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 is a former scholar RAW novel - Chapter (86)
#86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7IN, 데뷔와 동시에 3대 음원 차트 1위 올킬!] [화제의 ‘선비돌’ 7IN, 음원 차트 점령··· 압도적인 데뷔 퍼포먼스] [지금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재생되고 있는 곡은? [근본 (Origin)>]데뷔 이틀 째 오전.
7’IN의 데뷔 타이틀곡 [근본 (Origin)>은 알라딘’, ‘핵스뮤직’ 차트에 이어 ‘라임’ 차트까지 정복해 버렸다.
사흘 앞서 데뷔한 페이버릿은 반짝 1위를 기록한 뒤 힘이 빠지며 모든 차트에서 순위가 하락하는 추세였으나 7IN은 달랐다.
오디션을 통해 형성된 코어 팬덤, 거기에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대중성까지 갖췄다. 그 결과, 라임 차트 순위 수직상승은 물론 알라딘, 핵스뮤직의 실시간 차트 순위 역시 방어해 낸 것.
숙소는 매일매일이 축제 분위기였다. 음악방송 활동을 앞두고 엄격한 체중관리 하에 살아가던 멤버들이었지만, 차트 올킬을 달성한 날만큼은 이용중 실장도 멤버들에게 치맥의 자유를 허용했다. 다섯 개의 맥주잔과 두 개의 음료수 잔이 허공에서 쨍그랑 부딪혔다.
“크으, 난 우리 잘 될 줄 알았어.”
“맞아? 웅이 너 10분에 한 번씩 차트 새로고침 하던데.”
“아하하핫, 뭐가 그렇게 불안했던 거야~”
“아니 그건 불안해서가 아니라 이제 빨리 성공의 냄새를 맡고 싶어서···.”
“어차피 1시간에 한 번씩 업뎃되는데 뭘 그렇게 자주 봤어여.”
“그러게. 나 불안했나?”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던 태웅은 이내 그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냐, 아냐. 불안한 건 아니었던 것 같아.”
“그럼 왜.”
“그냥 봐도 봐도 좋잖냐.”
“우리 1위 한 거?”
“어. 아무리 봐도 이 뽕이 안 빠지네.”
“그건 맞지.”
멤버들 역시 이 말에는 공감하는 것 같았다. 군자 역시 맥주를 홀짝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1등은 기분 좋은 것이지.”
“오, 군자 이제 맥주 좀 마시냐?”
“어어, 그러게. 얼마 전까지는 뭔 술이 이렇게 톡톡 쏘는 것이냐! 이러면서 질색했잖아.”
“후후, 이제야 맛을 알았달까.”
“그런 것 치고는 너무 조금씩 마시는 거 아니에여?”
“아직 요 톡 쏘는 놈에게 적응 중이란다.”
그렇게 말하며 군자는 다시 한번 참새처럼 맥주를 손톱만큼 들이켰다.
생각해 보면 1등을 처음 해 본 건 아니다. 오히려 언제나 1등을 하는 것이 익숙한 군자였다.
숙부가 그를 끌고 다니며 원치도 않았던 경연대회며 비무대회에 참가시켰던 것이지만.
그래도 1등을 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다. 원망스러운 숙부였지만, 그래도 부모님의 형제고 그를 거두어 준 양아버지니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아주 약간은 뿌듯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등을 하면 모진 회초리질을 당했기에 1등이 좋았다. 적어도 1등을 한 날만큼은 종아리에 피멍이 들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살아왔으니 이번 1등의 감회가 남달랐다. 아육시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이제 군자는 본인 스스로 정상의 자리에 오르길 바랐다.
그렇게 적극적인 마음으로 1위를 차지한다는 건, 억지로 내몰린 경연에서 1위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뿌듯하고 기분좋은 일이었다.
“장원급제가 세 번이로구나.”
“흐흐, 군자야. 장원급제 세 번이면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신기록 아니냐?”
“그렇지 않다. 율곡 선생님은 총 아홉 번의 장원급제를 하셨지.”
“뭐!? 아니, 왜? 과거 시험은 한 번만 보면 되는 거 아니었냐?”
“헐, 율곡 쌤 은근 악질이셨네. 그럼 장원급제했을 누군가가 2위로 떨어졌다는 거자나여.”
“뭐, 꼬우면 율곡 선생님보다 더 잘하면 되는 것 아니었겠느냐.”
“것도 맞는 말이네.”
그래, 불만이 있다면 더 잘해 버리면 그만이지.
다음 날 솔라시스템 사옥.
신곡 연습이 끝난 뒤 잠시 쉬고 있는데, 이용중 실장이 무언가를 들고 헐레벌떡 달려왔다.
“얘들아! 3일차 초동 판매량 나왔다!”
“초동?”
초동(樵童)은 어린 나무꾼 소년을 뜻하는 말인데?
초동 판매량이라니, 설마 이 세계에선 땔감을 위해서 소년을 사고 파는 미친 짓을 한단 말인가!
“드, 듣기 싫습니다!”
“어?”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다 하나 인본주의(人本主義)가 사라져서는 안 되는 법, 편의를 위해서 어린아이를 매매하는 것은 끔찍한 일 아닙니까!”
“어, 어린아이를 어쩐다고?”
“차라리 제가 나무꾼이 되겠습니다. 제가 땔감을 모아 오···.”
“뭔 헛소리야, 앨범 초동 판매량 나왔다니까.”
“?”
갑자기 멍청한 표정이 된 군자에게, 현수가 친절하게 초동 판매량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앨범이 발매된 후 일주일 간의 판매량 추이를 초동 판매량, 혹은 초동이라는 용어로 줄여 부른다 했다. 그제야 군자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웃었다.
“휴우-.”
“휴우는 개뿔, 누가 초동을 나무꾼 어린아이라고 오해하냐?”
“실장님도 한문 공부를 조금 하셨다면 저를 이해하셨을 겁니다.”
“됐어 임마. 나도 한자 3급 있거든요.”
이용중 실장은 피식 웃으며 초동 판매량이 적힌 문서를 태웅에게 내밀었다. 표에 시선을 고정한 태웅이 숫자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일, 십, 백··· 오만 삼천?”
5만 3천이라는 숫자를 들은 멤버들의 표정이 모호해졌다.
“5만 3천?”
“어, 음, 이 정도면 나쁘지는 않은 거지?”
“···그런가? 페이버릿 선배님들은 얼마였더라.”
“일주일 차 32만이래여.”
“···우, 우와, 짜, 짱이다···.”
“으음, 지금부터 팍팍 팔릴 순 없는 건가?”
“보통 안 그럴 걸여. 초동 판매량은 초반 3일 동안 가장 많이 올라간대여.”
“그래에?”
“뭐, 그래. 나쁘지 않아. 5만 3천이 어디냐.”
“맞아여. 그래도 음원은 1등이잖아여.”
멤버들은 애써 괜찮은 척 서로를 위로했지만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웅이 형, 나도 그거 좀 볼래여.”
“어, 이거? 그래라.”
태웅에게서 서류를 건네 받은 현재가 판매량을 읽어 내려갔다.
“어?”
문서를 따라 주욱 내려가던 현재의 시선이 숫자에서 멈췄다. 숫자를 읽은 현재의 두 눈이 금방 왕방울만해졌다.
“헐··· 대박.”
“뭔데, 뭐 다른 게 있어?”
“나도 좀 보자.”
이어서 다른 멤버들도 서류 앞에 모여들었고.
이윽고 숫자를 읽은 멤버들의 표정이 극적으로 달라졌다.
“아, 뭐야 진짜!”
“5만 3천 아니잖아!”
“어? 무, 뭔데 그럼?”
“하하, 실장님은 한문 공부를 하고, 태웅이는 숫자 공부 좀 해야겠구나!”
“다, 다시 좀 보자.”
[3일차 판매량 : 532,413]“히끅-.”
숫자를 다시 읽은 태웅이 자신도 모르게 딸꾹질을 했다.
발매 직후 사흘 째, 앨범 판매량 50만 장 돌파.
역대 남자 아이돌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 * *
데뷔 직후 음원차트 올킬에 이어, 데뷔앨범 초동 판매 신기록까지.
7IN의 행보엔 거침이 없었다. 섭외 요청은 거르기도 힘들 만큼 쏟아졌으며, 모든 연예부 기자들이 7IN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이제 국내에 이어 슬슬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기 시작하는 상황.
이미 7IN의 해외 팬들은 아육시 정주행은 물론 [명품진품>, [오늘의 퀴즈> 등 멤버들이 나온 예능을 찾아 나노 단위로 분석하고, 쇼케이스 직촬 영상까지 댓글을 달며 즐기고 있었다.
[ㅠㅠㅠ이런 대혜자 쇼케이스가 어딨움?ㅠㅠㅠㅠ] [당첨된분들 너무 부러움··· 선비즈가 직접 서빙이라니··· 머리 감겨주기라니 진짜 미친거 아니냐거] [현재 머리 말려주면서 요망하게 웃을대 진짜 연하남친재질임] [저 정도면 걍 강도아님? 나였으면 저 자리에서 지갑 열어서 현금 다꺼내줌] [이 행사가 너무 부러운!] [나는 기름진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Goon-Ja가 머리를 감겨 준 분을 영원히 증오!] [ㅋㅋㅋㅋㅋㅋㅋ외국언니화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젖꼭지 축제가 무엇인가요?] [젖꼭지 축제는 한국의 전통 명절입니다. Jay-Park으로부터 시작된!]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가 언니들 번역기좀 뺏어봨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언젠가 한국에 갈 것이다!]그렇게 국내외로 반응이 터지고 있는 와중에도 멤버들은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케이블 채널 뮤직플래닛의 음악방송인 [M Planet> 첫 출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이틀.
멤버들은 서은우 팀장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여러분들은 잘생겼습니다.”
“에?”
“그리고 한 명 한 명 매력이 넘치죠.”
“어어,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은 그런 외모나 매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
“오디션을 통해 보여준 압도적인 무대 실력. 난 그것이 인기의 근원이라 생각합니다. 잘생긴 아이돌은 많고, 매력 넘치는 아이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갖춘 데다가 무대까지 잘하는 아이돌은 드물죠.”
“···.”
“난 여러분들이 그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사실 이미 팬들은 여러분들을 그런 가수로 생각하고 있어요.”
“···네.”
“우리 팬들을 실망시키지 맙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네, 팀장님.”
“솔직히 말하면, 오디션으로 데뷔한 아이돌 모두가 모범적인 행보를 걷는 건 아닙니다. 오디션으로 데뷔했으니 인기는 절로 따라오겠지요. 그걸 믿고 연습을 게을리 하는 아이돌들, 분명히 있었습니다.”
“···.”
“우리는 그렇게 되지 말자는 겁니다.”
“넵!”
“그걸 위해선 지금 땀을 흘려야 합니다. 조금 힘들겠지만, 지금은 여러분들을 몰아붙일 수밖에 없네요.”
“아닙니다!”
게으름은 군자의 체질과 맞지 않았다. 물론 그것의 즐거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할 땐 해야 한다는 말이다.
[M Planet> 첫 무대 D – 1.이제 안무 연습은 완벽하게 끝났다. 무대의 오프닝을 장식할 인트로의 필살 퍼포먼스도 미리 준비했다.
이제 남은 건 표정 연습 정도일까.
군자와 인혁은 표정 장인 하현재에게 표정 강습을 받고 있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매번 표정이 아주 살짝 아쉽다는 지적을 받아 온 둘이었다.
“형들은 머랄까, 진중하고 묵직한 퍼포 할 땐 너무 좋은데. 좀 끼 부릴 땐 살짝 어색하더라고여.”
“그런가···.”
“···끼···.”
“근데 이 노래는 섹시한 노래잖아여?”
“응, 그러하지.”
“그러니까 얼굴로도 그 섹시함을 표현해 줘야 된다고여. 이런 표정 연기를 잘해야 무대가 더 잘 살아여.”
“현재야,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흐으으음, 이거 시연하기는 좀 민망한데에.”
잠시 고민하던 현재가, 무언가가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예를 들면 혀를 살짝 써 본다든지.”
“혀?”
“네. 너무 낼름낼름 하면 느끼하니까 살짝만···.”
“이렇게?”
혀를 쓰라는 말에 군자와 인혁이 동시에 혀를 길게 내밀며 현재에게 메롱을 발사했다.
“이어헤 하며 해흐냐?”
“이허야?”
“어허야, 헤히하으야?”
“헤히해?”
“···관둡시다.”
쌍 메롱을 본 현재가 이마를 짚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어려운 안무도 다 외우고, 필살 퍼포먼스도 준비했건만.
끼 부리는 표정 연습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그렇게 마지막 날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
7IN 멤버들을 태운 밴이 드디어 [M Planet>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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