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303)
#303
석권
결과 발표와 동시에 소년들은 서로를 얼싸안았다.
“끄아아아아—.”
“됐어—!!”
“야, 우리가 대상이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져!?”
“···좋아요, 너, 너무 좋아요···.”
이미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였으나 환호성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가장 가까이에 앉아 있던 벨로체 멤버들을 시작으로, 수많은 동료 가수들이 소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 왔다.
“축하해요.”
“칠린이 탈 줄 알았어!”
“정말 너무 너무 멋졌어요.”
“그래미도 응원할게요!”
“선배님들, 너무 멋지세요···.”
쏟아지는 악수와 포옹을 받아 내며 군자는 그 모든 이들과 눈을 마주쳤다. 실로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였다. 순수한 축하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는가 하면, 웃는 낯 이면에 시기와 질투를 숨기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허나 어찌 그것을 원망하겠는가. 질투 역시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인간의 감정이다. 그 부정한 눈빛을 보며 군자는 오히려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뿐이었다.
이렇게 강렬한 시기심을 살 정도로, 이 대상이라는 것은 대단한 성과로구나.
지난 1년간은 막연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왔을 뿐이었다. 벨로체 선배들이 대상을 타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저 단상 위에 오르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대상을 받으면 어떤 기분일지에 대해서 생각 해 본 적은 없었다.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무대 위로 오르기 직전, 멀리서부터 허겁지겁 달려온 양정무가 마지막으로 소년들을 한번씩 꼭 끌어안았다.
“정무야.”
“형들, 형들이 대상 탈 줄 알았어요.”
“···고맙구나.”
“나도 언젠가 꼭 연기대상 탈 거야. 그건 내가 형들보다 먼저 받을 거라구요.”
처음 만났을 때엔 요사스런 투기로 가득했던 정무였다. 그러나 7IN이 대단한 성취를 이뤄 낸 지금 이 순간, 정무의 얼굴에 질투 같은 것은 없었다.
“우리 정무가 이렇게 컸네.”
“푸하핫, 그러게. 원래 막 찡찡대면서 질투해야 하는 거 아냐?”
“시간이 흐르긴 흘렀나 보다.”
변한 정무의 모습을 보니 그제야 시간이 흘렀음을 실감하게 됐다. [아육시>부터 [2024 뮤직 유니버스> 시상식 현장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소년들은 부단히 노력해 왔다.
기적적인 막판 뒤집기를 통해 일곱 소년들이 하나로 뭉쳤고, 수많은 난관을 뚫으며 입지를 높여 왔다. 단 한 순간도 대충 한 적은 없었다. 돌이켜 보면 매일, 매 시간, 매 분 매 초가 최선의 연속이었다.
가끔은 놔 버리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으나, 그럴 때마다 팬들의 응원과 지지가 소년들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무대 계단을 오르니 먼 발치에 팬들의 모습이 보였다. 7IN의 대상 수상이 거의 확정적인 시상식이었음에도, 팬들은 모두 눈물을 머금은 채 소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상은 피땀 흘린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다.
팬들이 보내 주신 열렬한 사랑과 응원의 결실이다.
모두가 당연하다 했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소년들과 팬들이 함께 만들어 낸 기적이다.
“···참으로 기쁘구나.”
그제야 군자는 깨달았다. 저 찬란한 트로피는 단순한 명예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함께 단상을 오른 소년들도 모두 같은 것을 느낀 듯 했다.
리더인 군자가 시상자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한아름 꽃다발을 끌어안은 채, 소년들이 돌아가며 수상 소감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늠름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으나 어느새 몇몇 소년들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차오르는 울음을 꾹꾹 누르며, 소년들은 마이크를 잡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언제나 소년들을 지지해 준 가족들, 7IN의 성공을 위해 워라밸을 포기한 솔라시스템 직원들, 이제는 가족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된 멤버들, 그리고 무한한 사랑을 보내 준 소중한 팬들까지.
마음 같아선 그 모든 팬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 주고 싶은 군자였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간 아마 이 시상식은 다음 달이나 되어야 끝날 테다. 이제 7IN을 사랑하는 팬들의 수가 대한민국의 국민 수보다도 많았다. 수십 남짓의 관객 앞에서 공연하던 저잣거리 광대 시절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꿈 같은 현실이었다.
“···그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요즘엔 큰절을 참아 왔지만 오늘만큼은 도통 큰절욕을 참을 수 없는 군자였다. 이런 압도적인 감사의 마음을, 큰절 아니면 그 무엇으로 전한단 말인가.
군자가 정면을 향해 큰절을 올리자, 놀랍게도 나머지 여섯 멤버들 모두 동시에 큰절을 올렸다.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었기에 군자는 당황했으나, 소년들은 엎드린 채 군자를 보며 씨익 웃을 뿐이었다.
“형이 큰절 할 것 같았어여.”
“혼자만 생색 내지 말라고 이 자식아.”
이제 소년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다. 함께 머리를 조아린 멤버들을 보며 군자는 마음 깊은 곳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나는 참 과분한 인생을 살고 있구나. 대상, 따뜻한 가족, 수많은 팬들, 그리고 이렇게나 마음이 잘 통하는 동료들까지. 온 세상이 모두 선물이로구나.
자꾸만 눈물이 찔끔찔끔 흘러, 재빨리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며 일어난 군자였다. 다시금 고개를 들자, 팬들 역시 눈물을 닦으며 소년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짝짝짝짝—···.
박수 소리는 좀처럼 멎지 않았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 * *
[7IN,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 싹쓸이··· ‘2024년은 7IN의 해’ 증명.] [[2024 뮤직 유니버스> 이어서 [2024 VMA> 대상 수상한 7IN, 이제 남은 건 2024 그래미 어워즈 뿐.] [[포토뉴스] 큰절 올리는 7IN, 언제나처럼 “감사하오~”] [[포토뉴스] 유군자, 눈물의 수상소감] [역대 가장 당연했던 대상, 그러나 짜릿한 무대로 대상 수상자의 품격 지킨 7IN.]7IN의 연말 시상식 싹쓸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바로 이어진 [2024 VMA> 에서도 당당히 대상을 차지한 소년들은, 음원 플랫폼 ‘하입뮤직’이 주최하는 범아시아 뮤직 어워즈 [HAMA>에서도 3관왕을 차지하며 참가하는 모든 시상식을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무대에 오른 소년들은 당연하다는 듯 가장 퀄리티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하나의 퍼포먼스로 ‘돌려막기’를 하는 것이 아닌, 시상식마다 의상과 디테일에 배리에이션을 준 퍼포먼스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참여하는 시상식마다 무대를 찢고 당연하다는 듯 대상 트로피를 가져오니, 팬들의 어깨는 하늘까지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2025년에 내가 죽어있거든 칠뽕 과다투여로 사망했다고 알아줘] [ㅇㅇ칠뽕 요즘 그 약이 그렇게 대유행이라며] [아진짜우리애들미친것같아ㅠㅠㅠㅠㅠ] [컴백앨범이 너무 잘 터지긴 했는데,, 이정도로 잘될줄은 진짜 몰랐어ㅠㅠㅋㅋㅋ] [이정도면 케팝 역대급 대흥행아님? 루나틱이 이정도로 잘된적이 있었나] [ㄴ 타그룹이랑 비교ㄴㄴ;;] [ㄴ ㅁㅈㅁㅈ 루나틱 벨로체 칠린 멤들끼리는 다 넘 친하게 지내는데 비교하진말자] [아니 시상식 싹쓸이하는건 그렇다 쳐도 무대까지 다 성의있게 하는거 넘 대단한거 아님? 진짜 조사해봐야대 얘네들 복제인간인거 아님?] [하악 복제할거면 아예 양산형으로 대량생산해서 1가구 1칠린 보급해줘ㅠㅠ] [하아아앍 나는 권태웅 수면베개~] [ㄴ 이언냐 취향 독특하네] [ㄴ 우리웅이가왜ㅠ] [ㄴ 베개는 말랑해야지 딱딱하면 어뜩해] [ㄴ 나 돌침대에서 자는디?] [ㄴ 앗 많이 언니셨구나;; 죄송합니다] [ㄴ ㅎㅎ 괜춘~] [ㄴ 예의예의예의~]그러나 파죽지세의 소년들에게도 그래미 어워즈는 넘기 어려운 산 같아 보였다.
2024 그래미 어워즈 신인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것은 7IN을 비롯하여 총 아홉 팀. 그 중엔 2024년 상반기 북미와 숏폼 SNS판을 뒤흔든 여성 래퍼 Coi Loro, 데뷔와 동시에 5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한 얼터너티브 록 밴드 The Forest, 역시 마찬가지로 데뷔하자마자 파티 음악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래퍼 그룹 Royal 3 등등 쟁쟁한 후보가 많았다.
유독 신인들이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물론 7IN 역시 엄청난 하반기를 보냈으나, 다른 그룹들에 비해 연차가 쌓였다는 것이 약점이었다.
물론 그 해에 데뷔한 그룹만이 신인상을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차가 2~3년 정도 된 팀도 그 해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다면 신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진정한 의미의 신인이 아니라는 점은 감점 요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치사하지 않아여? 우리도 마음은 완전 신인인뎅···.”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어느새 우리가 활동을 시작한지도 햇수로 삼 년이 지난 것을. 이제 음악방송 무대에 가면 우리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후배 분들도 많아졌으니 말이다.”
“빌보드 차트 입성이 좀 빨랐으면 [올해의 노래>나 [올해의 앨범> 에도 노미네이트 될 수 있었는데··· 그게 좀 아쉽긴 하다.”
“아하하핫, 뭐 내년도 있으니까 괜찮아~”
“그건 맞지. 우린 앞으로 매년 빌보드 차트에 오를 거고, 매년 그래미 어워즈에 초청받을 거야. 난 진짜 욕심 많은 놈이라고.”
“지현수 아주 탐욕 덩어리구만.”
“그래. 이번에 대상 받아 보니까 알겠더라. 상은 좋은 거야. 나만 기쁜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같이 기뻐지는 거라니까.”
현수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들이 대상을 받았음에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해 주었다. 그 모습을 보니, 또 한번 멋진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은 2025년 2월. 연말까지 스티비 레이와 무대 연습을 마친 뒤, 2025년 초부터는 소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무대 연습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합주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언제나처럼, 스티비 레이와의 연습은 소년들에게 커다란 영광이자 영감 그 자체가 되었다.
“다시 한번 축하해요. 여러분들이 이 나라에서 영예를 거머쥐었듯, 다가오는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스티비 삼촌, 우리가 할 수 있을까여? 다른 시상식은 다 자신있었는데, 그래미는 진짜 모르겠다구여.”
현재의 걱정 어린 목소리에 스티비 레이는 그저 껄껄 웃어 보일 뿐이었다.
“하하,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결과는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겠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래미라는 커다란 무대에서, 통합을 위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음은 참으로 값진 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는 그저 열심히 준비해서, 만족스러운 공연을 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만 수십 번, 수상도 여러 번 해 본 스티비 레이의 말에 나머지 소년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이 바로 우문현답(愚問賢答)···.”
“헉, 군자 형아! 내 질문이 우문이었단 거예여—!?”
“하하, 들켜 버렸구나.”
현재의 어깨를 팡팡 치며 가볍게 웃는 군자였으나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이 그래미 어워드라는 것은, 소년들의 역사에 남을 하나의 변곡점이 될 터였다.
솔직히 욕심이 났다. 여기까지 온 이상, 그 그래미인지 크래미인지 하는 것도 석권하고 싶었다.
그러나 스티비 레이의 말처럼,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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