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83)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85화(385/385)
오래오래 행복하게(에필로그) -3-
#??? : 게임 개같이 하네 ??? : 극찬 감사합니다^^
강건우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짧은 계약 기간을 고수했지만, 양키스에서만 선수 경력을 이어나갔다.
은퇴한 선수들은 여러 길을 찾는다. 어떤 사람들은 야구와 전혀 관계없는 방향으로 다음 인생을 준비하고, 또 많은 선수가 야구와 관계된 일자리를 찾는다.
물론, 모두가 야구와의 연을 이어가진 못한다. 이어간다 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바늘구멍과도 같다.
꼭 현역 시절에 최고의 선수여야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타 플레이어는 좋은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는 속설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대구 엔진스의 원클럽맨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개인 통산 100승을 넘긴 채지성은 강건우에게 워낙 많이 당해서 이미지가 조금 희석된 부분은 있지만, KBO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 중 하나였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검색창에 치면 채지성이라고 자동완성 문구가 뜬다. 채지성은 이걸 웃어넘겼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강건우잖아요. 메이저리그 선수들 강건우 만나서 피똥 싸는 것 좀 보세요. 전 전혀 안 부끄럽습니다.”
[남녀노소 볼 수 있는 MLB 중계방송에서 채지성 해설위원의 발언 적절한지에 대해 논란 일어.]“진짜 사람 빡치게 야구 한다니까요. 아니, 진짜. 홧김에 그냥 확 맞혀 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채지성 해설위원, ‘X똥’ 발언 이어 ‘X치게 야구한다’ 발언.]종종 단어 선택에서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야구 팬들은 그냥 재밌어했다.
방송사는 채지성을 강건우 경기의 전담 해설위원으로 배정했고, 강건우가 3연타석 홈런을 때리고 완봉승까지 기록한 경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야구 진짜 족…족…오는대로 넘기네요. 예. 공이 오는 족족 넘기고 있습니다. 아니, 예. 지금 생각하면 조금 어이가 없어요. 왜 KBO에서 뛰었지? 하. 쟤, 아니, 강건우 선수만 아니었더라도 한 20승 정도는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말실수 할뻔ㅋㅋㅋㅋㅋㅋㅋㅋ
└??? : 야구 진짜 좆같이 하네 ??? : 칭찬 감사합니다^^
└지성이형 좆은 좀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채지성 짤리면 우린 뭔 재미로 믈브 중계 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딥빡ㅋㅋㅋㅋㅋㅋㅋ
└마 그냥 남자답게 쉬원하게 질러라! 야구 진짜 개좆같이 한다고 왜 말을 못해!
└20승 더 하고 싶음 오션스 왔어야지
└꼴션스가 또
#프랜차이즈 출신 젊은 감독
조용한의 마지막 시즌에 힘을 냈던 바이킹스는 그들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여러 선수를 떠나보내고 한동안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리고 바이킹스는 꽤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오피셜) 바이킹스 프랜차이즈 스타 조용한, 바이킹스 감독직 수락.]한국 나이 42세, 만 40세에 감독직을 맡게 됐다.
감독으로는 상당히 젊은 나이. 몇몇 야구계 인사는 너무 젊을 때 프로야구 1군 감독직을 맡게 되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바이킹스는 조용한과 함께 팀을 이끌었던 과거 동료 선수들도 코치로 임명하고 조용한에게 3년의 계약을 안겨주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수비 코치에 바이킹스의 골든글러브 유격수였던 김만재, 불펜 코치에 한때 KBO 최고 마무리로 불렸던 이대훈을 붙여줬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바이킹스 팬들이 염원하던 선수를 데려왔다.
[김권종, KBO 유턴 결정!] [바이킹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김권종 영입.] [초보 감독 조용한에게 파격 선물. 김권종이 돌아왔다!]김권종도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통했던 기량과 원숙해진 경험이 있다. MLB에서도 줄어든 구속을 날카로운 제구력과 다양해진 레퍼토리로 커버했고, 바이킹스 팬들은 한때 구단 최고의 배터리였던 두 사람이 다시 팀을 정상으로 이끌어줄 거라고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비슷하게, 메테오스 팬들은 박용재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자신의 백업 포수였던 우동석이 주전 포수가 되어 있는 바이킹스를 지도하게 된 조용한은 아직 김권종이 합류하지 않은 첫 선수단 미팅에서 말했다.
“조금 있으면 이상한 아저씨 하나 올 거거든? 특히 어린 투수들은 이상한 말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걔랑 같이 안 뛰어본 야수들은 걔가 말을 가끔 이상하게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수비 가지고 뭐라고 해도 상처받지 말고. 힘들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라.”
조용한이 이끄는 바이킹스는 꽤 괜찮았다. 부임 직전 해에 6위에 머물렀던 팀은 순위를 두 계단 올리며 4위를 기록했고, 그다음 해에는 한 계단 더 오른 3위를 마크했다.
조용한의 3년 차 바이킹스는 매우 강력했다. 김권종은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KBO 최고 마무리 출신 이대훈의 체인지업을 제대로 사사하고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원왕에 올랐고, 조용한은 초보 감독 딱지를 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시리즈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이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 바이킹스를 꼽았다.
바이킹스는 조용한과의 재계약을 확정 짓고 발표했다. 거기에 발맞춰 바이킹스는 FA에 투자하며 대권을 노리는 행보를 분명히 했다.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대까지, 한국 프로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하고 새 얼굴로 채워져 있었다.
바이킹스는 신구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고 리빌딩에 성공한 후 전성기를 맞이한 선수들이 많았다.
그리고 반드시 자기가 사랑하는 팀을 이끌고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단꿈을 꾸던 조용한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속보) 강건우 KBO 리턴.]└?
└건우가 크보를 왜 옴
└아니 ㅋㅋㅋㅋㅋㅋㅋ 올해도 20승 했는데 크보를 왜 오냐고 기자 미쳤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충격에 빠진 메이저리그. 현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인 강건우의 돌연 한국행.]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MVP가 한국으로.]└아니 이거 진짜임?
└왜???
[강건우의 한국행 이유는?] [순식간에 다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오션스.] [강건우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 코치로 칭송받던 정유리 코치도 한국 리턴.] [(오피셜) 부산 오션스, 신임 단장에 정유리 임명.]└기자새끼야 누나 안 붙이냐
[강건우,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 가족 때문에.’]#왕의 귀환
강건우가 오션스로 돌아온다.
이건 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지난 시즌 강건우는 메이저리그를 폭격했다.
30대에 들어선 강건우는 때로 선발 등판 간격을 조절하거나 한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않으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 종종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으로 나서며 부상 위험도를 줄이려 했다.
그럼에도 16승 2패에 타율 0.349, 51홈런을 기록하며 AL MVP에 오른 강건우다.
이런 선수가 한국에 왜 오는가.
물론, 오션스 팬들에게는 이만큼 기쁜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다른 팀 팬들에게는 황당한 소식이었다.
[아니 시발 생태계 교란종아님? 크보 와도 되는거임? 존나 고소미 때리고 싶네;;;] [미쳤냐 진짜] [ㅆㅂ한 십년만 있다가 오지] [어처구니가 없네 좆건우 저새낀 욕심도 없나] [미친새끼네 저거 30대 중후반 되서 오면 몰라도ㅡㅡ]만 32세.
한국 나이 34세로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며 메이저리그를 폭격할 강건우가 돌아올 이유는 자신의 말대로 가족뿐이었다.
강건우가 돌아왔지만, 강건우가 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강건우는 양대근과의 말을 지키지 못했다. 양대근은 은퇴했으며, 이시욱, 황석규, 유준, 주상욱, 이훈, 이휘은도 은퇴했다.
한국 나이 41세가 된 민승기와 39세 박의현도 은퇴 시즌을 준비 중이었다. 이미 은퇴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특히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박의현은 더더욱 그랬다.
론버거 킨 감독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양키스에서 장기 집권 중이던 휴 브레드먼은 아연실색했다. 정말로 가버릴 줄이야.
KBO 역대 최초 여성 단장으로 부임한 정유리는 부임 직후에 몇몇 트레이드를 성공시켰다. 오션스 팬들은 그 트레이드를 보고 꽤 당황했다.
당장 오션스가 손해로 보이는 트레이드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일같이 싸움이 일어났다. 메이저리그 물 먹고 명 단장 병에 걸려서 온 거 아니냐는 사람들과 그래도 유리 누나니까 닥치고 지켜보자는 사람들의 싸움.
어쨌거나, 시즌이 시작되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것이다.
#코리안 조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40세가 되는 장태영도 은퇴를 고민했지만, 정유리의 만류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제가 마무리 투수요?”
종종 팀에서 감독과 단장이 신경전을 벌이곤 한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팀은 바닥 끝까지 처박혀버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국 국적까지 얻은 론버거 킨 감독과 정유리 단장의 협력 관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 사람은 확실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팀 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있었으며, 노장 장태영을 이번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확정 지었다.
장태영은 어안이 벙벙했다.
물론, 의학 기술과 트레이닝 파트의 발달로 야구 선수들이 더 오래 뛰는 추세이긴 했다.
이 사람은 자신이 꿈꿨던 것을 대부분 이뤘다.
올스타전에도 몇 번이나 나섰고, 한국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던지며 우승의 순간 마운드에 서 있기도 했다.
육성선수로 전환되거나 방출되기 직전에 여기 와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데, 은퇴 직전에 마무리 투수라니.
어쨌거나 장태영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실, 싫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KBO 개막전.
5대 3 접전 상황에서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장태영은, 다시 히죽 웃어 보였다.
-장태영 선수! 웃으며 마운드에 오릅니다! 타자들은 저 웃음을 보면 오싹해질 거에요!
-진짭니다. 공이 워낙 이상하게 휘잖아요. 구속과 상관없이 무브먼트가…저렇게 웃으면서 던지는데 자기 머리로 날아와요. 안 무섭겠어요? 머리에 맞는 줄 알고 피했는데 심판이 스트라이크래요. 미치는 거죠.
-예! 마무리 장태영의 이번 시즌 첫 등판! 첫 타자는 삼진!
-나이를 먹어도 공 움직임이, 이야. 진짜 한 10년은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돌잔치에 오션스 유니폼을 잡은
강건우가 돌아왔을 때, 박의현은 주전 포수는 아니었다.
포수들이 대부분 그렇듯 여러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무릎, 허리, 팔꿈치까지.
지난 시즌 타격 성적은 타율 0.215, 출루율 0.327, 2홈런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오션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유니폼을 벗게 된다면 바로 코치 연수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론버거 킨 감독은 박의현에게 강력하게 지도자 연수를 권유했었다.
“자네는 분명히 이 길을 걸어야 해.”
박의현은 현역 생활을 끝내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람이다.
그런데 박의현도 지도자 역할에 관심이 많았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날카로운 분석력과 끊임없는 노력은 여전했다.
자신이 만든 자료를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했고, 노하우를 알려주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오션스 2군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있다. 타격 코치 주상욱과 수비 코치 황석규.
이시욱은 예능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박의현은 새로운 장래 희망을 정했다.
“저 박의현! 돌잔치 때 오션스 유니폼을 잡고 죽고 나면 사직 야구장 홈 플레이트 아래 묻힐 남자! 여기 묻히기 전에 한 번은 오션스 감독이 되고 싶은 남자!”
기자들 앞에서 외쳤다. 그리고 그 인터뷰를 본 론버거 킨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군.”
“앗! 감독님! 오예입니다!”
“뭐라고?”
“저는 감독님의 뒤를 잇겠습니다! 존경해 마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부상에 시달리고 있긴 했지만, 박의현은 조금이라도 더 1군 경기에 뛰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주전 포수로 활약하는 이형준도 박의현의 노하우를 흡수하며 꾸준히 발전해 지금은 꽤 좋은 포수가 되었다.
하지만, 박의현은 기억하고 있었다.
강건우의 퍼펙트게임을 받았을 때의 압박감을.
물론, 이형준도 그런 과정을 거쳐 더 레벨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순간, 자신이 또다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이형준! 우리는 기뻐해야 한다! 대 명문 오션스가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 이 찬란한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했다. 강건우의 공을 받는 것은 심력을 어마어마하게 소진하는 일이지만, 해내고 난 후의 성취감은 그 어느 것에도 비할 바 없다.
낡고 좁은 데다가 방음도 안 되는 원룸에서 벌떡 일어나며 습관적으로 소리치다 이웃들의 항의를 잔뜩 받았던 박의현은, 이제 부산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에서 기계적으로 6시에 일어나며 소리치곤 했다.
“2볼 상황에서는 포심!”
잠이 확 달아난다. 그리고 박의현의 아내는, 이제 익숙해졌는지 같이 눈을 뜨며 말했다.
“어…오늘 오빠랑 호흡 맞추는 날이지?”
오늘은 박의현이 선발로 나서는 날이다. 국민성과 배터리를 이룰 예정이고, 국민성은 박의현이 가장 좋아하는 파트너이기도 하다.
“그럼 포심 말고 투심이라고 해야지.”
“맞아. 고마워. 2볼에서는 투심! 역시 자기가 최고야!”
여전히 오션스 광팬인 국민혜는 씩 웃으며 기지개를 켰다.
오래오래 행복하게(에필로그) -4- (完)
#천재 단장
정유리와 강건우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정유리는 꽤 여러 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그중에는 이해가 안 되는 트레이드도 있었다.
[바이킹스와 오션스, 김유승(투수)-정곤재(외야수) 트레이드 성사.]상당히 많은 트레이드가 서로 팀에서 포기하다시피 한 선수들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이 경우는 특히 더 그랬는데, 그래도 대주자는 가능한 정곤재를 내준 오션스가 손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현역 시절 최고의 포수였던 조용한이 감독으로 부임한 후, 투수진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바이킹스가 트레이드의 상대였다.
[습동님이 포기한 투수를 지들이 뭔 수로 살림 ㅋㅋㅋㅋㅋㅋㅋㅋ]감독 조용한의 별명은 습동님이었다. 김권종을 보면서 안구에 습기가 찼다거나, 김권종과 이야기 하면서 ‘습!’이라고 한다거나.
└느그습동이랑 킹 유리누나랑 같냐?
└데인 크리스티안은 아직도 뉴욕에서 유리누나를 찾아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니들이 아직 김유승을 몰라서 하는 말임
└ㄹㅇㅋㅋㅋㅋ함 겪어봐라 뭐하는 놈인지
└난 솔직히 저 새끼가 어떻게 프로 지명까지 받았는지 이해가 안됨
└어느 정도길래 그럼?
└세계 최초 농민형 투수
└농민?
└공 던지라고 쥐어줬더니 공으로 밭가는 새끼임
└한번은 공 15개 던졌는데 7개가 바운드볼이엇지
└사실 그뒤로 우리도 1군에서 못봄ㅋㅋㅋㅋㅋㅋㅋ
└쟁기인지 투수인지 도저히 판별이 안 갈 지경
물론, 모든 트레이드가 대성공은 아니었다. 어떤 선수는 트레이드 이후에도 개선에 실패해 조기에 은퇴를 택하기도 했고,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정신적인 문제로 전혀 활약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2차 10라운드 전체 95번으로 입단한 김유승의 트레이드는 KBO에 또 다른 전설로 남을 만한 이야기가 되었다.
오션스는 여러 성공적인 트레이드를 성공시킨 팀이다. 장태영이나 박의현은 아직도 팀에 남아 있다.
넘치는 선발진에 비해 불펜에서 버텨줄 확실한 셋업맨이 부족했던 오션스는 김유승 영입으로 2달 만에 문제를 해결했다.
[-Live- 부산 오션스 4 : 2 인천 바이킹스.]-8회 말.
-투수 교체.
-김유승(시즌 첫 출장)
└????????
└ㅋㅋㅋㅋㅋㅋㅋ오션스 ㄱㅅ
└한경기 그냥 주네 ㅋㅋㅋㅋㅋㅋㅋㅋ
-1구 파울(144km/h)
└밭유승 올라오면 그냥 배트 바닥에 두고 서있기만 해도 볼넷아님?
-2구 파울(144km/h)
└왜 휘두르냐
└스트긴 함
└유리 누나 마법을 보여주세요
구속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에서 결정구를 던질 때 모두가 알게 됐다.
-3구 헛스윙 스트라이크(142km/h)
└?
└??
└뭐냐
└구속은 포심인데 왜 공이 땅으로 꺼짐?
└몬데 ㅅㅂ
트레이드 직후부터 허리와 어깨에 자세 교정장치를 달고 다녔던 김유승은 140km/h 중반대의 포심과 140km/h 초반대의 스플리터를 던지는 괴물 불펜 투수로 변모했다.
오션스의 불펜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거의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8회에는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던지는 놈이 나오고, 9회에는 위로 치솟아 오르는 업슛을 던지는 놈이 나온다.
모든 트레이드가 성공하진 못했다. 2군의 모든 선수를 1군에 뛸 만한 선수로 만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유리는 분명히 팀을 재건했다.
투수진에는 민승기와 장태영.
야수진에는 강건우와 노경우.
노장 투수 둘과 전성기를 달리는 타자 두 사람을 축으로 삼아 단장 부임 첫해부터 정규 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단장이지만 감독이나 기존 코치 중 몇 명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다. 서로 견제하지 않고 하나의 팀이 되어 일하다 보니 효율이 굉장했다.
어쨌든,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명단은 이랬다.
1번 타자 3루수 박대경
2번 타자 2루수 노경우
3번 타자 유격수 강건우
4번 타자 1루수 브렛 하이먼
5번 타자 지명타자 유훈상
6번 타자 좌익수 박시현
7번 타자 우익수 정한상
8번 타자 포수 이형준
9번 타자 중견수 김승진
선발 투수 민승기.
#노노 브라더스
메이저리그 이야기만 하고 한국에 남았던 노경우는 한동안 야구 팬들에게 조롱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올타임 넘버원 2루수가 될 수도 있었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물론, 논쟁이 펼쳐졌다. 노경우가 무슨 올타임 넘버원 2루수냐. 기록만 보고 이야기하면 충분하다, 등등.
오션스 팬들에게 노경우는 꽤 재밌는 선수이기도 했다. 가끔 터지는 몸개그는 경기를 터뜨릴 때도 있긴 했으나, 워낙 성격 좋고 팬들에게 잘 하는 선수이다 보니 심한 미움을 받는 일은 거의 없었다.
예능인으로 전향한 이시욱은 캠핑 방송에서 큰 덩치에 안 맞게 앙증맞은 자세로 앉아서 혼이 빠져나간 눈으로 라면이 끓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엔진스 팬인 한 가수가 노경우 보다는 이현동이 낫다고 말하고, 오션스 팬인 배우가 어디 이현동을 노경우에게 비비냐고 말다툼을 벌이다가 출연자들의 시선이 이시욱에게 집중되었다.
-시욱이 형, 솔직하게요. 둘 중 누가 더 잘해요?
이시욱은 라면에서 눈을 못 뗀 채 대답했다. 침까지 살짝 흘리면서.
-어…노갱우? 금마는 일단 진라면부터 넘고 와야지…
-야. 시욱아. 이현동이 더 잘했지?
-현동이 햄요? 뭐…너구리 정도는 되긋네요…
다들 웃었다. 눈을 라면에서 전혀 못 떼는 이시욱의 표정이 꽤 볼만해서였다.
-야. 그럼 넌 라면으로 비교하면 뭐냐?
-저는 뭐.
-뭔데?
-당연한 걸 왜 물어봅니까. 내는 신라면이지.
-야. 시욱아. 신라면 봉지가 초코파이 포장지랑 비슷하다고 착각한 거 아니냐? 까맣고 빨갛고.
-초코파이? 어디요?
반쯤 정신을 나간 상태로 초코파이가 있냐고 묻는 이시욱의 모습은 꽤 인기를 끌었다.
아무튼, 노경우는 결혼 이후에 실책 숫자가 줄었다. 오션스 팬들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결혼 후에 더 야구를 잘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부진한 선수가 있으면 빨리 결혼하라고 독촉하곤 했다.
노경우는 지금까지 통산 타율 0.301에 통산 출루율 0.382를 기록하고 있는 리그 최고의 2루수고, 팀의 중심 선수이기도 했다. 어릴 적에는 많이 까불거렸지만, 좋은 선배들에게서 보고 배운 바가 있어 후배들을 많이 돕기도 하고 주장까지 맡았다.
“노경우 아직도 다이빙 캐치 하냐?”
“…”
“아직도 엉덩이 흔들더라?”
“…후배들 앞에서 주장 위신 흔들리게…”
돌아온 강건우가 가끔 구박하긴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좋은 친구다. 고졸 신인 키스톤 콤비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두 사람은, 이제 꽤 고참급이 되어 한국시리즈에서 사직 구장의 2루 베이스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다.
[야 이거 왜 새삼스럽게 눈물 나냐?]└갱년기임?
└아니 나도 좀 그럼
└진심; 저 모습을 다시 볼 수 잇을줄 몰랏엇음;
└존나 많이 바꼈는데 민승기에 강건우 노경우가 아직도 오션스 유니폼 입고 있는게 존나 기분 묘하다
“아무래도 오늘 펑고 좀 덜 받은 거 같은데.”
“야. 요새 펑고 너무 많이 받으면 허리 아프다.”
“운동 부족이네.”
“씁. 내가 오늘 딱, 경기 MVP 먹고 먼저 민아 누나 사랑해 한다. 잘 봐라.”
뒤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들은 노장 민승기가 뒤를 노려보며 말했다.
“MVP는 나다, 노경우…!”
한국 나이 41세가 되었지만, 15승 7패에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한 민승기다.
[민승기 저 새끼 올해 은퇴한다고 하지 않았음? 왜 1선발임?]└미친놈임 은퇴 번복함
#O Captain! My Captain!
양대근은 일찍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매장 입구에 ‘오늘은 빨리 문 닫습니다’라는 팻말을 걸었다.
취미 겸, 꽃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부산에서 작은 꽃집을 하고 있는 양대근이다. 돈은 벌 만큼 벌었다. 투자는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다른 은퇴 선수들처럼 방송에 나가고 싶지도 않았다. 오션스에서 코치 연수를 제안했지만 야구계에서 멀어지는 길을 택했다.
반쯤 취미라고는 하지만 규모에 비해 매출은 꽤 컸다. 오션스 팬들은 항상 양대근의 꽃집을 찾았고, 오션스 구단주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곳에서 주문했다.
어쨌거나, 큰 덩치에 안 맞는 작고 앙증맞은 차에 아내를 태우고 사직 야구장으로 향했다. 천장에 머리가 닿아서 차를 바꾸라는 말을 매일같이 듣지만, 그 모습을 보고 항상 아내가 웃으니 그게 좋아서라도 차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물론, 일할 때 쓰는 트럭은 따로 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조금 가슴이 뛰었다. 아직도 자기가 저기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시끄러운 삶은 양대근과 그리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강건우가 돌아온 모습을 보니 그때가 떠올랐다.
“자기, 울어? 왜?”
“응. 여보. 모르겠어. 그냥 되게 감격스럽네.”
“으이그. 울지 마. 자. 티슈.”
“고마워요.”
이 모습이 중계에 잡혔다. 하지만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아이고, 우리 양캡 우네.”
“등치에 안 맞게 와저래 훌쩍거리고 그라노?”
“요새 감수성이 좀 예민한갑지. 타박하지 마라.”
“내가 은제!”
“방금!”
#미친승기
민승기는 예전의 그 민승기가 아니다. 하지만 1차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기는 충분했다.
강건우는 시리즈 스코어가 3대 1이 된 상황에 선발로 등판했고, 민승기는 9회에 구원 등판했다. 장태영이 연투를 했기에 좀 쉬어야 했고 민승기 본인이 희망했다.
민승기는 눈을 감았다. 웃음이 차올랐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그 웃음기가 싹 사라져 있었다.
“잘 봐라…”
40살이 넘었다. 자기 관리의 화신답게 여전히 프로 무대에서 뛸 만한 투수다.
구속도 여전히 147~148km/h가 나온다.
투심도 날카롭고 슬라이더도 괜찮으며, 뚝 떨어지는 커브는 아직도 많은 타자들의 헛스윙 삼진을 끌어낸다.
머리는 156km/h를 던질 수 있을 것 같지만, 몸은 147km/h를 던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승기는.
“스트라이크-! 아웃!”
이 해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투수가 되어 우승을 결정지었으며, 마운드에 무릎 꿇고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민…승…기이이이이이이!”
박용재는 다음 해에 메테오스로 돌아왔다. 박용재 또한 메테오스에 대한 열정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었고, 돌아온 후 메테오스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며 팀을 이끌었다.
#역사상 가장 말 많은 감독
“반갑다! 나는 박의현! 오션스의 감독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소개하자면, 돌잡이 때 오션스 유니폼을 잡았으며 죽고 나서는 사직 야구장 홈 플레이트 아래 묻힐 예정인 남자! 우주 최강 명문 팀 오션스 선수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프로 선수의 신분에 걸맞은 행동을 해주기를 바란다! 우리 목표는 언제나 우승! 많은 말은 필요 없다! 구르고, 구르고, 또 구르다 보면 우리는 정상에 있을 것이다아아앗!”
#그 후에
영원할 줄 알았던 것들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야구에서는 항상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건 강건우에게도 마찬가지다. 야구 팬들은, 그리고 오션스 팬들은 강건우가 없는 야구를 상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강건우는 항상 그 뒤를 상상하며 살아왔다.
두 번째로 주어진 기회.
두 번째 스무 살.
두 번째 데뷔전.
두 번째 결혼.
두 번째 서른 살.
그리고 그 길마저 모두 지나고, 두 번째 38살.
강건우는 은퇴를 결정했다.
[아니 왜 씨발 왜 대체 왜]당연한 반응이었다. 강건우는 유격수 포지션에서의 출장을 줄여가며 30대 후반이 되었을 때는 대부분 경기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출장했지만, 성적은 여전했다.
마지막 시즌의 타율이 0.332. 출루율 0.438, 39홈런.
강건우는 누구의 만류도 듣지 않았다. 정유리가 어떻게 말했다면 번복할 수도 있었겠지만, 정유리는 억지로 그렇게 만들 생각이 없었다.
두 사람의 아들 강다움은 중학 야구를 폭격하고 고교 야구도 정복하고 있었다.
강건우는 은퇴 후 강다움의 개인 코치를 맡았다.
정유리는 강건우 없는 오션스에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새 구심점이 필요할 뿐이었고, 팀의 재건에 힘을 쏟았다. 오션스의 2차 왕조가 끝났고,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또다시 많은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강건우 은퇴 후 1년.
그리고, 2년.
고등학교 3학년이 된 강다움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주장하기라도 하는 듯,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부전자전, 강다움! 결승전 노히트노런으로 대회 MVP!] [‘강다움 리그’의 승자 메테오스, 강다움 지명에 암초?]과거에 강건우 리그가 열렸듯, 이번엔 강다움 리그였다.
메테오스 투수 코치이자 차기 감독으로 불리는 박용재는 강다움을 1대 1로 가르치겠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빠. 엄마.”
강다움은 대회 결승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다음 날.
저녁 식사 시간에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응?”
부모님이 한국 야구를 넘어 세계 야구의 전설이다. 두 사람 다 한국 야구와 메이저리그 야구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어진 강다움의 말은 이랬다.
“저 메이저리그 갈래요.”
강건우는 조금은 예상했다는 듯 차분한 반응을 보였고, 정유리는 피식 웃었다.
“이 말 들으니까 옛날 생각나네…”
“응? 무슨 옛날 생각?”
“다움아. 니 아빠가 나랑 연애하는데 그 말 하더라.”
“아, 그거?”
두 사람의 사이는 여전히 좋다. 하지만 강다움은 부모님의 농담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얼굴이었다.
“갈 겁니다. 꼭.”
강건우가 물을 한 잔 마시고 물었다.
메이저리그?
갈 만하다. 다움이는 재능이 있다. 그리고 강건우는 메이저리그와 미국에 대해 잘 안다.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런데 꼭 확인은 해야 했다.
왜 가려고 하는지.
가서 뭘 하고 싶은지.
그냥 자신의 실력에 취해서 메이저리그에 가겠다고 주장한다면, 다른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그리고 강다움은 눈에서 레이저를 쏠 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엘리 누나 만나러요.”
정유리는 눈을 휘둥그레하게 떴고, 강건우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럼 가야지.”
“뭐?”
“아니, 저만큼 확실한 이유가 어딨어? 다움아. 지금도 엘리랑 연락하냐?”
“네. 엘리 누나도 저 만나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어제도 통화했어요.”
“있어 봐. 에이전트한테 지금 당장…너 혹시 메츠 갈 거냐? 걔 아직 메츠 팬이야?”
강다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엘리 누나한테 메츠 우승시켜주기로 약속했어요.”
정유리는 실성한 것처럼 웃었다.
“강건우 아들 맞네.”
강건우는 그런 이유라면 응당 보내줘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고, 강다움은 표정이 활짝 폈다.
말린 적도 없는 정유리는 이번에 오션스 감독직을 수락한 박의현이 떠들어대던 것을 떠올렸다. 강건우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고, 정유리도 이 사람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감독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유리 누나 단장님! 아드님이 메이저리그를 간다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다른 구단에서 지명을 못 하게 한 다음 오션스가 지명한다면 오션스에서 다시 역사를 써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다. 드래프트는 신청자만 대상이 되기에 그런 장난에 속아 넘어갈 팀은 없다.
정유리는 쿵짝이 아주 잘 맞는 부자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에이전트는 내가 알아볼게. 다움이 너, 메이저리그 쉽지 않다?”
“알아요.”
“사랑으로 극복하겠지.”
“맞아요.”
“으이그. 아빠나 아들이나 진짜 똑같아가지고. 그래. 가라, 가.”
“고맙습니다!”
“가지 말라면 안 갈 것도 아니잖아.”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정유리가 강건우를 힐끗 바라봤다. 강건우는 정유리의 그런 모습을 보며 아주 사랑스럽다는 듯 웃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십니까. 독자 여러분.
이블라인이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의 마지막 화를 가지고 인사 드리러 찾아왔습니다.
1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걸로 이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어쩌면, 항상 그랬듯이, 어딘가는 모자란 부분이 있는 제 글을 사랑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건우는 나이를 먹어도 유리와 행복하게 살 것이고, 다움이는 아빠를 닮아서 어릴 적 소꿉친구를 찾아 미국으로 향했으며, 박의현은 세상 모든 어그로를 자신이 끌어모으고 선수단을 보호하는 감독이 될 겁니다.
민승기는 매일 오션스 야구를 보러 다니는 프로 관중이 될 테고, 조준이는 에필로그에는 안 나왔지만 야구 평론가가 되어 모두까기 인형이 되어 있을 겁니다.
몇 달 전 부터 화이트보드 큰걸 하나 사서, 오션스 친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하나씩 써넣었습니다. 거기 써넣은 이야기들을 거의 다 풀었습니다.
아무래도 끝이라는 것이, 모든 독자님들을 만족시키진 못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에 항상 주저하게 되고 노심초사 하게 되기에 다음 번엔 조금 더 잘 써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여전히 갈 길이 머네요.
이번 글은 그냥 제 생각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간 썼던 글들과 성격이 꽤 달랐고, 그러다보니 걱정도 많고 근심도 많은 글이었습니다.
그래도 쓰는 내내 즐거웠어요. 큰 고뇌 없는 글을 쓴다는 것이 스트레스 없이 즐겁기만 할지 어떨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거나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특히 작가의 말로 소통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점이 많이 기억에 남네요.
야구 이야기도 많이 하고, 또 태어난 아이 이야기도 많이 했던게 재밌었어요. 작가의 말을 합치면 이북으로 몇권 분량은 나올 것 같습니다. 글 다 쓰고 따로 작가의 말 쓰는 시간을 가질 정도였으니…ㅎ.ㅎ
독자 여러분들도 즐거우셨던 기억을 가지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그거 하나면 되는거죠. 더 바랄게 없습니다.
내심 여기까지 385화를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다 그런 생각을 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신 분들도…예. 다음번엔 더 재밌는 글 써서 함께 했으면 좋겠고요.
이번 글은 스탯이나 기록, 우승이 목표가 아니라 행복하게 살아가기가 주제였기 때문에 마지막에도 기록 이야기 같은건 없었습니다. 음. 우승하기가 일단 목표이긴 했지만, 그건 사실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의 경유지에 불과했으니까요.
종종 맨날 같은 내용만 쓴다고 욕을 먹기도 하지만, 저는 제가 항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그 이야기로 독자님들이 하루에 단 3분, 혹은 1분만이라도 웃으신다면 목표는 100% 달성입니다. 예 뭐, 그게 아니라도 한 번만이라도 웃으신다면 좋습니다.
글 쓰면서 가장 힘든게 웃을 수 있는 글 쓰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매일 딱 한번만이라도 웃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절주절하긴 하는데 제 나름대로는 색다른 시도를 한 글이었고요, 예.
사실 웹소설을 처음 접했던 2016년도부터 연애 못 쓸거면 아예 쓰지 말라는 말을 귀에 피나도록 들어가지고
이제까지는 곁다리로 넣었었는데
아니 이게 되더라니까…
ㅎ…
농담입니다. 아무튼 연애 내용이 글의 주 컨텐츠이다 보니 저도 고민 많이 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썼습니다. 그래도 재밌었어요.
오션스가 첫 해에 우승 못 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유사야구단은 믈브 mvp가 와도 안된다…
예. 우승 못 했다고 싫어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으셨지만, 그랬습니다.
그리고 오타니 이야기가 많았는데 솔직히 저도 오타니 선수가 그렇게 잘 할줄은 몰랐고요…….
사실 전작 쓸 때도 호 뭐시기가 그럴 줄 제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어쨌든, 투타겸업 컨셉으로 부산 야구팀을 우승시키는 것은 아주 예전부터 구상해오던 소재 중 하나였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다른 야구 소설이 먼저 나왔어야 하는데, 그 소재로 쓰려는 글이 너무 안 나오다 보니까 미리 컨셉 잡아뒀던 이 글을 쓰게 된거기도 하고요.
차기작은 원래 쓰려던 그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연재처에 대해서는…..예.
유사야구단이 밀어주기 볼넷을 내주고 무적쌍둥이야구단에게 4대3으로 추격 당하고 있습니다.
전광판을 보면 볼은 초록색이고, 스트라이크는 노란색, 아웃은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요.
밀어주기 볼넷……..
스코어보드에 초록색만 가득하네요….
아무튼,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 독자 여러분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 사람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겁니다. 병도 안 걸리고, 풍파도 거의 없이, 아주 행복하게요.
글은 끝나지만 독자 여러분의 마음 속에 그렇게 살 거라고 확신합니다. 어쩌면 다움이가 뉴욕 메츠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엘리와 행복하게 살아갈지도 모르겠어요.
그 이야기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써보고 싶기도 합니다. 야구 올타임 넘버원인 아버지와 야구 천재 어머니를 둔 천재 2세의 이야기로요. 쓰게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요.
오늘까지도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온라인 삼촌 이모들이지만, 딸이 태어난걸 축하해주시고 귀여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정말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고 태어났다는게.
마구마구 사랑해주고 잘 키우겠습니다.
그럼,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다시 만나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