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49)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51화(51/385)
야구는 못 하지만 착한 친구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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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대 엔젤스의 2차전이 열리는 날.
휴 브레드먼 감독은 기자들 앞에서 이야기했다.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팬들에게 조금 더 고급스러운 야구를 선보일 날을 기대하는 중이다.”
특별히 색다른 의미가 있는 발언은 아니었다. 외국인 감독들의 말은 어딘가 특별하게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통역상의 차이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때도 있고, 단순한 립 서비스일때도 있고.
“물론 변화는 마음을 먹고 뒤돌아서자마자 완성되지 않는다. 아주 약간의 인내심과 매우 큰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일이 끝난다면 우리는 몇 단계 위의 레벨에서 플레이하게 될 것이며…”
추상적이고 명쾌한 면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그래도 기자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언어를 재가공했다.
[휴 브레드먼 감독, ‘오션스의 레벨이 올라가는 중이다.’] [오션스 감독, 호성적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팀 전체에 분발 촉구.] [천천히 변하고 있다는 오션스, 그리고 브레드먼 감독의 야구 철학.] [완전히 새로워진 오션스. 그 중심에는 휴 브레드먼 감독의 파격적인 선수 기용이 있다.] [오션스 브레드먼 감독, ‘야구에는 인내심과 결단력이 중요하다.’]물론, 제목을 저렇게 뽑았을 뿐 맥락은 비슷하긴 했다.
감독의 인터뷰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기사 내용이 다소 추상적인지라 그렇기도 했지만, 오션스 팬들의 주의를 끈 다른 기사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용길의 야구회로)사직동 쌍깃발과 오션스 여신 모녀 단독 인터뷰!]이 인터뷰 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아무래도 이 내용이었다. ‘강건우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로 정유리에게 프러포즈하겠다고 했다!’
ㄴ강건우 진심모드 ㄷㄷㄷㄷㄷㄷ
ㄴ야 저거 비혼선언 아니냐???
ㄴ뭔 개소리냐 건우랑 유리누나 올시즌 끝나고 바로 결혼식 하겠다는 선언인데
ㄴ지랄ㄴㄴ꼴션스가 우승은 무슨 ㅋㅋㅋㅋ
ㄴㅂㅅ들아 강좆좆이 풀타임 4할 기록해도 꼴션스는 우승 못함ㅋㅋㅋㅋㅋ
ㄴ경)한국시리즈 다음날 사직구장 강건우 정유리 결혼식(축
ㄴ결혼 하려고 홈런을 저렇게 치는구나 ㄷㄷㄷㄷㄷ
ㄴ예쁜 커플 응원합니다
ㄴ십새들아 유리누나 혼삿길 막을 생각 하지 말고 밑으로 다 짜지라
ㄴ강건우(45, 미혼) : 개새끼들아 결혼 좀 하자
ㄴ쟨 무슨 배짱으로 저런 소릴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야구가 혼자 잘한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ㄴ모든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오션스만 빼고 엌ㅋㅋㅋㅋㅋㅋ
ㄴ하긴 엔젤스는 천사 날개 있지
ㄴ메테오스는 몬데 그럼
ㄴ그건 자연 현상임
ㄴ개새들아 가만있는 우린 왜 까냐
ㄴ좆건우 틈만 나면 유리누나 어쩌고 하더니 아주 나쁜새끼였네 누나 가지고 논거냐???
ㄴ아 건우유리 올가을에 결혼한다고
ㄴ저래놓고 포시도 못 나가면 존나웃기겠네 ㅋㅋㅋㅋㅋㅋㅋ
ㄴ다들 딱 봐라 마지막에 웃는게 누군지
ㄴ오션스일듯
ㄴ야잘알이네
ㄴ오션스놈들 가을야구 탈락하고 정신 나가서 빠개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함ㅋㅋㅋ
ㄴ야알못 십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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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 둘의 맹활약, 의욕을 되찾은 김정용, 그리고 국민성의 등장.
타 팀 팬들은 몰라도, 오션스 팬들은 오션스 선발진이 리그 최상위권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오션스 팬들은 선발진이 환골탈태했다고 믿었다.
그리고 여기, 오션스의 마운드에는 오션스 팬들조차 신뢰하지 않는 젊은 투수가 있었다.
최고 구속 149km/h.
프로필 상으로는 180cm의 신장에 90kg의 체중을 가지고 있는, 엔젤스 어린이 회원 출신의 이훈.
“스트라이크-아웃!”
1회 초, 이훈은 엔젤스의 선두 타자를 상대로 삼 구 삼진을 잡아냈다.
비록 오션스에서 뛰고 있지만 언제나 엔젤스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엔젤스 광팬으로서, 이훈은 기뻐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관중석 몇 군데서 박수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 1회 초.
이훈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오션스 타자들의 화끈한 공격력을 기대하며 사직을 찾은 팬들은 치킨 박스 여는 데 집중하느라 이 삼진을 제대로 보지 못 했다.
사실, 이훈은 이번 시즌 가장 수혜를 입은 투수였다.
오션스 투수 코치는 투수들에게 포크볼을 가르쳤지만, 배터리 코치는 포크볼을 받을 수 있는 포수를 키우지 못했다.
박의현은 바운드되는 포크볼을 블로킹할 줄 아는 포수다. 그리고 강건우-노경우의 키스톤 콤비는 정귀현-고은태보다 이훈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었다.
노경우의 수비력이 고은태보다 좋은 건 절대 아니었지만, 일단 수비 범위는 훨씬 넓었다. 사실 그것보다는 강건우의 유격수 수비 능력이 투수에게 주는 안정감이 대단하기는 했다.
‘포심으로 일단 카운트 잡자고? 좋지.’
이훈이 와인드업하며 포심을 던졌다. 살짝 몰린 코스. 타자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따아아아악-!
“마! 훈아! 정신 차리라!”
“야!”
또 홈런을 맞은 줄 알았던 관중들이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지만, 아주 살짝 어긋났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파울.
구속은 빠른 편이지만 이상하게 맞았다 하면 멀리 뻗는 투수들이 있다. 이훈이 바로 그런 타입이었다.
공 빠르고 체력 좋은 선발 투수를 팬들이 싫어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훈의 공에는 마치 깃털 같은 가벼움이 있었다.
조금 불운한 투수이기는 했다. 인상적인 포크볼을 던질 줄 알지만 포수가 자격 미달이었고, 체인지업도 썩 괜찮지만 포심이 위력적이지 못 해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패스트볼에 분명히 약점이 있긴 하지만, 포수와 불안한 내야 수비로 인해 저평가된 투수였다.
2구, 포크볼.
“스트라이크!”
마음 놓고 떨어뜨린 포크볼이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3구, 하이 패스트볼.
딱!
“파울!”
4구, 포크볼.
“볼!”
그리고 5구. 포심과 포크볼 이지선다를 노리던 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
딱!
좌타자의 밀어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강건우는 매끄러운 동작으로 안정되게 잡아낸 후, 1루로 정확하게 송구해 1회 초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건우야! 직이네!”
“강건우! 강건우!”
호투한 건 투수인데 칭찬은 유격수가 받는 상황.
평소 이미지가 이렇게 중요한 법이다.
그래도 이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다음 타자인 송병재를 상대할 생각뿐이었다.
지난 시즌 타율 0.361로 타격왕을 차지한 송병재를 멋지게 잡아내고 싶은 호승지심은 아니었다.
‘유니폼에 싸인 받고 싶다.’
송병재의 열렬한 팬이기에 흥분했을 뿐.
‘근데 엔젤스 선수 싸인 받은 유니폼 입고 경기 뛰면 맞아 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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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아아아아악-!
엔젤스 외야수 송병재가 초구 포심을 받아쳐 홈런을 때렸다. 송병재는 여유롭게 베이스를 돌았고, 이훈 선배는 촉촉해진 눈빛으로 전광판을 바라보면서 욕을 먹었다.
“또 처맞나!”
그리고 다음 타자, 엔젤스의 용병 3루수 미다 발데스에게 또 초구 홈런을 맞았다.
따아아아아아악-!
“야이 홈런 공장장아!”
뭐, 소위 말하는 작대기 속구다. 무브먼트가 거의 없고 공이 정직하게 들어간다는 뜻이고, 저런 포심은 맞히기 쉽다.
물론 작대기 속구라 해서 다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포심은 일직선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떨어지기 마련인데, 덜 떨어지며 날아간다는 것은 일반적인 투수와는 다른 무브먼트를 가지는 것이기에 타자들을 혼란시키기 쉽다.
그런데도, 이훈 선배의 포심은 타자들이 노리고 나온다는 점에서 강점을 발휘하지 못 한다. 타점을 조금 높게 형성하면 공 끝이 정직해 정타로 맞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냥 뭐, 호구 잡힌 거라고 봐야 한다.
2아웃까지 잘 잡아 놓고 백투백을 맞은 후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멘탈은 장점이다. 평소에는 호수비만 보면 꽤 잘 감격하는 타입인데, 오늘은 좀 감정 표현이 덜하다.
“스트라이크! 아웃!”
그래도 5번 타자에게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포크볼 정말 좋은데요.”
“그렇지?”
기 좀 살려주려고 말을 걸었더니, 아까의 그 촉촉한 눈빛은 어디 갔는지 사라지고 헤벌쭉 웃었다.
멘탈이 강한 건지 약한 건지 잘 모르겠다. 눈가에 습기가 자주 차는데 금방 잊는다.
그러고 보면 이 팀에 그런 선수들이 꽤 있다. 과격한 팬들의 성향에 적응한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우리가 공격할 차례다.
상대 투수는 2003년생 우완 선발 오성진. 기복이 좀 있는 타입이라고 하는데, 슬라이더가 긁히는 날과 안 긁히는 날의 차이가 크다는 평가다.
황석규 선배에게는 공을 좀 봐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리고 배영한은 여유만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영한 행님. 엔젤스 킬러 아닙니까?”
“아. 아니라곤 못 하지.”
“작년 엔젤스전 타율이 4할 9푼이셨죠?”
“엔젤스 없었으면 나 70억 못 받았어.”
낄낄대며 이시욱 선배와 농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특정 선수를 상대로 천적 기질을 보이는 것을 넘어서서 특정 팀을 털어버리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심리적인 원인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 팀의 투수 코치와 상성이 그럴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파이러츠 조준이 형이 오나쌩 클럽이라고 했던 것 같다. ‘오션스 나오면 쌩큐.’
현수 말로는 오션스 없었으면 MVP 못 탔을 거라고.
작년 37홈런 중 10개가 오션스 전에서 나왔다고 하니, 그런 소리를 할 만도 하다.
그리고 오션스 팬들이 조준이 형을 싫어할 만도 하다.
“아웃!”
황석규 선배의 타구가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팬들은 실망했지만, 그 실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따아아아아악-!
배영한이 오성진의 슬라이더를, 당긴 것도 아니고 밀어쳐서 담장을 넘겨버린 것이다.
팬들은 배영한의 이름을 외치며 기뻐했고, 베이스를 한 바퀴 돌아 들어온 배영한이 날 보며 실실 웃었다.
“야. 야구 천재. 엔젤스전은 나도 야구 천재다, 인정?”
뭔 소릴 하고 싶은 걸까.
글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는 2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덜 꺾인 슬라이더를 때려냈다.
따아악-!
타이밍이 조금 안 맞아 약간 먹히나 싶었는데,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를 꿰뚫는 코스.
2루에 멈춰서 관중석을 훑었다.
오늘 예비 장모님이 말씀하시기를, 이제 찾기 쉬울 거라고 하셨는데…
“강건우! 강건우!”
…저기 번쩍번쩍 빛나는 깃발이 보인다.
대체 뭘 만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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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서울 엔젤스 2 : 1 부산 오션스.]-1사 2루.
-2루 주자 강건우.
-4번 타자 양대근.
ㄴ대근이형! 형이 그냥 덩치만 존나 큰 개좁밥이 아니란걸 보여주세요!
ㄴ그건 욕이냐 응원이냐 ㅋㅋㅋㅋ
ㄴ오늘 경기 길어질것 같은 느낌 나만 받냐?
ㄴ엔꼴라시코면 20대 20은 나와줘야 ㅋㅋㅋ
ㄴ엔젤스랑 비교하지 마라 ㅡㅡ 오션스는 강팀이다
ㄴ미친 꼴빠놈아 니네 3년 연속 10위 찍는 동안 우린 3년 연속 포시 갔거든?
ㄴ아 우리가 3연꼴 하긴 했어도 엔젤스는 좀 ㅋㅋㅋㅋ
ㄴ꼴빠새끼들 존나 어이없네 ㅋㅋㅋㅋ
-1구 타격.
-우익수 뒤 2점 홈런(비거리 114m)
-2루 주자 강건우 홈인.
-스코어 2대 3.
ㄴ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엔젤스 별거 아니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뭐? 꼴빠가 어이가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우리가 어이가 없으면 너넨 구위가 없다 이 새끼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
ㄴ오성진 점마는 처맞기만 하면 장타고 ㅋㅋㅋㅋㅋㅋ
ㄴ느그 이훈도 처맞으면 홈런이거든
ㄴ훈이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ㄴ맞아 훈이는 원래 맞으면 홈런이라서 괜찮음
ㄴ괜찮긴 뭐가 괜찮아 이 또라이새끼들아;;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느그 투수 구위 존나 깃털
ㄴ아니 시발 탱탱볼 쓰는거 아니냐? 안타 다섯개가 몽땅 장타일수가 잇냐???
ㄴ탱탱볼은 개뿔 ㅋㅋㅋ 진짜 탱탱볼이었으면 건우 타구 비거리 500미터 나왔음
ㄴㄹㅇㅋㅋㅋㅋㅋㅋ
ㄴ느그 투수들 원래 갓영한 만나면 오줌 지리잖아 글고 대근이형 요새 컨디션 개지림
ㄴ시팔 니네 선발도 홈런 두 개 처맞았다고ㅡㅡ
ㄴ아 훈이는 원래 그렇다고
ㄴ훈이는 내비둬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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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0으로 시작해 2대 3으로 뒤집힌 경기는, 5회까지 큰 변동 없이 흘러갔다. 문제는 양 팀 선발 투수가 내려간 뒤부터 시작됐다.
시작은 엔젤스의 반격이었다.
-아! 윤세환의 투런 홈런! 경기 역전됩니다!
엔젤스가 자랑하는 거포 유격수 윤세환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오션스 불펜 투수는 이훈이 남겨둔 승계주자를 처리하지 못하고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4대 3.
그리고 다음 이닝.
한동안 잠잠했던 울프팩이 엔젤스 불펜을 상대로 큼지막한 동점 홈런을 때려냈다.
-간다! 타구가! 저 멀리! 갑니다! 넘어갔어요!
모든 실점이 홈런으로 나오고 있었다. 인터넷에는 탱탱볼 의혹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7회에 엔젤스 포수 차종윤마저 펜스를 넘겼다.
-아, 오늘 경기. 홈런 쇼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화답이라도 하듯 노경우가 홈런을 때렸다.
엔젤스 외국인 타자 미다 발데스가 오늘 경기 두 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6대 5로 도망갔다.
“건우야!”
“유리 누나가 홈런 치고 오란다!”
오션스 팬들에게 마치 만능 주문 같은 구호.
배영한이 출루한 상태에서 강건우가 호쾌한 스윙을 선보였다.
홈런으로 상대 팀을 폭격해대던 강건우의 타구가 펜스 끝에 걸렸다. 그래도 펜스 상단에 맞으며 높게 튄 덕분에 배영한이 홈을 밟는 데 성공했고, 오션스는 홈런이라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홈런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양대근의 볼넷에 이어 울프팩은 삼진. 그리고 이시욱의 적시타.
-오션스가 다시 역전에 성공합니다! 7대 6! 앞서나가는 오션스! 오늘 경기 정말 재밌는데요!
오션스가 1점 차로 앞서나간 상황에서 9회 초.
등장만으로 오션스 팬들을 긴장시키게 하는 남자, 조형오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아…”
“형오야…”
“제발…”
조형오는 생각했다.
오늘 혼돈에 빠진 이 경기에서 깔끔하게 세이브를 기록한다면,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고.
너덜너덜한 오션스 불펜의 한 줄기 희망이 될 것이며, 팬들의 그 박한 평가를 뒤집어 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조형오는 시즌 첫 마무리 상황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으며.
역전당한 오션스는 다시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그리고 강건우는, 오션스 팬들의 진정한 분노를 처음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마! 은퇴해라!”
“뭐하러 돌아왔냐! 그냥 쭉 쉬지!”
“좆형오 나가 죽어라!”
“팔 도로 분질러뿐다!”
“개새끼야!”
“니가 무슨 마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