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4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48화(48/385)
야구는 못 하지만 착한 친구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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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 타석에서 2점짜리 홈런을 때렸지만, 어떨 때의 야구는 한 경기에도 점수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지기도 한다.
어제 같은 경기였다면 2점은 경기의 향방을 그대로 결정지을 수 있는 점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그렇지 못했다.
사실, 선수 한 명이 1시즌 내내 팀을 승리로 이끄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한 경기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승리로 이끌 수는 있겠지만, 매 경기 그렇게 해낼 수는 없다.
승리를 따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많이 해서 메이저리그 MVP를 세 번 수상한 거다. 매 경기에서 그랬다면 커리어 내내 땄겠지.
아무튼, KBO의 수준이 메이저리그보다 확연히 낮다는 것은 절대 부인할 수 없지만, 여기서도 내가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순 없다.
뭐.
그래도 지진 않았다. 그리고 내가 못 한 것도 아니었다. 나름대로 밥값은 충분히 했다. 아니, 내가 받는 연봉을 생각하면 밥값 같은 말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12회 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하기에는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아무튼.
나는 불펜 투수 박은수의 싱커를 때린 김산의 타구에 몸을 날렸다. 주자들의 스타트가 빨랐고, 마운드 근처에서 바운드 된 타구의 속도도 굉장히 빨랐다. 어영부영 몸을 일으키며 노경우의 위치를 확인하고 할 시간이 없었다.
2루로 돌진하고 있는 2루수를 잡지 못 하면 진다. 확실히 빠르다.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뒤, 글러브에 오른손을 집어넣는 대신 글러브를 낀 왼손을 휘둘렀다.
끝내기 위기에서, 노경우가 살짝 당황한 듯했지만 비틀거리면서 내 송구를 받고 2루 베이스를 발끝으로 찍은 뒤 간결한 턴 동작으로 1루에 송구했다.
수비 훈련할 때 갈군 보람이 있다. 군더더기 없이 던져 병살을 완성했고,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패배를 모면하고 무승부라도 따냈다.
다음 엔젤스 전에는 주전 마무리 투수인 조형오 선배가 합류한다고 한다.
성적만 보면 그리 눈에 띄진 않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했으니 뭐라도 조금은 낫겠지.
“야. 내 송구 지리지 않았냐?”
“잘 했다.”
“…”
“칭찬해줘도 왜 불만이냐?”
“야. 됐으니까 경기 끝나고 스윙 좀 봐주라. 요새 타이밍이 자꾸 안 맞네.”
“경기 끝나고 집에 가야 하는데?”
“벌써? 세 경기 다 끝났어?”
노경우는 엉덩이 흔들기의 한계에 봉착했다. 투수들이 다 정직하게 리듬을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투수가 주자를 내보내고도 슬라이드 스텝(투수가 주자를 내보냈을 때 도루 저지 등의 이유로 투구 동작을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닌 와인드 업으로 공을 던질 때면 여지없이 타이밍이 어긋나곤 했다.
어쨌거나, 내가 혼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없다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팀 전체의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투타 겸업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심슨과 국민성에게 투심을 가르쳐 줬고, 노경우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으니.
업그레이드시킬 대상이 꽤 많다. 개선 시켜주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내게 배우고 싶게 만드는 것이 어렵지.
단기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길게 봐서 조금씩 상승시켜볼 생각이다.
그건 장기적인 계획이고, 지금은 그냥 집에 돌아가서 유리를 만나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나 : 50km 남았어
-나 : 연장전 늦게 끝났는데 그래도 대구는 안 멀어서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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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근-본
ㄴ크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ㄴ초특대형 유격수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ㄴ강건우가 왜 저렇게 말하는 줄 아냐? 유리누나가 오션스 우승시키라고는 했는데 홈런왕 하라고 하진 않음
ㄴ홈런왕은 덤???
ㄴ이제 4월 말인데 홈런왕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 거 보소
ㄴ그럼 건우 말고 누가 홈런왕 가능함?
ㄴㄹㅇㅋㅋㅋ 2위랑 6개 차이인데 ㅋㅋㅋㅋㅋ
ㄴ요새 홈런 페이스 좀 떨어졌던데 꼴레발 작작좀
ㄴ마 그건 투수들이 쫄아서 승부 안해주니까 그런거임
ㄴ너같으면 승부하겠냐 견제 뚫고도 홈런 뻥뻥 때려야 홈런왕 되는거지
ㄴ그래서 견제 뚫고 홈런 뻥뻥 때리는 놈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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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이 생각만큼 안 나와.”
유리는 울상이었다. 원정을 떠나 있는 동안 투심 패스트볼 연습에 열을 올린 모양이었는데, 구속이 90km/h도 안 나온다고 저러고 있다.
“그것도 대단한 거야.”
진짜다. 유리가 운동신경은 좋지만, 근육질도 아니고, 계속 야구를 해온 것도 아닌데 저 구속이면 어지간한 성인 남성들보다 잘 던지는 거다.
“하. 140km/h 정도 던지고 싶었는데.”
국민성 놀리는 소리를 하다니.
“스피드건 고장 내놓을까?”
“됐어. 그냥 무브먼트라도 살릴래.”
사실, 그냥 포수 미트로 정확하게 던지는 것만 해도 엄청난 거긴 한데.
유리는 기어코 오션스 불펜보다 자기가 낫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140km/h 던지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루는 건데.”
“진심으로 할 거면 도와줄게.”
“내가 너 앞에서 뭔 말을 못 한다.”
“누나가 하고 싶은 건 다 해야지.”
유리가 내 말을 듣더니 웃었다. 만약 진짜로 유리가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면…음. 가능성 유무를 떠나서 당장 야구 때려치우고 그것만 도울 생각도 있다.
“건우야.”
“응.”
“엄마가 시타 할 때 홈런 치겠다고 하더라.”
“위험하니까 헬멧 쓰고 올라갈래?”
유리는 크게 웃었다. 유리가 시구하고, 예비 장모님이 시타를 맡았다.
꽤 화제성 있는 조합이다. 유리는 오션스 팬들 사이에서 상당히 유명해졌고, 장모님이야 예전부터 유명하셨으니.
올 시즌 시작할 때 사직동 쌍깃발이 돌아왔다고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모른다.
오션스 홍보팀 측에서 뒤늦게 연락이 왔는데, 시즌권을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사람 입이 몇 갠데 고작 두 개라니. 장모님이 최소 네 개 아니면 안 한다고 해서 결국 네 개를 받으셨다는데, 역시 보통 분이 아니다.
어쨌거나, 아침에 투심 패스트볼의 마무리 연습을 하고 나는 먼저 구장으로 출근했다. 장모님에게 스윙 훈련을 봐주겠다고 했었는데, 깃발 휘두르던 짬밥이 있어서 필요 없다고 거절하셨었다.
“엄마가 눈치가 좀 있어.”
유리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매일 못 만나는 우리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신 걸까.
유리뿐만 아니라 유리의 가족들과 우리 가족까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종종 신경 쓰이긴 하지만, 아직은 모두 꽤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예비 장인어른은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신 모양이다.
-정종석(44세)
-건우요? 아, 말도 마세요. 그 녀석 어릴 때부터 내가 크게 될 줄 알았다니까. 애가 어찌나 지기 싫어하는지 홈런이라도 한 방 맞으면 울음을 그치질 않았어요.
오션스 팬 카페에서 거의 왕 노릇을 하고 계시다던데.
그래서 카페 이벤트에 쓰시라고 싸인 유니폼을 몇 벌 드렸다.
따로 오긴 했지만, 유리와 장모님은 오션스 선수들과 만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장모님은 그 큰 깃발 두 개를 위풍당당하게 들고 들어오셨고, 유리는 오션스 선수들을 본 척도 하지 않고 팔짝팔짝 뛰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건우야아!”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는데, 노경우가 옆에서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님 지금 표정 존나 빙구같음.”
“날 빙구라도 불러도 좋다.”
“빙구.”
“하지만 날 빙구라고 놀리는 건 참을 수 없지.”
노경우를 응징하려던 그 순간, 박의현이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박의현! 사직 야구장에 제 모든 것을 걸기로 한 야구밖에 모르는 남자!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박의현입니다! 예!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아. 유리 놀라잖아. 누가 쟤 좀 말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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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윙은 유리가 만들어 줬습니다. 심슨에게 가르쳐 준 투심도 유리가 만든 메커니즘으로 던지는 거고요.”
강건우의 말에도 불구하고, 오션스 선수들이 정유리에게 뭔 가르쳐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노경우는 조금 주위를 배회하다가 슬쩍 말을 붙이긴 했다.
“천재 코치님이라고 들었습니다아아…”
“네? 천재 코치요?”
정유리는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남자 친구가 자기 듣기 좋으라고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진짜 프로 선수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다녔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 모녀의 시구 시타는 꽤 이목을 끌었다.
오션스 팬들이 바라마지 않던 초대형 유격수가 입만 열면 찾아대는 유리 누나.
그리고 운명의 장난인지, 오션스 야구의 암흑기 동안 사라졌다가 강건우의 등장과 함께 다시 돌아온 네임드 팬 오소희.
“안녕하십니까! 저 혹시 기억하시나요?”
“아, 기자님. 기억하죠.”
예전에 한 번 인터뷰를 진행했던 BBS의 이용길 기자가 따라붙었다. 오소희는 이 기자가 강건우와 오션스에게 지극히 호의적인 기사를 써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이런저런 질문이 오갔다. 오소희와 정유리는 그냥 보통 팬이라고 보기에는 오션스와 야구 자체에 대해 꽤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고, 인터뷰 말미에 이용길이 조심스레 말했다.
“이건 조금 개인적일 수도 있는 질문이라…”
“말씀하세요.”
“곤란하시면 대답 안 해주셔도 되고, 제가 무례했다면 혼내주셔도 됩니다.”
“뭐길래요?”
“그, 오션스 팬들 사이에서 강건우 선수와 따님을 빨리 결혼시키라는 여론이 있어서요.”
오소희는 깔깔 웃었다. 정유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이용길 기자는 실수했나 싶어 손사래를 쳤다.
“아이쿠. 너무 사적인 질문이었죠? 죄송합니다.”
“아뇨, 뭐. 결혼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는 거고요.”
“부모님의 의사는…”
“그것보다요.”
“예?”
“건우가 한국 시리즈 우승 반지 따면 그걸로 프로포즈 하겠다고 했거든요.”
“엄마!”
“우승하고도 둘이 좋아 죽겠으면 결혼 허락해주는 거고. 뭐, 남자가 한 입 가지고 두말하면 되겠어요? 우승 못 하면 얄짤없는거지.”
“아이고. 그랬군요.”
이용길 기자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어쩐지.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중요하고 우승만 생각한다고 하더라니.
“곤란하시면 이건 빼겠습니다.”
흔쾌히 대답해주긴 했지만, 사적인 이야기인 것은 틀림없다. 잘 해내고 있는 강건우를 흔들 수 있는 기사를 쓸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정유리가 슬쩍 대답했다.
“…쓰셔도 돼요.”
“예?”
“아, 어차피 얼굴 다 팔렸는데요 뭐. 그냥 쓰세요. 이상한 소리 안 하실 거죠?”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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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2028년 4월 28일 금요일, 아주 날씨 좋은 저녁에 인사드립니다! 여기는 사직 야구장! 서울 엔젤스와 부산 오션스, 부산 오션스와 서울 엔젤스의 시즌 1차전이 열릴 사직에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예, 반갑습니다. 최근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지겠습니다.
-오션스는 15승 1무 6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 팀인 엔젤스는 11승 10패로 승률 50%를 조금 넘겼지만, 최근 4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양 팀 선발이 김정용과 정수호. 둘 다 좋은 투수지만 객관적으로는 정수호의 손을 들어주고 싶거든요. 타자들이 투수를 어떻게 공략해주느냐가 관건이겠습니다.
-예, 말씀드리고 있는 중, 오션스 팬들 사이에서 화제의 인물들이 시구와 시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주 유명한 팬 한 분과, 이번 시즌 가장 유명한 팬 한 분이 시구와 시타를 맡았죠. 예. 놀랍게도 두 분은 모녀 사이고, 따님이 강건우 선수의 애인이라고요.
-그렇습니다. 하하. 오션스 팬들 사이에서는 여신으로 불리고 있죠.
심지어 사직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정유리의 응원가까지 만들어 부르고 있었다. 물론 선수 응원가가 아닌지라 조금 합이 안 맞기는 했지만.
“오-오-오션스 여신 정! 유! 리!”
“사직동 쌍깃발! 오! 소! 희!”
강건우와 이들의 관계 때문에라도, 팬들의 함성이 꽤 컸다.
-하하. 경기 전에 강건우 선수가 말하길, 시구를 보면 깜짝 놀랄 거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놀라게 해줄지 기대되는군요.
오션스 유니폼을 위아래로 맞춰 입고 나온 정유리가 와인드업했다.
타석에서는 마찬가지로 유니폼을 맞춰 입은 오소희가 진지하게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자, 던집니다!
와인드업.
전혀 어설프게 느껴지지 않는, 게다가 인버티드W 투구 폼의 정유리.
그리고 타석에서는 마치 강건우를 보는 것만 같은, 풀스윙의 오소희.
공을 맞히는 데는 실패했지만, 오소희는 팔로 스윙까지 보여주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오! 시속 89km/h! 게다가 스트라이크 존에 꽂혔습니다!
-방금 뭐죠? 투심 같았는데요. 무브먼트가…와. 예사롭지 않은 시구였습니다.
-포수도 놀란 모양입니다. 엄청난 시구였어요. 예, 두 분이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들어가고 있습니다. 정유리 양이 강건우 선수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네요.
[야 방금 시구 봤냐?]ㄴ유리누나 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투구폼 개쩌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ㄴ율스컴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오션스 불펜보다 나은거 아님?
ㄴㄹㅇ임 최소한 스트존 안에는 던지잖음ㅋㅋㅋㅋㅋㅋㅋㅋ
ㄴ유리누나 영입해라 오션스 씹새들아
ㄴ쌍깃발 누님 풀스윙도 장난아니던데
ㄴㅇㅇㅋㅋㅋㅋㅋㅋ좀만 젊었어도 강건우가 두 명인데 아 ㅋㅋㅋㅋ
ㄴ투심 무브먼트ㄷㄷㄷㄷㄷㄷㄷ
ㄴ투심 보소 ㄷㄷㄷㄷㄷㄷ 유리 매덕스 ㄷㄷㄷㄷㄷㄷㄷ
ㄴ진심 오션스 불펜보다 나을듯
ㄴ불펜 븅신들 오늘도 볼질하면 유리누나보다 못하는거 인증임
ㄴ오션스 가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