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271)
#271
기자회견
[[PARIS 2024] 남자 양궁 개인전, 64강 순조롭게 돌파!] [[PARIS 2024] 유군자, 3연속 퍼펙트 세트 기록하며 독일의 미하일 슐럽 완벽 제압.] [[PARIS 2024] 쾌조의 컨디션 보이는 남자 양궁 선수들, 모처럼 메달 싹쓸이하나?] [[PARIS 2024] 경기 후 서로를 격려하는 유군자 – 미하일 슐럽] [미하일 슐럽, “최고의 선수에게 패배하여 후련한 기분!”] [순간 시청률 40% 이상 기록한 양궁 64강, 전국민이 응원하는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본선 무대에서 전세계를 사로잡은 ‘양궁소년단’, 해외 팬들의 이색 응원 물결 이어져···.] [양궁 대표팀 오진식 코치, “앞으로도 컨디션 관리에 주의 기울일 것··· 가장 어려운 상대는 바로 선수들 자신.”]토너먼트 첫 라운드가 끝난 뒤, 양궁소년단을 응원하는 한국 및 전 세계 팬들의 목소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득 채웠다.
파리 시내에선 드물게 양궁 선수의 이름이 울려퍼졌으며, 사람들은 군자의 얼굴을 본따 만든 가면을 쓰고 서예용 붓을 들고 다녔다.
[찾았다 내 국뽕 충전기] [아ㅏㅏ 진짜 처음 렌즈 박살날때부터 심장 아파 죽을뻔했어] [어떻게 이렇게 갓벽함? 어니 어뜨케 9점 한 번을 안 쏘냐구] [이게 가능한 일이야? 진짜 우리 군자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었나바ㅠㅠㅠㅠㅠㅠㅠ] [이런 애를 아육대 양궁이나 내보내려 했다니 진짜 국가적 손실일뻔 했음] [군자 국대 도전하는거 허용하고 전격 지원한 솔라시스템은 ㄹㅇ 칭찬받아야함.. 아마 다른 기획사였으면 ㅈ까라고 하고 그냥 활동 뺑뺑이 돌렸을듯?] [이 올림픽 출전 한번으로 해외 팬들도 엄청 붙었을것 같음ㅋㅋㅋㅋ관객석에서 군자 이름 엄청 나오더랑 내가 다 뿌듯] [후우 진짜 계속 이렇게 하면 금메달 딸것 같으뮤ㅠㅠㅠㅠ지금 선수들중에 군자보다 잘 쏘는 사람이 아예없지않음?] [한영옵이 겁나 잘하긴 했는데 그래도 군자 스코어가 더 높음ㅋㅋㅋ지금 성적대로라면 군자가 금메달 맞아!] [하아 내 아이돌이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이게 진짜 실화맞음···?;;] [아냐 애두라 우리 설레발치지말자ㅠㅠㅠㅠ이제 64강 끝났을 뿐이자너] [후 나도 그러고 싶은데 심장이 너무 뻐렁친닼ㅋㅋㅋㅋ] [군자의 모든 화살을 사랑해! 그는 나의 맥박을 미치게 만든다.] [Argentina에서 군자를 응원하는! 그에게 나의 입술은 무료로 제공됩니다.] [Vamos KOONJA!] [외국 언냐들 신난거봨ㅋㅋㅋㅋ개귀여워]그러나 이 열기가 채 가라앉기도 전, 미디어는 새로운 인터뷰를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32강을 앞두고 중국 선수단이 직접 낸 인터뷰였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개인전의 스타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 대표팀일 것이다. 뛰어난 실력에 수려한 용모를 겸비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일명 ‘양궁소년단’으로 불리며 벌써 수많은 글로벌 팬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아이돌이었던 유군자는 물론이고, 같은 국가대표 동료인 김덕준과 고한영 역시 SNS 팔로워 수가 폭증했다. 예선에서부터 나란히 최고기록에 이름을 올린 세 사람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 선수단 및 코치진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듯 하다. 중국의 남자 양궁 대표팀 선수단인 리장량, 왕하오핑, 쉬웨이준, 그리고 이들을 지도 중인 한국인 출신 코치 차오슈꺼 (한국 이름 조세근)은 자신들이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메달을 싹쓸이해 갈 자신이 있음을 밝혔다.]“모두가 한국 대표팀을 주목하고 있지만 초조하지 않다. 오히려 그 쪽으로 모든 시선이 모였기에 부담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그들이 좋은 결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대회는 누적 점수가 아닌 단판 승부로 결정된다. 우리 중국 대표팀 선수들을 만난 순간, 지금까지 그들이 보여주었던 퍼포먼스가 모두 거품 긴 것이었음이 입증될 것이다.”
대표팀 막내 쉬웨이준의 인터뷰는 꽤나 자극적이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주장인 리장량 역시 원색적인 문장을 쏟아내며 한국 국가대표팀을 공격했다.
“우리는 모두 2016 올림픽을 기억한다. 당시 예선 최고기록을 세웠던 랭킹 1위의 궁사 김진우는, 본선 16강에서 이름 모를 궁사에게 패배하여 탈락했지. 올림픽 라운드란 그런 것이다. 장담하건대,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은 결코 그 압박감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경험이 부족하며, 연륜이 부족하다.”
“심지어 아이돌 멤버가 포함된 국가대표 선수단이라고? 나는 이렇게 근본 없는 국가대표 선수단은 본 적이 없다. 경기보다 팬 서비스, 기량보다 SNS 팔로워에 관심이 더 많은 대표팀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은가? 반면 우리는 오로지 경기만 생각한다. 집중력의 차이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양궁은 언제나 그런 스포츠였다.”
이어서, 중국 국가대표팀을 지도 중인 한국 출신의 코치 조세근도 인터뷰에 한 마디를 보탰다.
“우리 중국 대표팀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이퀄리티의 훈련을 반복해 왔습니다. 한정적인 지원 속에서 훈련하는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과는 훈련의 퀄리티가 다르죠. 양궁도 과학입니다. 더 똑똑하게, 더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선수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금은 한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만, 곧 그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 믿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조세근의 태도에, 인터뷰 진행자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조세근 코치님은 중국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에 100% 만족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한국 선수들을 꺾을 수 있는 비책’에 대해 궁금해집니다. 정확한 답변이 어렵다면, 혹시 힌트라도 주실 수 있을지···.”
진행자의 마지막 질문에, 조세근 코치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체력. 결국은 체력입니다.”
“체력이요?”
“예. 양궁은 집중력 싸움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결국 집중력도 체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단의 기록을 보면, 언제나 토너먼트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죠. 아마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하, 상대의 약점을 너무 쉽게 공개하시는 것 아닌가요?”
“괜찮습니다. 지금 약점을 알았다고 해서, 당장 체력을 보완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올림픽은 체력을 비축하면서 싸울 수 있는 무대가 아닙니다.”
“그렇군요.”
“한 발 한 발, 최고의 집중력으로 화살을 쏘는 것은 엄청난 체력을 요구합니다. 이런 체력 소모의 누적이 그들의 발목을 잡을 겁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훨씬 더 많은 화살을 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지요.”
“솔직한 답변 감사합니다, 코치님.”
“별 말씀을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중국 팀을 막기는 어려울 겁니다.”
* * *
중국 국가대표 선수단과 조세근 코치의 인터뷰를 본 한국 팀 선수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에휴, 조 코치님··· 저기서 저러고 계시는구나.”
“한영 형님께서는 아는 분이십니까?”
“응, 나 막 양궁 시작할 때 중학교 코치셨어. 학부모들한테 돈 받은 게 문제가 돼서 협회에서 제명당하고, 중국으로 건너가셨다고 들었는데··· 이번엔 중국 대표팀 코치로 나오셨네.”
“그렇군요···.”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중국’이라니··· 좀 실망이다. 이제 중국 사람 다 되셨구나.”
“그래 형, 이제 저 사람 이름도 조세근이라고 부르면 안된다니까. 중국식으로 불러야지. 차오슈꺼!”
“푸하핫, 맞네 맞네.”
덕준의 말에 껄껄 웃는 한영이었지만, 사실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중학교 시절 그를 가르쳤던 코치가 상대 국가의 대표팀 코치가 되어, 한국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한영의 울적함을 군자가 몰라볼 리 없었다. 덕준은 그저 한영을 따라 웃었으나, 군자는 조용히 한영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형님.”
“응, 군자야.”
“이제 어깨는 완전히 괜찮으신 겁니까?”
“그럼. 나 활 쏘는 거 봤잖아~”
“이번에는 확실히 이겨 버립시다, 형님.”
“···.”
“우리 곁에는 힘이 되는 좋은 사람들이 잔뜩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못난 옛 스승은 그저 잊으십시오.
마지막 문장은 굳이 말하지 않은 군자였으나, 한영은 어쩐지 군자의 마음을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 고맙다 군자야.”
“고맙긴요. 그저 입만 산 아우입니다.”
“아냐. 그런 말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데~”
“형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 역시 기분이 좋습니다.”
“군자 네 말이 맞아. 내 옆엔 힘이 되는 사람들이 많지.”
인터뷰를 보고 헐레벌떡 달려온 오진식 코치도 그런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야 이 씨, 너네 이거 봤어?”
“네 코치님, 방금요.”
“아이, 뭐 이런 걸 또 보고··· 어휴, 됐다. 이렇게 크게 냈는데 안 보기도 어렵겠네.”
“헤헤, 그렇더라고요.”
“아니, 평소에는 기사도 쥐똥만큼 내 주다가 이번에는 뭘 이렇게 대서특필을 해 주는 거냐고. 응? 언제부터 양궁이 이렇게 올림픽에서···.”
그렇게 말하던 오진식 코치는, 문득 군자를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올림픽, 양궁에 유독 많은 시선이 모이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으니까.
“에휴, 아무튼 됐어. 그냥 잊어버려. 체력은 개뿔, 우리는 뭐 체력 훈련 안 한 줄 아나? 너네도 다 했잖아. 카디오(심폐지구력) 훈련 같은 건 레슬링, 유도 대표들이랑도 큰 차이 없었고. 아니야?”
“흐흐, 그쵸. 마지막엔 거의 죽을 뻔 했잖아요.”
“뭐 얼마나 대단한 과학적 훈련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너희가 훨씬 나아. 절대로 기 죽지 마! 과학이 다 뭐냐? 어차피 활로 화살 쏘는 게임이잖아. 뭐, 중국팀은 AI가 대신 쏴 준대?”
오진식 코치는 선수들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부지런히 떠들었지만, 정작 선수들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야, 코치가 뭐라고 말하면 반응을 좀 해 주라···.”
“흐흐, 코치님. 걱정 마세요. 저희 하나도 안 쫄았으니까요.”
“그러냐? 그럼 다행이고···.”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늘어뜨리는 오진식 코치였으나, 사실 그도 그다지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유군자와 몇 개월 동안이나 함께 훈련한 덕이었다. 그 놀라운 집중력, 말도 안 되는 체력, 미친 기량을 가까이서 지켜본 결과였다.
설령 다른 선수들이 패한다 할지라도, 군자만큼은 절대로 지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은 이미 군자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무튼, 쟤네가 먼저 인터뷰로 선빵 쳤으니까 우리도 인터뷰 한번 하자. 어때?”
“인터뷰요?”
“그래! 뭐 언제까지 선비처럼 처맞고만 있을 거야. 안 그래?”
“코치님이 하지 말자고 할 줄 알았는데···.”
“그건 먼저 비난을 하지 말자는 거였지. 처 맞았으니까 당연히 반격은 해야지!”
“저희는 좋죠!”
“오케이, 그럼 바로 기자들 부른다. 대단한 거 준비할 필요 없어. 그냥 담담하게, 너희 의지를 밝히면 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