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78)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80화(380/385)
누군가에게만큼은 전설적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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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굳은 표정으로 팀 훈련 돌입.] [전 오션스 투수 김정용 유튜브, ‘(강)건우 잡으려면? 타자들은 전 타석 기습번트 대고, 투수들은 계속 고의사구 주면서 기도하면 가능성 있지 않을까?’]└갱잘알 ㄷㄷㄷㄷㄷㄷ
└다저스 뭐함 김퀄 전력분석팀으로 영입 안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다저스가 저렇게 하면 어케 됨?
└개쪽팔리는거 아니냐?
└정정당당한 패자vs쪽팔린 승자
└닥후
└ㄷㅎ
└아니 저렇게 한다고 이긴다는 보장은 있냐고 ㅋㅋㅋ
[양키스 감독, ‘갱이 내게 휴가를 가자고 말했다.’] [강건우, ‘빨리 모든 걸 끝내고 오션스 경기를 보러 가고 싶다. 유리 누나를 위해서.’] [다저스 오늘 선발은 불펜 투수 앙헬 콜린스. 오프너 전략 사용할 듯.] [무조건 총력전! 월드시리즈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경기!]#
다저스는 불펜 투수 앙헬 콜린스를 1회 초에 내보냈다.
다저스 감독의 머리는 별로 복잡하지 않았다. 명확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대로 일이 흘러가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계획이 틀어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어느 정도는 해탈에 가까운 감정일 수도 있다. 만약 계획이 틀어진다? 다음 계획을 실행해야지.
이 영리한 감독은 계획을 58개 정도 세웠다. 마음이 느긋하다기보다는, 그렇게 보이길 좋아하는 사람이다.
때로 이 일을 하다 보면 계획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들을 겪곤 한다. 이 월드 시리즈에서 두 번째 경기 강건우와 맞대결한 것은 그런 범주에 속했다.
오늘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최고의 선수라 할지라도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진 못한다. 저 괴물 같은 놈도 패전을 기록하는 날이 있고, 무안타에 그치는 경기도 있다.
흔한 일이다. 야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은 이 바닥에서 누구나 알고 있다.
3일 휴식 후 던지는 투수가 컨디션이 떨어질 거라는 것은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다. 물론, 구속이 좀 떨어지거나 날카롭지 못하더라도 공략하기 쉬운 투수는 아니다.
강건우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원정 팬들이 외쳐대고, 다저스 팬들의 못마땅한 감정이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것 같다.
일단, 지켜보자. 선두 타자에게는 기습번트를 요구했다. 경기 초반에 1점이라도 낼 수 있다면 조금 더 유연하게 계획을 실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악-!
빠르게 여러 상황을 살폈다.
구속은 102.1마일(164.31km/h). 포심인 것 같다. 구속이 줄었나? 최고 구속보단 조금 덜 나왔지만, 이걸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좀 그렇다.
초구에 번트를 대는 것은 성공했다. 타구 방향은 투수와 3루수 사이. 타구 속도는 느린 편이다. 가끔 저런 번트 타구는 투수와 3루수의 혼란을 야기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주자의 발은 상당히 빠르다.
조금 기대감이 든다. 하지만, 계산에 실수로 못 넣은 것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상이 있다. 골드글러브는 포지션 최고의 수비수에게 수여하는 상인데, 메이저리그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다.
투타 겸업인 선수가 두 포지션에서 골드글러브 상을 받는 것이 마땅한가?
이전의 투타 겸업 선수는 보통 지명타자 겸 투수로 많이 뛰었기에 이런 문제가 없었지만, 강건우는 유격수 수비 능력으로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쨌거나.
강건우의 투구 자세는 역동적이지만 안정적이다.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고 투구 후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전신의 근육을 사용하는데 통달했다는 뜻이고, 부상 위험도가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투구 후 수비 동작으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아웃!”
성큼성큼 옆으로 움직여 아주 자연스럽게 공을 잡아낸 후, 정확하게 송구했다.
일단, 계획 하나는 틀어졌다. 다저스 감독은 전혀 흔들리지 않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다.
아직 계획은 57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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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가 1회 말을 공 7개로 끝낸 후, 다저스 투수 앙헬 콜린스는 볼넷을 내주고 다음 투수로 교체되었다.
다저스의 계획이었다. 주자가 없을 때 강건우를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볼넷을 내준다. 도루를 하더라도 괜찮다. 3일 휴식 후 등판한 강건우가 도루를 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도루를 시도한다면 체력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도루하지 않더라도, 주자로 나가 있는 것도 은근히 체력 소모가 있는 일이다. 상황에 맞춰서 움직여야 하고, 때때로 달렸다가 멈췄다가를 반복해야 한다.
-아무래도 다저스는 갱을 위해 조금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온 것 같군요. 갱을 피하면서도 체력을 소모하게 하기 위해 여러 작업을 수행 중이에요.
-그렇군요. 갱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시나요?
-글쎄요. 그냥 하나 말씀드리자면, 저 작전이 처음은 아니라는 거죠.
-하긴, 비슷한 방식으로 대한 팀도 많았죠.
-그리고 그들은 모두 실패했습니다.
-다저스도 실패할 거란 뜻인가요?
-글쎄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예?
-야구에서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오…이런…
-반응이 왜 그래요?
-제 생각에는, 맨 인 블랙이 어제 다녀간 것 같군요. 제레미 하트. 어제 혹시 슈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당신에게 은색 막대를 보여주지 않았나요? 아무래도 누군가 당신의 기억을 1년 정도 날려버린 게 아닐까 싶은데요.
-…
-아니면 해고 당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거나?
-좋아. 갱은 이 경기로 월드시리즈를 끝내고 휴가를 가겠다고 말했고, 그거 알아요?
-뭘요?
-난 이미 휴가지로 떠날 비행기 표를 끊어놨어.
-언제 비행기죠?
-5시간 30분 뒤.
-오, 맙소사…
-누구도 출루하지 못한다면 경기는 빨리 끝나게 되겠죠. 그리고 나는, 공항 라운지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비행기에 탈 계획을 세웠다고!
-난 맨 인 블랙이 실존한다고 생각해왔고, 오늘 드디어 내 가설이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나 싶었는데…
-그런 건 없어! 노먼 돌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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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감독은 침을 삼켰다. 방금 두 개의 계획이 사라졌다. 강건우는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그때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강건우 후속 타자들이 외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 보냈다. 강건우는 연속 태그업으로 3루와 홈을 밟았고, 1점을 내줬다.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강건우를 뛰게 했고 호흡을 흐트러뜨렸다.
그런데, 다음 이닝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와서는 104.1마일(167.53km/h)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마구 던져대고 있다.
104.1마일 다음은 101마일(162.54km/h)짜리 투심?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것만 같다. 저래놓고 63마일(101.38km/h) 커브를 던진다고?
평정심에 변화가 생긴다.
빌어먹을 놈. 잘 하려면 하나만 잘 할 것이지.
잘 치고, 잘 넘기고, 잘 뛰고, 잘 잡는데 잘 던지기까지?
그리고 저건 그냥 잘 던진다는 말로 표현할 수준이 아니지 않나?
저게 진짜 약물을 안 했다고? 혹시, 진짜 야구 로봇은 아닐까? 저런 게 정말로 가능하다고? 내가 그걸 믿어야 해?
표정을 감추려 했다. 그런데 땀이 한 방울 주르르 흘러내린다.
11월이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땀이 날 만한 날씨는 아닌데.
어쨌거나, 선수들에게 침착하게 계획대로 하라고 말해야 한다. 빠르게 계획들이 소진되고 있다.
역시 야구는 좆같다.
꼭 중요할 때마다 계획대로 안 된다니까.
딱!
“아웃!”
40마일 차이로 삼진을 당한 건 그렇다 칠 수 있다. 저런 걸 어떻게 치겠는가.
그런데, 다소 평범해 보이는 92마일(148.85km/h) 투심을 초구에 때려 아웃당하는 놈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투구 수라도 늘렸으면 박수라도 쳐줄 텐데, 정말 휴가라도 가고 싶은 걸까.
“야수를 교체해. 브룩을 빼고 제이슨으로.”
계획대로 하자고, 계획대로.
제발.
물론, 계획대로 안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획대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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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은 줄지 않고, 지친 내색도 보이지 않는다. 다저스 감독의 땀방울은 늘어만 갔고 휴 브레드먼의 웃음기는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정유리는 쉴 새 없이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었다. 각종 장비가 내뱉는 수치들. 모르는 사람은 봐도 무슨 뜻인지 알 리가 없는 영어 약자와 숫자들의 향연. 정유리는 휴 브레드먼에게 말했다.
“걱정할 거 없어요.”
휴 브레드먼의 입꼬리가 더 올라왔다. 정유리는 완벽하게 이런 장비들에 숙달되어 있고, 세계 제일의 강건우 권위자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언제나 틀릴 수 있지만 정유리가 강건우와 관련된 일에서 틀리는 것은 단 한 번도 못 봤다.
3일 휴식이라곤 하지만, 지난 등판에서 강건우는 95구를 던졌다. 그리고 지금, 2대 0으로 이기고 있는 8회 말.
2아웃까지 잡아낸 강건우의 투구 수는 81개에 불과하다.
강건우는 불필요하게 볼을 던지지 않는 투수다. 의도적으로 던지거나 실수로 던지는 경우도 있지만, 확실히 투타 겸업을 하기에 체력 문제가 별로 없을 피칭을 한다.
다저스타디움은 엄숙했다.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짜증이 가득할 수도 있고, 터지기 일보 직전일 수도 있다.
느긋하게 기다리자. 사실, 느긋하진 못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른 코치들이나 선수들만큼 조바심이 나진 않았다.
투수 코치는 앉아서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양다리를 떨어대고 있다. 선수들도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배터리 코치의 손톱이 너덜너덜한 것을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휴 브레드먼은 한국에서 이런 걸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 줄이야.
강건우는 오늘 이 경기에서, 그 누구에게도 1루 베이스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갱, 다음 타자를 맞이합니다. 표정은 아주 편안해 보이는데요. 과연 다저스는…
-제발.
-예? 기도가 끝났나요?
-입을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노먼 돌턴.
-전 그냥…
-그냥 이렇게 말해요.
-뭐라고요?
-아-멘.
-와우.
다저스 감독의 머리는 텅 비어 있었다.
모든 계획이 사라졌다.
이 완벽주의자가 경기 전에 짜놓았던, 60개에 달하는 모든 계획이 무산되었다.
강건우는 3구만 던져 8회 말의 마지막 타자를 잡아냈다.
이제 9회다.
겨우 2점 차다.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점수지만, 머릿속이 제대로 비어버린 다저스 감독은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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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저스는 내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볼만 던져댔다.
그런데 9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가 불안한 얼굴로 벤치와 포수를 번갈아 살폈다.
어떤 상황인지 나는 모른다. 그런데 저렇게 티 나게 불안해하는 모습이라면, 나도 제대로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어쩌면 날 맞히려고 할지도 모른다. 혹은, 벤치에서 오늘 경기 내내 했던 것과 다른 지시가 나와서 혼란에 빠졌거나.
왼쪽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낮췄다. 다리도 준비됐다.
볼썽사나울지도 모르지만, 공이 내 머리로 날아온다면 나는 그대로 납작 엎드려 버릴 것이다.
내가 다쳐서 유리나 다움이가 슬퍼하는 것보단 그런 게 낫다. 만약 아니라면, 나는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풀스윙을 해버릴 것이다.
심판에게 경고를 받기 직전의 투수가 급하게 투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공은 내 머리를 향해 날아오지 않았다.
허벅지도, 갈비뼈도 아니다.
존 가운데는 아니지만, 살짝 높은, 그리고 가운데에서 약간 바깥쪽.
따아아아아아아악-!
무게 중심을 낮게 앞으로 해뒀던지라 힘이 강하게 실렸다. 뚝 떨어지는 변화구였더라면 헛스윙하고 넘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정말 딱 맞았다.
타구가 크게 떠올랐다. 해가 진 후, 다저스타디움 상공의 하강 기류도 이 타구를 외야에 머물게 만들진 못했다.
타구가 외야 관중석 멀리 퉁! 하는 소리를 내고 떨어졌다. 다저스 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양키스 팬들은 일시에 점프했다.
벤치에서 양키스 선수들이 환호한다. 유리 누나도 양팔을 번쩍 들고 있다. 감독님은 고개를 크게 저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다움이는 내 홈런을 보고 기뻐하고 있을까. 나는 천천히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다저스 내야수들이 시선을 피하거나, 거칠게 침을 뱉는다. 투수는 두 팔을 벌리고 벤치에 짜증 섞인 눈빛을 보낸다.
한국에서 온 관중들이, 예전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예전처럼 그리 많지는 않지만, 손가락 모양의 응원 도구가 한쪽을 가리키고 있다.
“건우야!”
“다움이 여깄다!”
“아빠가 최고란다!”
나는 크게 웃으며 그쪽을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 다움이가 아빠 최고라고 했다고?
끝까지 최고가 되어야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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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의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존 안을 노리다가 급격히 도망간다. 배트가 딸려 나와 헛스윙. 다시 슬라이더가 날아온다. 초구와 거의 같은 궤적이었지만, 타자는 다시 속아 넘어간다.
이어지는 하이 패스트볼.
부웅-!
“스트라이크-아웃!”
솔직하게 말해서, 타자는 그냥 집에 가고 싶을 뿐이었다.
남의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된 기분이었다. 문제는 그게 우리 집이라는 거지만.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 슬픈 눈을 하고 벤치로 돌아갔다. 아무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두 번째 타자는 싱커에 파울을 치고, 두 번째 공인 서클 체인지업을 때려냈다.
딱!
하지만 타구는 내야에 머물렀다. 3루 땅볼.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3루수의 수비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제발, 똑바로 송구해! 강하게만 던지지 말고 제발 정확하게! 그래도 주자보다는 빠르게!
“아웃!”
관중석 여기저기서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톤의 탄식이 나왔다.
“후우…”
어깨가 좋지만, 종종 송구 실수를 하는 3루수다. 여기서 송구 실수가 나오면 정말 끔찍할 것이다.
강건우는 벤치를 힐끗 살폈다. 싸인을 보기 위해서나 어떤 요구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정유리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씩 웃은 강건우는 마지막 타자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The smile…
-예?
-저는 세상에서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본 적이 없어요…
-오. 그런 이야기는 당신의 아내에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 아내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그렇지, 섀넌?
휴 브레드먼은 어떤 기억들을 떠올렸다.
생각보다, 기념비적인 경기의 마지막 타자들은 허무하게 물러나곤 한다.
바깥쪽 낮은 코스를 날카롭게 찌르는 102마일(164.15km/h) 포심, 루킹 스트라이크.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91마일(146.45km/h) 스플리터, 헛스윙 스트라이크.
강건우를 제외한 모두가 침을 꿀꺽 삼켰다. 다움이는 이제 잠이 왔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삼촌이 주먹을 부르르 떨고, 처음 보지만 자기를 귀여워해 주던 이모 삼촌들이 숨을 멈추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빠?”
강건우는 다움이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그 타이밍에 투구를 시작했다. 공이 회전하며 날아온다. 타자는 배트를 내지도 못 했다.
결과는.
94.3마일(151.76km/h) 싱커가 존 끝에 걸렸고, 심판이 착용한 존트론 장비가 스트라이크임을 알렸다.
심판은 힘차게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자세에서 활을 쏘듯 오른팔을 뒤로 잡아당기고 왼팔을 뻗으며 우렁차게 외쳤다.
“스트으라이이이크으으으! 아우우우우웃!”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
월드 시리즈에서의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며, 양키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알리는 거창한 외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