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52)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54화(54/385)
내 몸에는 소금물이 흐른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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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는 시즌 144경기 중 25경기를 치렀다.
개막전 상대인 바이킹스와 두 경기.
그리고 우천 취소로 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메테오스와 두 경기.
나머지 팀들과 모두 세 경기씩.
총 일정의 17.36%.
아직 시즌 전체의 향방을 가늠하기에는 적은 경기를 소화했고, 시즌이 끝날 때쯤에 지금의 이 순위표가 유지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전체 일정의 5분의 1을 향해 달리고 있는 KBO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부산 오션스였다.
[오션스의 마법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물론, 오션스의 전력이 완전하다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그래도 시즌 시작 전 전문가들에게 압도적인 10위 후보로 꼽혔을 때 본다는 나은 편이었다.
강건우가 아무리 천재 소리를 들었다지만 엄연히 고교야구와 프로야구는 다르다. 얼마나 많은 야구 천재들이 프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져갔던가.
고등학교 졸업 직후 프로 데뷔전을 가지고 그때부터 날아다닌 선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강건우의 데뷔 시즌은 남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오션스가 시즌 초반 호성적을 내면서 타 팀들의 연구도 이뤄지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 둘.
그리고 김정용-이훈-국민성의 선발 로테이션.
선발진이 의외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수들의 습관이나 구질에 대해 파악하려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타자들의 강점과 약점도 마찬가지.
다만, 불펜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이 별로 없었다.
“김정혁은 괜찮게 던져.”
“근데 우타자 상대 피OPS가 좌타 상대보다 2할이 높지.”
“걔 올라오면 대타로 우타자 내면 돼.”
좌타를 잘 잡는 좌투 불펜에 대한, 너무나도 쉬운 해결 방법.
우타 대타를 상대로 사이드암 박은수를 낼 수도 있지만, 박은수는 사이드암 주제에 좌타자에게 더 강했다.
굳이 깊은 연구까지 필요가 없는 오션스의 불펜이다. 조형오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조형오는 마무리로 복귀하자마자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어쨌거나, 각 팀이 최소 한 번씩은 맞붙어 본 현시점에서.
오션스를 제외한 모든 팀은 강건우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고 있었다. 팀들뿐만 아니라 스포츠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강건우에게 높은 볼로 대결하는 건 이거 그냥 넘겨주세요 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무조건 낮게 가져가야 합니다.
-체인지업 위주의 승부를 펼쳐야 하지 않을까요?
-빠른 볼을 더 멀리, 더 강하게 때립니다. 그냥 존 밖으로 빠지는 변화구 위주로 던져야 해요.
-몸쪽 낮게 계속 던져서 타격감을 좀 죽여 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 그냥 볼넷 준다 생각해. 저거 해결 안 돼.
-하하. 유리 누나를 경기장에 못 오게 하면…
-야! 시발 지금 고졸 신인한테 쪽팔리게!
정말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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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 유리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야. 이거.”
유리는 내게 USB 하나를 건넸다.
“국민성 투심 자료. 미완성이긴 한데, 약간 참고하면 좋을 거야.”
언제 이런 걸 만들었는지. 그래놓고도 체력이 넘친다.
월요일 아침 일찍 만나서 유리가 좋아하는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코인 노래방에서 유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감독님은 월요일에 자율 훈련을 말씀하셨다. 쉴 사람은 쉬고, 운동할 사람은 나오라고. 그래서 훈련장에 안 가고 개인적으로 훈련할 생각이다. 유리랑 데이트 좀 한 뒤에.
“근데 진짜 오늘 안 가도 돼?”
“자율 훈련이래.”
“막내가 그래도 되나?”
“성적은 내가 제일 고참이야.”
“흐음.”
유리는 살짝 실눈을 뜨고 날 쳐다보더니, 씩 웃었다.
“우리 건우 착하네.”
“응?”
“누나랑 데이트하려고 무리하는 거 아냐?”
데이트하고 싶은 건 맞는데 무리는 아니지 않나?
“난 이제 충분히 놀았으니까 빨리 가.”
“가기 싫은데.”
“요놈. 어디 땡깡을 부려.”
땡깡이라니.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리길래 봤더니, 노경우다.
-경우없는 놈 : 야
-경우없는 놈 : 왜 안 오냐
-경우없는 놈 : 너 빼고 다 왔는데
스마트폰을 그냥 덮었다.
“자율 훈련은 원래 안 가도 되는 거야.”
“아니지 않아?”
“오션스가 좀 위계질서 같은 게 없어. 진짜야.”
“흠. 못 믿겠는데.”
“왜?”
“우리 건우. 누나랑 더 있고 싶어서 구라치는거 아냐?”
“거짓말은 아닌데, 거짓말해서라도 같이 있고 싶긴 해.”
유리가 헤벌쭉 웃었다. 나도 같이 헤벌쭉 웃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데이트 같은 데이트를 했다. 난 사진 찍는 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스티커 사진도 찍었다.
사실 팬들이랑 사진 찍어주는 것도 싫은데 유리가 팬들 요구 잘 들어주라고 해서 잘 찍어주고 있다.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가 공짜로 먹기도 했다. 주인아저씨가 돈 낼 거면 일 인분에 5백만 원이니까 떡볶이 어묵 순대 합쳐서 천 오백만 원을 내야 한다고 하도 우기셔서.
영화도 보고, 돌아와서는 투구 폼 교정과 필라테스.
유리가 좋아하는 걸 보니 오늘도 보람찬 하루가 아니었을까 싶다.
“누나. 잘 자.”
문 앞에 데려다주며 손을 흔들자, 유리가 헤헤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야구 때려치우고 매일 이렇게 살고 싶은데.
그러려면 일단 우승부터 시켜야 하겠지?
반지 게이지는 다 채워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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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갱우야. 니 친구는 오늘 안 왔나?”
“예…”
“막내가 빠져가지고.”
“죄송합니다…”
“니가 죄송할 건 없다.”
“그렇죠? 제가 잘못한 건 아니죠?”
“막내가 빠져가지고.”
“죄송합니다…”
“자율 훈련이잖아. 감독님이 안 와도 된다고 했고.”
“아, 대근이 행님. 그래도 그렇지. 선배들 다 왔는데.”
“건우보다 잘 치고 그렇게 말해라.”
“와. 행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할 말이 없네요.”
“나도 건우보다 못해서 나왔다.”
“그럼 건우보다 잘 치면 훈련 안 해도 됩니까?”
“건우보다 잘 치고 난 뒤에 말해.”
“…”
“왜?”
“건우보다 못 치는데 말해도 됩니까?”
“하지 마.”
“와. 행님. 진짜. 배신자. 내랑 몇 년을 알았는데 건우만 예뻐하고.”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양대근 선배님! 반갑습니다! 이시욱 선배님! 오늘 날씨가 좋습니다! 열정의 노경우! 반갑다!”
“어, 대근 행님 어디 갑니까!”
“어, 어, 바쁜 일이 좀 있어서.”
“양대근 선배님!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야, 야, 나 좀 바빠서. 응? 나중에, 응?”
“오션스의 4번 타자 양대근 선배님! 잠깐이면 됩니다! 저 박의현의 이름을 걸고 아주 잠깐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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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건 간에, 오션스 선수들이 강건우를 혼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주장 양대근도 그랬고, 감독도 전혀 개의치 않았으니.
배영한이 강건우를 보자마자 투덜대긴 했다.
“야, 야구 천재. 넌 형 보고 싶지도 않았냐? 난 너 보러 어제도 훈련장 왔는데 코빼기도 안 보이더라?”
“자율 훈련했습니다.”
“잘 났다.”
“감사합니다.”
배영한은 강건우의 대답에 씩 웃으며 지나갔다.
어쨌든, 오늘은 다이아몬즈와의 홈 경기.
계약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다이아몬즈 감독은 점점 더 조급해지고 있었다.
현재 시즌 최하위.
타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부진에 빠졌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부상자도 발생했으며, 팬들은 인터넷에 정용호 감독을 해고하라고 성토하기 시작했다.
“야! 시발! 지금 고졸 신인한테 쪽팔리게!”
투수 코치가 강건우를 피해가자는 의견을 내자 감독이 보인 반응이었다.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안 그래도 팀 분위기가 나쁜데 더 처지게 만들 수 있는 요소다.
선발 투수에게 ‘강건우는 그냥 피해가라’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시작부터 졌다는 걸 인정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정용호 감독도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신의 철학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부분이었다.
졌다고 생각하면 정말 진다.
매일 이긴다고 생각하고 경기장에 나서야 한다.
최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오션스의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첫 두 경기에 나온다.
정용호 감독은 정면으로 이 위기를 돌파하겠노라고 선언했다.
투수 로테이션을 살짝 조정해 다이아몬즈도 가장 강력한 선발 세 명을 연달아 내기로 한 것이다.
첫 경기 선발은 민승기.
지금 분위기를 뒤집지 못하면 선수단 전체에 패배의 기운이 감돌게 될 것이고, 그러면 정말로 손쓸 수 없게 된다.
“야, 이 새끼야. 승기한테 강건우한테 볼넷 주라고 할 거야? 어?”
에이스는 에이스다. 에이스에게는 믿음을 보내줘야 한다.
민승기는 제멋대로지만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아무리 민승기가 강건우에게 홈런을 맞은 적이 있다곤 하더라도, 국대 에이스급 선수에게 신인을 피해가라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닙니다, 감독님. 승기 말고 다른 투수들한테…”
“그럼 뭐, 잭슨이랑 아론한테 강건우 플리즈 포볼 뭐 이따위 말이라도 할 거야?”
“최소한 불펜한테만이라도…”
“나 잘리면 네가 투수들한테 그렇게 시켜.”
“감독님. 왜 그런 말씀을…”
“됐어! 나가서 승기 컨디션이나 체크해!”
“예…”
감독과 코치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민승기는, 사직 야구장의 원정 라커룸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이 공기…’
자신이 있어야 할 곳.
‘마치 고향에 온 느낌…’
물론, 여기 말고 홈 라커룸.
‘어머니의 양수와도 같은 편안함…!’
민승기가 눈을 번쩍 떴다.
오늘.
사직 야구장을 찾을 오션스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줄 준비가 끝났다.
‘나는 사직에서 그 누구보다 강하다. 나는 사직의 안경 쓴 우완 에이스다. 지금은 옷을 잘못 입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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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전, 최종 훈련을 하다가 누군가가 날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시선을 받는 것은 익숙하다.
5대 4로 지고 있는 월드 시리즈 7차전 9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날 지켜보던 사람들이 대체 몇 명이었던가.
뉴욕 양키스 시절, 나를 누구보다 죽이고 싶어 했던 보스턴 레드삭스 원정 경기에서 9회 초에 역전 쓰리런을 때리고 9회 말에 경기를 마무리하러 마운드에 올라가 삼진 세 개로 끝냈을 때도.
슬쩍 고개를 돌리자, 원정 덕아웃 쪽에 앉아있는 승기 형이 보였다.
두 손으로 입술을 가리고, 죽일듯한 눈으로 날 노려보고 있다.
전에 홈런 맞은 한이 그렇게 컸나?
하긴, 은근히 속이 좁은 면이 있었지.
은근히가 아니라 엄청나게 좁았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한 방 더 때리면 진짜 죽이러 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왜 저기 앉아서 저러고 있지.
캐치볼 하며 슬슬 몸을 푸는데, 원정 덕아웃 근처까지 갔다. 그런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강건우.”
깜짝이야.
아직도 거기 있었나?
“아, 예. 안녕하십니까.”
심지어 아까 그 포즈와 그 표정이 그대로다. 뭐, 왜.
“후후.”
내가 아는 사람이랑 너무 다른 것 같아서 이상하다. 뭐 어쩌라는 거지.
나와 롱 토스를 하던 노경우가 팔을 파닥거리며 던지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승기 형이 계속 말을 걸었다.
“야구에 대단한 재능이 있더군.”
“…감사합니다.”
“좋다. 계속 그 기량을 유지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잊지 마라.”
“예…”
“큭큭큭. 넌 정말…재밌는 녀석이다.”
“…”
도저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가만히 있자, 승기 형은 또 이상하게 웃어젖히며 덕아웃 뒤쪽 통로로 사라졌다.
“야! 뭐해! 훈련에 집중 안 해?”
내가 노경우한테 이런 말을 듣다니.
아무래도 승기 형한테 한 방 더 때려줘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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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기는 사직 야구장이 정말 좋았다.
너무 좋았다.
진심으로.
“오션스 승리하리라-!”
저 구호도 좋아했다.
“최! 강! 오! 션!”
저 구호도!
오션스의 응원 구호 중 싫어하는 게 단 하나 있다면, 주자를 견제했을 때 투수에게 쏟아지는 ‘마!’ 였다.
내가 왜 오션스 팬들에게 ‘마!’를 들어야 하나.
나는 저 사람들의 환호와 찬사를 받아야 하는 몸인데!
민승기는 2002년생으로, 올해 27살의 투수다.
고졸 신인으로 데뷔해 20살부터 프로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첫 시즌에는 불펜으로, 두 번째 시즌에는 마무리로.
그리고 그다음 시즌부터는 선발 투수로.
원래라면 다음 시즌이 끝나야 FA자격을 얻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어릴 때부터 활약한지라 보상 포인트 덕분에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민승기의 목표는 올 시즌 우승도, 투수 골든글러브도, 다른 무엇도 아닌 오션스 입단.
민승기가 오른팔로 불같은 강속구를 뿜어냈다.
“스트라이크-아웃!”
첫 타자 황석규는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스윙하고 스윙 스피드도 빠르지만, 높은 패스트볼의 궤적을 따라오지 못해 삼진.
배영한은 까다로운 상대다. 하지만 민승기는 배영한을 상대로 더 투지를 불태웠다.
이유는, 오션스가 영입한 FA 선수라는 것.
‘네 녀석 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오션스가 FA를 영입할 돈이 부족하다면…’
잠깐 눈을 감았던 민승기가 눈을 떴다. 포수는 ‘저 형 또 저러네’라고 생각하며 다시 싸인을 냈다. 민승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녀석의 존재를 프로야구에서 지워버리겠다!’
파앙!
154km/h의 강속구.
배영한의 배트가 헛돌았다.
2구는 파울.
카메라를 의식해 로진백을 멋지게 만지고, 허리를 숙여 신발 끈을 더듬은 후 양말을 털어냈다. 그리고 안경을 고쳐 쓰고 모자챙을 만진 후.
“스트라이크! 아웃!”
무려 150km/h의 투심 패스트볼. 배영한의 배트가 쫓아가지 못하고 삼진.
사실, 민승기는 오션스 팬들이 왜 자신의 이 동작에 관심을 두지 않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션스 레전드 선수의 루틴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인데.
“강건우!”
민승기는 다음 타자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이 입 밖으로 튀어 나와버렸다.
강건우가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다가 포수를 바라봤다.
그리고 민승기의 선택은.
존 중앙에 투심.
따아아악-!
강건우는 존 중앙에 들어온 투심을 놓치지 않았다. 다만, 아주 약간 빗맞았을 뿐.
타구가 하늘을 날았다. 오션스 팬들은 강건우가 시즌 16호 홈런을 때렸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타구는 외야 펜스를 타고 높게 점프한 외야수 홍석헌의 글러브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사직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의 탄식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민승기는.
“민승기이이이이이!”
마치 한국 시리즈 7차전에 완봉승이라도 거둔 것처럼, 마운드에 무릎 꿇고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포효했다.
강건우가 황당하다는 듯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다이아몬즈 포수 주상욱이 입술을 살짝 깨물고 말했다.
“야, 미안해…그냥 못 본 척하고 들어가라…승기 형이 사직만 오면 좀 그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