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104)
#104
섭외왕 아이돌
[노래해 듀오> 방영 사흘 전, 첫 예고편 공개부터 분위기는 이상해지기 시작했다.박영제 – 혜진이야 뭐 이미 공개된 조합인 만큼, 예고편의 전면에 내세워 공격적인 홍보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7IN의 파트너는 그 와중에도 베일에 쌓여 있었다.
뭔가 굉장한 것을 숨겨 놓았다는 듯한 편집과 함께, 마지막에 실루엣만 살짝 공개되었을 뿐.
네티즌들은 그 실루엣을 가지고 갑론을박을 펼치기 시작했다.
[왜 칠린 애들만 파트너 공개 안함?] [촬영한거 보면 누구 섭외하긴 한것 같은데] [ㅋㅋㅋ딱 봐도 혜진보다 체급 딸리니까 그냥 어그로만 끄는거] [ㄴㄴ파트너 영의정이란 스포 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지랄 영의정은 개뿔] [행복회로 좀 고만 돌리세여~] [실루엣이 완전 영의정 같긴 하던데] [ㅋㅋㅋㅋ너네 엠씨더황조 사건 몰름?] [예고편 실루엣만 보고 엠씨더엑스라고 추측했는데 현실은 원로가수 조황조였자너] [아 그거 레전드긴했짘ㅋㅋㅋㅋㅋ] [이번에도 뭔 듣보 원로가수 나오는거아님?] [그래도 조황조님은 인지도라도 있었짘ㅋㅋ]온갖 부정적인 추측이 빗발치는 중에도, 현장 방청을 갔던 7IN의 팬들은 모두 놀라운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데뷔부터 헤이터들의 뒤통수를 신나게 쳐 온 그룹인 만큼, 이제 그 팬들도 반전을 즐기기 시작한 거다.
부정적 예측이 팽배한 가운데 마침내 [노래해 듀오> 1화가 공개됐다. 하이퀄리티의 무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4번 타자 박영제가 혜진과 멋진 콜라보 무대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미쳣다ㅏㅏㅏㅏ] [와ㅏ 탱고] [혜진이가 찢어따ㅠㅠㅠㅠ] [후 무대 편곡 착장 전부 개쌉레전드] [ㅋㅋㅋ영제 망하라고 고사 지내던 칠링이들 단체로 시무룩ㅋㅋㅋㅋㅋ] [이게 클립 조회수도 최고 찍을듯?] [진짜 경연한다고 내돌 갈리는거 보면 속상해 죽겟는데 또 무대 보면 환장하게 된다ㅠㅠㅠㅠ경연은 애증이야 진짜···] [그나저나 이제 남은 가수들 어뜩함] [칠린이 이거 넘을수잇듬?] [ㄴㄴ 조황조로는 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번째 무대가 끝난 시점, 박영제의 팬들은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박영제도 워낙 좋은 무대를 했고, 베리타스와 혜진의 팬덤까지 등에 업은데다가 7IN의 파트너는 이 순간까지도 불명확했으니까.
[근데 칠린은 머 한게 있다고 마지막 순서?] [저새기들은 선비 컨셉이라면서 장유유서도 몰름?] [ㅋㅋㅋㅋ서쿠니 픽이자나] [하긴 아육시도 메인PD 서쿠니였지] [근데 차라리 1빠 주는게 낫지 않앗음?] [서쿠니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겟냨ㅋㅋㅋ] [칠링이들 개같이 멸망 1분 전ㄷㄷㄷ]그러나 여섯 번째 무대가 시작됨과 동시에,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다.
아름답게 꾸며진 동양풍의 무대 한가운데엔, 5년 만에 매스미디어에 등장한 영의정의 모습이 있었다.
[어???????????]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이게;;;;;;;;;;;] [아 지랄마진짜] [ㅋㅋㅋㅋ뭐야 진짜엿엌ㅋㅋㅋㅋㅋ] [댑가대박ㅂ대답갭때박댑가]그 순간까지 숨을 참고 있던 7IN의 팬들이 일거에 반응을 터뜨렸다. 지난 일주일 동안 온갖 조리돌림을 당하며 쌓였던 분이 한 순간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좋은 파트너를 데려온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세트의 퀄리티, 편곡의 완성도, 퍼포먼스 구성까지, 무대 자체만 놓고 봐도 박영제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무엇보다 멤버들과 영의정의 미친 연습량이 보였다.
저 거물을 데려왔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이렇게 정교한 합을 맞춘 콜라보레이션이라니!
방청을 갔던 팬들은 그 순간의 감동을 오롯이 다시 느끼며 행복해 했고, 방청을 가지 못했던 팬들은 뜻밖의 선물에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ㅠㅠ와나진짜 눈물날것같아ㅠㅠㅠㅠㅠ] [진짜미쳣다미쳣어ㅋㅋㅋㅋㅋㅋㅋ] [이팀 빨다가 내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듯] [혼성 콜라보 하라니까 올타임 레전드 섭외해 오는 미친회사ㅋㅋㅋㅋㅋ] [와 영의정님 하나도 안죽은듯 아직도 포스 ㅁ;쳣다] [우리 칠린이들도 봐달라구ㅠㅠㅠㅠ] [ㅁㅈㅁㅈ 누가 영의정 옆에서 저 정도로 기 안죽고 무대함?] [오늘따라 애들 더 절거워보인다ㅠㅠㅠㅠ] [ㅋㅋㅋㅋㅋ그나저나 칠린이 좆망했네 어쨌네 하던 애들 다 어디갓어?] [빨리 나와줘~ 계속 대화해야지] [안티들은 몇 번이나 더 머리통 깨져야 정신차릴거얌?] [ㅅㅂ섭외빨] [ㄴ3분동안 딱 그거 다섯글자 친거야?] [ㄴ냅둬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키보드도 못 두들길듯]영의정의 등장 덕분에 7%로 시작한 시청률은 방송 종료 직전엔 15%까지 치솟아 올랐다. 흔한 듀엣 음악 경연 프로그램인 줄 알았던 [노래해 듀오>가 영의정의 복귀 예능이 된 순간, 화제성 1위는 이미 따 놓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영의정, [노래해 듀오> 7IN 파트너로 깜짝 연예계 복귀!] [점 하나 찍고 돌아온 영의정, 이제는 유고우먼 아닌 유교우먼?] [“친한 동생들 도와주러 왔다.” 영의정 – 7IN은 어떻게 친해졌나.]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사흘 간, 7IN – 영의정 콜라보레이션은 내내 압도적인 버즈량(온라인에서 언급된 횟수)을 자랑했다.
SNS 트렌드에 자리잡은 것은 물론, [유교우먼> 후렴의 ‘곰방대 안무’ 챌린지도 만들어지며 빠르게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팬들은 이런 대성공의 일등공신으로 소속사인 솔라시스템을 꼽았다. 영의정을 섭외할 수 있었던 것은 솔라시스템이 일을 잘 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으니까.
[크으 우리 소속사 일 너무 잘하는거 아니냐구] [노듀 나간다고 했을때만 해도 걱정했음ㅋㅋㅋㅋ] [사실 그때부터 이미 영의정 큰그림 그렸던거 아닐까] [그럴수도잇음ㅋㅋㅋㅋㅋㅋ] [앞으론 어떨지 몰라도 지금까진 진짜 소속사 맘에든다] [돌팬들이 소속사 좋아하기 진짜 쉽지않은데] [앞으로 애들 컨디션 관리만 좀 잘해줬음 좋겟어ㅠㅠㅠ] [무튼 이번엔 영의정 섭외한 것만으로도 할일 다함] [할일 다한 수준이 아니짘ㅋㅋㅋ 진짜 이번엔 소속사가 캐리한거]쏟아지는 칭찬에 뿌듯하긴 했으나, 서은우 팀장은 그 공적을 챙길 생각이 없었다.
영의정 섭외는 전적으로 7IN 멤버들과의 친분 덕택이다. 먼저 컨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 덕분이고. 그 사이에서 서은우 팀장과 솔라시스템이 한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서은우 팀장은 별도로 보도자료를 내서 영의정 섭외 비화에 대해 밝혔다. 짧은 인터뷰엔 영의정이 어떻게 섭외되었는지, 또 솔라시스템이 7IN을 어떤 마음으로 서포트하고 있는지 오롯이 담겨 있었다.
“영의정 님을 섭외할 수 있었던 건 7IN 멤버들 덕분이었습니다. 솔라시스템은 소속 아티스트가 보람을 느끼며 행복한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의정 님의 복귀를 추진한다는 것은 우리로서도 상상조차 해 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멤버들이 먼저 영의정 님을 제안했습니다. 물론, 연락처 역시 멤버들이 가지고 있었고요. 아육시 제주도 MT 당시, 우연히 만들어진 인연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겸손한 태도로 공적을 돌리는 인터뷰는 오히려 팬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솔라시스템 = 갓갓갓갓갓] [솔템 찬양하느라 오늘 태양계만 200번 들엇다] [난 하교길에 수금지화목토천해명 100번 광광외침] [ㅁㅊ너 학생아니지? 태양계에 명왕성 빠진지가 언젠뎈ㅋㅋㅋ] [앗;; 누룽지사탕 냄새 들켰낭;;ㅎㅎ] [근데 진짜 좋은 인터뷰다ㅠㅠㅠㅠ] [소속사도 열일했지 컨택만 한다고 끝 아니자나 스케쥴 조율하고 멤버들이랑 영의정 같이 연습할 수 있게 환경 조성하고] [그게 다 일인데 넘 겸손한거 아니냐] [글고 무엇보다 서팀장님 너무 존잘임ㅋㅋ] [8인조로 어뜨케 안대나 ㅎㅎㅎㅎㅎ] [난 칠린이랑 영의정이 어케 친해졌는지 그게 젤 궁금ㅋㅋㅋ] [맞앜ㅋㅋㅋㅋ대체왜친한거얔ㅋㅋㅋㅋㅋ] [제주도에서 어떻ㄱ ㅔ만낫는뎈ㅋㅋㅋ] [썰좀 풀어주세여ㅓㅓ]서은우 팀장과 팀원들은 온라인 반응을 면밀히 관찰했다.
솔라시스템, 그리고 7IN 멤버들을 칭찬하는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그 사이에서 7IN – 영의정 커넥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흐음-.”
이런게 또 컨텐츠 감 아닌가.
분위기를 읽은 서은우 팀장이 영의정에게 직접 운을 띄웠다.
“누님, 저 서은웁니다.”
– 응, 무슨 일이야?
“괜찮으시면 이번주중에 칠린 라이브방송에 한번 나와 주실 수 있을까요?”
– 라이브방송? 제이라이브 같은 거?
“누님과 멤버들이 어떻게 친해진 건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좋아. 나가서 썰 좀 풀어 달라 이거지?
“예, 맞습니다.”
– 그래, 그러자. 나 내일 시간 되는데.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 번거롭긴,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근데 서 팀장, 나 개인 매니저 한 명 데리고 가도 될까?
“아, 누님 매니저는 저희 측에서 이미 다 준비해 놨···.”
– 아 노노노, 괜찮아. 나한테 편한 사람으로 섭외해 놨으니까, 서 팀장은 신경 안 써도 돼.
“···감사합니다.”
– 감사는 무슨~ 내일 봐.
그렇게 순식간에 라이브 방송 섭외가 완료되고, 바로 다음 날 제주도에서 영의정과 그녀의 새로운 매니저가 함께 날아왔다.
“···똥겜만 하다가 이제 겨우 엘드리치 링 시작했는데···.”
“아 몰라 몰라, 그러니까 갓겜부터 했어야지.”
뿌루퉁한 표정으로 기타 가방을 끌어안은 매니저의 정체는 영의정의 남편 나우리였다.
나우리 본인은 꿀 같은 휴가가 끝났다는 사실이 아쉬워 보였지만, 군자는 다시 만난 스승님이 반갑기 그지없었다.
“선배님!”
영물인 향비파를 선물받은 이후, 단 하루라도 연주를 쉬어 본 적이 없는 군자였다. 매일 같이 비파를 만지고, 연주하고, 현을 조율하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 놓았다.
“오오, 비파 관리 진짜 잘 했네.”
“예. 선배님께서 귀한 물건을 선물해 주셨으니, 저 역시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래, 잘했다. 어차피 이제 네 물건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있는 거 보니까 뿌듯하네.”
처음엔 서울에 올라온 것이 못마땅해 보였던 나우리도, 군자와 향비파를 보니 마음이 풀린 듯 특유의 푸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거 봐, 올라와서 애들 보니까 좋지.”
“아이, 당연히 좋지. 근데 엘드리치 링을···.”
“아오, 아저씨! 몇 살인데 게임 타령이세요.”
“나 45살···.”
“됐고, 나 여기 점 좀 찍어 줘.”
“여기?”
“아니, 좀 더 아래.”
“오케이.”
“아, 그리고 오빠도 잠깐 방송 나오자.”
“어? 내가? 아이돌 라방에? 왜?”
“싫어?”
“당연히 싫지!”
“오빠, 내 남편 아니야?”
“그, 그게 뭔 상관인데.”
“얘네 아이돌이잖아. 나랑 열애설이라도 나면 어떡해?”
“푸하핫, 뭔 웃기는 소리를···.”
“어어? 이 오빠가 이렇게 뭘 몰라요. 팬들이 얼마나 이성 관계에 예민한데. 이럴 때 오빠가 딱 옆에 있어야 팬들도 안심하고, 그냥 비즈니스 관계구나~ 생각하지. 안 그래?”
“의정아, 아마 아무도 의심 안 할 걸?”
“플스 압수?”
“출연할게. 나도 메이크업 받으면 되지?”
유고우먼이 유교우먼으로 변신하는 동안, 7IN 멤버들도 메이크업을 받으며 라이브 방송을 준비했다. 7IN – 영의정 합동방송 공지가 나간 덕분에, 방송 채널엔 벌써 수만 명의 시청자들이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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