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260)
#260
고조되는 긴장감
곡의 전반부는 벨로체의 오리엔탈풍으로 편곡한 [Flashlight>에 맞춘 퍼포먼스였다. 이어진 중반부의 댄스 브레이크 이후부터는 당연히 7IN의 넘버 [사냥의 시간>이 붙었다.
중독성 강한 메인 멜로디는 현대적인 편곡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거기에 소년들의 착장은 결코 실패가 있을 수 없다는 하얀 셔츠와 슬랙스의 조합. [Flashlight> 의상 컨셉의 핵심인 하네스 악세사리 역시 야무지게 착용하고 나온 소년들이었다.
재킷 사이로 언뜻 하네스가 보일 때에도 입을 틀어막으며 환호성을 질렀던 팬들은, 흰 셔츠 위 하네스가 온전히 드러나자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끄아아아아아악—.”
“너무 멋져어어—!!”
탄탄한 상체 위에 착용한 하네스엔 가죽으로 만든 권총집이 장착되어 있었다. [사냥의 시간>의 포인트, 사격 안무를 위한 소품이었다. 기존의 편곡대로라면 후렴이 시작하는 시점에나 등장할 포인트 안무였으나, 새로운 편곡은 철저히 두괄식의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철컥, 철컥—.
소품용 권총을 꺼내는 순간, 절묘한 타이밍에 금속성의 사운드 이펙트가 흘렀다. 민첩하면서도 절도 넘치는 동작으로 총을 꺼낸 멤버들은, 그것을 멋지게 몇 바퀴 회전시킨 뒤 오른손에 잡아 들고 전방을 겨누었다.
타아앙, 타앙—!!
이어진 권총 소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퍼포먼스가 전개됐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던 팬들은, 시작부터 그 권총에 심장을 맞기라도 한 듯 쇄골 언저리를 부여잡았다.
[허거엏엏엃겅렁으으으으어어걱] [아니 왜 예고도 없이 이럭냐ㅑㄹㄴ간ㄱ] [ㅋㅋㅋㅋ핰하아ㅏㅏ아하ㅏ] [진짜 이러다가 내 심장 ㅈㄴ강화될듯;;;;;] [앞에 힘준 편곡 넘모좋다ㅠㅠㅠ지현수는진짜천재야] [후 흰셔츠··· 하네스··· 거기에 총질까지 미친거아니냐고진짜] [앞에서 벨로체가 너무 씹어먹어서 걱정했는데 무대 반전되자마자 클라스 보여주네ㅠㅠㅠㅠㅠ하진짜 우리애들 무대는 언제 봐도 갓벽해] [하현재 권총돌리는거봐ㅠㅠㅠ진짜 능글맞고 ㅈㄴ능숙함] [자세히 보면 총돌리기 할때 멤별로 디테일 조금씩 다른거 개맛있엉ㅠㅠ] [이건진짜 칠천만번 돌려볼거야··· 하아ㅏㅏ 어떻게 하는 무대마다 이렇게 좋을수있는거냐고ㅠㅠㅠㅠㅠ컨셉도 매번 덕들 취향 개저격함] [내말이··· 흑역사가 없어 울애들은] [흑역사는 무대 밖에서 다 만들자낰ㅋㅋㅋㅋ본업할땐 ㄹㅇ무대천재그잡채] [하 인혁옵 하네스 터질것같은거 넘모섹시하다진심] [권태웅이랑 유군자 팔 긴거봐ㅠㅠㅠ동작 너무 시원시원] [분명 두괄식인데··· 앞에 힘줬는데 왜 갈수록 좋아짐????] [벨로체멤들 뒤에서 받쳐주는거 진짜 든든따리] [맞네ㅜㅜ 동생들 무대 집중되게 딱 백업해주는거 넘좋아보인다] [애들표정봐ㅠㅠㅠㅠ하 미쳐진짜]온라인 반응 역시 시작부터 폭발적이었다.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방청객들도, 생방송으로 무대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모두 쉽게 알 수 있었다. 지금 7IN 멤버들이 얼마나 즐겁게, 얼마나 행복한 마음으로 무대를 하고 있는지.
무대를 즐기며 몰입해 있는 것이 보이니 팬들도 자연스게 과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소년들의 퍼포먼스는, 그 과몰입을 전혀 깨지 않으며 오히려 더욱 깊은 곳으로 팬들을 데리고 갔다.
절도와 힘이 넘치는 안무로 시작한 무대였지만, 더 놀라운 건 그 와중에도 흐트러짐 없는 라이브 실력이었다.
1절을 열어젖힌 것은 태웅과 현수의 랩 벌스. 폐활량이 뛰어난 태웅은 원래도 라이브를 곧잘 했으나, 현수는 항상 라이브에서 불안감을 지적받아 온 멤버였다.
그러나 이 무대에서는 그 현수조차 완벽한 라이브를 소화해 내고 있었다. 바뀐 가사, 틈틈이 들어간 숨소리만 아니라면 라이브가 아니라 음원을 틀어 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최상의 라이브는 동료들에게도 안정감을 제공했다. 두 사람이 곡을 멋지게 열어 주자, 프리코러스 파트를 맡은 현재와 유찬은 말 그대로 펄펄 날아다니며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강렬하게 시작한 도입부, 묵직한 타악기가 들어간 첫 벌스에 비해 프리코러스 파트는 상대적으로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반전이었으나, 현재와 유찬은 마치 물이 흐르듯 유연하게 음색을 바꾸며 프리코러스 파트를 깔끔하게 소화해 냈다.
단단하기보단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두 사람인 만큼 화음 역시 너무도 풍성하게 섞였다. 단순한 3도 화음으로 구성된 파트였음에도, 사운드의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니 팬들은 ‘귀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다.
[하아ㅏㅏㅏ 현재유찬 화음ㅁㅊㅁㅊㅁㅊ] [진짜 얘네 화음 맞추는 부분 너무 너무 좋지않아?] [아니 소리 섞이는 느낌이 ㄹㅇ미쳣어 어떻게 얘네가 한팀이야?] [휴 현재 별목소리 안 가고 울팀이랑 퍼포하는거 넘ㅁ 넘 좋다] [하긴 거기 갔으면 이런 무대도 못 봤을거아냐] [넘 좋은데 또 연습량이 느껴져서 괜히 짠하뮤ㅠㅠㅠ이렇게 하려고 얼마나 연습했겠어] [ㅁㅈㅁㅈ 현재 유찬 둘다 평소에 연습 미친듯이 하는 애들이자나ㅠㅠㅠㅠ] [하아ㅏㅏ 그냥 너무사랑스럽다··· 음색이 미쳤어진심]음이탈 하나 없이, 플랫이나 샵 된 음 하나 없이 프리코러스 파트를 마친 현재와 유찬이 후방으로 빠지고, 이제 군자를 필두로 한 후렴 대형이 전방에 나섰다. 곧, 천 번을 보아도 천 번 극락에 간다는 [사냥의 시간> 후렴 군무가 그 뒤를 이었다.
평소엔 방글방글 소년처럼 웃던 군자였으나, 대형의 최전방에 설 때엔 느낌을 달리 했다. 데뷔 시절만 해도 표정 쓰는 법에 대해선 잘 몰랐으나, 이제는 곡의 정서에 따라 표정 바꾸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파밧, 파아앗—.
옷깃과 옷깃이 스치는 소리마저 하나처럼 맞아 떨어졌다. 탄탄한 몸을 가진 군자가 팔을 뒤로 젖힐 때마다, 흰 셔츠와 그 위를 휘감은 하네스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몸의 윤곽을 드러냈다.
“허억, 흐어억—.”
“···구, 군자 니이이이임—!!”
“이보세요 영은채 씨, 당신 제자야 제자!”
“···이, 이제 제자 아니에요··· 으흐흐흐···.”
한때의 선생이었던 영은채를 비롯하여, 수많은 팬들이 목이 쉬도록 군자와 소년들의 이름을 불렀다. 올라가는 열기에 화답하듯, 소년들의 몸짓에도 점점 더 힘이 실렸다.
이어진 2절의 첫 벌스는 인혁의 차지였다. 소년들 중에서도 가장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인혁은, 단연 셔츠와 하네스 착장이 제일 잘 어울리는 멤버였다.
무대 아래서는 영락없이 수줍음 많은 곰 같은 인혁이었으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순간만큼은 본업 천재로 돌변했다. 짙은 눈썹, 깊은 아이홀 아래의 갈색 눈은 팬들의 얼굴을 뚫어 버리겠다는 듯 강렬하기 그지없었다.
후렴구의 임팩트가 가시기도 전에 팬들은 또 한번 심장을 부여잡아야 했다. 낮지만 힘 있는 인혁의 목소리는 그들의 심장을 아래서부터 잡아 흔드는 느낌이었다.
[끄억긓그러넉어허억 아 제발 살려조] [인혁옵 랩은 진짜 몇번을 들어도 질리지가 않음] [아니 어뜨케 저런 목소리로 라이브를 하징?] [맞아··· 저음으로 랩 하는 사람들 라이브에선 다 톤 올려서 하던데] [발성 퀄리티가 진짜 미쳣나봄;;; 저런 음가에서도 라이브가 안 흔들령] [하 난 그런건 모르겠고 그냥 인혁옵 센터일때 칠린이 가장 사랑수럽다] [내 나이 삼십삼··· 이제 근육돌이 좋ㄷr···ㅎㅎㅎ] [이모 전 열여섯인데 벌써 혁이옵이 최애인데 어떡해요?] [조카님이 좋은걸 일찍 알아버리셨구만ㅎㅎㅎ]멤버들의 라이브만큼이나 편곡 역시 매끄러웠다. 이번엔 시우와 현수가 프리코러스를, 현재와 유찬이 후렴을 소화하며 곡을 이끌어 나갔다. 한없이 고조된 곡의 무드는 브릿지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하얗게 떨어지는 핀 조명을 받은 소년들의 이목구비가 그림처럼 빛났다. 일곱 명의 완벽한 합에 1티어 아이돌 벨로체의 서포트까지 합쳐지니 무대는 말 그대로 흠 잡을 곳 하나 없이 완성됐다.
마지막 후렴구에선 열다섯 소년들이 커다란 하나의 대형을 형성했다. 평상시보다 두 배 가까이 긴 8분의 퍼포먼스였으나, 멤버들은 지친 기색도 없이 마지막 동작까지 완벽하게 수행해 냈다.
쿠우웅, 쿠우우웅—.
최후의 드럼이 울려 퍼지고, 피날레를 찍듯 열다섯 멤버들이 발을 구른 순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터져 나온 환호성이 열다섯 소년들의 주변을 온통 감싸 안았다.
스트리밍 채널은 이미 두 팀의 팬들로 인해 마비되어 버린 상태였다. 현장의 분위기 역시 뜨겁기 그지없었다. 그 동안은 점잖게 무대를 지켜보던 다른 아티스트들마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으아아아, 하나 더 보고 싶다아—.”
“아니 무슨 라이브를 저렇게 잘 해?”
그 사이엔 ‘별목소리’ 공연을 마친 호윤과 그의 원소속팀인 나인틴 멤버들도 있었다.
“···형드을···.”
“으, 응··· 왜?”
“칠린이랑 벨로체는 엄청 호흡 잘 맞잖아요··· 히잉···.”
“아하하하, 저 팀들이 이상한 거지!”
“으으으···.”
“그러게, 되게 희한하다. 아니 분량 가지고 쌈박질도 안 했나? 어떻게 이렇게 퍼포를 잘 맞췄대···.”
“우리도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아냐, 아냐. 너네도 괜찮았다니까?”
공연에 참가한 다른 가수들은 아쉬움을 남겼으나,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친 7IN과 벨로체 멤버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리 없었다.
백스테이지로 내려온 소년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성공적인 무대를 자축했다.
“끄아아악, 대박, 대박, 진짜 미쳤어여—!!”
“아니 다들 왜 이렇게 잘해!? 너네 뭔데!?”
“형들도 똑같거든요? 와아아, 나 무대 하면서 이렇게 짜릿해 본 건 또 첨이네.”
“야, 아쉽다 아쉬워. 그냥 시상식 공연 한 번 하고 끝나기엔 너무 아쉬운데?”
“그러게 말입니다, 형님들. 또다시 이 구성으로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푸하핫, 군자야. 근데 그러면 우리 1년 내내 이렇게 연습 해야 되는데? 괜찮겠어?”
“아앗, 그것은···.”
“크크크, 얘 표정 바뀌는 거 보소.”
아직 대상 발표가 남았지만 소년들 사이에 경쟁심 같은 것은 없었다. 오직 감사의 마음으로 서로에게 찬사를 보낸 소년들은, 이제 자리로 돌아가 대상 발표를 기다리기로 했다.
“후우, 솔직히 누군들 뭔 상관이겠냐만···.”
“막상 발표할 때 되니까 좀 긴장되긴 하네여.”
“그르게. 아마 벨로체 형들이 받겠지?”
“그럴 것 같지만··· 또 모르져···.”
“괜히 기대하지 말자. 하반기는 형들이 잘 하긴 했잖아.”
기대감을 갖지 않기로 한 멤버들이었으나, 막상 시상자가 무대에 오르자 긴장감이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여러 시상식에서 신인상은 타 본 적이 있으나, 대상 수상권에 진입해 본 것은 소년들로서도 처음이었으니. 게다가 좋아하는 선배 가수와의 경쟁이라 생각하니 긴장감이 배가됐다.
상에는 별 욕심이 없었던 군자 역시 괜히 침을 삼켰다. 모두가 시상자만 바라보고 있는 이 분위기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잠시 간의 대기 시간이 끝나고, 마침내 시상자가 대상을 발표하기 위해 마이크에 가까이 다가섰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