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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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王)자라니, 무엄하구나!
3차 경연을 닷새 앞둔 주말, 숙소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지하 1층 트레이닝 룸에서 고성이 오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하현재와 민강열이었다.
“열이 형, 진심이에요?”
“뭔 소리야. 말을 똑바로 해.”
“진짜로 선비 형아네만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
“다른 팀들이랑은 다 같이 쓰고?”
“···.”
“아니, 이건 진짜 너무 이상한 거 아냐?”
동의를 구하듯 주변을 둘러보는 하현재였으나 모두가 그의 눈을 피했다.
“아, 에반데 진짜.”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하현재가 한숨을 팍 내쉬었다.
지금은 하현재와 민강열이 속한 그룹이 연습실을 사용하는 시간. 그러나 실제로는 다양한 팀원들이 연습실에 머물러 있었다. 오직 군자의 팀원들만 제외하고.
군자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연습실 사용을 놓고 담합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에 반감을 갖는 참가자도 존재했다. 당장 팀장인 민강열에게 반기를 든 하현재가 그랬다.
“막판 되니까 다들 미친 거예여?”
“···.”
“이건 아니잖아. 선이라는 게 있는데.”
그러나 놀랍게도, 상당수의 참가자들은 이 담합에 동의하고 있는 듯 했다.
한 하위권 참가자가 하현재의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현재, 그만 해라.”
“그만 하라고여? 형들이 그만 해야지! 이게 뭔-.”
“넌 데뷔조잖아.”
“에?”
“그리고, 유군자랑도 친하다 아니야?”
“아니, 그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오는데요?”
“넌 군자랑 같이 데뷔조 가면 되겠지만··· 우린 진짜 절박하다고.”
“···.”
“이번에 생방 못 가면 어차피 탈락인데, 뭐라도 해 봐야 되는 거 아냐?”
“허, 그럼 연습을 열심히 하시든가요.”
“뭐?”
“열심히 해서 군자 형보다 잘할 생각을 해야지. 이딴 야비한 짓거리 말고.”
“···야비한 짓거리?”
“내 말이 틀림여?”
“너, 입 조심해라.”
“왜여? 때릴라고?”
“!”
“그럼 그러든가. 우와, 여기 카메라 진짜 많다!”
“이게 진짜···.”
분위기가 일촉즉발로 치닫는 가운데.
구석에 앉아 있던 차인혁이 조용히 일어나 하현재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험악했던 분위기는 차분히 가라앉았다. 군자와 두 번이나 팀을 이룬 차인혁 역시 연습실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이렇게 해서 올라가면 행복해?”
“···.”
“이렇게까지 했는데 지면, 그 땐 어떻게 하려고.”
“···.”
“다들 부끄러운 줄 알아.”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딱 한 명, 양정무를 제외하면.
“그러게. 다들 왜 이렇게 쫄아 있어요?”
“···.”
“이해가 안 가네. 군자 형네가 그렇게 무섭나?”
“그건···.”
“그럼 더 이해가 안 가는데요? 연습실을 같이 써야 뭐 준비하는지도 보고, 전략도 파악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나 세 사람의 의견은 대세를 바꿀 수 없었다.
“···진짜 답이 없네.”
하현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연습실을 나가 버렸다.
그 길로 계단을 내려가니 음악 소리가 들렸다. 군자와 그의 동료들이, 앰프도 없이 타블렛PC로 음악을 틀어 놓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선비 형아아···.”
방금 전까지 찌푸려져 있던 하현재의 눈썹이 단번에 팔자 모양이 됐다. 포르르 달려온 하현재를 보자, 군자가 음악을 일시정지하며 환하게 웃었다.
“오오, 초콜렛 소년.”
“아니이,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여···.”
“어쩔 수 없지, 이젠 연습실 사용이 자유롭지 않으니.”
“에휴, 안 그래도 방금 얘기해 봤는데여.”
현재는 우울한 얼굴로 방금 전의 논쟁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군자는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 담담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느 정도는 예측했던 일이다.”
“예측했다고 해서 기분 안 나쁜 건 아니잖아···.”
“괜찮다, 그래도 하루에 세 시간씩은 사용할 수 있으니.”
“그럼 나머지 시간은 어떡하게.”
“그것도 문제없다.”
“그, 그래여?”
현재는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군자의 얼굴은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다.
‘인간 거울’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얻은 ‘거울 안무’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발전해 나갔다.
처음엔 단순히 거울 속의 자신을 묘사하듯 움직임을 복제하는 식이었으나, 아이디어가 더해질수록 안무의 구성은 풍부해졌다.
두 개의 자아를 묘사한 곡인 만큼, ‘거울 속의 나’와 ‘바깥의 나’ 사이의 차이를 두기로 했다.
동작은 물론 세심한 표정 묘사까지도.
그렇게 디테일을 채워 나가며, 동선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졌다.
“이쯤에서 동선을 한번 꼬아 주는 건 어떨까? 그냥 평면 거울만 놓고 따라하는 식의 구성이면 조금 심심할 것 같지 않아?”
“···으음, 맞아요. 여덟 마디만 지나면 질릴 것 같아요···.”
“우리 기유찬이가 안무 창작엔 냉정한 면이 있다니까. 좋아 좋아.”
“···그, 하, 할 땐 해야 되니깐···.”
“그러니까 요 부분부터는 평면 거울이 아니라, 만화경에서 상이 갈라져 나오는 식으로··· 이렇게. 어때?”
“우와, 졸라맨 되게 못 그린다. 아하핫.”
“거 대충 이해했으면 넘어갑시다.”
“아하하, 동선은 넘 좋은데? 난 찬성, 대찬성.”
“오, 이러면 곡 구성이랑도 딱 맞아. 이 부분부터 비트가 변주되니까.”
“그래? 역시 곡 분석이 가능한 멤버가 있으니까 편하네.”
퍼포먼스의 핵심이 될 ‘미러 모드’ 파트는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경연곡 [Suit Up>의 테마와도 잘 맞는 컨셉의 안무였기에, 창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창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극한까지 갈고 닦는 것.
특히 주하성에게 패배한 군자의 의지는 펄펄 끓는 용암 같았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붓펜으로 일필휘지(一筆揮之).
競演四日前 (경연사일전)
(경연이 나흘밖에 남지 않았구나.)
集中訓練中 (집중훈련중)
(그 어느때보다 집중하여 연습하는 중이다.)
關節痛極甚 (관절통극심)
(뼈마디 하나하나가 모두 고통스러운 나날이지만.)
火l理撑 (화이탱)
(불 같은 의지로, 반드시 목표한 곳에 닿기를.)
마음을 정화하는 붓글씨 시간을 가지고 난 뒤엔, 바로 동료들을 깨운 뒤 지하 2층으로 내려간다.
식사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오로지 연습만 했다. 거울이 되어 주는 동료들의 지시에 따라 동작을 수정했다. 동료들이 잠든 뒤엔 ‘벨로체’의 영상을 보며 스스로 동작을 점검했다.
俳老埰先輩 (배로채선배)
(벨로체 선배들의 안무를 보았다.)
按舞超高手 (안무초고수)
(모두 엄청난 초고수들이다.)
拿意臥懶非 (나의와나비)
(그걸 보니, 눕고자 하는 나태한 의지가 달아나 버리는구나.)
火l理撑 (화이탱)
(이 불 같은 의지가 반드시 목표에 닿기를.)
동료들에게 가감 없는 지적을 받으며, 또는 자신의 영상과 ‘벨로체’ 선배들의 영상을 비교 분석하며.
군자의 동작은 시나브로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다.
競演三日前 (경연삼일전)
(이제 경연이 고작 사흘밖에 남지 않았구나.)
四肢不滿足 (사지불만족)
(아직 팔다리 중 만족스러운 것이 없으니.)
暴風勞力行 (폭풍노력행)
(더욱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할 것이다.)
火l理撑 (화이탱)
(불 같은 의지는 반드시 목표에 닿을 터.)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의 폭발적인 변화는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쌓여 나가는 셀프 카메라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동작의 섬세함이 달라졌다. 힘을 주는 순간의 파괴력이 나아졌다.
“···오오, 군자 형···.”
“토 나오게 연습 하더니, 진짜 달라지긴 하네?”
동료들도 군자의 변화를 인정했지만 군자 본인은 만족할 수 없었다.
상태창의 춤 등급은 여전히 ‘B’에 머물러 있었다.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뤘다고 하나, 아직 주하성의 수준을 따라잡진 못했다.
더욱 정진해야 한다. 끝내 극기(克己)를 이루어 내야 한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같은 동작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동작을 반복했다.
근육통과 피로감으로 쓰러지듯 잠든 뒤엔 꿈에서도 춤을 췄다.
“···아으, 아···.”
“구, 군자 형?”
“와, 얘 자면서도 연습 하나 본데.”
가무(歌舞)에 능했고, 악기도 잘 다루었으며, 활도 잘 쏘는 군자였으나 사실 가장 자신있는 것은 따로 있었다.
극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를 갈고 닦는 수신(修身)의 자세.
노력이야말로 군자가 가진 최강의 재능이었다.
그렇게 이를 악물며 연습하고 또 연습한 결과.
[사용자 : 유군자] [용모 : A-] [노래 : B-] [춤 : B+] [매력 : A+]“!”
기어이 닷새 안에, 군자의 춤 등급이 한 단계 올랐다.
* * *
연습실이 부족한 와중에도 ‘팀 유군자’는 최선의 노력을 통해 악조건을 극복해 내고 있었다.
공동 연습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었지만, 다행히 그 조건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같이 연습 안 하니까, 우리가 뭘 준비하고 있는지는 숨길 수 있겠네.”
“그러게 말야.”
“···그, 이번엔 중간점검도 없잖아요···.”
“맞아.”
유찬의 말대로 이번엔 중간점검이 빠졌다.
상위 랭커들만 살아남은 만큼, 퍼포먼스를 점검하고 방향성을 다시 잡는 중간점검 일정을 생략한 것.
그렇기에 군자의 팀은 준비한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숨길 수 있었다.
종종 양정무가 지하 2층을 집적대며 염탐을 해 오긴 했지만.
“어, 쩡무 또 왔네?”
“!”
“너 요즘 왜 이렇게 알짱거리냐? 뭐, 우리랑 같이 하고 싶어?”
“무, 무슨 그런···.”
“아 맞다! 현재한테 들었다. 연습실 갖고 싸울 때 우리 편 들어 줬다면서?”
“아니, 편 들어 준 게 아니고!”
“솔직히 말해 봐, 너 군자 좋아하지?”
“아 염탐하러 온 거라고! 스파이!”
얼쩡거리는 양정무엔 권태웅 만한 특효약이 없었다. 권태웅이 조금만 주접을 떨어도 급발진하며 도망쳐 버리기 일쑤였으니까.
“크크, 쩡무 쟤도 은근 츤데레라니까.”
그렇게 양정무를 퇴치한 뒤, 본격적으로 오늘의 안건에 대해 회의를 시작한 ‘팀 유군자’였다.
‘미러 모드’ 안무를 제외하면 대부분 원곡을 살리기로 했기에, 구성 면에서 특별히 추가할 것은 없었다.
이제 문제는 의상이었다.
원곡을 살리는 착장은 깔끔한 블랙 계통의 정장.
멤버마다 약간의 디테일 차이는 두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섯 팀원들 모두 딱 떨어지는 핏의 정장을 착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 때, 유찬이 색다른 아이디어를 던졌다.
“···그, 거, ‘거울 속 나’와 ‘거울 밖 나’의 의상을 다르게 하면 어떨까요···?”
“음? 그게 무슨 말이야?”
“···미러 모드 안무는 옷을 입어 가는 과정을 표현한 거니까···.”
“그렇지.”
“···거울 밖의 나는 아직 옷을 덜 입은 상태고, 거울 안의 나는 정장을 갖춰 입은 상태로 표현하면···.”
“어?”
뜬금없이 튀어나온 유찬의 의견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괜찮은데?”
“나도 좋은 것 같아.”
“아하하하, 너무 좋다.”
“그렇게 의상을 구성하면, 수트를 입었을 때 드러나는 ‘제 2의 자아’를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 컨셉이랑도 잘 맞고, 그치?”
“그럼 이건 어때? 미러 모드 안무를 하는 중에,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밖의 나한테 정장 재킷을 건네주는 거야.”
“오?”
“그냥 옷을 입는 게 아니라, 정말 자아가 뒤바뀌었다는 느낌으로.”
“그것도 괜찮은데?”
“···저, 저도 좋은 것 같아요···.”
‘미러 모드’ 안무가 처음 튀어나왔을 때처럼,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전개됐다.
“잠깐만, 근데 이러면 옷이 어떻게 되는 거야?”
“어어, 두 명은 야무지게 정장을 입고··· 나머지 두 명은 입다가 만 상태여야겠네?”
“그렇지. 그래야 옷을 입는 과정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
“입다가 만 상태라··· 기유찬 이거 이거, 아주 음탕한 놈이었구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흐흐, 노출 무대를 하시겠다 이거지.”
“그런 식으로 데뷔조 굳히기를 가시겠다 이거지이~”
“아니에요-!”
유찬이 제의한 의상 컨셉을 실현하기 위해선 약간의 노출이 필요했다.
‘거울 속의 나’ 역할의 두 명은 정장을 깔끔하게 갖춰 입으면 된다.
그러나 ‘거울 밖의 나’는 다르다. 아직 옷을 입는 중이어야 했으니.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누가 이 역할을 해야 하나아.”
“아하하, 내가 할까?”
“···2D 아이돌이 노출을?”
“아니야, 시우야. 넌 그냥 야무지게 입자. 팬들도 그걸 바랄 거야.”
“아하하하, 좋아 좋아.”
“···우, 웅이 형이 해 주시면···.”
“그치, 태웅이가 몸 좋잖아. 할 수 있지?”
“당연하지. 핑크 티셔츠 입고 대흉근 쇼까지 했는데, 이제 못할 게 뭐냐.”
“오케이, 그럼 두 번째는···.”
그렇게 말하며 지현수가 나머지 후보 두 명을 돌아보았다.
기유찬과 유군자.
모두 훌륭한 비율과 넓은 어깨, 이상적인 골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근육까지 옹골차게 들어서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흐으음.”
“···저, 저는··· 전 안 될 것 같아요···.”
“왜? 부끄러워서?”
“···아, 아직 미, 미성년자기도 하고···.”
“하긴 그렇지.”
“그럼 아기는 지켜 주기로 하고.”
이제 모든 멤버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군자에게로 향했다.
“군자야.”
“왜 그런 눈빛으로···.”
“너 배에 왕(王)자 있냐?”
“무, 뭣이?”
“왕자 있잖아, 요렇게 생긴 거.”
그렇게 말하며 태웅이 하늘에 임금 왕(王)자를 그려 보였다. 그 글자를 본 군자가 이맛살을 팍 찌푸렸다.
“이런 무엄한···.”
“어?”
“그런 것은 없다!”
하늘 같은 주군을, 어찌 한낱 선비의 복부에 품을 수 있단 말인가!
배에 왕(王)자라니. 군자는 그런 고얀 짓을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태웅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아니, 있을 것 같은데?”
“음?”
“너 코어 엄청 세잖아. 공중제비도 막 돌고.”
“···?”
“그거, 복근 없이는 절대 못 하는 동작이거든.”
“그게 무슨···.”
“너 씻을 때 몸 확인 안 하지?”
“그렇긴 하다만.”
“그럴 줄 알았다.”
“!?”
“내가 보기엔 너 배에 왕자 있다, 무조건.”
“!?!?”
태웅의 말에 화들짝 놀란 군자가 후다닥 구석진 곳으로 뛰어갔다.
“그럴 리가 없다···.”
그 동안 몸의 생김새엔 특별히 신경 써 본 적이 없었다. 태웅의 말대로 몸을 씻을 때도 씻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복부에 왕(王)자가 생겼을 수도 있다니.
선비라는 자가, 임금을 뜻하는 문자를 함부로 제 몸에 새겨 넣다니.
충(忠)을 모토로 사는 선비로서, 이 얼마나 부끄럽고 무엄한 일이더냐.
떨리는 마음으로 군자는 천천히 웃옷을 들춰 보았다.
스윽-.
조심스레 확인한 복부엔, 역시나 왕(王) 같은 것은 없었다.
“!”
그래, 그러면 그렇지!
복부를 확인한 군자가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을 향해 뛰어갔다.
“거 봐라, 왕(王)자 같은 것은 없었다!”
“에이, 그래?”
“당연하지!”
군자가 가지고 온 안 좋은 소식에 모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이, 그럼 어떻게···.”
“대신 선비 사(士) 자가 있더구나!”
“아?”
“그 것도 두 개나!”
“서, 선비 사?”
“자, 보거라!”
그렇게 말하며, 군자가 자랑스러운 듯 자신의 상의를 훌러덩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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