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91)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93화(93/385)
오션스 당신은 도대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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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려라.”
더블 플레이 수비 훈련 도중, 노경우는 강건우의 말을 듣고 흠칫했다.
평소였다면 또 나만 가지고 그런다고 툴툴대고 다른 선배들에게 일러 바쳤을 테지만, 혼자 찔렸는지 이렇게 대답했다.
“뭐, 뭐. 뭐!”
강건우가 피식 웃었다. 노경우는 강건우가 자신과 동갑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짜증 나게 하는 사촌 형 같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나보다 공부 잘 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고 나랑 비교도 안 되는 스펙을 쌓더니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해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그런 사촌 형.
“스텝 꼬이잖아. 엉덩이 흉하니까 그만 좀 흔들고.”
“내가 언제!”
노경우가 발작하듯 펄쩍 뛰어오르며 소리쳤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펄쩍 뛰어올랐다.
“노경우! 혼자 점핑 캐치 연습하냐?”
이제 훈련 때 꽤 주장다운 양대근이 1루에서 소리쳤다. 강건우의 투타 겸업 때문에 최근 1루 수비 훈련량을 늘린 양대근은, 지명 타자로 출전할 때 보다 1루수로 나설 때 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노경우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양대근 주장은 좋은 사람이지만, 최근 훈련 때만큼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지방 방송 끝났으면 다시 시작하자!”
어쨌거나, 더블 플레이 훈련이 끝나고 노경우에게 강건우가 말했다.
“그 여자 서면 전포동에 아임타이라는 식당 좋아한대.”
“뭐?”
“태국 음식점인데…”
“그 여자?”
노경우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말했다.
“형수님이라고 불러라. 최소한 민아 누나라고 부르던가.”
강건우는 생각했다.
‘설마 이 미친놈이…’
인터뷰에서 민아 누나 사랑해 같은 미친 소리를 하는 건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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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브레이크 직전 마지막 KBO 리그 경기.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에는,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수 시즌 만에 시즌 중반에 포스트시즌 사정권 안에 들 수 있는 메테오스를 응원하려는 팬들로 가득 찼다.
물론, 오션스 팬들도 있었다.
어제의 그 말 같지도 않은 패전을 본 썩은 눈을 보상받기 위해 너희를 두들겨 패기 전에 쩔어 주는 투타 밸런스로 상대를 압살하는 승리를 보고 싶어 하는.
“최! 강! 대! 전!”
“오션스 승리하리라-!”
지난 시즌만 해도, 야구 팬들은 이 두 팀이 맞붙을 때 나오곤 하는 저 응원 구호를 두고 조롱하곤 했다.
누가 최강이고 누가 승리하는가.
부산과 대전에서 승리 팀의 다른 말은 원정팀이고, 포스트시즌 무패를 자랑하는 두 팀.
물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를 못하니 무패인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두 팀을 두고 복지형 프로야구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복지를 위해 누구보다 짧은 시즌을 치르는 구단.
비시즌이 누구보다 길지만, 시즌 준비는 누구보다 짧게 하는 팀.
몇 시즌 간 두 팀은 항상 외쳤다.
‘올해는 다르다!’
말과는 달리 주로 비슷했지만, 때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메테오스가 탈꼴찌를 해서 9위를 하면 오션스가 꼴찌가 된다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된다거나.
그것도 달라진 거냐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두 팀은 꿋꿋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뭔가 달랐다.
“메테오스의 선발 투수! 무적의 에이스! 그 이름하여!”
메테오스의 응원 단장이 힘차게 목소리를 끌어올렸다.
행복하지도 않은데 행복한 척이나 한다느니, 응원해주는 팬들이 부처라느니.
그런 소리를 들으며 참아왔던 인고의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끝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응원 단장의 힘찬 목소리에 관중들이 반응했다.
“박ㅡ! 용ㅡ! 재ㅡ!”
“용재야아아아아아악!”
“용재! 용재! 용재! 박! 용! 재!”
기나긴 최하위 혹은 9위의 터널 속에서 관중 수가 떨어지더라도, 박용재가 등판하는 홈 경기에는 항상 많은 수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곤 했다.
현재 메테오스의 감독인 정태구는 그걸 알기에, 가끔은 로테이션을 조정해 일부러 홈 경기에 박용재를 등판시키기도 했다.
용재야. 팬들은 널 보러 온다.
무덤덤하고 대범한 성격의 박용재는, 묵묵히 감독의 말을 따르는 투수였다.
오늘은 올림픽 이전 마지막 등판.
박용재는 거의 울부짖듯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팬들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끝마쳤다.
‘오늘도 무사히.’
무사히 등판을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은 내야수들이 공을 놓치지 않기를.
외야수들도.
포수도.
타격이 꽤 일취월장하며 팀 성적이 올라오곤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수비력은 제자리였다.
길게 호흡하고, 1회 초.
초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143km/h의 바깥쪽 낮게 꽉 찬 포심. 공격적인 타자인 황석규가 배트도 내지 않은 걸 보아하니, 꽤 잘 긁힌 모양이었다.
황석규를 4구째 스플리터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배영한이 유들유들 웃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어제 배영한이 메시지를 보냈었고, 박용재는 그러려니 했다. 하는 말이야 항상 비슷했다. ‘야. 살살 좀 하자.’
딱!
배영한이 3구째 커브를 밀어쳤다.
재능은 있지만, 아직 많이 미숙한 신인 유격수 유병성이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런데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가 되어 옆으로 새어나갔다.
“야야! 뭣 하는겨!”
관중석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유병성이 그 자리에 무릎 꿇은 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졸라 잘 때렸다. 그치? 어여 일어나. 병살 잡으면 돼. 괜찮어.”
박용재는 직접 유병성을 일으켜주고는 엉덩이를 툭 쳐서 자리로 돌려보냈다.
박용재 하면 멘탈.
김권종만큼의 제구력이나 민승기만큼의 구위를 갖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자기 피칭을 할 수 있는 투수.
‘강건우네. 강건우여.’
다음 타자가 강건우다. 박용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딘가 특별하긴 하다. 사실, ‘강건우 시즌’에 꼴찌를 해서 강건우를 이 팀에 데려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길지 않았다.
박용재의 멘탈은, 팀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데서 왔다.
10승 20승이 무슨 상관인가. 평균자책점만 낮으면 된다.
박용재는 메테오스의 팀 상황이 만들어낸 괴물이었다.
‘쟤가 어디가 약하더라…?’
지금 중요한 것은, 평균자책점을 높이지 않는 피칭일 뿐이다. 머리를 굴렸다. 강건우의 약점?
높은 공을 던지면 넘어간다.
몸쪽도 넘어간다.
바깥쪽이나 낮은 공은 그나마 괜찮지만, 그것도 넘어간다.
약점이 없나?
‘그냥 대충 보내고 뒤 타자?’
양대근은 지금 물이 올랐다. 그렇다고 둘을 다 피하자니, 만루가 된다.
이시욱이나 울프팩이 정확도가 떨어지는 타입이긴 하지만, 둘의 장타력은 꽤 부담된다. 특히 울프팩은 만루홈런만 아니었으면 이미 짐을 쌌을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늘 상대 선발이 국민성인가 갸지?’
자문했다. 어제 15점을 낸 타자들을 믿고 가볼 것인가.
어차피 답이 없는 문제였다. 감독은 무조건 어퍼스윙을 해대는 강건우의 장타에 대비해 외야수들을 뒤로 물렸다.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치우친 시프트.
‘뭐…어떻게든 되겄지.’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올 때는, 어쩔 수 없다. 박용재의 선택은 그냥 존 안에 가장 자신 있는 투심을 쑤셔 박아버리는 거였다.
따악!
어차피, 모든 타구를 펜스 밖으로 넘기진 못한다.
맞을 확률보다는 안 맞을 확률이 훨씬 높다.
강건우가 강하게 때려냈지만, 타구는 예의 그 로켓 같은 포물선을 그리진 못했다.
3루 쪽으로 치우쳐 수비하던 유병성의 앞으로 타구가 빠르게 바운드되어 날아갔다.
유병성은 공을 잡아냈고, 아까 박용재의 말을 떠올렸다.
‘병살 잡으면 된다고…’
그리고 유병성의 송구는, 2루수의 머리를 넘겨 우익수 앞으로 날아가 버렸다.
“뭣이여!”
“아아아아!”
“정신 차려!”
병살로 이닝을 끝낼 수 있던 기회.
그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1사 1, 3루를 만들어버린 유병성이 눈물을 글썽이며 허공을 바라보고 있을 때, 박용재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괜찮어. 병살 잡으면 돼. 야, 막내야. 울지 말어.”
강건우는 그런 박용재를 보고 어처구니없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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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빅 3라고 불리는 투수 중, 승기 형을 제외한 둘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김권종과 박용재.
둘 다 꽤 잘 던졌다.
강건우, 정조준, 김권종, 박용재.
이 넷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자 다른 한국인 선수들도 메이저리그를 노크했지만, 우리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 했었다.
메이저리그라는 곳이 좀 그렇다.
운도 필요하지만, 운 이전에 확고한 실력이 필요한 곳이다.
박용재라는 투수는 거기서도 신기한 투수 취급을 받았다. 구속이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칼 같은 제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구위를 가진 것도 아닌데 시즌 끝날 때가 되면 사이 영 상 급은 아니더라도 꽤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다.
미국 팬들 사이에서 붙은 별명이, 최강의 3선발.
1선발로 뛰기엔 조금 애매하고 2선발로도 그럭저럭 이지만 3선발이라면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습이 약간은 이해가 간다.
나는 몰랐다. 저 형이 ‘네가 메테오스에서 안 뛰어봤으면 말을 말어.’라고 했던 게 그냥 농담인 줄만 알았지.
유병성의 맹활약으로 만들어진 1사 1, 3루.
오늘 메테오스 선수들이 단체로 작정이라도 했는지, 중견수 이해석이 대근이 형의 다소 평범한 플라이를 놓쳐버렸다.
타구 판단 미스.
발은 빠르나 어깨가 약한 편인 이해석의 송구 능력을 생각해 1루에서 꽤 넓게 서 있었던 나는 그 중견수가 타구를 놓치자마자 전력 질주해 홈까지 밟았다.
“우와! 직인다! 빠르다! 우와! 대근이 행님! 내가 치면 건우처럼 뛰세요!”
노루 형과 하이파이브 하면서, 마운드의 투수를 힐끗 살폈다.
솔직히 이러면 야수들 엎드려뻗쳐 해놓고 줄빳따 때려도 무죄다. 그게 내 투구 철학이다.
그런데 저 양반은, 별로 눈부시지도 않은 조명탑을 가리키며 중견수를 위로하고 있었다.
대단한 사람이다.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 노경우때문에 이렇게 되면 당장 가서 귓밥을 잡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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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해!”
노경우는 움찔했다.
왜 오늘따라 더 많이 잔소리를 듣는 것 같은지.
기분 탓일까.
하지만 노경우의 들썩이던 엉덩이가 잠잠해졌다.
선발 투수 국민성이 예의 그 깔끔한 투구 폼으로 공을 던졌다.
딱!
이해석이 타이밍을 놓쳤다. 투심이 살짝 빗맞았고, 타구가 2루수 노경우 앞으로 조금 느리게 굴러왔다.
이해석은 빠른 타자다.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차분하게!”
앞으로 달려나가려던 노경우가 강건우의 외침을 듣고 본능적으로 스텝을 줄였다. 살짝 파여 있는 잔디 때문에 타구가 살짝 미끄러졌다. 생각 없이 달려나갔다간 처리하기 힘들 수도 있었던 타구를, 노경우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낮게!”
약간 조급한 나머지 빠르고 강하게 1루로 송구하려다가, 그 외침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어깨에 힘을 뺐다.
“아웃!”
다급한 마음과는 달리 꽤 여유롭게 아웃.
양대근이 살짝 엄지를 들었고, 국민성은 감정 변화 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노경우는 조금 풀죽은 채 강건우에게 말했다.
“나한테 왜 그러냐…”
강건우는 별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왜 이렇게 들떴냐. 여자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니고.”
“처음인데…”
“모쏠?”
“나쁜 새끼…”
엄밀히 말하자면, 강건우도 정유리 외엔 만나본 적 없지만.
강건우는 살짝 노경우를 비웃고는 말했다.
“들떠서 실수하면 온천장 불나방이 만나주겠냐?”
“민아 누나를 다시는 온천장 불나방이라고…”
“집중해.”
“…”
둘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는지, 국민성이 즉시 투구를 시작했다.
1구, 볼.
2구, 볼.
3구, 타격.
딱!
이번에는 유격수 강건우 쪽으로 향하는 타구.
노경우는 강건우의 포구를 매의 눈으로 노려보았다.
하지만 강건우는 정석 그 자체로 공을 잡아냈다. 탈 KBO 급이니 메이저리그에 지금 갖다 놓아도 될 거라느니 하는 말을 항상 듣고 있으면서도 전혀 자만하거나 대충 처리하지 않는 모습.
안정된 보폭의 사이드 스텝.
글러브를 그라운드 높이까지 낮춰 공을 담은 후, 오른손으로 공을 덮었다. 몸의 중심으로 공을 가져와 밸런스를 유지하는 동작도 교과서에 가까웠다.
괜히 무게 잡는다고 러닝 스로우나 점핑 스로우를 시도하지 않고, 단번에 공을 빼서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로 송구. 턱이 들리지도 않고 상체가 기우뚱하지도 않았다.송구는 정확하게 1루수 양대근이 미트를 뻗은 곳으로. 잡기 좋은 적당한 속도.
“아웃!”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수비로 보였겠지만, 노경우는 입을 꾹 닫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강건우는 다이빙 캐치나 터닝 스로우 같은 화려한 수비도 잘 하지만, 불필요한 상황에서 그런 플레이를 한 적이 없었다.
그게 아니면 잡을 수 없을 때만 그렇게 수비한다. 데뷔 시즌을 강건우와 함께 키스톤 콤비로 보내고 있는 노경우는 이제야 서서히 눈이 뜨이고 있었다.
‘전부 다 잘하는 나쁜 새끼…’
군말 없이 자리로 돌아왔다. 오늘 조금 붕 떠 있었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휴가 기간에 연습이나 해야지…’
노경우의 엉덩이가 자기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멈춰 있었다.
‘딱 봐라. 나도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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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초의 결정적인 실책 퍼레이드는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성은 퀄리티 스타트로 6이닝 3실점.
박용재는 7이닝 5실점(2자책).
강건우는 올림픽 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11번 등판해 11이닝 동안 탈삼진이 무려 22개.
평균자책점 0의 행진.
166km/h의 강속구를 뿌리지 않더라도 노련한 피칭에 메테오스 타자들을 물리쳤다.
심지어 오늘은 140km/h 중후반의 포심에 루킹 삼진을 당한 타자도 있었다.
투수들이란, 특히 강속구 투수들은 자신의 구속을 과시하고 싶어 안달이 난 족속들이다.
제구를 위해 구속을 희생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1이닝만 던지는 상황에서, 특히 신인 선수가 그런 식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일은 정말 보기 드문 일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강건우의 그 피칭은 올림픽에 대비해 전력 분석원을 파견한 일본 대표팀에게 약간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었다.
-체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페이스 조절이 힘들 수 있고, 최근 한국은 무척 무더웠던데다가 이 선수는 중간의 출장정지 상황과 팀이 대승할 때 경기 후반에 빠진 것 외에는 거의 풀타임 출장 중이다.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일 수도 있는 추론이지만, 그건 완전히 빗나간 추측이었다.
누군가가 행복회로를 돌리거나 말거나, 강건우는 집으로 가는 구단 버스 안에서 메시지로 정유리와 행복하게 꽁냥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나 : 166던지고 바로 다음에 146 던지면 어떨까?
-나 : 오늘 느리게 던져봤는데 제구 잘 되더라.
-유리 누나 : 정신 못 차리고 붕붕붕 하겠지?ㅎㅎㅎㅎㅎ
-유리 누나 : 그 정도 구속이면 체인지업이나 마찬가지니까
-나 : 팀에 요청해서 경기 영상 받아 놀 테니까 보고 빨리 던질 때랑 느리게 던질 때랑 투구 폼 똑같은지 봐줄 수 있어?
-유리 누나 : 아 당근빳따지
-유리 누나 : 나 아니면 누가 이런 거 해줘???
-나 : 누나밖에 없지 ㅎㅎㅎㅎㅎㅎㅎㅎ
-유리 누나 : 누나밖에 없지?ㅎㅎㅎㅎㅎㅎ
-나 : 당근빳따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