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296)
#296
순위는?
“하아, 너무 좋아아···.”
컴백 무대 본방을 사수한 연지는 촉촉한 감동에 퐁듀처럼 젖어 있었다.
“헤헤, 이번 컨셉도 미쳤어··· 그치이···.”
“유찬이 웃는 거 봤어?”
“으응, 걔 진짜 장난 아니더라··· 하—.”
“아니 잼찬이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언제 그렇게 끼쟁이가 됐지?”
“난 차인혁 때매 정신 나갈것 같아.”
“혁이옵 진짜 데뷔 초창기에 비하면 춤 엄청 늘었어.”
“내 말이···.”
함께 모니터를 보던 친구들도 모두 헤롱헤롱한 표정이었다.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있던 친구 한 명은 SNS로 실시간 반응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이번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240912 칠린 경복궁 컴백무대 움짤 폭탄투척.gif (데이터주의)] [후아ㅏㅏㅏ 진짜 은혜롭다] [음악부터 착장 퍼포 라이브 애들 표정까지 모든게 갓벽함] [음원이 진짜 귀르가즘이야ㅠㅠㅠ이번에 이갈고 만든듯] [작년에 벨로체옵들이 대상 타는거 보고 뭔가 각성한것가틈ㅋㅋㅋ] [맞아 벨로체가 빌보드 순위도 칠린이들 다시 넘겼자나] [올하반기는 또 칠린이들이 재역전할듯] [후아 후아 첨에 불꽃 팍 튀길때 진짜 1차 극락임ㅠㅠㅠㅠ몇번을 보는지 모르겠네] [아니 곡 제목이 알케미라고 진짜 연금술 해버리기 있냐고] [[All Chemi> 마지막 유군자 화살컷.gif] [ㄴ 아 이거 진짜 개존멋;;] [불화살 자체도 멋졌는데 백지에 초상화 떠오르면서 [Portrait>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진짜 레전드였으뮤ㅠㅠㅠ] [ㅁㅈ나도 거기서 육성으로 감탄함] [포트레잇은 찐 칠린이다운 칠린노래라 넘 좋아] [윌리그린도 딱 칠린 스타일 안 해치고 자기 색깔만 한방울 떨어뜨린듯] [근까 ㅋㅋㅋ협업했다는 것만으로도 개레전든데 윌리그린이 칠린이들 신경 엄청 써 준듯] [내돌이 경복궁에서 무대를 하다니ㅠㅠㅠ그냥 감동이야] [근데 경복궁에서 불 써도 되는건가?ㅠㅠㅠ 문화재 태워먹는거아님?] [ㄴ 나도 그 걱정 좀 했는데 불꽃은 다 타는점 엄청 낮은 특수물질로 만든거래 문화재엔 영향ㄴㄴ라함] [ㄴ 아그래? 다행이당 알려줘서 고마워] [ㅎㅏ 이제 뮤직비디오 15분남음 빨리 제발ㅃ랍라바빠리빨리] [휴 나도 지금 기다리면서 경복궁 무대 무한반복중]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팬들은 참을성이 많지 않았다. 7IN의 뮤직비디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으니까.
인고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솔라시스템 채널에 두 편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순식간에 치솟은 조회수는, 유튜브 집계 시스템의 한계를 벗어날 정도로 빠르게 치솟았다.
첫 번째 뮤직비디오인 [All Chemi>는 곡의 제목처럼 ‘화학 반응’과 ‘연금술’을 컨셉으로 뮤직비디오를 전개해 나갔다. 통통 튀는 밝은 분위기에 걸맞게 산뜻하고 귀여운 장면들이 많아 팬들을 웃음짓게 했다.
그 중에서도 연지의 마음에 쏙 든 장면은 초반의 과학 실험실 씬. 하얀 실험복과 실험용 고글을 쓴 멤버들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플라스크와 비이커를 만지는 모습은 팬들을 웃음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두 플라스크 안의 액체를 하나로 섞던 군자는, 화학 반응과 함께 기체가 샘솟자 찰지게 깜짝 놀라는 연기를 선보이며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들기도 했다. 함께 뮤직비디오를 보던 네티든즐 역시 그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듯 잔뜩 코멘트를 남겨 놓았다.
[0:56 유군자 깜놀씬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개찰졐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떻게 저 얼굴을 저렇게 막 쓰는데 또 저렇게 귀여울수 있는거지? 나 진짜 주접이다] [노노 주접아님 팩트폭력배임;;] [근데 여러분 그거 암? 군자 저거 놀란 연기 아니라 진짜 놀란거임] [맞아 유군자는 놀람을 연기할만큼의 연기력이 없음] [ㅇㅇ맞지··· 진짜 놀란거엿네] [ㅋㅋㅋㅋㅋㅋ아니왜다들납득하냐곸ㅋㅋㅋㅋㅋㅋㅋ] [후 귀엽긴하다 출구가 없네ㅠㅠㅠㅠ이부분만 무한반복중]연지 역시 깜놀군자를 네 번은 더 보고 나서야 뮤직비디오를 다음 파트로 넘길 수 있었다.
이어진 파트 역시 소년들은 귀엽고 멋졌으며 사랑스러웠다. 실험복 컨셉의 하얀 자켓을 입고 광장에 나와 첫 번째 후렴 안무를 선보인 소년들은, 이번엔 흰색 점프수트 차림으로 페인트 건을 들고 팀을 나누어 서바이벌 총격전을 펼쳤다.
파앙, 파아앙—.
타격감 좋은 퍼커션이 울릴 때마다 페인트 총알이 멤버들의 몸을 때리며 오색의 자국을 만들어 나갔다. 하얀 실험실에서 발생한 총천연색의 화학 반응, 하얀 점프수트 위에 퍼지는 오색 페인트 자국. 상호작용이 발생할 때마다 영상 속에서는 화려한 색감이 퍼져 나갔다.
[뮤비 퀄 진짜 미춋다] [알케미 뮤비는 엄청 고예산은 아닌것같은데 넘 예뿌게 잘 찍은듯ㅠㅠㅠ] [그냥 색만 때려박은 게 아니라 나름 의미가 있어서 더 조움] [오오 무슨 의미? 뮤비해석본 있음? 말좀해죠ㅠㅠ] [아;;막 대단한건 아니구··· 이번 앨범 주제가 상호작용이자나? 근데 화학실험을 하거나 페인트총을쏘거나 하면서 상호작용 할때마다 색깔이 퍼져 나가는게 난 되게 의미있는 부분인것 같았움··· 약간 상호작용을 하면 서로를 물들여 나가게 된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아님말구~~] [ㄴ 헉 이거 ㄹㅇ인듯;;] [ㄴ 맞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니까 되게 재미있당] [1:45 군자가 쏜 페인트총에서 파란 물감 나오는데 바로 다음컷에 군자 볼 아래에도 파란 물감 묻어있음] [이런거 보면 진짜 서로한테 물들어 간다는 의미가 맞는듯?] [앗 그런가 헤헤;; 뿌듯하넿ㅎ;;]“헤헤, 난 연금술사 파트가 젤 좋당.”
“아, 저게 연금술사 옷이야?”
“응, 강연금 제복 오마쥬한 것 같은데··· 예뻐, 헤헤헤.”
덕후 기질이 더 강한 친구는 [All Chemi> 후반부의 제복 씬을 최애로 꼽았다.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를 오마쥬한 하얀 제복을 입고, 강렬한 동작을 취할 때마다 푸른 스파크를 만들어 내는 소년들의 모습은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인혁을 최애 멤버로 꼽는 친구들 역시 제복 파트를 사랑해 마지않았다. 인혁의 거대한 피지컬은 어떤 제복도 멋지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귀여움부터 강렬함까지, [All Chemi> 뮤직비디오는 소년들이 가진 모든 매력의 집합체 같은 느낌이었다. 최애 멤버가 각기 다른 친구들이었지만, [All Chemi> 뮤비는 그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영상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평생 이 뮤직비디오만 보면서 살고 싶었지만, 플레이리스트에는 아직 두 번째 뮤직비디오가 남아 있었다.
[Portrait> 뮤직비디오는 시작부터 차분한 동시에 강렬했다. 감람색의 베일이 둘러 쳐진 동양풍의 서재 가운데서 거문고를 뜯는 군자의 모습은, 시작부터 연지의 숨통을 헉 하고 막히게 했다.“아··· 너무 예쁘잖아···.”
게다가 군자가 무려 흑발 장발이다.
여장 연기 당시, 반쯤은 농담으로 장발을 한 적이 있긴 했다. 그 뒤로는 한 번도 장발을 해 본 적 없는 군자였다. 그러나 이번엔 여장도, 장난기도 없는 진짜 장발 군자가 팬들의 심장을 폭행했다.
[ㅁㅊㅁㅊㅁㅊㅁㅊㅁㅊㅁㅊ] [하ㅏ미쳤다이건진짜] [유군자 장발!! 유군자 장발!!! 유군자 ㅏ장발!!!] [ㅅㅂ그렇게장밟장ㅂ라장발노래를불럿는데드디어ㅠㅠㅠ] [아니근데어제무대에선머리ㅂ짧던데ㅠㅠㅠ붙임머리구나] [군자야제발야한생각좀많이해 머리좀 팍팍길러서 현실무대에서도 장발좀보여줘ㅠㅠㅠㅠ] [군자는 아마 가장 야한 생각이 껍질 벗긴 대나무 뭐 그런 것일듯] [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군자 장발··· 이건 정말 좋을 호(好)] [영상미도 미침ㅠㅠㅠㅠㅠ알케미는 저예산인데 여기에 돈 제대로 ㄷ쏟았네]뮤직비디오는 총 세 가지의 색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나갔다.
서재와 심산유곡은 흔히 ‘쪽빛’이라 불리는 감람색 테마였으며, 전통 방식으로 옷감을 뽑아 내 염색하는 공방은 노오란 치자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거대한 꽃나무 아래에서는 홍화(紅花)빛의 테마로 뮤직비디오가 전개됐다.
[All Chemi>가 하얀 배경에 색을 직접 터뜨리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Portrait>는 동양적인 색상으로 구성된 공간 안에서 멤버들과 누군가가 내밀한 상호작용을 이어 나갔다.상대의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으나, 틈틈이 들어간 P.O.V(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샷)가 팬들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켰다.
마치 자신이 그 공간 안에서 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듯한 착각. 말도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팬들은 점점 더 뮤직비디오에 몰입해 나갔다.
[All Chemi>는 모든 멤버를 주인공으로 그려 낸 뮤직비디오였지만 [Portrait>에는 분명한 주인공이 존재했다.서사의 중심엔 군자가 있었다. 쪽빛이 감도는 서원에서 거문고를 뜯고, 다홍색 꽃나무 아래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염색 공방에서 원단을 염색하는 군자의 모습은 정말 조선시대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잘생긴 선비의 모습 같았다.
군자를 사랑해 마지않는 연지로서는 선물 같은 뮤직비디오였다. 사랑스러운 부분을 일일이 표기해 놓다가 나중엔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뮤직비디오 전체가 군자의 영상 화보집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시종일관 작은 공간에서 타이트한 샷 위주로 구성된 뮤직비디오였으나 후렴에서는 스케일이 확장되며 광각의 댄스 씬들이 삽입됐다.
새벽 무렵의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현무암질 해변, 멀리 사구가 보이는 드넓은 사막, 붉은 노을이 떨어지기 시작한 고궁의 마당까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승무처럼 부드러운 춤사위를 선보이는 소년들을 보며 연지와 팬들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건 대박이다. 대박일 수밖에 없다. 결코 팬심으로 인한 편향된 평가가 아니다. 이걸 보고 구리다고 한다면 그 놈의 눈알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다.
그 뒤로 두 편의 뮤직비디오를 번갈아 가며 열 번도 더 본 연지였다. 이제 모든 씬은 물론 스쳐 지나가는 몇 프레임짜리 자투리까지 눈에 익었을 즈음엔 팬 커뮤니티에 접속하여 주접을 떨었다. 아무튼 우리 애들 잘나고 예쁜 거 얘기하는 건 아무리 해도 질리지 않으며 아무리 해도 모자란 법이니까.
그 순간에도 뮤직비디오 조회수, 경복궁 컴백 라이브 클립의 조회수는 집계 속도를 추월하여 아득히 높은 곳으로 치솟고 있었다.
* * *
컴백 무대는 대성공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했다. 국내외 해외 반응 모두 폭발적이었고, 거기에 대한민국의 국보급 문화재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소개했다는 부가 효과까지 더해졌다.
소년들로서도 뿌듯하기 그지없는 시작이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조회수 1억을 돌파하였으며, 숏폼 SNS에선 [Portrait> 챌린지가 흥하기 시작하며 음원 성적 급상승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축배를 들 여유는 없었다. 컴백 무대가 끝나자 마자 서울 단독콘서트를 시작으로 하는 월드 투어가 예정되어 있었으니까.
군자가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고 그룹의 2집 컴백까지 성공적으로 이뤄 낸 지금, 전 세계는 소년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앞으로 다가온 콘서트에 대비하여 마지막 준비를 마쳐 가고 있던 시점.
두 번째 정규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All Chemi>와 [Portrait>의 빌보드 차트 진입 순위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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