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161)
#161
청량청량
[다이너스티> 3화가 경연 분량을 담고 있었다면, 이어진 4화는 변경된 신분 발표와 3차 경연 준비 기간 동안의 숙소 생활을 담고 있었다.지난번처럼, 이번에도 7IN 멤버들은 숙소 TV 앞에 모여 4화 본방을 함께 시청했다.
“어째 점점 TV 화면이 커지는 것 같구만.”
“우왕, 그러게여.”
“흐흐, 귀족이 좋긴 좋네.”
“TV 옆에 QHD라고 써 있어여! 이거 엄청 좋은 거 아님여?”
“아하하, 맞아~ QHD면 화질 짱 좋지~”
“이걸로 보면 우리 모공까지 다 보이겠는데?”
“···그, 그건 싫어요··· 모공이라니···.”
그러나 유찬의 걱정과 달리, 화면에 비친 멤버들의 얼굴엔 모공 대신 뽀송뽀송한 솜털만이 보일 뿐이었다.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팬들 역시 [다이너스티> 4화 본방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7IN이 노예, 평민을 벗어나 지배 계층인 귀족으로 올라가는 순간이었으니까.
[휴우우ㅜㅜㅜ드뎌 귀족이야] [하 진짜 ㅈ같은 노예숙소 지금 생각해도 개빡침ㅠㅠㅠ애들 옹기종기 붙어서 자는거 귀엽긴 했는데 그게 전부였음] [애들은 얼마나 힘들었겠냐고ㅠㅠㅠ] [내말이··· 그때 생각하면 김석훈 ㅈㄴ싫어짐진짜] [근데 귀족 되도 문제 아냐?] [왜ㅋㅋㅋㅋ무조건 높은 신분이면 좋지] [아니 뭔가 우리애들 너무 순둥해서ㅠㅠㅠ] [귀족 돼도 정작 암것도 못하고 다른애들한테 막 흔들릴것같움··· 오히려 더 착하게굴고] [ㄴ헐ㄹ나도 이생각함···] [애들 넘 착해서 문제야ㅠㅠㅠㅠㅠ] [가끔은 ㅈㄴ앙칼져도 괜찮은데] [아 나 테이보인지 테이블보인지 걔네진짜 넘시룸] [칠린이들이 암것도 못하면 벨로체라도 참교육 해줬음 좋겠다ㅠㅠㅠㅠ]팬들은 7IN 멤버들이 테이보에게 강하게 대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4화 속 군자의 모습은 그런 팬들의 우려를 보기 좋게 불식시켜 주었다.
군자는 그 누구보다 노예를 잘 부려먹었다. 테이보를 제 수족처럼 자유자재로 부리는 군자의 모습은, 마치 타고나기를 양반으로 타고난 조선 권문세가의 자제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런 군자의 모습에 팬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뭐얔ㅋㅋㅋㅋㅋ군자 뭔뎈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노예 개 잘 부려먹는데??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눈빛봨ㅋㅋㅋㅋ진짜 업신여기는표정] [내 걱정 뻘쭘해서 어뜩해] [선비는 선비지만 지체 높은 선비였다곸ㅋㅋㅋ] [근데 진짜 위엄쩐닼ㅋㅋㅋ그냥 손만 턱 내미는거바] [저건 누군가를 부려먹어본 사람의 애티튜드인데?] [갭모에쩌러ㅠㅠㅠㅠ하] [팬들한텐 세상 다정한데 나쁜 노예한텐 졸라 가차없어 하 너무 좋고] [아 나 저 눈빛 왜케 좋지] [나도 업신여겨 줬으면 좋겠다 나한테도 아무말없이 이것저것 시켰음 좋겠다] [너두? 야나두ㅎ;;] [군자한테 까무러칠때까지 곤장 맞고싶다] [난 목에 칼차고 군자네 곡식창고에 하옥되고싶음] [난 군자 앞에서 개기다가 주리 틀리고싶음] [난 멱살 잡혀보고 싶어 심장 터질듯] [ㅁㅊ멱살;;; 나 상상했어] [미친냔들앜ㅋㅋㅋㅋㅋㅋ진짜 적당히햌ㅋㅋㅋㅋㅋ]그런 군자의 모습이 의외였다는 듯, 7IN과 벨로체 멤버들의 인터뷰도 분량을 차지했다.
[현수 : 군자가··· 또 의외로 노예를 잘 부려먹더라고요?] [유찬 : ···구, 군자 형··· 가끔 무서워요···.] [파엘 : 내가 쟤 선배인게 다행이다, 푸하핫—.] [태웅 : 쟤 친구여서 다행이다.] [시우 : 아하핫, 적으로 돌렸다간 큰일 날 걸요~]7IN 멤버들 역시 커다란 화면으로 그 분량을 복습하며 혀를 내둘렀다.
“다시 봐도 군자가 테이보 친구들 굴리는 장면은 대단하구만.”
“하핫, 과찬이구나.”
“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렇게 사람을 잘 부려먹는 거냐?”
“으음? 양반이라면 집에 노비 몇 명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더냐.”
“···어?”
멤버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군자는 태연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도 모든 노비에게 험했던 건 아니다. 선하고 성실한 자들에겐 나 역시 따뜻한 마음을 주려고 노력했지.”
“그, 그랬구나. 거 참 다행이네.”
“하지만 테이보 친구들은 인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 않느냐.”
“것도 맞지.”
“형아, 우리한테는 그렇게 무섭게 하면 안 돼여··· 알았져?”
“하하, 걱정하지 말거라.”
군자느 괜한 걱정이라는 듯 현재를 바라보며 웃었다.
“너희는 모두 선하고 성실하지 않느냐. 게다가 내 노비도 아니고. 너희가 그런 모습을 유지하는 한, 나 역시 항상 친절할 것이야.”
“···꼭 앞으로도 착하게 살라고 말하는 것 같넹···.”
“무섭다 무서워. 어디 군자 무서워서 못된 짓 하겠냐.”
김석훈 PD의 예상대로, [다이너스티> 4화의 대중 반응은 뜨거웠다.
군자가 테이보 멤버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골탕먹이는 분량이 꽤 많았지만, 대중들은 그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팬들은 당연히 통쾌하다는 반응이었으며, 딱히 7IN의 팬이 아닌 일반 대중들 역시 인과응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대중들은 이미 중국 팀, 특히 테이보를 빌런으로 간주하게 된 것 같았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부터 7IN에게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며 대립 구도를 만든 팀이 테이보였으니까.
그러나 일본 팀인 SHINO, AKIRA에 대해서는 반응이 갈렸다.
[일본팀들은 뭔가 존재감이 넘 부족하넹] [얘네들은 착한건지 나쁜건지 몰겟엉] [뭔소리야 진짜;;;; 사전경연 때 담합해서 칠린이들 노예 만든걸로 종결 아냐? 내 맘속에선 그때부터 이미 빌런확정임 땅땅] [근데 그 뒤로도 계속 칠린이들한테 인사하고 웃고 그런거 보면 괜찮아보이지 않움?ㅠㅠ] [ㄴ일뽕 검거] [아니 일뽕이 아니라;;] [원래 저렇게 음흉하게 나쁜애들이 더 무서운거야] [난 아키라 삼촌들 춤추는거 보면 괜히 마음안좋던데] [저 삼촌들 무대 내려갈때 맨날 무릎 두들기면서 내려감ㅠㅠㅠㅠ애잔···] [아니 그러면 머하냐고ㅋㅋㅋㅋ단체주작투표는 잊음?] [아무튼 난 일본팀들도 맘에 안듬 한국애들 빼고 다 비호감이야]부족한 존재감, 애매하게 우호적인 태도 덕에 일본 팀들은 묘한 인지도를 얻고 있었다.
7IN 멤버들 역시 일본 팀들에 대한 큰 경계심은 없었다. 테이보처럼 강렬한 적의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현 시점에선 퍼포먼스적으로도 큰 경쟁 상대는 아니라고 판단됐기에.
그 와중에, 다이너스티 캐슬에선 3차 경연을 위한 준비과정이 시작됐다.
다시 한번 모두가 모인 메인 홀에서, MC 정해진이 3차 경연의 주제를 발표했다.
“드디어 최종 생방송 경연 직전의 마지막 경연입니다. 3차 경연의 주제는··· ‘약점 미션’입니다!”
“약점 미션?”
‘약점’이라는 단어에, 일곱 팀의 멤버들이 불안한 얼굴로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경연에선 강점을 살리는 게 더 낫지 않나···.”
“약점 미션이면··· 그 약점을 보완하라는 미션이 나올 것 같은데.”
“후으음, 우리 약점이 뭐가 있을까여.”
“약점이야 찾으면 많겠지. 그런데 약점을 누가 정해 주셨을까?”
이어진 정해진의 말이, 지현수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약점 미션은 말 그대로 여러분들의 약점을 보완하는 경연입니다. 지금까지 강점을 살리는 경연을 해 왔다면, 이번만큼은 각 팀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로 승부해야 하는 어려운 미션입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의 팀을 맡아, 그 팀의 약점을 생각하여 정해 주시면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약점을 지적할 팀 선정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추첨이 시작됐다. 7IN이 뽑은 팀은 1차 경연을 함께했던 가디언즈였다.
“우왕, 가디언즈당.”
“얘네 약점이야 뭐 어렵지 않지.”
가디언즈의 약점은 7IN 멤버 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연주 실력과 라이브는 훌륭하지만 안무가 치명적으로 약하다. 그렇기에, 그들의 약점을 정해 주는 것 또한 어렵지 않았다.
“친구들, 이번엔 춤 좀 연습해야지.”
“Noooooo—.”
“싫어도 어쩔 수 없어. 아이돌 하려면 춤은 출 줄 알아야 된다구.”
“우리가 많이 도와 줄게여. 너무 걱정하지 말아여!”
“흑흑···.”
가디언즈 멤버들은 시무룩한 와중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의 약점을 수긍했다.
이어진 추첨, 7IN의 약점을 정해 줄 팀으로 일본의 SHINO가 선정됐다. 그 동안 항상 중국 팀들과 엮여 왔던 7IN이 최초로 일본 팀과 맺어진 순간이었다.
“오···.”
“SHINO··· 애매한데.”
“그래도 테이보보다는 좋은 거 아님여?”
“모르지. 게다가 테이보 애들은 군자가 미친듯이 굴려서 온순해졌잖아.”
“하긴··· 이제 선비 형아 얼굴만 봐도 방글방글 웃더라고여.”
“무서운 놈···.”
잠시 고민하던 SHINO는 수줍은 듯 7IN 멤버들 쪽으로 총총 걸어와 말을 걸었다.
“음, 으음, 약점···.”
어려운 말을 꺼내듯 한참을 망설이던 SHINO의 리더 사스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총냥···.”
“?”
“아아, 청량.”
SHINO가 7IN에게 던진 키워드는 청량이었다. 그 동안 경연에서 청량한 무대를 꾸며 본 적이 없는 7IN이었다. 언제나 묵직한 동양풍의 무대를 하거나, 힙합 느낌이 가득한 무대를 꾸며 왔었으니까.
그렇기에 ‘청량’은 7IN의 약점이라고 보기에도 충분한 키워드였다.
“이 친구들 은근 머리 썼네.”
“어째서? 청량이라는 것이 소화하기 힘든 컨셉이더냐?”
“우리가 그 동안 청량청량 무대를 안 해 보긴 했져.”
“아하···.”
“게다가 제일 중요한 건, 사전경연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 온 서사랑 다르다는 거야.”
사전 경연에서 ‘왕좌의 게임’, 1차 경연에서는 ‘거대한 반란의 불꽃’, 2차 경연에서는 ‘전투’.
그 동안 7IN의 무대를 관통해 온 것은 왕좌를 향햔 투쟁의 과정이었다. 그렇기에 프로듀서 지현수는 3차 경연, 생방송 무대까지 이 흐름을 이어 가려 했다.
하지만 여기서 ‘청량’이 들어가 버리면 그 흐름이 무너지게 된다. 청량한 컨셉으로 전쟁을 하거나 왕좌를 사수할 수는 없을 테니까.
“하긴, 귀염 뽀짝한 폭군님이 마법봉 들고 춤추는 건 좀 말이 안 될 것 같긴 하네여.”
“응. 이번만큼은 서사에서 벗어난 특별편처럼 무대를 꾸며야 할 것 같아.”
“후음, 서사 기대하는 팬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겠당···.”
“뭐 어쩔 수 없지. 만약 SHINO 친구들이 이걸 노리고 한 거면 진짜 똑똑한 거야.”
그러나 군자는 오히려 잘 됐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잘 됐다. 이 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그것도 그렇지.”
“청량이라. 뭔가 시원하고 상큼한, 여름 청포도 같은 무대를 말하는 것 아니더냐.”
“맞아. 군자가 잘 아는구만.”
“그런 거라면 얼마든 가능하지.”
“그래?”
군자는 걱정 말라는 듯 가볍게 리듬을 타며 프리스타일 랩을 해 보였다.
“창포에 수리떡! 단오(端午)의 여름날!”
“엥···.”
“아주까리 기름은 반짝반짝, 오늘은 서당도 문을 닫는 날!”
“헐···.”
“앞에는 계곡, 뒤에는 심산(深山)! 오늘은 하루종일 놀 심산!”
“글쎄에··· 흐으음··· 그게 청량인지는···.”
일단은 군자에게 ‘아이돌 청량’의 의미부터 다시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멤버들이었다.
그렇게, 7IN 최초의 ‘청량 경연곡’ 준비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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