강거양 하면 응징 당해야지 ㅋㅋㅋㅋㅋ]└양대근도 미국감? 왜 강거양임?
└강건우 거르고 양키스 아 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
└건우 존나 거르더니 다른 애들한테 개처맞음ㅋㅋㅋㅋㅋㅋ
└저거 이미 크보에서는 실패한 전략인데
└믈브쉑들 크보에서 야구 좀 배워야긋내 ㅋㅋㅋㅋㅋㅋㅋㅋ
강건우는 베이스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주자다. 감독이나 코치들, 그리고 트레이너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이킹스는 오션스와 맞붙고 있었다. 첫 경기에서 국민성을 잡아내며 파란을 예고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서창열은 바이킹스를 맞아 약간은 감상적인 상태로 경기에 임했지만, 시즌 막판 주전 중견수 자리를 되찾으며 회춘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압권은 2차전 경기 후반, 2사 만루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는 다이빙 캐치.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서창열은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슈퍼 다이빙으로 타구를 낚아챘다.
펜스에 부딪히며 충격을 받았지만, 끝까지 공을 놓지 않았다. 쓰러진 채 글러브 속에 있는 공을 들어 올렸을 때, 사직 야구장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부상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론버거 킨 감독이 교체시키려 했을 때, 서창열은 표정만으로 감독의 결정을 뒤집어버렸다.
[벅동님 쫀거 봤냐?]└창열이형 인상ㄷㄷㄷㄷㄷㄷㄷㄷ
└??? : 헤이 창열 돈두댓
└아니 ㅋㅋㅋㅋㅋㅋ 시발 ㅋㅋㅋㅋㅋㅋㅋ 표정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
어쨌거나, 바이킹스도 만만치는 않았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긴 했지만 동기 부여가 굉장히 잘 된 팀이었다. 팀 선수들을 모두 아울렀던 진짜 리더 조용한의 마지막 시즌을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물론, 오션스도 시즌 내내 부침을 겪으며 꽤 단단해져 있었다. 집중력을 놓지 않고 있는 두 팀의 승패는, 이상할 정도로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 시리즈에서 배영한의 결승타로 종결되었다.
시리즈 스코어 3대 1, 하지만 어마어마하게 팽팽했던 승부가 끝나며.
월드 시리즈는 뉴욕 양키스 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한국 시리즈는 대구 엔진스 대 부산 오션스의 매치업이 성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