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240)
#240
최종전
아이돌이 팬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이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다.
아니, 사실은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뜬금없이 터지는 열애설부터 시작하여 음주운전, 폭행, 인성 논란, 학폭 논란, 요즘은 심지어 아이돌 마약사범까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 추세였으니.
이런 사건사고를 접한 팬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놀라움을 바라는 팬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고.
그렇기에 대부분의 아이돌 팬들은 놀랄 일 없이 평온한 덕질 라이프를 추구했다. 특별한 임팩트가 없어도 좋으니, 그저 본인의 최애가 사고만 치지 않으며 오래오래 그들의 아이돌로서 있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7IN 팬이 놀라는 양상은 달랐다. 활동 기간이 오래된 그룹은 아니었지만, 7IN은 매번 다양한 이유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허나 그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충격을 선사하면서도, 단 한 번도 부정적인 이슈를 만든 적은 없었다.
이제 팬들의 마음 속엔 굳은 믿음이 자리잡았다. 어느 날 검색어 순위 상단에 7IN의 이름이 올라와 있어도, 멤버의 이름이 달린 기사와 영상이 바이럴되고 있어도 결코 마음 졸이지 않으며 기쁜 마음으로 게시물을 클릭할 수 있었다.
이번엔 어떤 재미있는 일을 벌였을까. 또 어떤 깜짝 쇼로 우리를 기쁘게 해 줄까.
7IN 멤버들은 언제나 팬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군자의 헌정곡이 무료공개곡 치고는 지나치게 훌륭한 퀄리티이긴 했다. 대체 어떤 이와 작업한 것인지, 꽤나 많은 국내 유명 프로듀서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윌리 그린’의 이름을 진지하게 꺼내진 않았다.
타악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윌리 그린과 비슷하다는 언급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의 대중은 그저 웃고 넘길 뿐이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폼을 자랑하는 괴물 프로듀서가, 고작 한국의 아이돌 멤버 한 명을 위해, 그것도 비영리적인 작업을 한다?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일이었으나 윌리 그린의 SNS에 게시물이 올라온 이상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진짜 미친거아냐?;;;] [하아아ㅏㅏ 이제 놀라는것도 지쳐] [윌리그린이라닠ㅋㅋㅋ아니] [나 윌리그린이 누군지 몰라서 킹무위키에 검색하고옴,,,, 진짜 내가 개조아하는 갓띵곡들 다 이분이 만드신거였네] [ㅁㅈ지금 폼 제일좋은 프듀임ㅋㅋㅋㅋ] [1년 내내 빌보드차트 TOP10에 자기 곡 올려놓는 분이라면서] [아니 이 분 대단한건 알겠는뎈ㅋㅋㅋㅋ대체 칠린이들이랑은 언제 알게된거며 협업은 또 어떻게 한건뎈ㅋㅋㅋㅋㅋ그것도 정규음원도 아니고 그냥 벙개음원같은걸] [진짜 뜬금없는걸로 사람 놀래키기 세계1등이얔ㅋㅋㅋ] [근데 그와중에 사건사고는 1도 없는게 개 레전드임] [역시 그냥 헌정곡치고는 지나치게 세련되고 만듦새가 좋다고 생각하긴했어] [이건 솔라시스템이 일을 잘한걸까 아니면 우리애들이 미친 인싸인걸까] [솔직히 현재 빼면 칠린이들이 인싸는 아님ㅋㅋㅋㅋ그냥 좋은 사람들이 우리애들 주변에 몰려드는것 같아] [잡덕이었다가 칠린에 정착한지 만으로 1년좀넘었는데 이렇게 평온하고 행복하고 기분좋게 놀라는 덕질라이프는 처음이야] [ㅁㅈㅁㅈ 진짜 너무 공감해,,, 이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아는사람들은 다 알거임,,, 흐린눈 안해도되고 온전히 전부를 사랑할 수 있는 아이돌이 세상에 얼마나 드문데ㅋㅋㅋ 군자랑 칠린이들은 진심 축복같은 존재임] [ㅠㅠㅠㅠㅠ무튼 윌리그린이랑 칠린이 같이 협업해서 정규한장 내줬음좋겠다ㅠㅠㅠㅠㅠㅠ] [윌리그린은 오리엔탈 느낌도 개 잘뽑는것 같은데 진짜 정규 아니고 EP라도 한번 같이 해보면 안되나ㅠㅠㅠㅠㅠㅠ] [언젠가 협업할수도 있다고 썼으니까 또 몰랔ㅋㅋㅋ]더 놀라운 것은 윌리 그린의 입에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거다.
꽤나 많은 곡을 합작하며 오랜 시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던 릴 핌프에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던 윌리 그린이었기에, 그 발언은 전 세계 대중음악계를 들끓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체 7IN이 누군데? 솔직히 K-POP 음악에는 쥐뿔도 관심 없었는데 이번에 윌리그린 형님 때문에 찾아봤다. 의외로 힙하고 다이나믹한 음악을 하는 팀이었음. 그린이 왜 호기심을 보였는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 [내가 그렇게 전화하고 메시지 보내고 안달복달 할 때는 답장 한 통 없더니··· 7IN이 누군지는 몰라도 아마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질투를 받고 있을 거야. 젊고 재능 있는 팀이라는 건 인정! 한국적인 음악을 하는 멋진 팀인 것 같아. 행보를 지켜보고 싶어졌음] [2년 전이었을 거임. 그린 형님이 갖다버린 샘플 비트 하나 받고 너무 기뻐서 720도 공중제비 돌면서 광광 울었다. 내 커리어가 잘 풀리기 시작한 것도 그 이후일 거임. 그런데 대체 7IN은 누구길래 이렇게 날 열폭하게 하는거냐?] [윌리 그린의 SNS를 보고 느낀 점. 이제 K-POP 음악이 진짜 세계적인 대세가 됐다 싶어. 이제 좋은 음악은 사운드적인 요소와 훌륭한 퍼포먼스를 아울러야 한다고. 하나만 잘하는 놈들은 곧 다 뒤쳐질 거야.] [데이빗 펠런 쇼>, 빌보드 TOP 10 진입, 거기에 이번 윌리 그린의 언급까지.전 세계 음악계에도 7IN의 이름은 조금씩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가고 있음에도 군자와 멤버들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일곱 명이 한 숙소에서 생활했고, 함께 기상하여 먹을 갈았으며, 부모님께 문안 전화를 드렸다.
그런 멤버들을 보며 서은우 팀장과 이용중 실장은 매번 차고 넘치는 감사함을 느꼈다.
“참, 매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멤버들을 기가 막히게 뽑았나 싶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역시 주작 같은 거 안 하고 대중들의 손에 맡기는 게 가장 정확한가 봐요. 김 PD님이 좀 미친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작 하나 없이 애들 뽑아준 건 참 감사하단 말입니다, 흐흐.”
“예. 군자 씨의 양궁 관련 문제 때문에 불화가 생기지 않을까, 약간의 걱정은 했습니다만···.”
“그런 갈등도 알아서 다 예쁘게 봉합하니까, 뭐 저희가 할 일이 없네요. 이거 너무 꿀 빠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멤버들과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죠. 잘 찾아서, 원하는 거라면 무엇이든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옙, 명심하겠습니다 팀장님.”
“항상 멤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이죠. 아, 오늘 샤브샤브 먹고 싶다고 하던데요?”
“···그거 맛있겠네요. 오늘 저녁은 한우 샤브샤브로 해 줍시다.”
그날 저녁 시간, 맛있는 샤브샤브를 먹는 군자의 얼굴에는 근심 한 점 보이지 않았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선발전 과정은 순조로웠다. 혹여 있을 동료들과의 불화를 걱정했으나, 동료들은 군자의 외도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어버이 같은 사랑을 주는 팬들이었다. 무슨 일을 하든 그것을 온전히 응원해 주는 이들이 있음은 실로 경이로운 일이었다.
그들의 마음을 알았으니, 이제는 멋진 결과로 보답할 때다.
그것도 이왕이면 최선의 결과가 좋지 않겠는가.
1차 선발전에서는 고한영이 군자의 성적을 앞지르며 종합 1위를 기록했다. 군자 역시 100%의 집중력을 다했으나, 세계랭킹 1위의 실력은 결코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고한영, 김덕준, 연규정 같은 특급 궁사들과의 대결은 군자의 승부욕과 집중력에도 불을 붙였다. 바로 다음 주에 이어진 2차 국가대표 선발전, 방송 중계는 불가능한 경기였지만 현장에 모인 선수와 기자들의 시선은 모두 한 곳에 쏠려 있었다.
신예 유군자가 과연 이번엔 몇 등을 기록할지.
이번에도 고한영과 김덕준이 유군자를 막을 수 있을지.
그 당사자인 군자, 한영, 덕준 역시 오늘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 했다.
“군자, 오늘 컨디션 좋아 보인다?”
“예, 형님. 마음 속에 남아 있던 티끌 만한 망설임도 없어졌습니다.”
“아니, 여기서 더 잘해질 수도 있단 말야?”
“후후, 덕준아. 이제 나를 이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야, 나도 오늘 컨디션 최상이거든? 내가 질 것 같아?”
“어허, 또 반말을 일삼는구나. 오늘 경기에서 내가 이긴다면 반드시 내게 형님이라 불러야 한다.”
“아니, 겨우 몇 달 차이 가지고···.”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말도 모르더냐. 게다가 본디 한 살 차이가 가장 무서운 법이라 했거늘.”
“어휴, 목숨 걸고 쏴야지. 내가 오늘 너 이기고 만다.”
“하하, 그래. 그 또한 좋은 동기부여다.”
2차 선발전의 양상 역시 박빙이었다. 최상위권 선수들은 간발의 점수 차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살 떨리는 승부를 이어 나갔다.
시야가 좋지 않았으며 바람 또한 사나웠기에, 경기장의 상황은 1차 선발전보다 더 좋지 않았다. 덕분에 낮은 점수를 쏘는 경우가 꽤나 발생했음에도, 군자를 비롯한 상위권의 선수들은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비현실적인 점수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기계가 아닌 한, 그 놀라운 집중력에도 한계는 있는 법.
경기 종반, 덕준과 한영의 루틴이 다소 무너지며 주춤한 사이.
쐐애애애액, 퍼어어어어어어억—!!
쐐애애애애액, 퍼어어어어어어어억—!!
군자가 쏘아 보낸 두 발의 화살이 모두 과녁의 정중앙에 보기 좋게 안착했다. 끝까지 몇 점 차로 뒤지고 있던 군자가 경기를 반전시키는 순간이었다.
“우와아아—.”
“세상에, 저걸···.”
관객은 없었지만 지켜보던 선수들 사이에서 작은 탄성이 튀어나왔다.
이제 선수들은 더 이상 ‘아이돌이 어떻게 저렇게’, ‘저 사람 아이돌 맞아?’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미 군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무서운 경쟁자였다.
[제 2차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 [1위 : 유군자] [2위 : 김덕준] [3위 : 고한영] [4위 : 최철] [5위 : 성한민]···.
···.
“···으으, 젠장··· 막판에 그 한 발이···.”
“후후, 안타깝게 되었구나 아우야.”
“아, 아우라니! 그게 뭔···!”
“덕준아!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영이 형까지 왜 그래요 진짜!”
“헤헤, 난 졌어도 군자한테 형이라고 부를 일 없거든~”
이미 국가대표 승선이 꽤나 유력해진 상황이었음에도 최상위권 선수들의 승부욕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미 어느 정도의 친분이 쌓인 상황이었으나, 승부욕은 친분과는 무관했다.
‘3차 선발전에선 전업 양궁선수의 자부심을 지켜야지.’
‘동료들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구나.’
‘···계속 형이라고 부르는 건 진짜 싫어···.’
제각기 조금씩 다른 동기를 가슴 속에 품은 채, 국가대표급 궁사들은 마침내 최종 국가대표 선발전 경기에 돌입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