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190)
#190
저격?
문제의 형광바지 패거리 사건이 일어난 뒤, 7IN 멤버들과 서은우 팀장은 면담 시간을 가졌다.
서은우 팀장을 대면하자 마자, 군자는 고개를 푸욱 숙이며 사과의 말부터 꺼냈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그러나 서은우 팀장은 군자를 문책하는 대신, 걱정스런 얼굴로 군자의 손을 잡았다.
“꾸중하기 위해 부른 게 아닙니다.”
“···.”
“다친 곳은 없는지, 컨디션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팀장님···.”
“모두 괜찮습니까? 만약 정신적인 충격이 남았다면, [맛집메이커>의 남은 촬영은 모두 취소시키겠습니다.”
서은우 팀장의 화끈한 발언에, 일곱 소년들이 모두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팀장님!”
“군자만 괜찮으면 저희도 다 괜찮습니다! 고생은 군자가 다 했는데요 뭐.”
“아하하핫, 그 양아치들만 빼면 정말 좋은 촬영이었는데요~”
“···마, 맞아요··· 양홍석 PD님이 많이 신경 써 주셨어요···.”
“이대로 하차하면 백 쌤 뵐 면목도 없고요.”
“저희는 계속 하고 싶습니다, 팀장님.”
멤버들의 의견을 들으며 서은우 팀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멤버들의 발언 시간이 끝나자, 이용중 실장이 머리를 긁적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팀장님, 제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그런 불미스런 일이 생겼습니다. 제대로 대처했다면 우리 애들이 휘말리는 일은 없었을 텐데···.”
“아닙니다. 축구 경기장에 아무리 경호인력을 배치해도 매년 관중 난입 사태는 발생하죠. 아무리 대비를 한다고 해도, 그런 정신 나간 사람들을 완벽하게 차단할 순 없는 겁니다.”
“그래도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이용중 실장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거듭 사과했지만, 서은우 팀장의 표정에서 노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괜찮습니다. 일은 이미 터졌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 사후 대처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서은우 팀장은 거듭 군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친 곳이 없다는 것은 천만다행이었지만, 어쨌거나 군자는 폭력을 사용했다. 서은우 팀장이 아는 군자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형광바지 패거리와 부딪힌 순간, 군자의 멘탈이 흔들린 것이 분명해 보였다.
“정말 괜찮은 것 맞습니까. 원한다면 상담치료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팀장님. 전 정말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원한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예 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와 우리 팀원들은 전적으로 유군자 씨와 칠린 멤버들을 믿습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자면, 오늘 오후 유군자 씨가 폭력을 사용한 것은 사실입니다.”
“···.”
“거듭 말하지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돌이 폭력을 사용했다는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한 일입니다.”
“···.”
“제정신 아닌 인간들을 제압하고, 우리 멤버들과 촬영장 스태프들을 지킨 것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앞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군자 씨가 직접 폭력을 사용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군자 씨 본인이나 주변인들의 안위에 심각한 위협이 가해지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웬만하면 참아 주십시오.”
군자는 서은우 팀장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군자의 옆에 선 유찬은 불안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 그러면···.”
“네, 유찬 씨.”
“···그, 구, 군자 형이 그렇게 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예. 어쩌면 될 수도 있겠지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서은우 팀장의 말에 유찬이 작게 헉 하는 소리를 냈다. 그러나 서은우 팀장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우리는 이미 대처를 시작했으니까요.”
* * *
다음 날, [맛집메이커> 촬영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촬영에 앞서, 양홍석 PD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7IN 멤버들에게 사과와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출연자가 해결하다니, 저희가 참 부끄럽습니다.”
“아닙니다. 돌발 상황이었으니, 누구라도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요.”
“앞으로는 절대로 같은 일 생기지 않을 겁니다. 이제부터는 추첨을 통해 뽑은 손님들만 오실 테니까요.”
양홍석 PD의 말대로 둘쨋날부터는 미리 선별된 손님들이 테이블을 메웠다.
추첨을 통해 뽑은 손님들이긴 했지만, 그 손님들도 7IN 멤버들이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둘레집>을 찾았다.
그렇기에, 손님들이 가게에 입장할 때마다 홀에서는 탄성이 울려 퍼지곤 했다.
“헐, 허얼, 대박이야—!!”
“칠린 아냐!?”
“와아아, 사진 찍어도 돼요—!?”
이제는 어딜 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관심과 사랑은 아무리 받아도 과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손님들이 들어올 때마다, 그들을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 방방 뛸 때마다 소년들은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꼈다.
“도토리묵, 감자전 나왔습니당~”
“우와아, 잘 먹겠습니다아!”
홀에 손님을 제한적으로 받으니 가게를 운영하기는 한결 쉬워졌다. 게다가 하루 만에 멤버들의 기술이 숙련되어, 이제는 주방 요원들도 종종 홀에 얼굴을 비출 만큼의 여유가 됐다.
덕분에 홀을 채운 손님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저 진짜 진짜 상상도 못했어요. 지금 완전 계 탄 기분이에요!”
“이토록 좋아해 주시니 저 역시 뿌듯합니다.”
“우와아, 말투 진짜 조선 사람 같아!”
“하하, 조선 사람이 맞으니 조선 사람 같겠지요.”
[맛집메이커> 제작진들은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을 골고루 추첨했다. 그 덕분인지, 손님들의 이야기는 모두 각양각색이었다.“군자 오빠, 저 오빠 때문에 국사 1등급 받았어요!”
“오오, 1등급이라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네! 저 원래 진짜 국사 폭망이었는데, 오빠가 라방에서 역사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해서 그 날부터 엄청 엄청 열심히 했다구요.”
“호오, 그러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으셨겠군요.”
“아뇨, 국사 공부만 해서 다른 과목 등급은 떨어졌지 머에여, 헤헷.”
“아앗···.”
“그래서 저 재수해요!”
“···다음 라이브 방송에선 국사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을 다 열심히 하라고 말해야겠습니다···.”
군자 덕분에 국사 1등급을 받았다고 말하는 수험생 팬.
“아유, 우리 가족이 다 칠린 팬이야.”
“감사합니당. 그럼 혹시 최애 멤버는 있으세여?”
“우리는 그냥 다 좋아해요!”
“아하, 올팬이시구낭~”
“다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우니까는.”
“헤헷, 감사해여. 손님 가족분들도 이렇게 다같이 외식하시는 거 보니까 너무 귀엽고 좋아 보이는데여!”
“아이고, 말도 말아요. 원래는 엄청 서먹서먹하고 서로 소통도 안 하는 가족이었다니깐.”
“진짜여? 지금 모습 보면 전혀 상상이 안 되는데···.”
“근데 이거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우리가 [아육시> 같이 보면서 다시 대화도 하고 관계도 회복하게 된 것 같아.”
“정말여?”
“그렇다니까요. 금요일 밤에 가족이 다같이 모이는 시간이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소통도 하게 되고. 게다가 또 우리 픽이 다 데뷔했거든.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멤버 전체 다 응원하면서 가족 모두가 다 팬이 된 거예요.”
“우와아, 너무 이상적인 가족인데요?”
“여러분이 그렇게 만들어 준 거지. 이렇게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진짜 진짜 고맙다는 말 꼭 하고 싶었어요. 은채, 은수, 너희도 고맙다고 해야지. 뭐 얼굴만 빨개져서 앉아 있어?”
“···고마워요···.”
7IN 덕분에 서먹서먹한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가족 팬들의 사연은 모든 멤버들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안뇽하쎄요!”
“우리, 칠린 때문에 한국 왔어.”
“아하, 교환학생이신 거예요?”
“네, 네, 우리 독일이랑 프랑스, 스웨덴에서 왔어!”
“정말 상상 못했어요, 진짜 진짜 잘생겼어요, 진짜로.”
“꺄악, 나 지금 너무 심장 뛰어!”
“언니 나 죽을 것 같아. 똘똘이묵 너무 맛있어.”
7IN을 보기 위해 일부러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신청했다는 유럽의 대학생들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현란한 리액션을 선보였다.
조용히 식사를 마친 한 모자(母子)는, 잠시 카운터를 보던 군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저기, 군자 씨. 우리 애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데···.”
“네, 어떤 말인지요?”
낯가림 심해 보이는 작은 체구의 딸은, 빨개진 얼굴과 땅에 고정된 시선으로도 꿋꿋이 말을 꺼냈다.
“···저, 사실 저도 학교폭력 트라우마 때문에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노래해 듀오> 보면서 진짜 많이 힘냈어요. 박영제 욕도 많이 하고, 군자 오빠가 너무 당당하고 멋지게 사는 거 보고 저도 용기 낼 수 있었어요··· 사실 그 전엔 집 밖에도 잘 안 나갔는데···.”
말을 마친 소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카운터에 작은 초콜렛 하나를 올려놓곤 쏜살같이 가게를 빠져나갔다. 초콜렛을 야무지게 까먹으며, 군자는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달달하구나, 현재야.”
“그러게여. 나 식당 하는 거 조금 체질인듯.”
“허허, 아이돌 은퇴 하고 나랑 사업 하나 해유. 여러분들 실력이면 금방 프랜차이즈 내고 대성할 것 같은디.”
“선생님, 진심이시져? 저희 빈말 싫어하는뎅~”
“빈말은 무슨. 나 진짜 여러분들 애껴유. 아이돌이랑 방송 많이 해 봤는디, 이렇게 똑 부러지고 일 잘하는 아이돌이 없었다니께.”
장사 셋째 날을 앞둔 새벽엔 갑자기 비가 쏟아지며 기온이 급강하했다. 덕분에 콩국수의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었지만, 이번에도 7IN 멤버들은 대안을 내놓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콩 갈아 놓은 건 많으니까, 이걸 이용해서 비지찌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고, 맛있는 김치도 넣어서요.”
“허어, 그거 괜찮은 생각인디. 안 그래도 두부김치 하려고 돼지고기 사 둔 것이 있으니께, 그거 쓰면 되겠네유.”
“크으, 추운 날 비지찌개랑 밥 한 그릇 뚝딱 먹으면 둔두~운 하지.”
요리에 능하며 발상이 좋은 현수의 제안 덕분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장사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 콩국수 대신 새로 추가된 비지찌개 메뉴는 불티나게 팔리며 현수의 임기응변이 훌륭했음을 입증했다.
“후아, 오늘도 수고하셨슴다!”
“이제 절반 왔구만. 으어어 피곤해.”
“빨리 숙소 가서 반신욕 해야지이~”
“야 권태웅, 너 또 내가 사 놓은 입욕제 쓸라고 그러지.”
“어, 그거 완전 좋더라.”
“미친놈아, 그거 내가 아끼는 거라고!”
“엥? 같이 쓰자고 사놓은 거 아니었냐? 너도 내 과자 많이 먹던데?”
“아니이, 과자랑 입욕제랑 똑같냐···.”
형광바지 패거리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맛집메이커> 촬영은 순조롭게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 날 밤, 익명이 보장된 온라인 커뮤니티에 7IN의 이름이 담긴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다. 그 동안은 오로지 미담만을 양산하던 7IN이었으나, 이번엔 명백한 저격 목적의 게시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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