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of living again RAW novel - Chapter 96
96. 피아체볼레 (Piacevole, 귀엽게) -3
생각해보면 나는 전생에도 한번, 이유 불명의 열병을 앓았던 적이 있었다.
언제쯤이었더라.
그래, 아마 고등학교 1학년 2학기의 막바지쯤이었었지.
마침 열심히 공부도 해서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있던 찰나에 열병으로 학교를 하루 쉬게 되어서 참, 기분이 우울해지고는 했었다.
그야, 딱 그때가 피아노를 포기하고 집필 고사라도 잘 챙겨서 뭐라도 해보려 했던 시기였는데 그때 아파서 모든 걸 망쳐버렸으니···.
참 울기도 많이 울었었지.
재수생이 수능을 망쳤을 때랑 비슷하게 슬펐으려나.
아니,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너무나도 유약했고, 피아노를 얕보고 있었으며, 무엇이든 금방 포기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래서 앓아누워서 천장만 넋 놓고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아, 다행이다.’
만약 전력으로 달려들었음에도 기말고사에서 큰 성취를 거두지 못하면 정말,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만 같았기에 나는 당시, 그런 생각을 했었다.
돌이켜보면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그때, 나는 3반에 다니던 지은이와 임시로 한 조에 묶여 딱 1주일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아”
그때의 지은이는 다 포기하고 자포자기한 상태였던 나를, 매우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곤 했었는데···.
“…현아!”
그 눈매가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눈을 마주 보지도 못했던 기억이 문득 멍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때는 단순히 얘도 나를 싫어하는구나,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알겠다.
지은이도 민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할머니와의 관계도 끝내 제대로 풀리지 못해 그런 죽은 눈초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 풀어 헤쳐진 머리카락을 제대로 빗지도 않은 모습으로 학교에 다니며, 매사 무기력하면서도 엄청 신경이 날카로운 아이.
학생 때의 지은이는 그런 아이였다.
“성현아!”
아까부터 뭐지.
계속 내 이름을 부르는데··· 너무 시끄러웠다.
이 늦은 밤에 그러면 민폐라는 것도 모르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무겁게 닫혀있던 눈꺼풀을 천천히 올리자, 눈앞에는 맑은 눈망울에 눈물이 맺힌 지은이의 얼굴이 보였다.
방금까지 떠올리던 학생 최지은과는 너무도 달라서, 순간적으로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 할 뻔했다.
“…최지은?”
분명 내 입에서 말이 나왔는데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줄 알았다.
그 정도로 내 목은 맛이 가 있었다.
“성현아. 정신이 들어?”
내가 눈을 뜨고 말을 하자, 지은이는 안도의 한숨을 픽 내쉬더니 그렇게 말했다.
“정신? 아아, 나···.”
그렇게 횡설수설한 말을 마구 흘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분명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와 침대에 엎어진 상태로 기절하듯 잠에 빠졌었다.
아니, 그 정도면 기절한 거 맞나?
“바보야! 몸 상태가 나쁘면 얼른 집에 와서 쉴 생각을 해야지! 봉사 센터에서 5시간이나 봉사를 해? 거기다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다가 와? 너 진짜 나 화내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내가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으니 지은이의 목소리가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려왔다.
그보다, 이미 화내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여유로운 생각을 하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지은이 쪽을 바라봤는데,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이 주르륵하며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지은이가 나를 많이 걱정해주고 있었다는 걸 이해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지은이의 뺨에 흐르던 눈물을 쓱 닦아줬다.
“울지마···.”
쉰 목소리로 그리 덧붙인 뒤, 나는 반사적으로 미소를 지었는데, 지은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그대로 한 번 더 잠들어 버린 것 같았다.
이번에는 아무런 꿈도 꾸질 않았다.
“어?”
그리고 다시 내가 눈을 떴을 때, 머리는 말끔했고, 온몸 곳곳이 쑤셔오던 것들이 한결 개운해진 상태였다.
“꿈이었나?”
눈앞에 있었던 것 같은 지은이가 없었기에 반사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곧바로 알았다.
“아니지.”
나는 침대 중앙에 머리를 박듯이 기절했었는데, 지금의 제대로 베개를 베고 누워 있었다.
옷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지만, 겉에 입었던 외투는 똑바로 개켜져 책상 위에 있는 걸 보니 역시 누군가 우리 집에 와서, 쓰러져있던 나를 도와준 것이 분명했다.
반사적으로 머리맡에 있던 스마트폰을 찾아 켜보니 참 많은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지은이 – 7건.
예린이 – 2건.
정석 선배 -3건.
엄마 – 2건.
“우··· 우와···.”
무려 열네 통의 전화를 듣지 못했을 정도로 내 몸 상태가 나빴던 걸까.
심지어 지은이의 2건은 오늘이 아니고 어젯밤에 걸려온 것이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계속 왔다 갔다 했던 것인데, 이번 일은 반성해야겠다.
아무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몸이 좋아졌으니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읏···!”
아직은 좀 어지러웠는지 일어서자마자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왔지만, 그래도 나는 거실을 향해 걸었다.
그대로 있다가는 배고파서 돌아가실 지경이었거든.
배가 고프다는 건 적어도 밥을 먹을 만큼의 기력이 돌아왔다는 소리니 호재일 것이다.
그렇게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생각하고 있던 사이, 주방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으응?”
“깼어?”
엄마가 쓰시던 꽃무늬 앞치마를 입고 방금까지 뭘 만들고 있었는지 밥풀떼기 같은 것이 붙은 주걱을 들고 있는 예쁘장한 아이, 지은이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아,”
아까 그게 꿈이 아니었나 보다.
“아, 가 아니라. 왜 여기까지 걸어 나왔어. 나 부르지.”
“응?”
“문고리 옆에 포스트잇 붙여놨잖아. 나 있다고, 못 봤구나?”
“어···. 응.”
사복 차림에 앞치마를 걸치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 우리 집에 있는 지은이의 모습.
긴 흑발이 주방에서 뭔가 하기에는 거슬렸는지 귀엽게 묶어 정리해두었다.
전체적으로 여리여리한 체형에 평소와 달리 큰 옷을 입지도 않고 머리도 묶으니 새삼 지은이가 정말 작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니, 내가 점점 커지는 건가.
확실히 눈높이도 불과 얼마 전과 달라졌다.
“뭐해?”
그렇게 멍하니 지은이를 쳐다보고만 있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좀 머쓱한 마음에 눈을 피하며 그리 말하자 지은이는 당돌하게 다가와 말했다.
“나온 김에 저기 앉아봐. 배고프지?”
“어? 응.”
“아직 어디 아파? 아까부터 어, 랑 응. 만 말하는데”
“아, 좀 어지러워서.”
“그래? 그러면 약만 먹고 한숨 더 잘래?”
“아냐. 배고파서 못 자겠어.”
“풉, 배고파서 일어난 거였어? 자. 이거 먹고 약 먹어.”
나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냄비에 끓이고 있던 것을 그릇에 담아 식탁으로 가져오는 지은이.
그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걸 보니 집안일이나 요리 같은 걸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그릇에 담겨 나온 음식은 뭐, 당연하지만 죽이었다.
“와아.”
분명 그냥 흰 죽에 간장과 참기름을 조금 섞은 것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입에 맞아?”
“응. 진짜 너무 맛있어.”
“다행이네.”
그렇게 말하면서 앞치마를 풀고 내 맞은편 의자에 앉는 지은이, 우리 집에 있는 것들을 이용하면서 전혀 어색한 느낌이 없다.
나는 한껏 입에 넣었던 죽을 꿀꺽 삼키고는 아까부터 느껴지던 어색함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저기, 최지은씨?”
“네. 이성현씨.”
“왜 우리 집에 계세요?”
“네가 불렀잖아요.”
“내가?”
“응.”
그리고는 전혀 의외의 말을 하는 지은이.
그녀는 증거를 보여주겠다는 느낌으로 자신의 핸드폰을 펼치더니 문자메시지 같은 걸 보여주었다.
-ㅂㅈㄴㄹ퓨ㅜㅡ
“뭐야 이게···?”
“나도 몰라. 어젯밤에 모모랑 산책하고 왔는데 네가 이 문자를 보내서 전화를 걸었거든?”
“응.”
“근데 네가 안 받는 거야. 어제는 뭐 밤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 아침에도 계속 걸어봤는데 안 받으니까.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전화 돌려봤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단출했다.
그녀는 우리 부모님의 번호를 알고 있는 정석 선배를 통해 우리 부모님과 통화를 했고, 혹시나 해서 부모님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우리 집에 들어왔다가 침대 귀퉁이에 엎어진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석 선배랑 예린이, 그리고 너희 부모님께도 네 상황 전부 얘기했어.”
“아···.”
항상 인사 대신 몸조리 잘하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게 우리 부모님이다.
아마 몸 상태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쓰러졌다는 얘기를 들으셨으니 오늘 밤이나 내일 중에 거하게 혼을 내시겠지.
마음의 준비나 해둬야겠다.
“어? 그러면 지은아. 우리 엄마하고 통화한 거야?”
“엉. 그래야 죽을 만들어주지.”
“직접 만든 거야?”
“당연하지.”
“집안일 엄청 잘하네.”
“나 중학생 때까지 할머니랑 둘이 살다시피 했거든. 그때부터 집안일은 다 내가 했어.”
“와, 와우.”
하긴 양측 부모님이 모두 저명한 외과의시니까.
그리고 우리 엄마랑 통화했으니 우리 집에 있는 물건을 다루는데 어색함이 없었던 거구나.
그나저나 담담하게 표정으로 말하는 지은이를 보고 있자니 아까 꾼 꿈에서 지은이가 짓고 있던 죽을상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신경질적이고 날카롭던 아이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어여쁜 아이와 동일인물이라니.
새삼 내가 정말 큰 일을 해냈다는 자각이 들었다.
그렇게 꿈에서 나온 지은이를 떠올리고 있으니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기억이 떠올랐다.
눈물까지 흘려가며 나를 흔들어 깨우던 최지은의 얼굴.
그러고 보면 지은이만 유독 내게 전화를 많이 걸었었다.
내가 그녀를 불렀다는 그 문자도 사실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내용이었으니 잘못 보낸 것이라 생각하고 넘겨도 좋을 일이었다.
하지만, 지은이는 내게 전화를 걸어주었고 받지 않으니 다른 사람에게까지 통화를 걸었다.
이건 그녀가 나를 부단히도 걱정해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으려나.
“걱정해줘서 고마워.”
나를 위해 아침 댓바람부터 달려 와주고 이렇게까지 나를 돌봐준 그녀에게 나는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했다.
“걱정 같은 거 안 했는데.”
하지만 특유의 삐진 얼굴을 하며 내 눈을 피하고는 그렇게 답하는 지은이, 이제는 그녀의 이런 반응이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이건 지은이가 부끄러울 때 나오는 반응이다.
그리고 그 밉살스러운 모습을 보니 왠지 좀 놀리고 싶어졌다.
“정말로 내 걱정 안 했구나, 그렇구나···.”
내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확, 기운 빠진 목소리로 그렇게 되묻자, 지은이는 곧바로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어? 아, 아니. 아예 걱정 안 했다는 건 아니고···.”
“아니면?”
“쪼오금. 그래. 조금은 걱정했지.”
걱정을 아예 안 한 건 아니고, 쪼금 걱정했단다.
하는 행동이고 말까지, 정말 아이 같아서 귀엽다.
“조금 걱정한 애가 막 울기까지 했어?”
너무 오래 장난을 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종지부를 찍으려 그런 질문을 던지자, 지은이는 ‘어?’ 하는 소리를 내며 얼어붙었다.
표정이 무슨, 너 그거 기억나? 라고 묻는 얼굴 같았다.
“아까 잠깐 나 깼을 때, 지은이 너 울고 있었잖아. 그렇구나. 지은이는 쪼오금 걱정되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울어버리는구나.”
“아니, 그건, 너무 놀라서 그랬던···.”
너무 놀렸는지, 말을 계속 더듬거리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지은이는 너무 당황한 마음에 이런저런 이상한 변명 같은 걸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이를 가만히 흐뭇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 지은이는 뒤늦게 내가 놀린 것이라는 걸 알아채고는 태엽이 다 풀린 인형처럼 멈췄다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 갈 거야.”
“아! 미안, 미안 진짜 미안! 가지마. 아이고 나 죽는다. 다시 열 오르는 거 같네. 어지러워서 넘어지겠어!”
삐진 지은이가 정말로 우리 집에 없던 손가방 같은 것을 들고 현관문으로 터벅, 터벅 걸어가 버리는 바람에 나는 있는 꾀병 없는 꾀병까지 다 부려가며 그녀의 걸음을 멈춰세웠다.
다행히도 내가 장난친 것을 사과하자 지은이는 우리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집에 남아있어 주었다.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깼다가 하던 내 귀에,
“아이고, 너무 착하다. 우리 지은이. 어떻게 이렇게 이쁜데 마음씨도 곱니? 어떠니 우리 집에 시집올 생각 없니?”
이 같은 우리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 어렴풋이 떠오르니 아마, 내가 방에서 잠든 뒤에도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저녁까지 남아있어 줬던 것 같았다.
다음에 선물이라도 하나 줘야겠···.
***
이상하게도 눈이 자동으로 떠졌다.
모리스 슈만 콩쿠르가 끝나던 날을 기점으로 약 4일간 계속 안 좋던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온 것이다.
계속 찌뿌둥하던 몸은 완전히 개운해졌고, 어질어질하면서 간헐적으로 두통까지 생기던 머리도 말끔해졌다.
“후~”
참 오랜만에 기운 넘치는 아침을 맞이한 것이다.
정신이 돌아오니 곧바로 지은이에게 미안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서 척척 우리 집을 찾아와 간호까지 해준 사람을 놀려먹다니···.
내가 돌이켜봐도 인성이 제대로 박혀있나 의심된다.
“제대로 사과해야겠네.”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으니 앞으로 한동안은 집에서 간단한 일이나 하며 지낼까 고민하던 찰나,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모리스 슈만.
왠지 모르게 그 전화를 받으면 다시금 내가 바쁜 일정 속에서 살아가리라는 예상이 들었지만, 나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잘 쉬고 있었느냐?”
곧바로 들여오는 한국어를 한국인보다 잘하는 독일 할아버지의 걸걸한 목소리.
“네. 물론이죠.”
여기서 ‘어제까지 앓고 있었다.’라고 말하긴 좀 그래서 그리 말하자.
모리스 슈만은 하하하,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
“네가 그렇게 원하던 ‘독주회’의 일정과 무대가 확정됐다.”
기쁜 소식이었다.
전생부터 그토록 염원하던 ‘독주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니!
“근데, 일이 좀 꼬여버려서 말이다. 어떤 아마추어가 너랑 약속을 잡은 건 자기가 먼저라면서 고집을 부리는 통에 일정이 복잡하게 잡혀 버렸단다.”
역시 내 직감이 적중했는지, 바로 기묘한 말을 하는 모리스 슈만.
“복잡하게요?”
“그래···.”
현재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목소리를 착잡하게 내리까는 모리스.
혹시 많이 안 좋은 일이 생긴 건가 싶어 내가 걱정스럽게 묻자, 모리스에게서는 영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괜찮은 건가요?”
“흠, 일단 결과부터 말하자면 너는 독주회를 못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야.”
“네?”
그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씀이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