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73)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75화(75/385)
숨기다 만 강속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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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와 선더버즈의 경기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 중에는 이 선수도 있었다.
“형. 어디 가세요?”
“어. 먼저 쉬러 간다.”
아이언스 원정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다이아몬즈의 에이스 민승기.
요즘 영 분위기가 좋지 못한 다이아몬즈의 다른 선수들은 경기가 취소된 후 훈련을 하기로 했지만, 어제 선발로 나서서 8이닝 1실점 패전을 기록한 민승기는 당연히 열외였다.
“들어가세요, 형.”
다이아몬즈 포수 주상욱은 조금 신경 쓰이는 듯한 얼굴로 인사했고, 민승기는 별 반응 없이 손을 흔들고 자리를 떴다.
최근 분위기가 영 좋지 못했다. 팬들은 벌써부터 이번 시즌이 끝나면 누가 차기 감독으로 올지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였다. 감독은 신경질적이었고, 코치들은 그런 감독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더 심상치 않은 것은 민승기가 어제 8이닝 1실점 패전 투수가 되고도 선수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가끔 과할 때도 있지만, 팀에서 누구보다 승리를 원하는 사람이었다.
주상욱이 이제껏 본 사람 중에 가장 프로다운 선수.
그런 민승기가 어제 경기에서 실책을 저지른 유격수 정예성에게 펑고를 더 받으라고 다그치거나 다른 투수들의 훈련을 돕지 않고 가버리다니.
어쩌면 팀에 정이 떨어지거나 야구에 열정을 잃은 것은 아닐까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그만큼 민승기의 모습이 평소와 달랐다. 하지만 주상욱의 그런 걱정과는 달리, 민승기는 그냥 오션스 경기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었다.
‘빨리. 더 빨리 가야 해.’
수많은 야구 팬들이 강건우의 마무리 투수 겸업 선언에 충격받았다. 환호하거나, 실패를 예측하거나, 그런 여러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민승기는 강건우의 투타 겸업에 가장 크게 환호한 사람 중 하나였다.
‘강건우. 너란 놈은…’
어쩌면 자신이 이끌 오션스의 우승을 위해 야구의 신이 준비해준 선물이 아닐까.
‘네가 치고, 수비하고, 게다가 세이브까지…’
민승기도 사람이니 걱정은 있었다.
항상 완봉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허약한 오션스 불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왔다.
‘부산의 우완 에이스에게 이런 파트너가.’
오션스가 한국 시리즈에 간다면.
자신이 몇 번이고 선발로 나설 수 있었다. 단지, 오션스의 우승을 위해서.
강건우가 클로저로 자신의 어깨를 조금 가볍게 해준다면 오션스는 무적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큭큭큭. 강건우…좋다. 어디까지 완벽해질 셈이냐. 내가 지켜보겠다.’
민승기는 택시를 잡아타고 급히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켰다.
그리고 곧바로 흥분한 해설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가 때렸습니다! 존 가운데로 몰려 들어온 여태훈의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긴 강건우! 갑니다! 갑니다! 넘어갑니다! 1회 초, 선취점을 올리는 오션스! 2점 홈런! 쓰리 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투런 홈런! 아! 정말 화끈한 스윙이었어요!
“젠장. 너란 놈은 정말…”
택시 기사가 민승기를 이상하게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고 리플레이로 스윙을 본 민승기가 이마에 손을 얹고 이상하게 웃는 것을 끝낸 후에야 말했다.
“저어기,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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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오늘 만약 상황이 된다면, 자네가 클로저로 뛰어 줘야 할지도 몰라.”
미리 들었던 이야기이기에, 조형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투수들이 보직을 바꿀 때면 어떻게든 말은 나오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주전 마무리 투수들은 신인 유격수가 자기 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말을 절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조형오는 감각이 빼어난 선수다. 물론 여러 의미의 감각을 뜻한다.
조형오가 보기에 이 팀은 분명 강건우 위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지금도 그렇게 되고 있고, 앞으로는 그런 경향이 더 커질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군말 없이 셋업맨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마무리 자리에 대한 애착보다는 스트레스가 크기도 했었다.
그리고 전 수석 코치 배유홍의 연락을 받았을 때도 이렇게 대응했다.
-형오야.
“아이고, 코치님.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십니까.”
-잘 지내긴. 그보다, 너 마무리 자리 뺏기고…
“어? 여, 세요? 보-에요? 통, 화가-끄으으으읂기네요-”
뚝.
이미 가라앉은 배에 올라탈 생각 따위는 없었다. 들으나 마나 분명 감독에게 항명하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배유홍은 그런 놈이었다. 감당 안 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전 감독이 있을 때 대놓고 차기 감독이 자기라는 듯 행동하더니, 단장이 기를 쓰고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자 자기가 뒤집어엎어 버릴 거라며 지랄에 지랄을 거듭해 보는 조형오도 조마조마했었다.
어쨌거나, 현실로 돌아와서.
강건우는 1회 초에 2점 홈런을 때려내고 1회 말에 실점을 막아내는 다이빙 캐치로 무명 투수 이휘은을 구해냈다. 덕아웃에서는 신인 주제에 거의 중심에 가깝다. 강건우에게 타격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타석에 나간 노경우가 2루타를 때려냈다.
소문에 따르면, 구단주가 강건우의 팬이란다.
미국인 감독은 강건우에게 엄청난 자유를 보장해주고 있다. 단장은 틈만 나면 언론에 대고 자기가 강건우를 어떻게 데려왔는지 자랑하고 있다.
투수 조형오는 평가가 꽤 갈리는 인물이지만, 사람 조형오는 확고한 인물이었다.
처세의 달인.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불리는 별명은 네모바지 눈칫밥.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팀 분위기는 지하 암반에 처박혀 있었는데, 이제는 화기애애한 덕아웃 분위기를 틈타 조형오가 강건우에게 슬쩍 접근했다.
“건우야.”
“예.”
“외람된 말씀이지만, 혹시 너만 괜찮다면 체인지업 그립 좀 가르쳐 줄 수 있을까?”
말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강건우는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어떤 체인지업을 가르쳐 드릴까요?”
“체인지업도 여러 가지 던질 줄 알아?”
“세 가지 정도 할 줄 아는데…조형오 선배님 구종이 포심, 투심, 커터 세 가지가 주 무기니까 횡 무브먼트 보다는 종 무브먼트를 보이는 벌칸 체인지업이 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형오는 조금 의심했다. 체인지업만 세 가지를 던질 줄 안다고?
하지만 본래의 목적을 다시 떠올렸다. 어차피 구종을 배운다기보다는 강건우와 친해지는 것이 목적 아니던가.
“내 생각도 그래. 안 그래도 벨칸 체인지업을 배우고 싶었지. 네가 던질 줄 안다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
강건우는 벨칸이 아니라 벌칸이라고 바로잡아 주는 대신, 야구공을 조형오의 손에 쥐여 주고 중지와 약지를 벌린 후 검지를 살짝 내려 그립을 만들어 주었다.
“공 양옆을 잡고 던진다는 느낌으로 던지면 됩니다. 아래로 뚝 떨어져서 스플리터 변형 같은 느낌도 있거든요. 선배님 레퍼토리를 생각해보면 이게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래. 고맙다. 연습 좀 해볼게. 감 안 오면 다시 부탁해도 될까?”
“언제든지요.”
새까만 후배에게 뭔가를 배운다는 것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지만, 조형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것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먹고 살기 바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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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견과는 다르게, 조형오 선배는 꽤 열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오션스 팀 분위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이시욱 선배 말로는 원래 안 이랬다는데, 올해 갑자기 분위기가 이렇게 됐다고는 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눈치 안 주는 분위기.
그런 분위기라고 말하긴 하지만,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가 분명하게 존재하긴 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확실히 내 걱정보다는 훨씬 낫다고 보인다.
선배가 후배에게 먼저 다가와 그립을 물어보기도 하고, 박의현도 분명 나보다 야구계 선배임에도 스스럼없이 타격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팀 막내라서 동료 선수들을 어떻게 끌어올리나 고민도 했었는데.
노경우부터 사람 만들고 차차 어떻게 해보려고 했던 계획이 좀 더 빨리 진행되니 다행이긴 하다.
“건우야!”
“유리 누나 여깄다!”
3회 초. 내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원정 온 오션스 팬들이 소리쳤다.
몇몇 팬들이 손가락 모양의 응원 도구를 들고 유리가 있는 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겨우 웃음을 참았다.
나는 이 상황이 꽤 재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회귀 후에도 메이저리그를 갔더라도 유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을 거다. 예전의 내가 아니니까.
하지만 지금 이 정도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가까이 있고, 수많은 사람이 우리를 축복해주고 있다. 유리가 해맑게 웃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 경기장에서 유리의 이름을 들을 수 있다.
“볼! 볼넷!”
첫 타석에서 내게 홈런을 맞은 투수가,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선 내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건 그냥 거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공 네 개가 치기도 힘든 코스로 왔다.
“마! 쫄았나!”
“건우야!”
“유리 누나가!”
“도루 한 번 보여달란다!”
시즌 초반에 도루 두 개를 성공한 후, 시도도 거의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그냥 부상 방지 차원이긴 했는데.
오늘 유리에게 마운드에 선 모습은 아무래도 못 보여줄 것 같으니까 도루라도 보여줘 볼까.
여태훈은 최고 150km/h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투 피치의 투수다.
작년 성적이 평균자책점 4.41에 152이닝 148탈삼진.
주자로 나와 있을 때, 도루하려면 변화구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정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패스트볼에 도루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투구 타이밍을 읽는다면 170km/h 패스트볼을 던져도 도루를 할 수 있다.
특히 내가 도루를 거의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터리가 알고 있다면 더더욱 편해진다. 견제구를 던지거나 날 베이스에 묶어두려는 노력이 없으니까.
투수가 포수 싸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투수의 눈이 발아래 흙으로 향했다. 스트라이드를 뻗을 때 왼발을 놓을 위치를 보는 것이다. 왼쪽 무릎이 들썩였고, 나는 그대로 2루를 향해 달려나갔다.
“아!”
“건우야!”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포수가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코스는 볼이었고, 나는 안전하게 2루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 일은 쉬웠다. 투수가 날 힐끔 쳐다보고 견제구를 한 번 던지긴 했지만, 3루까지 그대로 훔쳐버렸다.
따아악!
홈스틸까지 해버리면 얼마나 재밌을까 생각했는데.
대근이 형이, 멘탈이 조금 흔들린 투수의 높은 공을 그대로 밀어쳐 그대로 홈인.
“양대근! 양대근! 양대근!”
원정 팬들이 대근이 형을 찾고 있지만, 그래도 유리 누나는 내 이름을 부르고 있지 않을까.
“야…구…천…재…강건우! 정말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남자! 투수의 투구 폼을 제대로 읽어 노경우 코 파듯 도루에 성공하다니! 장하다! 멋지다!”
당신 말고 유리만 날 응원해주면 된다고…
“저 말고 타점 올린 주장 응원하는 게 맞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자, 박의현은 눈을 크게 뜨고는 덕아웃 입구로 당장 달려가 소리쳤다.
“오션스의 4번! 오션스의 대들보! 미스터 오션스! 양대근! 양! 대! 근! 선배님! 제 롤모델이십니다! 존경합니다! 선배님 같은 안타를 때리고 싶습니다!”
목청은 어지간히 커서, 투수가 인상을 쓰며 그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솔직히 내가 투수면 머리 한 방 간다.
저건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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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박의현의 머리에 공을 던지지 않았다.
“악!”
대신, 실수인 척 허벅지에 공을 던졌다.
보통 타자들은 진짜 크게 다친 것이 아니고서야 아픈 척을 하지 않는다. 맞아서 아픈 티를 내면 투수에게 기 싸움에서 밀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의현은 달랐다.
“아이고오 내 다리!”
그래도 박의현이 마운드로 달려가서 투수의 턱을 돌려놓을 인물은 아니었다. 아픈 티를 팍팍 내고는 씩씩하게 1루로 걸어가서, 투수를 폭행하는 대신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했다.
“공포의 9번 타자 유준! 나 박의현이 몸을 희생해 만든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투수는 견제구로 박의현의 머리를 맞혀 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눌러 담으며 투구했다.
“윽!”
제구가 제대로 흔들리고 있다. 9번 타자 유준이 옆구리를 맞았다.
무사 1, 2루.
스코어는 3대 0.
아직 투수 교체를 시도할 시기는 아니었지만, 한 방 맞기라도 하면 강판당할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다음 타자는 1번 타자다. 어떻게든 끊어내야 했다. 테이블 세터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계속 이어나간다면 그다음은 강건우와 양대근이다.
딱!
“아웃!”
그나마 급한 불은 껐다.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타구.
주자를 하나 더 잡아냈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래도 점수를 더 내주지 않은 게 어디인가.
다음 타자 배영한은 까다로운 상대다. 그래도 강건우를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강건우에게는 던질 곳조차 보이지 않는다. 첫 타석에서도 그랬고, 두 번째 타석에서도. 게다가 도루 두 개까지 내줬다. 그 뒤로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던져야 한다. 여태훈은 이를 악물고 투구했다.
“볼넷!”
하지만 제구가 고장 나버린 것이 분명했다. 안타 하나 맞지 않고 사사구로만 1사 만루.
감독이 야구공을 들고 마운드로 올라오고 있었다.
여태훈은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강건우를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한편에는, 다음 투수가 강건우에게 맞아 승계 주자를 몽땅 들여보내기라도 하면 자신의 오늘 성적이 3.1이닝 6실점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
어찌 됐거나 여태훈은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다음 투수를 호출했고, 여태훈은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착잡한 얼굴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필이면, 자신의 뒤를 이어받은 투수는 몹시 씩씩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패스트볼을 쑤셔 박으려고 했다.
강건우는 그런 투수를 용서하지 않았다.
잔인할 정도로 시원한 타격 자세.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졌다.
타구를 높게 띄우고 강하게 때려내는 힘찬 스윙.
정석 같은 손목 각도.
2~3배속으로 재생한 것처럼 빠르게 느껴지는 허리 회전.
그리고, 굳이 안 보더라도 결과를 알 것만 같은 타격음.
따아아아아아악-!
강건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팔로우 스윙을 하면서 배트를 그대로 놓았다.
배트는 홈런 타구처럼 큰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날아가고 있었다.
“건우야아아아아아아아!”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우우우! 강! 건! 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
“강건우! 정유리! 강건우! 정유리!”
아주, 축제가 따로 없었다.
조용하게 가라앉은 덕아웃에서, 누군가가 낮게 투덜댔다.
“시발. 여기 우리 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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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기는 몹시 흐뭇한 얼굴로 오션스와 선더버즈의 경기가 끝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스코어는 15대 5.
말 그대로 대승.
강건우는 오늘 경기 6번 타석에 나서서 홈런 두 개와 볼넷 세 개를 얻어냈다. 6타점 5득점. 게다가 도루도 두 개.
지난 두 경기에서 연속으로 마운드에 오른지라 투수로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확실히 강건우였다.
“그래. 그 정도는 해줘야지. 강건우…”
-경기 종료됩니다! 15대 5 대승을 거둔 오션스! 오션스의 두 자릿수 득점은 지난 5월 23일 아이언스전 이후 처음입니다! 3연승을 거둡니다! 6연패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민승기는 중계를 끄고, 최근 즐기고 있는 소소한 취미 생활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어딘가에 접속했다.
그리고 글을 썼다.
[내년에 민승기 오션스 오면 진짜 우승각 보일 듯]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민승기 없어도 우승은 가능할 듯
└민승기 오면 좋긴 한데 중견수가 더 급하지 않냐?
└헛솔ㄴㄴ올해 우승 오션스임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이었다. 민승기가 급하게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올해는 힘들지. 민승기 오면 몰라도. 포스트시즌에는 에이스가 존나 중요한 거 모르냐?
댓글이 또 달렸다.
└민승기 없어도 우승 된다고
└가필드랑 심슨 있어서 쌉가능임
└승기야 자라
민승기는 어이가 없었다. 어째서 이런 야알못들과 같은 팀을 응원하고 있는 걸까.
“후. 다음 오션스 전에는 무조건 퍼펙트다.”
오늘도 민승기의 야심이 꿈틀대고 있었다.
“날 찬양하게 될 것이다. 야구가 뭔지도 모르는 우매한 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