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212)
#212
초대
부우웅—.
“이크!”
두 번째 시도, 이번엔 다행히 군자가 총알에 맞는 일은 없었다. 칼날이 허공을 가름과 동시에 군자가 몸을 피했으니까.
“푸하하학, 군자야! BB탄 무섭냐!”
“무서울 만 하지. 저거 은근 아프다고···.”
“후우, 제가 생각한 거긴 하지만··· 이게 되긴 하는 건지 모르겠네여.”
아이디어를 제공한 현재조차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지만 군자는 점점 자신감을 얻는 중이었다.
이번에도 일도양단(一刀兩斷)은 실패했다. 그러나 아까보다 훨씬 더 확실하게 총알이 보였다. 총알을 피했다는 것은 곳 날아오는 총알을 볼 수 있었다는 것. 번뜩이는 군자의 동체시력이 BB탄의 궤적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번 더 해 보마.”
곧바로 이어진 세 번째 시도.
“후우우—.”
심호흡을 하며 집중력을 높인 군자가 다시 한번 칼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장난기 가득하던 멤버들도 군자가 집중하기 시작하니 소리를 낮췄다.
“오케이, 혁이 형! 찍고 있어여! 이제 쏴도 돼여!”
“현재! 초고속 모드로 찍고 있는 거 맞지?”
“아이, 당연하져.”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신호를 보낸 인혁이 속으로 3을 센 뒤 방아쇠를 당겼다.
파아앙—.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발사된 유백색의 총알.
직경 1cm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탄이었으나, 집중력을 끌어올린 군자의 눈엔 그것이 주먹만하게 보였다.
···옳거니!
완벽한 순간을 포착한 군자가 번개 같이 검을 휘둘렀다.
따악—.
총알의 크기가 크기인 만큼, 뭔가가 시원하게 갈라지는 소리가 나진 않았다. 그러나 칼날에 무언가가 걸렸음은 충분히 알아챌 수 있었다.
“뭐야? 된 거야!?”
“총알! 총알 찾아봐여!”
머지않아 멤버들은 정확히 반구(半球) 형태로 쪼개진 플라스틱 총알 두 개를 찾을 수 있었다.
“우, 우와아···.”
“···이걸 진짜 해낸다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초고속 영상을 확인해 봐도 결과는 같았다. 슬로우모션 영상 속에서도 총알은 꽤나 빠르게 움직였지만, 군자의 칼날은 그 작은 총알의 정중앙을 명중시키며 총알을 반으로 쪼개 놓았다.
“와 씨, 미쳤어!”
영상을 확인한 멤버들이 군자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군자 역시 멤버들과 함께 활짝 웃으며 성공을 자축했다.
소지 손톱보다도 작은 목표물을 양단한다니.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날아오는 목표물을!
시도는커녕 생각조차 해 본 적 없는 일이지만 군자의 검술과 집중력은 그것조차 가능하게 했다. 두 개로 쪼개진 총알을 보며, 군자는 동료들과 함께 뿌듯하게 웃었다.
“아직 내 검술이 녹슬진 않았나 보구나, 하하.”
“촬영도 너무 잘 됐어여! 이제 현수 형이 믹스한 음악 깔고, SNS에 올리기만 하면 될 것 같아여.”
“아하하핫, 내가 색 보정도 조금 해 줄게~”
시우가 가볍게 색 보정을 한 영상에 현재가 음악을 입히고 SNS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렇게 업로드된 영상은 순식간에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보다 북미의 팬들이 먼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헐 칠린 SNS에 무슨 챌린지 올라왔는데 거기에 [Hype>가 믹스돼있네] [총알 두 조각으로 자르는 챌린지인데] [잠깐 잠깐만··· 저게 되는 거라고?] [저걸 누가 도전함? 미친] [아니 쟤네 아이돌이라고 하지 않았어? 뭔 아이돌이 저렇게 칼을 잘 쓰는데] [원래 챌린지라는 게 도전욕구를 자극해야 정상인 것임. 병뚜껑 챌린지도 졸라 어려워 보였지만 결국 다들 해냈잖아] [맞아 칼로 BB탄 쪼개기라니··· 뭔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해 보고 싶은데?] [근데 왜 뜬금없이 [Hype>를 믹스한 걸까?] [설마 핌프가 장난감 총 가지고 위협하는 거 비꼰 거임?] [맞네] [핌프가 총을 쏴도 우리는 그거 두동강 내 버릴 수 있다 대충 그런 뜻인듯] [얘네 졸라 웃기다 (웃는 이모티콘)] [도저히 못참겠어서 친구랑 식칼 들고 에어건 총알 쪼개기 중. 312번째 시도인데 아직 총알 스치지도 못함 시불] [대체 어떻게 한 거야···]결코 쉬운 챌린지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난이도가 대중들을 자극했다. 챌린지는 엄청난 확산세를 보이며 퍼져 나갔다.
대부분의 도전자가 BB탄 총알에 얻어맞는 실패 엔딩을 맞았지만, 실패 영상은 또 그것대로 재미가 있었다. 총알을 맞은 뒤 슬로우모션으로 천천히 일그러지는 표정은 모두를 저항 없이 웃게 만들었으니까.
그렇게 챌린지를 업로드한지 6시간 만에, 한국에서 첫 성공자가 등장했다. 검도복을 입고 가검을 손에 든 검도 유단자가 BB탄 총알을 정확히 양단하는 영상을 SNS에 업로드한 것.
‘군자 외엔 아무도 할 수 없는’ 챌린지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자, 총알 가르기 챌린지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 갔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총알 가르기 챌린지는 세계에서 가장 핫한 SNS 트렌드가 되었다.
SNS 중독자인 릴 핌프 역시 이 챌린지를 모르고 지나칠 수 없었다.
“무, 뭔 이런 개 같은 챌린지가!”
시작부터 [사냥의 시간>과 [Hype>가 믹스된 배경음악에 열이 받은 릴 핌프였다. 심지어 세련되고 깔끔하게 메쉬업되어 있었기에 더 화가 났다.
곧 검을 든 군자의 모습을 보자마자 릴 핌프의 입에서는 욕설이 튀어나왔다.
“저 XXX—!!”
대중들은 7IN의 저격이 통쾌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릴 핌프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생전 처음 듣는 K-POP 아이돌에게 저격을 당했다. 그것도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음원 차트 조작 건으로.
[Hype>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노래였다. 노래 자체의 퀄리티를 비방하는 것도 화가 날 것 같은데, 차트 조작이라니. 전재산을 꼬라박고 거지가 될지언정 그런 멋대가리 없는 짓은 할 생각이 없는 릴 핌프였다.그래, 뭐 얼마나 대단한 챌린지인지 한번 보자.
릴 핌프의 시선은 군자를 향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군자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오로지 적의만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영상 속 군자가 멋진 검격으로 총알을 갈라 버리는 것을 본 순간.
“X발, 저건 좀 멋진데—!?”
릴 핌프는 자신도 모르게 그 유려한 동작에 감탄하고 말았다.
비속어 섞인 감탄사를 내뱉은 릴 핌프는 자신의 입을 텁 막았다. 웬수 같은 놈들을 보며 감격을 받다니.
하지만 솔직히 멋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 보았지만, 볼 때마다 원색적인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그 동안 총 쏠 생각만 했지, 날아오는 총알을 칼로 양단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는 릴 핌프였다.
“···왜 멋지고 지랄이야, 이 새끼들이···.”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미 릴 핌프의 마음 속에선 겉잡을 수 없는 욕구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저거 해 볼래.
곧 매니저를 불러 자신의 에어건을 손에 쥐어 준 릴 핌프였다.
“헤이, 이거 나한테 쏴 봐.”
“무, 뭐!? 핌프, 지금 나한테 너를 죽이라는···.”
“뭔 개소리야, 브로. 이거 가짜 총이라고. 어차피 쏴 봐야 플라스틱 BB탄밖에 안 나가는 물건이니까 안심하고 쏴.”
“그, 그러면··· 오케이, 알겠어.”
그렇게 에어건 앞에 선 릴 핌프가 긴 칼을 꺼내 들었다. 오래 전 일본 공연을 갔을 때 직접 사 온 진검. 날은 시퍼렇게 살아 있었지만, 그 칼날이 총알을 양단하는 일은 없었다.
파아앗—.
“아야얏!”
“핌프! 괜찮아!?”
“다, 다시. 시발, 이게 아닌데···.”
파앗, 파아앗—.
“아야, 아야—!!”
“이,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제기랄, 난 왜 안되는 거야—!!”
그 뒤로도 여러 차례의 시도가 이어졌지만 릴 핌프가 챌린지에 성공하는 일은 없었다. 그 순간에도 몇몇 능력자들이 총알 쪼개기 챌린지를 성공하며 영상을 올리고 있었다. SNS 중독자이자 챌린지의 대부인 릴 핌프의 입장에선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이 새끼들이 나만 쏙 빼 놓고···.”
심지어 챌린지 음악에는 릴 핌프의 [Hype>이 리믹스되어 있었다. 그 음악을 배경으로 총알을 쪼개는 퍼포먼스를 한다는 건, 결국 이 챌린지 자체가 릴 핌프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의미다. 릴 핌프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릴 핌프 역시 멋지게 총알을 쪼개며 그 도발에 화답해야 했다. 사실 도발이고 뭐고, 총알 쪼개기 자체가 너무 멋져서 그냥 꼭 한번 해 보고 싶은 릴 핌프였다.
그러나 수십 발의 BB탄 총알을 맞는 동안, 릴 핌프의 칼날은 계속해서 허공만 갈랐다.
“젠장—!!”
결국 릴 핌프는 챌린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빨갛게 부어 오른 허벅지와 팔뚝을 매만지며, 그가 다시 한번 도발적인 영상 하나를 업로드했다.
[한국의 X밥 병신들 보거라. 느그들이 만든 개주작 챌린지는 잘 봤다. 너그들은 나를 조작 가수라고 저격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그 총알 쪼개기 챌린지가 더 주작임. 시발 사람이 어떻게 날아오는 총알을 자르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주작도 적당히 치든가 해야지. 느그 챌린지도 주작이고, 그 챌린지 성공했다면서 영상 올리는 놈들도 주작이고, 아무튼 온 세상이 주작이다 이 X밥들아.]비속어로 가득한 첫 번째 영상은 순식간에 엄청난 수의 조회수와 ‘싫어요’를 기록했다. 그러나 릴 핌프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두 번째 영상을 업로드했다.
[증명하고 싶다면 미국으로 와. 애틀랜타에서 직접 내 총알을 두 개로 쪼개 보라고. 내 눈 앞에서 그렇게 한다면 내 믿어 주지. 하지만 느그들은 그럴 용기도 없을 거야. 뭐가 무서워서 느그 나와바리에서만 깔짝대는 거냐? 진짜 나한테 할 말이 있다면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자고. 어때?]이어서 업로드된 두 번째 영상에는 첫 번째 영상만큼의 ‘싫어요’가 달리지 않았다. 비호감 대장 릴 핌프가 올린 영상이라고 해도, 영상의 내용 자체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 [잠깐··· 이 도발에 칠린이 응하면 릴 핌프랑 칠린이 만나게 될 수도 있는 거임?] [에이 설마] [하는 음악 장르가 완전 다른데 둘이 왜 만남] [그래도 일단 비프가 생겼잖아] [보니까 칠린인가 얘네도 뭔 일 생겼을 때 빼는 성격이 아닌데] [잘하면 진짜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릴 핌프고 자시고, 칠린 얘네들이 미국에 한번쯤은 왔음 좋겠음. [다이너스티> 때부터 팬 됐는데 진짜 재능 있고 매력 있는 팀이야. 지금은 자국 활동에 더 집중하는 것 같은데, 빨리 이 친구들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핌프! 좀 더 도발해 봐! 우리를 더 재미있게 해 달라고]모두의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 보는 토크쇼 중 하나인 [데이빗 펠런 쇼>의 호스트인 데이빗 펠런이 자신의 SNS에 짧은 게시물을 남겼다.
[릴 핌프, 그리고 7IN. 두 팀을 우리의 쇼에 초대합니다. ‘총알 가르기 챌린지’가 사실인지, 아니면 조작된 영상인지. 스튜디오에서 직접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데이빗 펠런이 직접 7IN을 자신의 토크 쇼에 초대했다.
북미에서 확실한 인지도를 가진 팀만이 겨우 초대받을 수 있다는 그 [데이빗 펠런 쇼>에, 미국 활동은 해 본 적도 없는 7IN이 출연 기회를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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