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7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79화(379/385)
누군가에게만큼은 전설적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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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상대적이고, 의외성으로 가득하다. 이 종목은 예언이 불가능하다.
때로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예측마저 벗어나는 활약으로 판을 들었다 놨다 하긴 하지만, 그들도 혼자서 무언가를 하진 못 한다.
물론, 강건우도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현세대의 뉴욕 양키스는 상당히 좋은 자원이 모여 있다. 우완 에이스 데인 크리스티안과 좌완 에이스 루돌프 파울리가 든든하게 선발의 축을 잡아주고, 클로저 에드윈 블랙번이 버티는 불펜도 탄탄한 편이다.
타선에도 재능 넘치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시오도어 오닐, 웨스 아델만, 기예르모 고메즈, 라이언 넬슨 같은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서 수비 혹은 공격과 관련된 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거나 올스타전에 출전할 법한 선수들이다.
거기서 강건우가 방점을 찍었다.
-좋습니다, 정리해보죠. 오늘 갱은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었고, 두 번째 타석에서 3점 홈런을 때렸으며, 세 번째 타석에서는…
따아악-!
-때렸어요! 날카롭게 날아가는 타구! 좌익수가 타구를 따라가며 점프했지만 잡지 못 합니다! 줄줄이 들어오는 주자! 1점! 달려요! 달리라고! 2점! 또! 또! 들어와요! 멈추지 말라고! 홈에서 경합! 이건-세이프! 세이프! 세이프! 갱의 3타점 2루타! 간발의 차이로 마지막 주자마저 홈에서 세이프! 오늘 혼자서 6타점을 쓸어 담는 갱! 한국에서 온 슈퍼 갱스터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사람들에게서 점수를 빼앗고 있어요!
-Dodgers(피하는 사람들)는 갱의 습격을 피해내지 못하는군요.
-만루에서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죠!
-그냥 1점을 준다고 생각하고 고의사구를 주는 게 나을 뻔했어요.
-하지만 그런 선택은 쉽지 않죠.
-저는 그런 선택을 할 사람을 한 명 알고 있죠.
-누구죠? 어떤 사람이 양키스를 월드 시리즈에서 상대할 적임자죠?
-그건 바로, 제레미 하트지.
-예? 당신이요?
-왜요? 내가 야구 전문가라면서요?
-신이여…제발…
한국 야구 팬들의 반응은 꽤 색달랐다.
[좆건우 믈브 참교육중ㅋㅋㅋㅋㅋㅋㅋㅋ]└저새끼들 왜 만루에서 강건우 나오는데 고의사구 안함?
└양놈들 후진야구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새끼들도 은근 학습능력 없는듯 ㅋㅋㅋㅋㅋㅋㅋ
└크보특)강건우 나오면 일단 거름
└쟈들도 이제 첫핸데 잘 모를수도 있지
└2~3년 지나봐라 강건우 나오면 무족곤 거른다
└그럼 건우 또 도루 미친듯이 할텐데
└배변치료사 강건우 ㅋㅋㅋㅋㅋㅋㅋ 미국에 과민성대장증후군 전파 ㅋㅋㅋㅋㅋㅋ
└영원히 고통받는 채지성 ㅠㅠㅠㅠㅠㅠ
어쨌거나.
양키스타디움에서 마음 놓고 맥주를 들이붓고 있는 강건우의 가족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게 야구지.”
“맞다. 이게 바로 야구다.”
“속이 다 시원하네.”
“어쩐지 오션스 너무 답답하더라니까.”
선취점이 필요할 때, 그리고 슬슬 추가점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럴 때마다 귀신같이 장타를 터뜨려주는 선수가 오션스에서 여기로 왔으니, 어쩌면 당연히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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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2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0 : 6 뉴욕 양키스.] [강건우, 다저스 상대로 월드시리즈 2차전 3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에 2안타(1홈런) 6타점 원맨쇼!] [다저스 감독, ‘오늘 내가 뭘 본 건지 모르겠다. 잊고 싶은 하루고, 잊어야 한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휴 브레드먼 양키스 감독, ‘내가 뭐랬어?’] [(Photo) ‘Gangs of Newyork!’] [양키스 포수 시오도어 오닐, ‘개인적으로, 다른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한국에서 갱의 공을 받았던 포수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키스에 마법을 건 사람은 누구? 강건우, ‘My wife.’] [WS 2차전 MVP 강건우, ‘계획을 세우고, 그걸 그대로 실행하려 노력했다. 물론 100%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온 야구 팬들, 태극기를 흔들며 양키스를 응원하다.]└예전에는 저 사람들이 다저스를 위해 저렇게 행동했었어.
└다저스에 한국인들이 종종 있었으니까.
└다저스는 이번에 실패하면 한국에 있는 오션스라는 팀을 통째로 사 오는걸 고려해봐야 해.
└갱과 크레이지 민이 있던 팀 아냐?
└맞아. 그 팀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걸.
[양키스의 연승. 코너에 몰리기 직전인 다저스. 해결책은?]└갱의 부인을 하이재킹하면 가능성이 있어.
└양키스 코치?
└맞아.
└코치 하나 온다고 뭐가 달라져?
└확실한 이야기를 하나 해주지. 그녀를 데려온다면, 갱은 갑자기 복통을 일으키며 앞으로 모든 경기에 결장하게 될 거야.
└무슨 뜻이야? 그녀에게 독을 먹이게 시킨다는 말인가?
└아니. 갱은 자신의 부인을 정말로 너무 많이 사랑해서…
└당장 하자.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아이디어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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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잡고도 2차전에 패배했다. 아쉬운 일이지만, 언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거기서 건우가 있었으면…”
“민승기라도 남아 있었으면…”
“유리라도 있었으면…”
“그냥 한국 야구 망했으면…”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의 푸념이다. 야구에서 모든 결정적인 기회를 살릴 수는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내가 모든 기회를 살리고 필요할 때마다 펜스를 넘긴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아니다.
그냥 야구 팬들은 조금 기억력이 나쁠 뿐이다. 앞선 세 타석에서 모조리 기회를 날려 먹었더라도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때리면 앞의 실수는 모두 잊고 클러치 히터라고 칭찬을 해댄다.
이번에 오션스가 진 경기에서도 노루 형이 첫 타석에서 선취점을 기록하는 적시타를 때렸지만, 역전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나자 한가득 욕을 먹은 것은 반대의 이야기다.
유리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아니, 야구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지.”
장모님이 코웃음을 치셨다.
“지도 아까 꼴션스 해체하라고 말해놓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노경우에게 연락해서 ‘2사 만루 초구 2루 땅볼 치는 놈이 무슨 메이저리그냐’라고 말했다.
유리는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초구 2땅은 좀 심했다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꼴빠 집단인 것 같다.
그리고 대화를 듣고 있던 권종이 형이 말을 보탰다.
“그러게요. 그럴 거면 바이킹스한테 한 번 기회나 줘보지…”
악어 삼촌은 뭐, 그냥 꼽사리로 여기 끼어 있다. 은근히 다움이랑 잘 놀아줘서 괜찮다.
“바이킹스가 어딜 껴.”
타박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의 소유자다.
아무튼, 우리는 LA로 이동했다. 월드 시리즈랑 한국시리즈 일정이 이상하게 맞아 떨어지다 보니, 두 경기를 모두 지켜봐야 하는 오션스 광팬들의 컨디션이 영 좋지 못하다.
물론 나는 경기를 뛰어야 하니 라이브로 챙겨보진 않았다. 유리야 뭐. 그래도 프로 의식이 있으니 해야 할 일은 다 하면서 경기를 봐서.
세 번째 경기 선발 투수는 루돌프 파울리다. 1+1로 나갈 수 있어서 초반에 조금 흔들리면 바로 권종이 형과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유리의 말에 따르면 누가 먼저 등판하느냐로 꽤 치열한 토론이 있었다고 하는데, 다저스타디움이 투수 친화 구장으로 플라이볼 투수에게 유리한 면이 있어서 루돌프 파울리가 먼저 나서게 됐다.
다저스타디움은 언덕 위에 위치해있고, 야간에는 공기가 식어 하강 기류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습도도 높아진다. 공이 덜 뻗게 되는 것이다.
낮 경기에는 언덕 위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기류를 형성해 야간 경기 때보다 공이 더 날아가지만.
사실, 홈런이 아예 터지지 않는 구장은 아니다. 루돌프 파울리는 종종 기복을 보이는 편이니, 권종이 형이 예상보다 조금 일찍 출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션스 다음 경기도 힘들겠는데…”
조용한이 그랬다고 했었지. 눈치가 없어서 이상한 소리를 아주 많이 하는데 사실은 소심해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말하다 보니 오히려 이상한 말을 하는 거라고.
우리 집에 모인 오션스 팬들의 눈초리를 한눈에 받은 권종이 형은 눈을 껌뻑이다가 한마디 더 했다.
“운 좋으면 이길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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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와 오션스가 나란히 3차전에서 패배했다. 사직 야구장에서 민승기가 시구를 하며 오션스의 승리를 기원했지만 승리할 수 없었다.
다저스의 우타자들이 루돌프 파울리의 몸쪽을 파고드는 커터를 넘겨버렸고, 엔진스 채지성이 강건우 없는 오션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엔진스 포수 백준섭은 은퇴하기로 한 조용한에게 말했다. ‘내가 형 원한 풀어줬으니 고맙다고 해야지.’
조용한은 코웃음을 쳤다. ‘강건우 있었으면 찍소리도 못했을 놈이.’
백준섭도 질 사람은 아니다. ‘강건우 없을 때 우승이라도 한 번 해야지.’
어쨌거나, 양키스의 실수였다. 김권종은 루돌프 파울리가 남겨둔 이닝 중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차라리 처음부터 김권종을 투입했다면 훨씬 더 나았을 테지만, 그걸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월드 시리즈를 2연승으로 시작해 찬양받던 휴 브레드먼은 양키스 팬들에게 욕을 먹었다.
└킴의 컨디션이 괜찮은데, 굳이 지는 경기에 투입했어야 했어?
└저놈의 머릿속에는 뇌 대신 빵가루가 들어있어.
└프레드 헤셋을 투입했어야지, 멍청한 휴 브레드먼.
휴 브레드먼은 자신의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욕먹기’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전혀 개의치 않았다.
리더가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야구에서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언제든지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최고의 불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뉴욕의 우리 팬들에게는 자신의 집에서 승리를 만끽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모든 걸 끝낸다 하더라도 그들이 불행해지진 않을 겁니다.”
총력전 선언이었다.
여기서 모든 것을 끝낸다. 남은 4차전과 5차전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니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고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는 것이다.
4차전에서 양키스는 강건우를 지명타자로 내보내기로 했다. 3인 로테이션이 가동되어 강건우의 체력 문제가 염려되어 내린 결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양키스는 승리했다. 데인 크리스티안이 6이닝을 던지며 1실점 했고, 양키스에서 가장 강력한 불펜 투수들이 총출동했다.
마치 이 경기가 월드시리즈 최종전인 것 같은 투수 운영이었고, 양키스 팬으로 유명한 제레미 하트가 이렇게 코멘트를 남겼다.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예? 아직 안 끝났는데요?
-내일은 갱이 등판할 테니까.
-맙소사…
강건우의 가족들에게는 꽤 좋은 날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스코어 2대 1로 밀렸던 오션스가 반격에 성공해 스코어를 2대 2 동률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는 양키스에게 거의 넘어간 듯한 분위기, 그리고 한국시리즈는 어느 팀이 먼저 3승 고지를 밟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강건우가 다시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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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괜찮나?”
이전 삶에서는 내가 몇 명의 감독과 함께 일했더라?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6명 정도였나?
그런데 이번에는 이 사람과 지겹도록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론버거 킨 감독과도 일했지만, 별로 길진 않았다.
“괜찮습니다.”
“한 경기 정도는 쉬게 해주려 했는데, 컨디션이 정말 좋다는 보고를 들었어. 팀 닥터도 동의했고,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자네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안 괜찮으면 안 뛴다고 했을 거예요.”
“흠. 대부분의 선수가 안 괜찮아도 괜찮다고 말하곤 하지.”
나는 대부분의 선수가 아니다. 부상으로 꽤 고통받았던 기억이 있다. 내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지는 않는다. 하지만 의학은 날 아주 잘 알고 있다.
그걸 미리 알았더라면 부상으로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유리 누나에게 물어보셨어요?”
“물론. 최종 결정은 그녀의 몫이야.”
난 감독의 말에 웃었다. 거의 유리가 감독 같기도 하고.
“그녀는 좋은 감독이 될 거야.”
내 생각이라도 읽은 걸까. 내가 어깨를 으쓱하자, 감독님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본인은 감독보다는 다른 쪽으로 발전하고 싶어 하더군.”
“그런가요?”
“코치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 그리고 단장 일에도 관심이 있는 것 같던데.”
유리의 생각은 잘 알고 있다. 장기적이고 직접적으로 선수를 육성하고 개선하는 것 혹은 팀 전체를 컨트롤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양키스 단장이 되거나, 오션스 단장이 될 수도 있겠죠.”
내 말에 감독님은 웃었다.
“물론! 양키스 감독이나 오션스 감독도 될 수 있고!”
“벌써 은퇴하시게요?”
“어딘가 익숙한 말이지만, 아직 그녀는 젊으니까. 나중의 이야기를 하는 거야.”
모든 것이 좋아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유리도. 모든 면에서.
기분이 좋아졌다. 유리는 개인 인스트럭터로도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 하는 일에 조금 더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휴가 갈 준비나 하시죠.”
“휴가?”
감독님의 표정이 엄청나게 밝아졌다.
“빨리 끝내고 오션스 한국시리즈 경기 직관 좀 하려고요.”
감독님이 조금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우승 퍼레이드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어?”
이 양반도 오션스 물을 먹어서 그런지, 설레발 하나는 보통이 아니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