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pitcher hides 170km RAW novel - Chapter (378)
천재 투수가 170km를 숨김-377화(378/412)
#377화. 그분이 한 발 앞으로 내딛자
한수혁이 입단한 2027년부터 지난 2039년까지 총 13시즌 동안 단 한 시즌을 제외한 가을야구에 12번 진출해 그중 8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서울 워리어스.
4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팀 팬들이 들으면 기겁을 할 노릇이지만 워리어스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전혀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야구라는 종목이 축구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비교적 적은 데다가, 특히 한국 야구의 경우 그런 한계가 더더욱 뚜렷하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2030년대를 지배했던 워리어스 왕조, 이대로 몰락하는가] [구멍투성이 라인업, 여전히 의문부호인 용병 계약, 기존 주전들의 노쇠화와 더딘 신인선수 육성이 맞물린 총체적 난국… 워리어스 호의 미래는?] [드디어 찾아온 동대문 돔구장 시대, 하지만 그곳에서 뛸 워리어스 선수단의 분위기는 암울 그 자체] [분노한 워리어스 팬들, 새로운 홈구장 앞에 모여 시위… “새로운 팀의 비전을 제시해달라”]한국시리즈 진출 정도는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팬들의 입장에서 지난 3년 간 기록한 6위, 5위, 4위라는 성적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들이 이 사태를 더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 그나마 팀에 남아 있는 마지막 스타플레이어들, 그러니까 장덕수, 천상진, 임준영 같은 선수들의 은퇴가 점점 더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 자리를 대신할 신인 선수들의 성장이 너무 더디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는 워리어스 구단의 잘못이 아니었다.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신인 지명권이 부여되는 현 드래프트 시스템상 십 년 넘게 최정상에 군림한 팀이 특급 신인을 데려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과감한 투자로 선수단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서울 매지션스와 인천 레인저스, 수원 커맨더스 등의 전통 강호들과 구단주 교체 이후 10년 만에 팀을 완전 정상화시킨 신흥 강호 부산 타이탄스 등이 경쟁을 벌이며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강화 역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워리어스는 오랜 시간 최고의 자리에 군림한 후유증을 치러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마 구단주인 한수혁의 재력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예산 지원과 자매구단 시애틀 매리너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병 영입 등을 무기로 조금씩, 조금씩, 구단을 정상화시켜 나가고 있지만 이미 우승에 익숙해진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한편 당초에는 4, 5년 정도면 완공될 거라 예상했던 동대문 돔구장 건설 작업이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계속 지연되며 이제야 간신히 마무리되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의 설계 이념을 거의 그대로 계승해온, 건설 비용만 거의 1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돔구장, 일명 워리어스 필드.
다가오는 4월, 그곳에서 사상 첫 개막전을 치르게 된 워리어스 구단은 올해야말로 이곳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였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워리어스에 비해 몇 년 일찍 리빌딩을 시작해 지난 2039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한 숙적 서울 매지션스.
모기업의 투자 규모에 있어 다른 구단을 압도하는 인천 레인저스와 수원 커맨더스, 그리고 새롭게 강팀 대열에 합류한 부산 타이탄스와 대전 팔콘스까지.
그렇기에 2040시즌 워리어스의 예상 순위는 이들 다섯 개 팀에 이은 6위였다. 그 누구도 워리어스가 우승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 내 친척 형이 워리어스 구단에서 근무하는데…….
└ 보통 이런 식으로 말을 시작하는 놈 치고 헛소리 아닌 경우가 없지.
└ 그냥 하지 말까?;;;
└ 일단 해봐. 어차피 헛소리겠지만 들어보고 판단해주지.
└ 음…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잘 안 믿겨져. 그러니 대충 듣고 흘려 넘기던지
└ 대체 뭔데 그렇게 뜸을 들이는데?
└ 한수혁이 돌아올 수도 있다던데.
└ 음? 그게 대체 뭔 소리야? 돌아온다고? 원래도 비시즌 되면 한국 들락날락거리잖아.
└ 아니, 그게 아니라 한국야구로 돌아온다고.
└ 이해를 못 하겠네. 언제는 떠났냐? 어차피 워리어스 구단주가 한수혁인데, 그거 때문에 겨울에는 한국에서 이거저거 업무 보고 하잖아. 그딴 걸 무슨 중요한 소식이라고.
└ 아 진짜 답답하네. 하… 그 뜻이 아니라 한국야구 선수로 돌아온다고, KBO로 복귀한다고.
└ 뭐?
└ ㅋㅋㅋ 또 새로운 어그로 등장이네. 좆같은 소리 좀 그만해라.
└ 내가 어지간하면 여기 팬카페에서는 욕 안 하는데 넌 욕 좀 처먹어야겠다. 시발, 메이저리그 4할 72홈런, 21승에 겨우 32살밖에 안 먹은 한창 나이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 내가 보기엔 쟤를 욕할 게 아님. 그 사촌형이라는 인간이 문제임. 애한테 대체 뭔 소리를 지껄인 거야.
└ 아니, 이거 진짠데;;;
시작은 워리어스 팬카페였다.
어디서 나온 정보인지는 몰라도 그곳을 시작으로 한수혁의 KBO 복귀설이 조금씩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투타 개인 통산 기록 대부분을 독식하다시피 한, 직전 시즌에도 4할 72홈런, 21승을 거둔 사상 최강의 야구선수.
본업과는 별도로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도 재산이 불어난다는 엄청난 재력의 소유자이자 전 세계 스포츠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의 한국야구 복귀.
당연한 말이지만 그 소문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라이벌 팀의 관계자들도, 야구팬들도, 심지어 한수혁의 복귀를 그 누구보다 기원하는 워리어스 팬들까지도.
어떤 식으로 생각해도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뜬금없는 소문에 잠깐 흠칫했던 야구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랜만에 찾아온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의 마음이 말랑말랑하게 녹아가던 어느 날.
한국야구계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긴급속보 시애틀 매리너스 한수혁, 워리어스로 전격 복귀] [서울 워리어스 박성훈 대표 “지난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의 생활을 마친 한수혁이 한국으로 복귀한다.” 공식 발표] [경악에 빠진 전 세계 야구팬들, 현역 최고의 타자이자 투수가 왜 KBO 리그에?] [내년 시즌 정상 등극을 자신하던 KBO 상위권 팀들, 스토브리그 모든 업무 멈추고 한수혁의 행보에 시선 집중] [익명을 요구한 프로야구 관계자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애들 물총 싸움하는 데 어른이 와서 기관총을 갈기는 형국이다. 협회 차원에서 한수혁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 분노] [메이저리그와 KBO에 구단을 소유한 구단주의 현역 선수 등록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KBO 관계자 “전례가 없는 일이고 당연히 관련 규정도 없다. 일각에서는 새로 규정을 신설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하지만… 글쎄, 나는 국민들에게 돌 맞아 죽고 싶지 않다.”] [일부 라이벌 구단 팬들을 제외한 한국 스포츠 팬들 “한수혁이 정말 복귀한다면 그것만으로 한국 프로스포츠의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것. 전 세계 최고의 선수가 뛰는 리그는 그것만으로도 격이 한 단계 올라가게 마련이니까.”] [지지부진한 구단의 행보에 불만을 보이던 워리어스 팬클럽, 긴급성명을 통해 한수혁의 복귀에 대한 열렬한 환영 나타내] [갑작스런 소식에 망연자실한 시애틀 시민들 “그가 없는 야구는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오늘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슬픈 날이다.”] [전 세계 야구계를 경악에 빠트린 한수혁의 KBO 복귀 소식, 잠시 후 현지 시각 12월 26일 오전 9시,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사무실에서 관련 기자회견 진행 예정] [시애틀로 몰려드는 세계 각국의 스포츠 기자들, 과연 한수혁의 입을 통해 밝혀질 이적설의 진실은?]* * *
“준비 끝났습니다. 이쪽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고마워요, 다니엘. 그동안 수고 많았고요.”
“별 말씀을, 마지막까지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지막은 아니죠. 제가 한국에 머물더라도 매리너스 구단을 잘 부탁합니다.”
“그거야 부탁하지 않으셔도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고요. 하하.”
처음 한수혁의 뜻을 전해 들었을 때만 해도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던 시애틀 매리너스의 사장 다니엘 미첼이 평온을 되찾은 듯한 얼굴로 그를 에스코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10년간 선수로서, 그리고 구단주로서 최고의 시간을 보낸 그가 대체 왜 한국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수혁은 이렇게 대답했다.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곳에서 할 일은 다 한 것 같기도 하고요. 한 팀이나 선수가 너무 독주하는 것도 야구계 전체를 위해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죠. 무엇보다 제가 없더라도 매리너스가 당장 주저앉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다니엘 미첼은 한 가지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애초에 한수혁은 보통 사람의 잣대로 계산하고 평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처음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여론이나 객관적인 잣대에 휘둘린 적이 없었다.
언제나 자신이 가고픈 곳으로 가는, 그렇기에 손으로 잡을 수 없어 마치 바람처럼 느껴지는 자신의 보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이미 결정된 한수혁의 마음을 억지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떠난 매리너스 호를 추슬러 다시 일으키는 것이었다.
“들어가시죠.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
매리너스의 브리핑실 문이 열리고 한수혁이 안으로 들어섰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 각국의 스포츠 기자들, 그리고 경제기자들로 가득 찬 회의실이 한수혁의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다니엘 미첼이 기자들을 향해 말했다.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하셨겠지만 한수혁 선수가 2039년을 마지막으로 시애틀 매리너스를 떠나 서울 워리어스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궁금하신 점이 많겠지만 시간 관계상 질문은 딱 세 가지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끝으로 다니엘이 한수혁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이제부터는 오롯이 주인공을 위한 시간이었다.
기자들에게 주어진 질문 기회는 단 세 번, 평소 언론 인터뷰에 있어 엄격한 잣대를 지키는 한수혁의 성향을 감안하면 그것은 단지 엄포가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이라든지 계약조건 같은, 어차피 나중에 다 알게 될 쓸데없는 사실에 대해 질문하는 건 바보짓이었다. 그것보다는 좀 더 근원적인, 한수혁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예리한 질문이 필요했다.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질문 내용을 상의하던 기자들 중 하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ESPN의 요나 해리슨 기자입니다. 모든 스포츠팬들을 대신해 한수혁 선수에게 질문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현 시점, 아니, 역대 어떤 선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커리어를 쌓아올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입니다. 한국야구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선수는 최고의 리그에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이유가 뭔지요?”
기자의 질문에 한수혁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야구를 하며 목표했던 일들을 모두 이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가 더 많은 것을 이뤄내길 바라는 분들이 많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남은 야구인생을 숫자 몇 개, 기록 몇 개를 더하는 데 사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즐겁게 플레이하며 보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이유입니다.”
웅성웅성
생각지도 못한 절대자의 답변에 브리핑실이 크게 출렁거렸다.
무언가 질문을 하려다가 남아 있는 질문 기회가 두 개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는 기자들, 방금 한수혁의 대답에 온갖 미사여구를 더해 전 세계로 송출하고 있는 기자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한수혁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기자들까지.
잠시간의 침묵을 깨고 누군가 또 손을 번쩍 들었다. 가슴팍에 KBC 마크를 단 낯익은 얼굴, 지난 10시즌 동안 한수혁이 출전한 전 경기를 따라다니며 현지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고동식이었다.
“한수혁 선수의 선택에 지지를 보냅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지난 10시즌 동안 힘들게 쌓아 올린, 예를 들어 통산 홈런 같은 기록들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요? 절대 깨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베이브 루스의 기록들을 배리 본즈가 깼고, 다시 그 기록을 한수혁 선수가 넘어섰듯이 언젠가는 당신의 기록을 위협할 선수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겁니다. 조금만 더 스탯을 누적시키면 후세 그 누구도 깨지 못할 불멸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고동식의 말에 한수혁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여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을 이어갔다.
“저도 사람인 이상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닙니다. 하지만 꽤 오래 야구를 하다 보니… 그래요, 이제는 정말 오래 되었군요. 아무튼 그런 세월을 보내다 보니 기록이란 건 결국 깨어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불멸의 기록을 쌓아올린다면 그 혼자 만족하겠지만, 그 기록에 도전해야 하는 야구계 전체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에 저는 언젠가, 누군가, 후배 선수들이 제 기록에 도전하길 기대합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라고요. 답변이 되었을까요?”
웅성웅성
타닥 타다닥 타다다다닥
한수혁의 대답에 고동식 위원이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크게 웃음 지었다. 과연 한수혁답다는 말을 혼자 중얼거리며.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던 야구계 절대자의 속내를 기사화하기 위해 기자들의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제 남은 질문 기회는 단 한 번.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머리가 하얗게 센, 이곳에 모인 기자들 중 가장 오래 야구계에 헌신한 원로 기자가 앉아 있었다.
후배들이 자신을 위해 질문의 기회를 양보했다는 걸 깨달은 노 기자가 손을 들어 감사를 표시한 후 한수혁을 향해 천천히 질문했다.
“폭스 스포츠의 지미 해밀턴입니다. 당신을 취재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오늘처럼 진심을 담은 대답은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인상적이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메이저리그, 아니, 전 세계 야구팬들을 대신해 당신에게 질문 드리겠습니다. 한수혁 선수,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5년, 혹은 10년, 어쩌면 그 이상 오랜 시간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남은 시간 동안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아주 오래 전 한수혁의 목표는 성공이었다.
어떻게든 메이저리거로 성공해 돈과 명예를 가져오겠다는 것, 자신이 잃은 소중한 사람들의 자리를 그것으로 대신 채워 넣겠다는 게 그의 목표였다.
회귀 후에는 목표가 조금 달라졌다.
돈과 명예가 아닌 자신이 놓친 것을 위해 전력으로 달렸고, 그 결과 워리어스와 매리너스 왕조를 건설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모든 목표를 이룬 지금, 한수혁의 새로운 목표는 무엇일까?
이 세상 오직 단 한 사람,
민예린에게만 밝혔던 한수혁의 진심이 마이크를 타고 기자들에게로, 그리고 그들의 손가락을 거쳐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었다.
“야구를 통해 저와 주변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래요,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는 게 없네요. 제 남은 야구 인생은 그걸 위해 사용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