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168)
#168
알고리즘이 날 여기로 데려왔어
‘그 무대’는 컨셉부터 심상치 않았다.
온 몸에 형광 도료를 바른 사이버펑크 닌자들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었고, LED 화면에선 메인보드 칩셋으로 만들어진 수리검이 푱푱 날아다녔다.
SHINO의 무대는 항상 패스해 왔던 연지도 이번만큼은 재생 바를 만지지 않으며 무대에 집중했다.
방청에서도 이미 한번 정신이 혼미해졌었지. 이 무대는 복습할 가치가 있다.
드디어 사이클롭스 같은 선글라스를 쓴 리더 사스케가 시나브로 고개를 들며 가사를 내뱉었다.
라바, 라바, 마이 바스트 라바—.
화자, 마자, 마이 빅 빅 부라자—.
[Lover, Lover, my Best Lover.] [Father, Mother, my big big Brother.]그란-도 화자, 마이 그란-도 마자.
위 아 화미리, 위 라부 이찌 아다—.
[GrandFather, my Grandmother.] [We are Family, we Love each other.]“푸하하학—.”
처음 봤을 땐 충격 때문에 제대로 웃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젠 마음껏 웃을 수 있다. 저 사람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있는 거야?
SHINO 멤버들은 열심히 부라자를 찾았지만, 방송은 모든 가사를 편집하지 않고 라이브로 내보냈다. 하필이면 이 날 라이브도 잘 해 버리는 바람에, 쭉쭉 뻗는 발성이 시청자들의 귀로 쏙쏙 들어갔다.
“이거 편집 안 됐구나···.”
감탄과 감사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연지였다. 김석훈 PD가 제정신이 아닌 건 알았지만, 이런 무대마저도 무편집으로 방영시켜 버릴 줄은 몰랐으니까.
한편, 김석훈 PD 역시 자신의 사단과 함께 흡족한 표정으로 [다이너스티> 5화를 단체관람 중이었다.
“5화는 일본 친구들이 다 살렸다, 그치?”
“피디님, 행복하세요?”
“그럼 그럼. 지금 다이너스티 화제성 봐라, 내가 안 행복하게 생겼나.”
“근데 어떻게 저 경연을 그냥 내보낼 생각을 하셨어요?”
“음? 뭐? 일본 애들 경연?”
“아니··· 발음이 좀 너무 외설적인 거 아니에요?”
“에이, 아니지. 분명 제대로 된 가사가 있고, 자막으로 표기까지 해 줬는데 뭐가 문제야? 발음 좀 서투르다고 그걸 삐— 처리 해 버리면 그게 더 차별적인 거 아닌가?”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김작가야, 생각해 봐라. 순수한 사람들은 그런 음란한 생각 안 해. 머릿속에 음란마귀가 들어있으니까 Brother를 부라자로 듣고, Jazzy를 자··· 그 뭐시기로 듣는 거라니까.”
“에효, 아무튼 전 모르겠습니다아.”
그러나 사실 음란마귀란 우리 모두의 몸 속에 있는 것.
SHINO의 [My Jazzy Family>를 들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뭐얔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 [미쳤나밬ㅋㅋㅋㅋㅋㅋㅋ] [화자 마자부터 엥 했는데 빅 빅 부라자 뭐냐곸ㅋㅋㅋㅋ] [단점 보완 대실퍀ㅋㅋㅋㅋㅋㅋㅋ] [어떡햌ㅋㅋㅋㅋ진짜어뜩함 저 표정 진지한거바] [올 한해 느낄 공감성수치 여기서 다느끼고간다] [화자- 마자- 빅 빅 부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컷 넘어갈때 한국애들 표정봨ㅋㅋㅋㅋ] [사실상 노예숙소보다 더 빡센 고문] [벨로체옵들 표정관리력 보솤ㅋㅋㅋ역시 짬바] [아니 후렴 나올때마다 미칠것같앜ㅋㅋㅋㅋㅋ] [큰 부라자? 나랑은 관련없는 말이네^^]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애~~ 너네 부라자 커서 좋겠다아~~~~] [아 제발 웃기기좀맠ㅋㅋㅋㅋ호흡곤란와]SHINO의 브로큰 잉글리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라자로 가볍게 웃음 융단 폭격을 날린 SHINO 멤버들이 다시 한번 중앙에 모이며 전자회로처럼 칼군무를 시작했다.
오늘따라 안무 합이 잘 맞는 것도 열받았다. 그 때문에 사이버펑크 닌자라는 괴랄한 컨셉이 더욱 잘 부각되는 것 같았다.
쟈, 쟈, 쟈, 쟈—.
쟈-쟈-쟈-쟈—.
[Ja, Ja, Ja, Ja—.] [Ja- Ja- Ja- Ja—.]비트가 잘게 쪼개지는 순간부터 시청자들은 느꼈다. 큰 거 온다. 이거 진짜 크다.
모두 웃음 나라로 떠나는 고속열차에 올라 야무지게 안전벨트까지 챙겨 맸지만.
쟈쟈쟈쟈쟈쟈쟈쟈쟈—.
쟈지 뮤지-꾸 스따—또—.
[JAJAJAJAJAJAJAJA—.] [Jazzy Music Start—.]Jazzy Music의 일본식 발음은 그 안전벨트마저 박살내 버리며 네티즌들을 웃음의 밭에서 구르게 만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와 이거 진짜 개 레전드넼ㅋㅋㅋㅋㅋ] [진짜 나 온 방구석 백덤블링으로 돌아다니면서 처웃는중ㅋㅋㅋㅋㅋㅋㅋ] [ㅇ아읗ㅋㅋㅋㅋ앚짅마칰ㄹ것ㄱ탕캌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떻게 Jazzy가 저런ㅋㅋㅋㅋㅋㅋ] [어떡하지? 이거 진짜 어떡하려고 이래?] [유독 한국인들만 웃음폭탄 처맞은거봨ㅋㅋㅋㅋ나진짜미치겟네] [SHINO 경연곡, 지아주의!!] [???] [지아주의는 뭔데?] [빨리읽어보셈]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라잌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레전드 무대를 삐처리 하나 없이 내보낸 서쿠니 이번엔 칭찬햌ㅋㅋㅋㅋㅋ] [근데 머 이거 삐처리할 근거도 없자낰ㅋㅋㅋ그냥 발음이 엉맹진챙인건데] [진짜 미치겟닼ㅋㅋㅋㅋㅋ우울할때마다 이거 와서 찾아볼듯] [어제 남친이랑 헤어지고 엄마랑 개싸웠는데 이제 그딴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Jazzy Music이 시작됐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후로도 SHINO는 계속해서 변주되는 가사로 웃음 핵폭탄을 투하했다.
그렇게 광란의 4분이 지나간 뒤, [다이너스티>를 시청한 모든 네티즌들은 마치 격한 운동이라도 한 듯 거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아ㅅㅂ 웃다가 허리에쥐났어] [ㅋㅋㅋㅋㅋ나도 등에쥐남] [나 크로스핏하는데 이 영상 우리 클핏쌤한테 추천할래··· 이것만큼 복근운동 잘되는게 없네] [미친ㅋㅋㅋㅋㅋㅋㅋ] [크런치 왜해? 플랭크 왜해? 할로우 왜해?] [맞아! 쟈지뮤직이 있는데!] [미친냔앜ㅋㅋㅋ한글로쓰지맠ㅋㅋㅋㅋㅋㅋ] [진짜 다이너스티 중국일본팀 참가 신의 한수였넼ㅋㅋㅋㅋ] [칠린이랑 안좋게 얽힐때만 해도 짱났는데 중반 이후로는 걍 웃음주머닠ㅋㅋㅋㅋㅋ] [하 진짜 눈물낰ㅋㅋ올해 웃을거 다웃었어] [영어 해줘서 고마워 일본팀ㅠㅠㅠㅠ]7IN의 상큼함으로 시작하여 공포의 Jazzy Music으로 끝난 [다이너스티> 5화 방영 이후.
곧 유튜브에도 각 팀들의 경연 클립이 업로드됐다. SHINO의 [My Jazzy Family>는 평가에서 7위를 차지했음에도 1위 못지 않은 엄청난 조회수와 댓글을 자랑했다.
[요즘 우울할 때마다 들으러 옵니다. 감사합니다 :)] [화목한 가정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 3가지 : 화자, 마자, 빅 부라자] [이게 트렌디지;;;]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는데 후렴 나올때마다 터지네ㅋㅋㅋㅋㅋ] [01 : 47 극락파트] [ㄴ아 나 여기 너무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대체 싸펑닌자가 왜 째지한 색소폰을 찾는건뎈ㅋㅋㅋㅋ] [대혼란 컨셉 + 대혼란 발음 + 그와중에 라이브는 좋음 미친 3중줔ㅋㅋㅋ] [칠린이 무대 보고 이거 보면 진짜 단짠단짠 지림ㅋㅋㅋㅋ] [대체 어떻게 이 두개가 한 예능에서 나온 경연이냐곸ㅋㅋㅋ] [여성 속옷 구경하다가 알고리즘 뜨길래 봤어요^^ 재밌네요~ 큰 부라자 부러워요~^^] [난 꽈추형 유튭 보는 중이었는데 이거 왜뜸???ㅅㅂ] [미친ㅋㅋㅋㅋㅋㅋ알고리즘 뭔뎈ㅋㅋㅋ]그 와중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명 비뇨기과 의사는 [My Jazzy Family> 무대 리액션 영상을 올리며 소소한 화제를 만들기도 했다.
[꽈추형 Reaction : 한국의 Jazzy와 일본의 Jazzy, 무엇이 다른가?.avi]이렇듯 경연의 반응으로 세상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다이너스티 캐슬의 입주민들은 조용히 최종 경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종 경연은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생방송 경연을 통해 데뷔한 7IN이었지만, 관객들 앞에서 라이브로 경연을 선보인다는 것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었다.
“···새, 생방송, 잘 할 수 있겠죠?···.”
“당연하지. 유찬이 너도 이제 경연 기계 다 됐드만.”
“···그, 그래도 생방송은 아직 좀···.”
“괜찮아. 내가 무대에서 잔실수 한 횟수 세어 봤거든? 근데 역시나 권태웅이 1위였고 내가 2위더라. 유찬이 넌 6위야, 6위. 거의 실수 안 하는 멤버라고.”
현수가 유찬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이제 막 귀족 숙소에 입소한 가디언즈 멤버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긴장 될 것 같으면 쟤네 한번 봐 봐.”
“···가, 가디언즈 분들···.”
처음으로 귀족이 된 가디언즈는 생방송 미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푹신한 베개로 미친 듯이 베개싸움을 하고 있었다.
“Puhahaha—!!”
“I Fxxking kill you—!!”
“Calm down, Braza~”
3차 경연이 끝난 뒤부터 가디언즈는 Brother를 Braza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었다.
“참 유쾌한 친구들이야, 그치?”
“···마, 맞아요. 볼 때마다 기분 좋아져요···.”
“우리도 저런 건 좀 배워야 해. 경연이라고 꼭 무조건 긴장할 필요는 없잖아.”
“···.”
“그리고 유찬이 너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아육시, 노래해 듀오, 다이너스티.
세 번의 경연 프로그램을 거치며 7IN 멤버들의 멘탈은 점점 단단해졌다.
이제 멤버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멘탈 케어를 해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생방송 경연을 일주일 앞둔 시점, 마침내 MC 정해진이 경연 주제를 발표했다.
“마지막 생방송 경연 무대의 주제는··· 자유 주제입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예상했던 대로, 마지막 경연만큼은 특별한 주제가 없었다. 각 참가팀들은 본인들이 보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평가단, 방청객, 그리고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된다.
‘자유 주제’라는 발표를 듣자 마자, 7IN 멤버들은 다음 무대에 대한 기획을 시작했다.
컨셉 선정의 폭이 넓다는 건, 그만큼 컨셉을 선정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빠르게 아이디어를 완성시켜야 했다. 이번만큼은 이례적으로 모든 멤버들이 각자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취합하는 방식을 택한 7IN이었다.
반나절 동안의 고민이 끝난 뒤, 멤버들은 숙소 회의실에 모여 각자의 아이디어를 꺼냈다.
“다들 준비해 왔지?”
“그럼여. 참고로 내꺼 완전 좋음.”
“···저, 저도 고민 많이 했어요···.”
“그래에? 아마 내 거가 채택될 걸? 나 이번에 진짜 장난 아니거든.”
“아하하, 다들 자신감 넘치는 거 봐~”
“좋아, 그럼 이제 한 명씩 발표해 보자.”
“나! 내가 먼저 할래!”
태웅을 시작으로 멤버들은 마지막 무대 컨셉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놀라기 시작했다.
“···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