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4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49화(49/385)
야구는 못 하지만 착한 친구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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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리의 투심을 본 국민성이 생각했다.
‘저거다.’
어울리지 않게 과격한 인버티드W 폼에서의 투심 패스트볼.
시구자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웃긴 일이지만, 국민성의 굉장히 안정적인 폼과는 다름에도 조금 힌트를 얻었다.
구속 느린 투수가 살아남으려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국민성은 제구를 자신의 무기로 삼고자 했지만, 확실히 또 다른 무기가 필요했다.
본인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코치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나마 외국인 감독이 자신의 기용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긴 했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것도 오션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감독은 파리 목숨이고, 지금이야 성적이 좋아 감독의 입김이 먹히지만 수석 코치 라인이 힘을 얻게 되면 장담할 수 없다.
트레이드도 힘들다. 공 느리고 레퍼토리 적은 우완 투수인 자신에게 좋은 제안이 오기는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국민성은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과는 달리, 구단 내의 정치적인 문제를 꽤 꿰뚫고 있었다.
감독과 야구단 사장을 등에 업은 수석 코치의 신경전. 단장은 구단주를 구워삶으려고 하지만, 구단주는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는 중.
사실, 국민성은 단장 라인에 가까웠다. 퀄리티 컨트롤 코치가 아끼는 선수였는데, 자기가 원해서라기보다는 수석 코치 라인의 눈에 못 들었기에 그렇게 된 것뿐이었지만.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최근 오션스의 열풍에 구단주가 다시 관심을 조금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단주의 관심이 끊어지면 다시 사장이 득세할 테고, 지금 단장이 추진 중인 코치 물갈이도 실패할지도 몰랐다.
국민성은 자리에서 슬쩍 일어나서, 시구를 마치고 돌아오는 정유리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투심을 배우고 싶습니다.”
정유리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 네?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션스 덕아웃의 선수들이 놀란 점은, 국민성이 일반인에게 투심을 가르쳐달라고 한 점이 아니었다.
“민성이 말 저렇게 길게 하는 거 처음 보는 거 같은데?”
“그러게.”
“난 쟤 말하는 거 예, 아니요 밖에 못 들어봤는데.”
“난 안녕하세요랑 수고하셨습니다 까지는 들어봤다.”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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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선발 투수 정수호는, 150km 중후반대의 빠른 공 투수였으나 어깨 부상으로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대까지 줄어든 좌완이다.
전성기 때는 포심과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 만으로도 타자들을 탈탈 털어댔지만, 지금은 포심에 슬라이더, 그리고 역회전 성의 서클 체인지업과 조금 변형된 팜볼을 던진다.
투구 폼도 완전한 오버핸드에서 쓰리쿼터로 바뀌었다는데, 유리의 분석에 따르면 엄청난 강심장이라고 한다.
쓰리쿼터 스타일로 던지다 보니 팜볼이 커브나 슬라이더처럼 휘어져 들어온다고 하는데,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선더버즈의 홈런왕 윤태호를 상대로 존 중앙에 팜볼을 던져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따냈다고.
강심장이란 말은, 어떨 때는 투수를 지칭할 때 상당히 애매한 구석이 있다.
투수는 제구가 흔들려 존 중앙에 실수로 던질 때도 있다. 팬들은 종종 그런 투수를 두고 강심장이라고 하기도 하니까.
어쨌거나, 오늘 경기로 이제 KBO의 모든 팀을 상대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겪어본 바에 따르면, 선수들의 개인적인 수준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
기본도 안 되어 있어 어떻게 프로가 됐는지 의아한 선수도 있는 반면, 주관적인 의견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선수도 분명히 있었다.
그렇게 보이는 거랑 실제로 가서 뛰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김정용 선배는 투 아웃까지 잘 잡아내더니 작년 타격왕 송병재에게 3루타를 맞았다. 사실, 우리 팀의 외야 수비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뭐, 내야 수비력도 나를 빼면 마찬가지지만.
그리고 외국인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다음 타자에게 큰 타구를 맞았지만, 펜스 앞에서 배영한이 잡아냈다.
“깔끔한 이닝이었다. 안 그래?”
이 사람도 평범한 멘탈은 아니다. 어찌 됐건 무실점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건 투수로서 확실한 장점은 맞다.
그리고 벤치로 돌아왔을 때, 국민성이 조금 이상해 보였다.
표정은 원래 그대로였는데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게…
아. 다리를 떨고 있다.
국민성은 날 보더니 눈을 번쩍 뜨고(내가 본 것 중 가장 감정의 변화가 큰 표정이었다) 내게 다가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투심의 힌트를 찾았다.”
“예?”
“강건우.”
“예.”
“넌 어디 하나 부족한 곳이 없어.”
“예?”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그나마 이훈 선배가 알려줘서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네 여자친구한테 가서 투심 가르쳐 달라고 폴더 인사하더라.”
어째서 외국인 투수보다 대화하기가 더 힘든 걸까.
길게 대화할 시간은 없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하고, 타격 준비를 해야 했다.
흠.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나쁠 건 없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꽤 활약할 정도면, KBO에서도 상당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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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란 어떻게 치는 것인지 날 보고 배워라, 노덩우.”
“선배님. 엉덩이 일곱 번 흔드십쇼!”
“진정한 고수는 엉덩이를 흔들지 않는 법이지.”
황석규는 진지한 얼굴로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던지고 타석으로 나섰다.
사실, 1번 타자로 어울리는 유형은 아니었다.
리드오프로 나서느라 공을 오래 보려고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선구안이 좋은 타입은 아니다.
그래서 공을 오래 보는 경우는 대부분 볼이라서 안 친다기보다는 그냥 마음속으로 ‘네 번째 공을 친다’ 같은 생각을 하고 타석에 들어간다.
평균 이상의 컨택 능력과 꽤 좋은 장타력, 그리고 빗맞아서 내야에 공이 머무르더라도 종종 내야 안타까지 연결할 수 있는 주력이 있기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을 뿐이었다.
따악!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정수호의 네 번째 공을 강하게 때렸다. 존 아래로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이었는데, 억지로 잡아당긴 타구였다.
크게 바운드 되어 3루수 방향으로 튀었고, 황석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달렸다.
“세이프!”
그리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그냥 달리는 것보다 느리다. 하지만 황석규는 그냥 그게 더 빠른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 내야 땅볼을 치고 이런 플레이를 하곤 했다.
그래서 오션스 팬들은 황석규를 이렇게 불렀다.
[돌돌규 또 대가리부터 들이미네]ㄴ돌석규 저 습관 좀 어케 안됨?
ㄴ그냥 뛰어도 되는 거 아니냐
ㄴ걍 뛰는데 더 빠르다고!!!!!!
ㄴ돌돌규 귀여웡
정수호는 3루수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외야로 빠져도 할 말 없는, 어려운 바운드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배영한.
[배영환 요새 개믿음직함]ㄴ영환 아니고 영한임
ㄴ내가 모라 부르든 몬 상관임
ㄴ아니 이름 틀렷다고;;
ㄴ내 마음속에선 영환임
ㄴㅇㅋ;;
ㄴ이해해줘서 기쁨
ㄴ븅신;;
좌완 정수호는 좌타자 배영한을 상대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슬라이더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2볼 2스트라이크.
그리고 기습적인 팜볼.
오버핸드보다는 낮은 팔 각도에서 쓸어내리듯 던지는 팜볼은 횡적인 무브먼트를 동반했고, 배영한은 억지로 타구를 따라가 때려냈다.
딱!
3유간으로 향하는 타구. 엔젤스 유격수 윤세환이 타구를 쫓았고, 아크로바틱한 자세로 공을 걷어내 2루로 송구했다.
“아웃!”
그리고 1루.
“세이프!”
이번 상황만큼은 정수호도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상대가 강건우라서 더 그랬다.
현재 타격 모든 지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인이고 뭐고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상대였다.
선행 주자로 아웃된 황석규는 벤치로 돌아와 노경우를 찾았다.
“내 안타에 엉덩이 따위는 필요 없다.”
“선배님. 그거 안타 아니고 3루수 실책으로 기록된 거 같은데요?”
“뭐라고!”
노경우에게 속은 황석규는, 전광판에 안타로 표시된 것을 보고 여유로운 척 피식 웃으며 앉았다.
‘저 바보한테 속다니.’
관중들이 강건우의 이름을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마구잡이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건우야! 유리 누나가 보고 있다!”
“갱-건-우!”
“누나가 홈런 보고 싶단다!”
엔젤스 전력 분석팀은 강건우에 대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주자 유무, 아웃 카운트 상황과 관계없이 정면승부는 피할 것.
홈런도 그렇지만, 컨택 능력과 장타력이 보통이 아니다. 도루는 잘 하지 않지만 베이스 러닝 시 판단력과 주력이 엄청나다. 게다가 4번 타자 양대근도 최근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5번과 6번에게 실투를 던졌다간 홈런을 맞을 위험도 있다.
그냥 만만하기만 하던 오션스 타선이, 단 한 시즌 만에 껄끄러운 상대로 변해버린 것이다.
강건우는 배트를 강하게 쥐었고, 정수호는 크로스 파이어를 준비했다.
좌투수가 투수판 끝을 밟고 우타자 몸쪽으로 뿌리는 공이다. 타자 입장에서는 뒤로 물러서면서 치는 느낌이라 상대하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정수호는 구속을 잃고도 디셉션(공을 숨기는 등 언제 던질지 타이밍을 빼앗는 테크닉)을 포함한 여러 방식을 배워 살아남은 투수다.
초구 패스트볼을 몸쪽에 볼이 되도록 던진 후, 바깥쪽을 공략해 강건우를 상대한다.
이것이 엔젤스 전력 분석팀이 정수호의 제구력과 배짱을 믿고 내놓은 강건우 공략법이었다.
강건우가 몸쪽 공을 받아쳐 홈런을 만들기도 했지만, 꽤 많은 홈런이 높은 패스트볼이었다는 데서 착안했다.
게다가 정수호의 투구 자세가 1루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시작하고, 우타자 입장에서 몸쪽 승부가 들어올 때 위협적으로 느껴 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초구만 제대로 들어가면 기선제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건우야아아아아아!”
강건우는 상체를 뒤로 살짝 눕히는 느낌으로 대응했다. 왼발을 평소보다 더 바깥쪽으로 딛고, 오른손은 배트를 받치고, 배트 아래를 잡은 왼손을 안쪽으로 잡아끌었다.
원래의 스윙만큼 온전히 힘이 전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히팅 포인트를 정확히 가져가는 데는 도움이 된다. 강건우는 순간적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구속이 자기 생각보다 조금만 빨라도 타이밍이 맞지 않겠다고.
따아아악-!
잡아당긴 타구가 좌측 펜스 방면으로 날았다.
사직 야구장의 좌·우측 펜스까지 거리는 고작 95미터.
조금 큰 구장이었더라면 좌익수에게 잡히거나 펜스를 맞을 수도 있을 타구였으나, 이번 타구는 폴 기둥을 그대로 맞혔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건우야아아아!”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동시에 관중들이 모두 벌떡 일어났다.
이번 시즌 들어 오션스 팬들은 건우 보는 맛에 야구 본다고 말하고 다니고 있었다.
시구를 마치고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던 유리는 제자리에서 팔짝팔짝 뛰면서 남자친구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고 있었고, 오소희는 깃발을 세차게 흔들며 윗집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강현재는 ‘저놈이 제 아들입니다!’라고 소리치며 기뻐했다. 이미래는 박수를 치며 ‘장하다 우리 아들!’이라고 외쳤으며, 정종석은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현수는 스마트폰으로 오션스 갤러리에 글을 쓰고 있었다.
[울엄마 딸 남친 방금 홈런 쳤다 ㅋㅋㅋㅋㅋ]강건우는 1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깃발을 향해 하트를 날리려 했지만, 갑자기 깃발 든 팬들이 늘어난지라 어디로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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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건우 23경기 14홈런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ㄴ23경기만에 전구단 상대 홈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와 씨바 내가 이런 유격수를 볼 줄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ㄴ이게 말이 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갱건우
ㄴ불펜 새끼들 연봉 다 뺏아서 건우 주면 안되냐???
ㄴ엔젤스 새끼들 뇌가 없나 ㅋㅋㅋㅋㅋㅋㅋ 강건우한테 저런 공을 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ㄴㄴㄴ공은 좋았음 걍 건우가 졸라 잘 친거임ㅋㅋㅋㅋㅋㅋㅋ
ㄴ정수호 표정 봤냐?ㅋㅋㅋㅋㅋㅋㅋㅋ
ㄴ정수호 : 저걸 치네 씨발
ㄴ에이스 판독기 오늘도 가동완료
ㄴ박재정이 뭐 현미경으로 강건우 연구했다고 하지 않았냐???
ㄴ씨팔 말되는 소릴 해야지 갓건우가 뭐 미생물이냐 현미경으로 보게 ㅋㅋㅋㅋㅋㅋㅋㅋ
ㄴ정수호도 경기 전에 베테랑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고 입털더만 ㅋㅋㅋㅋ
ㄴ야 그래도 정수호 에이스는 에이스네
ㄴ몬 개솔임 하나 던지고 처맞았는데
ㄴ에이스특)초구 홈런 맞음
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킹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유리누나점심나가서먹을거같애유리누나점심나가서먹을거같애유리누나점심나가서먹을거같애
ㄴ유리누나 직관오면 강건우 날아다니는거 존나 과학적이네
ㄴ관중석에서 봐도 그 정도면 벤치에 앉혀놓으면 어떨까?
ㄴ시구하는거 보니 우리 불펜보다도 낫던데 걍 불펜 하나 치우고 유리누나 스카웃하자
ㄴ시발 유리누나 오션스 입단 국민청원 올리고 온다
ㄴ맞음 다른 팀이 유리누나 영입하면 강건우 거기로 갈거같은데 빨리 영입해야댐
ㄴ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 까진 그꼴 못보지
ㄴ오션스 프런트 이글 보고 있음 당장 계약해라 뒤지기전에
ㄴ근데 진짜 개쩐다 몸쪽으로 존에서 공 두개는 빠진건데 그걸 넘기네
ㄴ유리누나 버프 받은 강건우는 무적이다
ㄴ강건우 존나 부럽다 다 가졌네 ㄹㅇ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