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178)
***********************************************
****************************************************
#178
우리는 모두 형제
동작만 정확히 맞는다면, 청소를 하면서도 군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리온의 별장에서 7IN을 가르치며 파엘이 해 주었던 말이다.
“전 뒤집는 걸 안무처럼 만들자고?”
“병신같지만··· 멋진데?”
“뭔가 동작만 잘 맞으면 쾌감 있을 것 같기도 한데여?”
“···그, 근데 다들 전 뒤집기 할 줄 아세요?···.”
“해 보면 되지 뭐.”
막내 유찬부터 큰형 인혁까지, 멤버들의 전 뒤집기 테스트가 시작됐다.
휘릭—!!
“그렇지!”
휘리릭—!!
“오오, 다들 왜 이렇게 잘해!”
나이는 어리지만 소년들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권태웅 뭐야? 얘는 막 두 손으로 하는데?”
“흐흐, 다들 주방에서 부침개 정도는 뒤집어 봤잖아?”
“두 손 가능한 사람 또 있어?”
“나도 가능하단다.”
“···저, 저도 해 보니까 됐어요···.”
모두 주방에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으니, 손목 스냅으로 전 뒤집는 것 정도는 가볍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게다가 몸 쓰는 것도 익숙한 멤버들이었기에, 약간의 연습 시간이 주어지자 양손 전 뒤집기까지 모두 성공시켰다.
“와우—!!”
“뭐야, 대체 어떻게 한 거야!”
‘The Bulls’ 멤버들은 소년들의 전 뒤집기 쇼가 신기하다는 듯 연신 프라이팬을 흔들어 댔지만, 가죽자켓 아저씨들의 전은 뒤집어지지 않으며 그대로 공중에 떴다가 착지할 뿐이었다.
“에이, 그게 아니라 손목을 요렇게 써야져, 요렇게.”
“이, 이렇게?”
후우웅—!!
현재가 요령을 알려줬지만 결국 가죽자켓 아저씨들은 육전 하나를 하늘 높이 날려 버리고 말았다. 최고점을 찍고 자유낙하하던 육전은, 낙하지점을 포착한 태웅의 입에 야무지게 쏙 들었다.
“후와웅, 맛있구만~”
“Wow, 너희 무슨 기예단 같아!”
“좋아, 전 뒤집기는 다 할 수 있으니까 이제 간단하게 안무 짜 보자.”
“이런 건 귀엽게 해 줘야 돼여, 귀엽게.”
현재의 주도로 순식간에 귀엽고 단순한 안무가 탄생했다. 여기에 ‘The Bulls’ 멤버들이 뜻밖의 도움을 얹었다.
“현재엘 천사님, 이 머리띠 한 번 써 봐.”
“우왁, 이거 뭐예여? 돌고래 머리띠? 귀엽다!”
“캘리포니아 바다 생물들을 위한 캠페인이라, 이걸 쓰고 장사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우리가 쓰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다 무서워 하더라고.”
“푸하학, 왜 그랬지? 귀여운데여!”
“이건 너희들이 사용해 줘. 너희한테 훨씬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렇게 귀여운 돌고래 머리띠까지 얻은 일곱 소년들은, 일곱 개의 화구 뒤에 나란히 서서 ‘전 뒤집기’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메뉴도 육전에서 녹두전으로 전격 교체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위해선 작은 육전보단 커다란 녹두전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시우의 제안이었다.
선곡은 현수가 맡았다. 돌고래 머리띠와 아기자기한 율동에 맞는, 루나틱의 청량한 여름 노래 [WAVY>를 틀었다. [WAVY>가 흘러나오자 몇몇 현지인들이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우와, 루나틱 형아들은 진짜 월클이네여···.”
“형님들이 또 우리를 도와 주시는구나!”
청량하고 신나는 노래에 소년들이 안무를 시작하자, 관광객들의 관심이 순식간에 소년들의 부스 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오오, 저기 좀 봐 봐!”
“아까 그 귀여운 애들이 단체로 공연을 하고 있네?”
“저게 뭐야? 프라이 팬 안무? 귀엽다~”
프라이 팬을 이용한 참신하며 귀여운 안무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많은 이들의 눈이 모인 순간, 일곱 개의 녹두전이 동시에 하늘을 날며 공중에서 휘릭 뒤집어졌다.
휘리리리릭—.
“우오오—!!”
“와, 뭐야 이거!”
“이건 꽤 멋진데—!?”
관심을 모은 것은 귀여움이었지만, 그들을 놀라게 한 것은 은근히 높은 퍼포먼스 퀄리티였다. 방글방글 웃으며 프라이팬을 돌리다가도, 동작이 절도 있게 맞아야 할 때만큼은 깔끔한 안무를 선보이는 소년들이었다.
휘리리리리리리리—···.
이번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마치 파도를 타듯 순차적으로 돌아가는 녹두전.
“와아아아—.”
“뭐야, 뭐야!”
“불쇼보다 이게 더 신박하잖아!”
불쇼로 인해 중화요리 부스로 몰렸던 손님들의 마음이 다시 한번 요동쳤다. 게다가 녹두전을 처음 먹은 선발대의 반응이 사람들을 더욱 동요시켰다.
“우와앗, 이거 맛있는데!?”
“맥주 안주에 완전 딱이야.”
“궁보기정 같이 매운 건 좀 힘들었는데··· 이건 맵지도 않고 완전 괜찮은데?”
소년들과 가죽자켓 아저씨들 역시 분위기가 넘어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화요리 부스는 아직 승부를 포기하지 않은 것 같았다.
“젠장, 초대형 웍을 꺼내!”
“이제 우리도 볼거리로 승부하자고!”
중화요리 부스에도 숨겨진 비밀병기는 있었다. 직원용 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초대형 웍이 그것.
관우 같이 생긴 홍안(紅顔)의 요리사가 거대한 웍을 흔들며 고기를 볶자, 중화요리 부스 근처에 있던 관광객들이 또 한번 어그로에 이끌려 갔다.
“으음, 냄새~”
“중국요리는 이 냄새가 미쳤다니까.”
“이건 또 뭘 볶는 냄새일까?”
비주얼로 한 번, 냄새로 또 한 번.
중화요리 부스는 끝까지 멋지게 반격하며 ‘The Bulls’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비장의 무기는 중화요리 부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도 필살기 꺼내자!”
“좋아! 형님들, 화구 세팅해 주세요!”
“오케이, 형제!”
태웅의 사인에 맞춰 ‘The Bulls’ 클랜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일곱 명의 가죽자켓 아저씨들이 일곱 개의 버너를 추가 세팅하자마자, 일곱 개의 새로운 프라이팬이 그 위에 올라갔다.
처억, 처억, 처어억—···.
화구는 순식간에 일곱 개에서 열네 개로 늘었다.
“다들 준비됐지—!?”
“응!”
모여든 손님들에게 빠르게 녹두전을 공급할 수 있으며, 동시에 볼거리까지 제공 가능한 소년들의 필살기.
휘릭, 휘리릭, 휘리리리릭—!!
7X2, 양손 녹두전 뒤집기 퍼포먼스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우와, 저건 또 뭔데?”
“양 손으로 저걸 한다고—!?”
“이럴 수가, 우리 집으로 데려와서 핫케익만 굽게 하고 싶어!”
“쟤네들 웃는 것 좀 봐, 음식 만드는 게 너무 즐거워 보이지 않아?”
“그냥 사 먹고 싶어지는데?”
양손 녹두전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대성공이었다. 초대형 웍까지 꺼내 들며 분전한 중화요리 부스였지만, 양 손으로 녹두전을 휙휙 돌리는 소년들의 퍼포먼스엔 이길 재간이 없었다.
“회전!”
휘리릭—.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양 손의 녹두전을 동시에 회전시키고.
“교차!”
휘릭, 휘리릭—.
가끔은 왼손과 오른손의 녹두전을 교차 이동시키는 묘기를 보이며.
“오복성 패스!”
휘리리리리리릭—.
심지어 공중에서 녹두전을 주고받는 신기를 펼쳐 보이니, 이건 이미 요리가 아닌 예술의 영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덕분에, 부스 행사 종료 직전 엄청난 관광객들이 ‘The Bulls’의 부스 앞에 모이며 판매고를 올려 주었다.
“돌려, 돌려어어—.”
“끄아악, 손목 떨어진다!”
휘리리리리릭—.
팔이 떨어질 것 같았지만 소년들은 끝까지 프라이팬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하늘을 날아오른 녹두전 덕분에, 최종 집계 결과는 ‘The Bulls’ 부스의 승리. 파리만 날리던 가죽자켓 아저씨들의 부스에, 일곱 명의 천사가 강림한 결과였다.
“우와아아아아악—!!”
“이게 말이 돼—!?”
“젠장, 교회 열심히 다니길 잘했어. 이게 신의 은총이 아니면 뭐겠냐고—!!”
“으으, 뽀뽀라도 해 주고 싶구만!”
수염 아저씨들은 두꺼운 입술을 내밀며 멤버들에게 다가왔지만, 그들의 필사적인 거절로 인해 뽀뽀는 헹가레로 대체됐다.
“만세, 만세에—!!”
기적적인 역전승, 1등 상금은 ‘The Bulls’ 부스의 차지가 됐다. 시상대 위에 오른 리더 타이리스 잭슨은 연신 눈물을 훔치며 1위 소감을 발표했다.
“우리는··· 우리는 완전 구제불능이었습니다. 사나이들의 스테이크를 만든답시고 아까운 고기만 시커멓게 태우고 있었죠. 그런데 그 때 이 친구··· 아니, 천사들이 나타났습니다. 우리를 구하러 온 구원자, 메시아!”
“와아아아아—.”
“소년들 덕분에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오늘 획득한 상금, 그리고 수익금은 모두 캘리포니아 해양 생물 단체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마치 신이 그 귀엽고 사랑스런 동물들을 굽어 살피신 것 같네요. 이렇게 천사들이 내려와서 우리를 도운 걸 보면 말입니다. 다시 한번 모두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 준 관광객 여러분들에게도 무한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모두에게 사랑이 함께하길!”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수상 소감을 마친 타이리스 잭슨은, 시상대에서 내려오자 마자 인혁을 부둥켜 안았다.
“고마워 형제, 네 친구들 덕분에 살았어.”
“아니에요. 우리도 즐거웠어요.”
여전히 눈물 글썽글썽한 눈으로, 타이리스 잭슨은 인혁의 두 팔을 붙잡은 채 말을 이어 갔다.
“인혁,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널 생각했어. 항상 널 걱정해 왔지. 내가 아는 인혁은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의리 있는 남자였지만, 가끔 네 겉모습 때문에 네 진의를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
“···.”
“우리만큼 네 삶에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했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도 외관이 이렇잖아? 그렇기 때문에, 너가 우리 클랜을 떠난 날 더 걱정이 많았던 거야. 이 다정하고 섬세한 덩치 큰 놈을, 누가 알아주고 챙겨줄 수 있을까.”
“···.”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나 보다, 인혁. 오늘 깨달았어. 내 형제 인혁은 정말 최고의 친구들을 만났다는 걸!”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타이리스는 다시 한번 인혁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뭐야 뭐야, 왜 자꾸 울어요···.”
“형아들이 우니까 우리도 눈물 나잖아여.”
“···흑, 흐잉···.”
처음엔 웃던 멤버들도 어느새 하나 둘 씩 눈물을 훔쳤다. 거대한 가죽자켓 아저씨들이 그런 멤버들을 한 명씩 꽉 안아 주었다.
“울지 마, 천사님들.”
“푸헤켁켁, 아저씨들이나 울지 마여!”
“너희가 인혁의 형제들이니, 너희 역시 우리의 형제들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려운 일이 생긴다면 우리가 함께할 거야.”
“그, 그건 좀 믿음직스럽긴 하다···.”
군자 역시 새로운 형제들이 생겼다는 것이 기쁜 모양이었다.
그저 재미있게, 신나게 요리를 하고 안무를 췄을 뿐인데, 이토록 감사히 여겨 주시다니.
아직 서양인 관상학에 대해 제대로 정립된 바는 없지만, 이 분들은 관상 같은 것을 안 보아도 된다. 모두 너무도 선한 분들이시구나.
역시, 인혁이 형님과 호형호제 하는 데엔 이유가 있었어.
“좋아, 이제 우리끼리 뒷풀이라도 하자!”
“오케이! 좋아여!”
“음식은 뭘로 할까! 미군부대식 스테이크 어때!”
“아, 아니! 그건 좋은 생각은 아닌 듯여!”
“제, 제가 만들어 보겠습니다! 와하핫—.”
그렇게 일곱 소년들과 시커먼 가죽자켓 아저씨들이 도원결의를 맺고 있을 때였다.
[(실시간) LA 맥주축제 왔다가 칠린이들 봤닼ㅋㅋㅋㅋㅋㅋㅋ(인증있음)] [(실시간) 녹두전 군무 추는 칠린이들.gif] [녹두전 군무가 뭔 개소리여 했지? 일단 잡솨봨ㅋㅋㅋㅋ]온라인상에 올라온 한 목격담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며 반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