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of living again RAW novel - Chapter 122
122. 인노첸테 (innocente, 순진하게) -3
발표회가 끝나고 다음 날,
우리는 이른 시간부터 M스튜디오에 모여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스튜디오로 향하는 버스에 졸고 있는 지은이와 탑승한 나는, 서늘한 가을의 아침 공기를 맡으며 어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성현아, 봤어?’
어제 민호는 분명 그런 말을 했었다.
거기에 심각한 표정과 무거운 어조는 분명 뭔가를 아는 눈치였다.
안다니?
설마 민호는 ‘신인 죽이기’를 눈치채기라도 했다는 걸까.
하지만 2010년인 이 시점에는 덜미가 잡힐 시점이 아닐 텐데 말이다.
그런데, 그러한 내 의문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다.
M스튜디오 대합실에는 향하자 지은이와 나, 민호를 제외한 다른 한 명이 더 있던 것이다.
새카만 선글라스에 큰 몸집, 거기에 전체적으로 정돈된 정장을 입고 있는 한 남자.
“오랜만이지? 우리 기사 아저씨.”
민호는 저번 ‘오케 경연’을 준비할 때 나와 지은이를 곧잘 데려다주시곤 했던 그분을 소개해주었다.
“안녕하세요. 최지은양, 이성현군.”
무뚝뚝하게 할 말을 뚝 마친 그가 다시금 민호의 뒤에 서 있는 모습은 참, 기계 같았다.
지은이와 나는 짧은 인사를 나누고 우릴 연습실이 아닌 대합실로 부른 민호를 쳐다봤다.
그러자 민호는 자연스레 기사 아저씨를 보았고 그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그럼, 브리핑 시작하겠습니다.”
“브리핑?”
“아, 아저씨가 군인 출신이셔서 그래. 그냥 버릇 같은 거래.”
“그래?”
그렇게 대합실 테이블에 사진을 늘어놓고 순식간에 인물 관계도 같은 걸 그려 넣는 아저씨.
얼핏 보니 그 사진들이 이번 ‘한국 종합 콩쿠르’의 관계자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 설명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단 1분도 걸리지 않아 준비를 마쳤는지 손에 든 막대기로 탁, 탁, 사진을 가리키며 말하는 내용은···.
심히 놀라웠다.
‘아저씨’라 불리는 그분은, 이번 1차 예선 합격자 명단에서 B, D, G조의 클래식 협회 사람들을 짚어냈다.
거기에 그들의 연관성, 1차 예선에서 굳이 ‘원전연주’를 하자고 의견을 낸 사람들의 정보까지 말끔하게 취합해 놓은 것이다.
“전에 성현이 네가 악의적인 뭔가가 느껴진다고 했었잖아? 말하지 못하는 이유 같은 게 있다고도 했었고, 그래서 조사를 부탁드렸어.”
그리고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냥 여유로운 태도로 말하는 민호까지.
새삼 민호가 ‘금천문화재단’의 외동아들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알아보고 있던 합격자 명단에서 ‘클래식 협회’ 사람들이 전부 우리가 나뉜 조로 몰려왔더라고 그래서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바로 눈치챘지.”
그렇게 테이블에 남은 사진은 총 여덞 장.
‘클래식 협회’는 아니지만, 그들과 연관성이 짙어 보이는 두 사람이 더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나도 눈치채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정말 대단한 정보력이었다.
이런 게 부탁하면 뚝딱 나온다는 게 더 신기하고 말이다.
다만 아쉬운 건, 그 여덟 개의 사진 아래로 깔려 반 정도만 보이는 사진 중에서는 ‘곽재윤’의 사진도 있었다.
역시 ‘군인 출신의 수상한 아저씨’가 조사를 했음에도 곽재윤에게서 수작질과 엮이는 또렷한 연관 점을 찾지 못한 듯했다.
그렇게 내가 혼자 ‘곽재윤’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 진지한 민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말인데 성현아.”
“응?”
“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네가 제일 위험한 것 같은데···. 괜찮겠어? 이제라도 아빠한테 말할까?”
나···?
아,
순간 곽재윤에게만 정신이 팔려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내가 알아보지 못했던 두 사람은 모두 나와 최윤설 선생님이 속해 있는 B조에 배정된 사람들이었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건 나뿐이었는지 지은이는 큰 눈을 깜빡이며 놀란 눈이었고, 정면에 서 있던 아저씨도 뭔가 심려스러운 분위기를 풀풀 풍겨왔다.
그런데, 나는 말했다.
“아, 그건 괜찮아. 딱히 이제와서 둘 늘어나도 똑같거든.”
너무도 태연한 반응에 오히려 당황한 듯 미끄러지는 민호.
지은에는 아예, 뭔가 더 말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그 상태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리고 유일하게 침착한 어조로 입을 여는 아저씨.
“성현 군? 내가 클래식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이런 불합리나 부조리는 놔두면 더 곪을 뿐입니다. 얼른 회장님과 이사님 있게 말씀을 드려서 물리적인 조치를···.”
충분히 어른스러운 말투에다 정론이었지만,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놔두시는 게 더 편해요.”
“네?!”
내가 날카로운 눈을 뜨고 아저씨를 보며 말하자 그는 내게 이런 눈길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것처럼 당황하는 소리를 냈다.
사실, 이대로 냅두는 게 솔직히 그게 더 마음이 놓인다.
어차피 곽재윤의 쪼잔하고 졸렬한 성격에 후일이 두려운 민호는 최소한으로 건드릴 것이 뻔했다.
그러면 문제는 지은이인데, 이렇게 대놓고 날 집중마크 하겠다는 게 티가 나면 지은이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훨씬 줄어들 것 아닌가.
나로서는 그게 훨씬 마음이 놓인다.
“정말, 정말로 괜찮은 거야?”
곧 지은이가 어쩐지 슬픈 눈으로 나를 보며 그렇게 물어왔는데, 나는 그 착하고 순수한 아이의 눈길에 미소로 화답하며 말했다.
“응. 난 이번 2차 예선의 필승법이 있거든.”
“피, 필승···?”
“필승법!?”
내 충격 발언에 놀란 눈을 뜨는 지은이와 민호.
나는 그런 그 두 사람에게 싱긋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그건 말이야.”
“그건···?”
꿀꺽,
순간 나를 향해 초집중한 두 사람의 얼굴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는 꾹꾹,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비밀이야.”
곧, 확 돌처럼 굳어버리는 두 사람의 얼굴은 정말 재미있었다.
***
여덟 명에게 같은 곡을 연주시킨다니,
듣기만 해도 그 잔혹함이 실감이 나는 이 예선 방식은 연주자에게는 끔찍한 스트레스를 부여한다.
어째서인가. 간단히 비유하자면,
내가 못 맞춘 시험문제를 내 옆자리 친구가 멋지게 풀어낸다.
혹은 내가 넘지 못할 것 같은 뜀틀을 바로 앞 차례의 친구가 온갖 기교까지 다 부려가며 뛰어넘었다고 해보자.
상상만 해도 위장이 들썩이고 입에는 침이 마르지 않는가.
그거다.
즉, 이번 2차 예선은 남과 대놓고 비교질을 당할 각오가 된 사람만 무대에서 올라설 수 있는 것.
게다가 다수의 연주자가 똑같은 곡을 연주해야 하는 만큼,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정작, 이 무대는 콩쿠르지 않은가.
그것도 퍽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심사위원들이 모인 유서 깊은 ‘백건오 한국 종합 콩쿠르’.
당연히 독특한 해석도 감점 원인이며 자신만의 재해석 또한 금물이다.
변주나 편곡은 말할 것도 없고, 최소한의 음색 변화를 주는 것도 위험하게 여겨진다.
그런 콩쿠르에서 깊은 인상을 남겨라?
전통을 유지하고, 전형적인 연주를 해내면서?
이게 무슨 걷는 것처럼 뛰라는 말인가 싶다.
아니 물구나무를 선 채로 발바닥으로 걸으라는 게 더 어울리는 말이려나.
아무튼, 말이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내게도 말도 안 되는 치트가 하나 있다.
난 전생의 ‘2010년 백건오 한국 종합 콩쿠르’ 결과를 알고 있거든.
피식,
아무리 생각해봐도 헛웃음이 새어 나오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전생에 나는 이 시기,
내가 피아노에 다시금 흥미를 느끼게 만들려는 최윤설 선생님과 아주 고요한 전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그러면 성현아! 피아노 안 쳐도 돼. 안 쳐도 되니까. 이거 한번 들어보지 않을래?’
연습실에 들어가기를 싫어하던 나를 잡아서는 하루 3시간은 필수인 연습시간도 건너뛰게 해주겠다며 들려주던 연주.
그건 ‘백건오 한국 종합 콩쿠르’에 진출한 연주자들 피아노 소리였다.
그래서 싫든 좋든, 나는 어떤 연주자의 연주를 수없이 많이 듣게 되었고 그 사람의 피아노를 따라 하게 되었었다.
그의 이름은 백중철.
다름 아닌 현재, 클래식 협회 소속의 연주자로서 [피아노 – B]에 속해 있는 연주자였다.
어제 내가 밤을 새우지 않았거나 선생님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의 등장에 온 신경이 쏠려있었을 정도로.
백중철은 내게 친숙한 피아니스트였다.
실제로 바로 어제, 곡을 뽑으려고 무대에 올라갔을 때 나는 그가 같은 B조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존재하지 않은 본래의 미래라면 이번 콩쿠르의 우승자는 바로 그 백중철이 거머쥐게 되기 때문이었다.
즉, 그를 연구하는 것이 곧 고득점을 향하는 고속도로를 뚫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정말이지···.”
은사님은 현생에 와서도, 이렇게 내게 도움을 주신다.
“이 은혜는 어떻게 해서라도 갚아야지.”
***
행동 지침을 정하고, 이틀이 흘렀다.
지은이와 민호는 내가 필승법을 숨긴 뒤로는 드물게 의기투합해서는 내게 삐진 언행을 보여주었는데···.
전생의 기억이 있고,
먼 과거일지라도 백중철의 주법을 따라해본 경험이 있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주법’을 체득하고 있기에 누구의 연주든 따라 할 수 있는 사람만 가능한 필승법이란 걸 하나, 하나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하하, 웃으며 넘겼다.
이제와서 두 사람에게 백중철의 주법을 따라 하라고 하면, 오히려 악영향이 갈 거다.
2차 예선에 주어진 연습 기간은 2주.
프로의 무대는 말로만 떠드는 장난이 아니다.
자신의 칼을 안간힘을 다해 벼려내도 모자를 시간에 타인의 주법을 따라 하겠다니,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미친놈이냐고 물을 것이 분명했다.
“후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혼자 2차 예선을 준비하게 되었다.
1차 예선처럼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 교정하기를 반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저번보다 상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다.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어쨌건,
그렇게 완벽한 복제,
거기에 플러스알파를 더해서···.
대놓고 전생의 우승자인 백중철의 상위호완인 연주자가 되어주겠다는 내 계획은 퍽 순탄하게, 진행되는 중이었다.
다만 좀 걸리는 게 있다면.
그저께부터 민호네 기사 아저씨가 나를 보는 시간이 묘하게 뜨거웠는데···.
음, 악영향은 없을 것 같아 애써 무시 중이었다.
***
금천문화재단 소속의 경호업체에서 근무하다 우연한 기회로 김 이사장님의 눈에 들어 전속 운전기사가 된 김요한.
요한은 이틀 전부터 ‘이성현’이라는 천재 소년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현재, 수면 아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
그 사건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 불 보듯 훤히 보이는 성현은 그 날,
‘괜찮습니다. 오히려 놔두시는 게 더 편해요.’
체념한 듯한 얼굴로 그리 말했다.
김민호 도련님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이상한 행동으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왔으며, 항상 당당했던 성현이···.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이다.
요한은 자신이 쓰고 있는 선글라스를 매만지며 생각했다.
자포자기에 가까워 보이는 그의 얼굴에서는 투지가 없었다고.
게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필승법’에 대해 언급하며 김민호 도련님과 여자친구인 최지은 양의 주의를 돌리는 모습도 그렇고,
‘비밀이야’
그렇게 티 나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잡아떼는 모습도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필승법’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 게 분명했다!
요한의 눈에 성현은 자신이 표적이 되어 민호와 지은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할 생각인 것이 분명했다.
“어리구나···.”
하지만 성현의 기대와 달리 B조에서 성현을 꺾고 올라간 ‘협회’의 연주자들은 결국 본선에 올라간 두 사람을 공격할 것이 분명했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다니.
역시, 아무리 피아노 천재라도 아이는 아이다.
하지만,
“이 아저씨, 그런 거 싫어하지 않는다고!”
요한은 솔직히 성현의 희생정신에 감탄했다.
사건의 경위를 듣자마자 바로 자신을 버리고 타인을 보호하려는 그 정신도 그렇고, 순식간에 걱정스러운 시선을 떨쳐내고 분위기까지 환기시키는 그 언변과 판단력.
만약 피아노 천재가 아니었다면 그 나이를 아득히 초월한 처세술 하나만으로도 요한이 팀장으로 있는 경비팀에 스카우트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 때문에 요한은 그 이후로 될 수 있는 한 성현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다가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은 손이 닿는 한 최대한 노력해 도와주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흘이 더 흘렀다.
그런데,
요한이 아무리 클래식에 있어 문외한이라도 눈치챌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성현의 행동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민호도, 지은도 최근의 하루 일정은 비슷했다.
아침에 모여 서로가 보는 앞에서 연주.
요한이 듣기에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를 피드백을 길게 주고 받고,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는 저녁을 대충 때우면서라도 필사적으로 연습에 매진하는 것이다.
밤 10시 넘을 때까지.
하루 순수하게 연습하는 시간만 12시간을 넘기는 강행군.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그 누구보다 연습중독이라는 성현은···.
점심을 먹은 뒤 혼자 연습실에 들어가면 피아노를 연주하질 않았다.
그리고는 다른 이의 연주 영상만 몇 시간이고 멍하니 보고 있는데, 요한은 무슨 이상한 종교의 의식이라도 되는 줄 알았다.
이게 설마 그 ‘필승법’이란 말인가?
아니, 남들은 손가락이 붓도록 연습을 하는데 가만히 있는 게 필승법일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 요한은 오늘이라도 성현에게 한마디를 하려고 그의 연습실에 가까이 다가갔는데, 그의 뛰어난 시력은 성현이 피아노 위에 올려놓은 연주 영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알아본 연주 영상의 주인공.
그건 다름 아닌 성현과 같은 B조에 배정받은 클래식 협회 소속의 연주자.
피아니스트 백중철이었다.
‘도련님께 듣기로, 백중철은 이번에 부조리한 짓을 벌인 사람 중에서도 64인의 1차 예선 합격자 중에서도 톱에 속하는 실력자라고 했었는데··· 설마?!’
요한은 갑자기 깨닫게 된 사실에 전율을 느끼고 말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건가?!’
만일 성현이 자포자기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콩쿠르 일정에 있어 가장 큰 난관으로 다가올 라이벌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요한의 얼굴은 경악에서 삽시간에 미소로 변해갔다.
“내, 내가 오해했었구나···! 성현 군은 포기한 게 아니었어!”
허, 참, 와, 하!
요란한 감탄사가 계속해서 요한의 입에서 터져 나온다.
그리고 그는 얼굴 가득 기쁜 미소를 한 움큼 머금고는 말했다.
“이 아저씨, 그런 거 정말 좋아하는 편이라고!”
그렇게 묘한 오해와 해결을 통해 성현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 요한의 성현을 향하는 호감은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었다.
***
나는 하필 내 연습실 밖에서 변태같이 숨을 쉬고 있는 민호네 기사 아저씨를 목격했다.
윽, 얼마 전부터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것도 그렇고···.
“대체 뭐야··· 저 아저씨 왜 저래···.”
자기도 모르게 질색한 얼굴로 나는 그런 말을 작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