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288)
#288
심박 급상승
타블로이드지 기자들이 허탕만 치는 동안, 군자는 연일 행복에 겨운 미소를 지었다.
“후후, 지화자 좋다—.”
“뭔 그런 희한한 추임새를 넣냐.”
“덕준아, 올림픽이란 참으로 즐거운 축제로구나.”
“그래? 거 잘 됐네···.”
군자에겐 실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라를 대표하여 출전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국민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는 것이 첫 번째 행복이었으며.
세계 각국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활로서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이 두 번째 행복이요.
이들에게 선비의 문화까지 전파하였다는 점이 세 번째 행복이었다.
심지어 꽤 먼 숙소를 이용하여 자주 만날 기회가 없는 여성 선수들도 부단히 교류를 시도해 왔다. 분명 카롤리네 공에게 죽순을 선물해 준 일화가 소문이 난 것일 터.
세상에 대나무 밭을 원하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덕준아, 덕준아.”
“응?”
“보거라. 너는 대나무가 별로라 했지만 세상엔 대나무를 원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단다.”
“글쎄에, 그 분들이 원한 게 과연 대나무였을까아?”
“음? 그건 또 무슨 말이더냐.”
“아냐, 못 알아들었음 됐어. 너가 행복하면 된 거지 뭐~”
“으으음?”
개인전에선 금 – 은 – 동을 싹쓸이한 군자와 덕준, 한영이었으나 아직 그들의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셋이 한 팀이 되어 펼치는 남자 양궁 단체전 종목이 남아 있었다.
단체전에서도 대한민국은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세 명이 이미 개인전 메달을 전부 가져간 상태였으니까.
개인전에서 한국에게 완패한 뒤 절치부심한 중국,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미국, 신흥 양궁 강국 독일 등 단체전에서도 수많은 나라들이 대한민국 궁사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형국이었다.
단체전에 앞서, 모든 전문가들은 당연하다는 듯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예상했다. 그 와중에도 몇몇 전문가들은 팀 대한민국이 가진 뜻밖의 위험요소를 지적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불안요소는 팀워크입니다. 양궁 단체전은 의외로 팀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종목이죠. 그렇기에 오랜 시간 동안 합을 맞춰 온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유군자 – 김덕준 – 고한영 편조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보는 조합입니다. 팀 케미스트리가 무너지는 순간, 이 강력한 팀은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본선 토너먼트가 시작되자 마자, 대한민국의 양궁소년단은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음을 증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10! 10! 또 10입니다—!! 유군자, 김덕준, 고한영, 차례로 10점을 쏘며 완벽한 경기를 이어갑니다—!!] [세계랭킹 5위 네이선 콜린스를 필두로 한 영국, 분전하고는 있습니다만 실력 격차가 너무도 큽니다—!! 이건 마치 한국 선수들이 양궁 강의를 하는 것 같네요—!!]“앗싸아—!!”
“좋아, 덕준이 너무 잘 쐈어~”
“김덕준 지화자—!!”
“푸하핫, 군자야! 그런 기합 넣지 마. 웃겨서 집중력 떨어진다고!”
“아, 아뿔싸!”
국제대회에서 팀을 이루는 것은 처음인 유군자 – 김덕준 – 고한영 조합이었으나, 세 사람은 마치 10년 동안 한 팀을 이뤄 왔던 것처럼 절묘한 팀워크를 보여주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진천에서 합숙을 하며 친목을 다져 온 세 사람이었다. 함께 보내 온 시간도 시간이지만, 무엇보다 성향과 인격이 비슷한 소년들이었기에 10년지기보다 더 각별한 팀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
다른 전문가들은 팀 대한민국의 불안요소로 고한영의 회전근개 파열 문제를 꼽기도 했다.
“저는 고한영 선수의 어깨 부상이 우려되네요. 아마 개인전 일정을 소화하며 부상은 더욱 악화되었을 겁니다. 물론 부담이 덜한 단체전이라고는 하지만,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화살을 제대로 쏠 수 없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이 포디움에 오르지 못하는 불상사도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군자, 김덕준 선수는 충분히 기량 발휘를 하리라 믿습니다만···.”
허나 부담을 덜어낸 한영은, 충분히 1인분 이상을 해내며 주장으로서의 면모를 다했다.
[고한영이 10점—!! 여기서 고한영이 마무리짓습니다—!! 김덕준, 유군자 선수가 나란히 9점을 쏘았기에 조금 위험한 세트였습니다만, 역시 대한민국의 주장 고한영입니다—!!] [아무래도 단체전인 만큼, 세 사람이 체력적인 부담을 나눠 가지니 빈틈이 보이지가 않는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덕분에 고한영 선수도 어깨 부상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네요—!!] [브라질의 주장 레안드로 로페즈,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그나마 따라잡을만 해 보였던 세트마저 내주며 코너에 몰립니다—!! 아마존의 후예들, 32강에선 상대를 셧아웃시키며 16강에 진출했습니다만 역시 대한민국의 벽은 너무도 높습니다—!!]16강에선 브라질, 8강에선 홈팀 프랑스를 꺾은 팀 대한민국은 4강에서 일본을 만났다.
[곤도 유메키 : 10점.] [스즈키 카메이 : 9점.] [야가미 소이치로 : 10점.]“이야아아아아—!!”
“얏빠리 소이치로상—!!”
“스고이 샷-또다—!!”
8강에서 강팀 중국을 꺾고 올라온 일본은, 꽤나 뛰어난 경기력으로 선전하며 자국 응원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유군자 : 10점.] [김덕준 : 10점.] [고한영 : 10점.]“···헤에?”
“호, 혼또데스까?”
그럼에도 대한민국 대표팀의 상대는 될 수 없었다.
[또 한 번의 10, 10, 10입니다—!! 29대 30으로 세트 제압하는 팀 대한민국!! 양궁소년단의 환한 미소가 4강전에서도 반짝반짝 빛납니다—!!] [4강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온 대한민국, 역사적인 양궁 한일전을 맞아 단 한 포인트도 내 주지 않는 깔끔한 경기력을 선보입니다!!] [오늘 김덕준 선수의 컨디션이 최상입니다!! 경기 전에도 ‘한국인은 일본인에게 지지 않는다’는 인터뷰를 하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는데요, 말뿐인 인터뷰가 아니었군요!! 오늘 모든 화살이 10점 과녁에 꽂혔습니다—!!] [일본 선수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입니다!! 중국 선수들이야 네 번이나 당했지만, 일본은 이번이 처음이죠—!!]이번 올림픽 처음으로 펼쳐진 양궁 한일전, 대한민국 선수단은 단 한 발의 실수도 없이 모든 화살을 10점에 꽂아 넣으며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경기 끝납니다아아—!! 대한민국이 단체전 결승에 진출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한 번의 실수도 없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각성한 듯, 미친 경기력으로 결승 진출 티켓 따내는 대한민국!!] [일본 선수들은 강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을 만난 한국인은 그보다 더 강했습니다—!! 한국, 엄청난 응원을 받고 있군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팀입니다!! 아아, 스웨덴의 카롤리나 이바노비치가 관중석에 앉아 있습니다!! 근데 왜 죽순 화분을 들고 춤을 추고 있는 걸까요—!?]한국 선수들이 환호 속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동안, 일본 선수들은 좌절한 듯 벤치에 앉아 일본어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혼또데스까?···.”
“···신지라레나이 (믿을 수 없어)···.”
그런 일본 선수들을 보며, 중국의 리장량과 왕하오핑은 마냥 즐거워하기 힘들다는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가 저 기분 알지.”
“저 미친놈들은 실수라는 걸 안 한다고.”
“한동안 트라우마에 빠져 살겠네···.”
완벽한 게임으로 4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결승에서 만난 것은 반대편 사이드에서 올라온 미국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과 달리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미국 팀은, 처음부터 10-10-10 세트를 만들며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점수를 가져오는 데에 성공했으나.
[유군자, 10점 쐈습니다아아—!! 오늘 대한민국의 마무리는 유군자가 다 하네요!! 마치 과녁 한가운데에 자석이라도 달아 놓은 듯, 유도탄처럼 날아가는 유군자 선수의 화살입니다—!!] [매번 모든 화살을 10점에 꽂아 넣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양궁선수들은 다 알 겁니다!! 그렇기에 이토록 순수하게 감탄하는 것이겠지요!! 유군자 선수, 오늘도 상대방 선수들의 리스펙을 얻어냅니다!! 이제 딱 한 세트 남았습니다—!!]실수만 없다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순간, 그러나 덕준이 순간 집중력을 잃으며 미스 샷을 쏘고 말았고.
[김덕준 : 8점.]“으아악—.”
“괜찮아 괜찮아, 잊어버려!”
“형, 군자야, 미안해에···.”
“괘념치 말거라.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니.”
빠르게 덕준을 진정시킨 군자와 한영이었지만, 미국 대표팀은 그 실수를 놓치지 않으며 세트를 가져오는 데에 성공했다.
[여기서 미국 대표팀이 2점 만회합니다—!! 역시, 결승전답게 공방이 오가는 치열한 양상입니다!! 다음 세트에서도 점수를 빼앗긴다면, 경기는 슛오프로 가게 됩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여기서 경기를 끝내고 싶을 겁니다!! 반대로 미국 대표팀, 어떻게든 이 세트에서 점수를 가져오려 하겠죠!! 미국 대표팀의 선봉 카일 젠킨스, 한껏 집중한 모습입니다!! 푸르스름한 눈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습니다—!!]“후우—.”
기회를 잡은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순간 집중력 도핑이라도 한 듯 아우라까지 풍기며 화살을 집어들었다.
파아아앙—.
더할 나위 없이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화살이 공기를 갈랐다.
[카일 젠킨스 : 10점.] [대런 브라운 : 10점.] [앙헬 무뇨즈 : 10점.]“Yeah—!!”
“We Fxxkin’ did it—!!”
[해냅니다—!! 미국 대표팀, 여기서 퍼펙트 세트—!! 이제 오히려 한국 선수들을 코너로 몰아 넣었습니다아아—!!] [여기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똑같이 퍼펙트 세트를 만들어 낸다면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끝납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그래서 미국 대표팀에게 다시 2점이 돌아간다면 살떨리는 슛오프가 시작될 겁니다—!!]“후우, 후우—.”
4세트, 대한민국의 선봉 유군자가 침착하게 과녁의 정중앙을 맞추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유군자 : 10점.]전광판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한영이 사로에 섰다. 긴장되는 순간이었으나 한영의 준비 동작에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쐐애애액, 퍼어어어억—!!
이제 남은 사수는 덕준 한 명 뿐.
바로 전 세트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덕준이었기에, 대한민국을 응원하던 관객들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후우, 후우, 후우우—.”
[김덕준 선수, 마지막 화살을 준비합니다!! 이 화살로 금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점을 쏘지 못한다면 슛오프!! 상황은 단순합니다, 10점을 쏘면 됩니다—!!] [하지만 바로 전 세트에서도 실책을 범한 김덕준 선수입니다.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진 않을 것 같은데요, 심박은 어느새 130까지 치솟았습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