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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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구성을 시작하겠습니다!
“어머, 어머, 미쳤나 봐.”
“군자야, 너무 잘 어울린다-!”
“어떻게 모나미룩으로 이런 핏이 나오지?”
“손님, 너무 너무 잘 어울리세요! 이런 기본템 예쁘게 입기가 가장 힘든 건데.”
군자가 피팅룸을 빠져나오자 마자, 부모님과 점원은 기다렸다는 듯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상술이나 비위 맞추기용 멘트가 아니었다.
편한 옷을 입고 있어도 태가 남달랐던 군자였다. 실패할 수가 없는 타고난 골격. 기본 셔츠만 입혀 놔도 이미 연예인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진짜 어떡하지? 손님, 이건 진짜 사셔야겠다.”
“그렇습니까?”
“제가 원래 이런 말씀까진 잘 안 드리는데, 이건 무조건 가져가셔야 돼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닌데···.”
“그럼 바로 다음 거 입어 보시겠어요? 이건 좀 더 편하실 텐데.”
점원은 잔뜩 신이 난 듯 콧노래까지 부르며 군자에게 옷을 챙겨 주었다. 다음 의상을 챙겨 피팅 룸으로 들어가면서도 군자는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다.
이래도 괜찮은 것인가.
청빈(淸貧)은 선비의 상징이다. 계절마다 두 벌의 옷만 가지고 깔끔히 세탁하여 입는 것이 선비의 자세거늘. 이렇게 옷을 잔뜩 입어 봐도 괜찮은지···.
그러나, 뭘 입고 나가도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세상에, 이것도 사야 돼!”
“검은색도 너무 잘 받는다!”
그 정도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현대의 옷은 도통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그나마 편했던 맨투맨 티셔츠 같은 것을 주로 입고 다니긴 했지만, 이렇게 불편한 옷이라면 평상시엔 입기 어려울 터인데.
그러나 피팅 룸을 나갈 때마다 찬사가 쏟아지니.
“우와-.”
솔직히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아니, 이런 비비드한 컬러도 소화를 해 버리시네?”
“워낙 피부 톤이 예쁘셔서.”
“너무 잘 어울린다, 군자야!”
어느새 다른 점포의 직원들까지 모여들었다. 모두 군자의 패션쇼를 구경하러 온 듯한 모습.
‘이것 참, 부끄럽구나···.’
민망하다는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군자는 어느새 스스로 다음 옷을 집어들고 있었다.
“이것도 입어 보면 되겠습니까.”
“그럼요, 입어 보세요!”
군자가 어떤 옷을 입든 사람들은 감탄해 마지않았다. 칭찬이란 참으로 부끄러우면서도 뿌듯한 것이로구나. 받을 때마다 그것을 몸소 느끼는 군자였다.
게다가, 무엇보다 부모님이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군자야, 그 옷도 너무 예쁘네!”
“역시 내 아들이라 그런가, 뭘 입어도 예뻐.”
그래, 이것은 효(孝)의 과정이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야말로 효도 아닌가.
게다가, 아이돌에게 의상이란 선비의 지필묵(紙筆墨) 같은 것. 사치품이라면 검소해야겠지만, 지필묵은 빚을 내서라도 구입하는 게 옳다.
“···저기 파란 색 저고리도 입어 봐도 되겠습니까?”
“그럼 그럼! 입어 봐!”
그렇게 정신승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군자였다.
양 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미용실. 그 곳에서도 군자는 유독 격한 환영을 받았다.
“어서 오세요, 손님!”
“원장 이용원입니다. 손님은 제가 직접 모시겠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적극적인 환대. 군자는 어쩐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미용실은 용모를 꾸며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곳이라 들었다. 그러니, 용모가 훌륭하지 못한 손님일수록 더 의욕적으로 일을 하려 할 테지.
상태창으로 한 단계 올리긴 했지만, 그래도 S급으로 평가받은 용모 아니던가. S급이라, 대체 몇 단계를 올라야··· 아무튼 용모만 생각하면 군자는 한숨이 났다.
“원장님.”
“예, 손님?”
“원장님 눈에도 제 용모가 S급으로 보입니까?”
“예? 아하하, 그, 그럼요! 완전히 S급이신데요!”
“!”
미용 전문가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구나. 알고 있었음에도 군자는 괜히 울적해졌다.
“이제 머리까지 하시면 분명 더 멋있어지실 겁니다!”
“···다행입니다.”
그래, 아이돌에겐 용모도 중요하다 들었다. 부질없는 노력이 될지도 모르지만, 호박에 줄이라도 그어 보아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세 시간에 걸친 환골탈태 과정 끝에 마침내 군자의 머리가 완성됐다. 이용원 원장은 마치 인생을 바친 역작이라도 내놓듯, 마지막 가위질까지 심혈을 기울였고.
[사용자 : 유군자] [용모 : A-] [노래 : D+] [춤 : C+] [매력 : A]동시에, 상태창이 떠오르며 외모의 변화를 알렸다.
“오오.”
미용 기술만으로 용모의 등급을 올리다니, 장인은 장인이로다.
이용원 원장은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작업에 대해 설명했지만 군자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파마(罷魔)가 어쩌고 하던데. 마(魔)를 파하다니, 아마 내 머리에 마가 끼어 있었나 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그렇게 모든 단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군자가 전신거울 앞에 섰다. 미용 문외한인 그가 보아도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치장엔 익숙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사실 꽤 좋았다. 부끄럽긴 하지만, 자꾸 거울을 들여다 보고 싶구나.
어쩌면 꾸미고 단장하는 것이 그의 본성에 꽤나 잘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군자였다.
“부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군자는 부모님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엎드렸던 몸을 일으키자, 부모님은 군자에게 할 말이 있다는 듯 그를 앞에 앉혔다.
“이제 합숙까지 딱 나흘 남았네.”
“네, 맞습니다.”
사실, 걱정은 군자보다 부모님에게 더 많았다.
사고 후, 어딘가 조금 달라진 군자였다.
두 사람이야 군자가 방구석에서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지만,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다를 것이다. 그런 차가운 시선과 뾰족한 말들에 군자가 상처 받을 것이 걱정됐다.
두 사람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사람들은 분명 아픈 이야기들을 할 것이다.
진실된 네 모습을 거짓이라 매도할 수도 있다.
네가 그런 말들에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린 항상 네 편이야. 알지?”
군자는 야무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현대인으로서의 삶이 어색한 군자였지만, 부모님의 걱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
한 달 정도 머물러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300년 만에, 세상은 천지가 개벽할 만큼 달라졌다.
배움엔 항상 열려 있는 군자였지만, 누군가는 그런 군자를 배척하고 미워할지도 모른다. 군자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군자는 그게 다 뭔 상관인가 싶었다.
밉살스런 놈들까지 일일이 신경 쓰기엔 이 세상이 너무 즐거웠다. 가무를 즐기면서도 뒤주에 갇히지 않는 세상이라니! 그것만으로 이미 만점 짜리 세상 아닌가.
심지어, 그를 지지해 주는 부모도 살아 있다. 게다가 얼마 전엔 첫 번째 팬까지 얻었지.
“걱정 마십시오, 어머니 아버지.”
“···.”
“소자, 요즘 사는 것이 매우 즐겁답니다.”
“그래, 그러면 됐다.”
군자는 부모님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런 멋진 부모님을 얻게 되다니, 어쩌면 이들도 내 부모님의 환생이었던 것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 * *
나흘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드디어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의 첫 촬영일이 다가왔다.
대부분은 시즌 1을 정주행했기에, 촬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아마 오늘은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의 테마곡이 공개될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그 테마곡 연습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려주겠지.
테마곡 공개, 그리고 그 테마곡을 연습하는 합숙 과정.
[아육시>의 초반 회차는 그렇게 구성될 것이다.기획사 오디션을 통해 아육시에 합류한 참가자들은, 아직 등급이 매겨져 있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실력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실력이 미지수인 일반인 참가자도 있었지만, 그 수는 많지 않았다.
소년들은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면서도 끊임없이 주변을 의식했다. 이미 사방에 퍼진 수십 대의 카메라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 중이었으니까.
“이제 트레이너 선생님들, 그리고 국민 플레이어 대표님만 오시면 촬영 시작합니다.”
총괄 PD 김석훈의 말이 끝나자, 곧 강당 문이 열렸다.
“민혁 쌤이다-!”
“와아아아—!!”
보컬 트레이너 장민혁과 영은채, 댄스 트레이너인 소예진과 구성준이 차례로 들어왔고, 다음으로 랩 트레이너 레이첼이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진행자 겸 국민 플레이어 대표, 배우 정해진이 조명을 받으며 단상의 중앙에 섰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와아아아—!!”
“잘생겼다-.”
정수리에 핀 조명을 받으며, 정해진은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시즌 2의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러분들은 일주일 동안 이 곳에서 합숙하며,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의 테마곡인 [PLAY!>를 연습하게 됩니다. 합숙 기간 동안 촬영한 단체 퍼포먼스 영상이 대중들에게 공개되며, 또한 합숙 마지막 날 촬영한 개인 직캠을 통해 여러분의 첫 등급 평가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많은 연습생들이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는 지난 시즌과 동일한 방식이었으니까.
그러나 정해진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시즌부터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됩니다.”
“?”
새로운 제도라는 말에, 소년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게임이라는 테마에 맞춰, 이번 시즌부터는 ‘코인’ 제도가 도입됩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웅성임이 커져 갔다. 꽤 탄탄한 2티어 기획사의 연습생들도 금시초문이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인은 [아육시> 프로그램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화폐입니다. 코인을 통해 여러분들은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으며, 새로운 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의 말에 소년들이 짧은 탄성을 내질렀다. 쉽게 말해서, 이 게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머니가 생겼다는 뜻이다.
“다양한 미션을 통해 코인을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첫 번째 등급 평가 미션에서도 코인을 얻을 수 있죠.”
카메라는 연신 움직이며 소년들의 당황한 표정을 담았다. 웅성임이 커져 갈수록, 김석훈 PD는 뿌듯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코인을 획득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첫 번째 미션의 연습을 위해, 여러분들은 3인 1조로 팀을 이루게 됩니다. 단, 같은 기획사 소속의 참가자끼리는 팀 구성이 불가능합니다.”
“!”
소년들의 당황이 끝나기도 전에, 정해진이 폭풍처럼 멘트를 이어 나갔다.
“첫 번째. 이 팀의 개인 직캠 조회수 합계가 일주일 만에 300만을 넘을 시, 모든 팀원에게 100코인이 주어집니다.”
300만이라는 조회수에 참가자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미 지난 시즌 참가자들의 개인 직캠 조회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개인 직캠 조회수 100만이 넘은 참가자는 없었다.
그러나 분명 첫 번째라고 했다. 분명 다른 방법도 있겠지? 참가자들의 기대를 알고 있다는 듯, 정해진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
“조회수 합계 30만이 넘는 팀 중, 한 팀원의 조회수가 나머지 두 팀원의 조회수 합계보다 더 높을 때.”
“!”
“이 한 명의 팀원에게만 100코인이 주어집니다.”
규칙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조회수 300만을 넘길 어벤져스급 팀을 구성하든가.
아니면 확실히 찍어 누를 수 있는 고만고만한 참가자 두 명을 고르든가.
웅성거리던 소년들의 시선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팀 구성을 시작하겠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