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pitcher hides 170km RAW novel - Chapter (379)
천재 투수가 170km를 숨김-378화(379/412)
#378화. 온갖 시름이 한 번에 날아갔도다
[10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 끝내고 KBO로 복귀한 한수혁, 기존 최마루가 사용 중이던 등번호 1번 넘겨받아… 최마루 “언젠가 수혁이 형이 돌아올 거라 생각하고 1번을 지켜왔다. 주인이 돌아왔으니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등번호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 야구인생의 우상과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되어 너무나 흥분된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 그것도 압도적인 우승이다.”] [올 시즌부터 워리어스 호를 이끌게 된 신임감독 조성오 “감독 취임 선물로 너무 큰 걸 받아 뭐라 할 말이 없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이게 꿈인가 싶다.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가 내 팀에 있다. 더 이상 말이 필요한가?”] [한수혁의 활용 방안을 묻는 질문에 조성오 감독 “그 문제에 대해 수혁이와 긴 대화를 나눴다. 일단은 우리 팀에 훌륭한 3루수와 유격수가 있기에 수혁이를 1선발 겸 중견수로 기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수혁이가 원하는 포지션이 있다면 무조건 내줄 생각이다. 그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이니까.”] [한수혁의 복귀로 단숨에 우승후보로 부상한 서울 워리어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용병 3명 모두 내보내고 새로운 얼굴로 교체한다.] [용병 동시 기용 규정이 3명으로 늘어나며 다소 복잡해진 각 구단의 셈법, 서울 워리어스 “현재 공석인 우익수와 선발 투수, 그리고 마무리 투수 자리를 용병으로 채울 예정이다.”] [현역 선수이자 메이저리그 구단주인 한수혁 “팬들이 깜짝 놀랄 만한 선수가 워리어스에 합류하게 될 것 같다.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한수혁의 복귀가 확정되고, 그가 한국으로 완전히 귀국하자 야구계의 시선은 워리어스에서 새로 데려올 외국인 용병 쪽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역 메이저리그 구단주인 한수혁이라면 KBO 다른 구단들이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선수를 데려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 것이다.
그리고 한수혁은 그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서울 워리어스 첫 번째 외국인 용병 계약 체결, 지난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 산하 트리플A 구단 타코마 레이니어스를 오가며 준수한 성적을 거둔 선발투수 호세 카를로스(29)와 총액 300만 달러에 계약 합의] [생각지도 못한 거액 계약에 KBO 9개 구단 크게 당황 “아무리 1년차 용병의 연봉제한 제도가 사라졌다 해도 300만 달러는 너무 큰돈이다. KBO 전체의 기강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우려의 목소리] [서울 워리어스 박재철 단장 “호세 카를로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능성을 보인, 그렇기에 충분히 빅리그 재도전이 가능한 훌륭한 선발투수다. 그런 선수를 데려오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고, 마침 우리 구단에는 그런 돈이 있었을 뿐이다. KBO의 기강? 최근에 들어본 농담 중 가장 재미없는 농담인 것 같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프로스포츠에서 그게 대체 무슨 헛소리인가?”] [호세 카를로스는 누구?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 17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1, 15승 4패, WHIP 1.21을 기록한 우완투수. 빅리그 재도전이 아닌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가족들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했고, 마침 보스(한수혁)가 좋은 제안을 해줘 망설임 없이 그의 손을 잡게 되었다. 그는 내 멘토이자 영원한 우상이다. 워리어스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ㅋㅋㅋ 진짜 한수혁이 KBO 생태계 제대로 박살 낼 생각인가 보네. 지가 돌아오는 걸로도 모자라 호세 카를로스까지 데려온다고? 당장 메이저리그에 던져놔도 선발 한 자리는 가능한 애를?
└ 야이 씨… 저건 반칙 아니냐?;;; 쟤 하드싱커 101마일까지 찍잖아. KBO 호구들이 쟤 공을 대체 어떻게 침?
└ 지금까지 워리어스 선발진 유일한 약점이 파이어볼러가 최마루 말고는 없다는 거였는데 한수혁 109마일, 호세 카를로스 101마일… 시발 ㅋㅋㅋ
└ 작년에 우리 팀 용병 폐급이라고 까던 놈들아, 자본주의의 맛이 어떠냐?
└ 워리어스 새끼들 한동안 잠잠해서 좋았는데 이제 또 미쳐 날뛰겠네;;;
지난 시즌까지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넘나들던,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올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했던 호세 카를로스의 영입에 KBO가 벌컥 뒤집어졌다.
커리어 면에서 역대 최고라 할 수 없지만 현재 가진 실력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KBO에 입성한 투수들 중 가장 뛰어나다 할 수 있는 선수가 한국행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충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호세 카를로스와의 계약 사실이 발표되고 이틀 후, 또 한 번의 빅뉴스가 한국야구팬들을 찾아왔다.
[지난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필승조로 활약한 103마일 파이어볼러 에릭 바클리(28), 서울 워리어스와 총액 285만 달러에 계약 합의] [현역 메이저리그치고는 낮은 연봉, 전문가들 “아마도 다년 계약을 통해 2년차, 3년차 연봉을 크게 질렀을 것. 뭐가 어찌 됐든 저런 네임벨류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2039년 메이저리그에서 풀 시즌을 소화하며 ERA 3.50, 4승 3패 5세이브 8홀드 기록한 에릭 바클리 “보스의 나라에서 뛰게 돼서 영광이다. 누군가는 내 선택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나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자부한다. 내년 시즌 목표? 단 한 번의 블론 세이브도 없이 내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것.”]커리어 면에서는 호세 카를로스보다 더 뛰어난, 현역 메이저리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젊은 파이어볼러가 워리어스의 새 마무리 투수로 낙점 받았다.
두 명의 빅리거급 선수를 영입한 워리어스에 대해 날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분명 발표된 것 이상의 추가 옵션이 있을 거라는 둥, 한수혁이 자신의 이름값을 이용해 용병 선수들을 마구 부려먹고 있다는 둥 근거 하나 없는 헛소리들이 야구계에 떠돌기 시작했다.
물론 워리어스 측에서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애초에 사실도 아니거니와, 용병 연봉 제한 규정이 사라진 마당에서 돈을 얼마를 줬든 다른 구단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석이던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자리에 기존 용병들과 차원이 다른 수준의 선수를 채워 넣은 워리어스.
사람들은 생각했다.
기존 중위권으로 평가받던 전력에 한수혁과 최상급 용병 투수 두 명을 채워 넣은 것만으로 워리어스를 우승후보에 끼워 넣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지만,
“약속했던 날이 왔군. 결정은 끝난 건가?”
– 그래, 시간이 오래 걸려 미안해. 어제 아내와 이야기를 끝냈어. 네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말이야.
“좋아, 후회하지 않을 거야.”
– 당연히 그래야지. 한국에서의 생활이 기대되는군.
아직 사람들은 몰랐다.
워리어스가, 아니, 한수혁이 준비한 우승을 위한 진짜 카드가 아직 남아 있었음을.
[시애틀 매리너스 주전 우익수 데릭 플레밍(35), 서울 워리어스와 총액 500만 달러에 전격 계약 체결] [지난 시즌 타율 0.265, 출루율 0.379, 장타율 0.488, 19홈런 68타점, 11도루 기록한 현역 빅리거 데릭 플레밍, 역대 KBO 용병 중 최강의 커리어를 가진 5툴 플레이어]└ 장난이겠지? 아직 만우절은 아니고… 신문사가 해킹이라도 당한 건가?
└ 진짜임;;; MLB.COM 메인에도 떴음. 데릭 플레밍 한국 간다고.
└ 진짜 시발 ㅋㅋㅋ 호세 카를로스, 에릭 바클리까지도 그렇다 쳤는데 데릭 플레밍? 데릭 플레밍이라고?
└ 아무리 나이 들어서 기동력 떨어지고 최근에는 타율도 좀 하락 추세라지만 그래 봐야 이제 서른 중반… 아니, 왜 메이저리그 포기하고 한국으로 옴? 설마 돈으로 밀어붙인 건가? 한 천만 달러 정도 쥐어준 거임?
└ 쟤 작년 연봉이 1,800만 달러임… 뭘 어떻게 해도 돈으로 사왔다는 건 말이 안 됨.
└ 한수혁이 쟤 섹스 비디오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 아무리 외국인이라고 해도 이제 곧 첫 아이 나오는 거 기다리는 한 집안의 가장한테 그게 참 할 소리다.
└ 아니, 그게 아니면 말이 안 되잖아. 대체 쟤가 뭐가 아쉬워서 꼴랑 500만 달러 받고 한국에서 뛰냐고.
서울 워리어스에 비어 있는 마지막 한 자리, 주전 우익수 자리를 채울 용병 타자의 이름이 공개되는 순간, KBO가 또 한 번 발칵 뒤집어졌다.
전성기 시절 한수혁과 함께 매리너스의 테이블 세터를 이루던 호타준족의 중견수.
나이를 먹으며 감소한 기동력을 장타력으로 메우며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겨 팀의 우승에 공헌한, 연봉만 무려 1,800만 달러에 달하는 슈퍼스타.
12시즌 커리어 통산 타율 0.301, 출루율 0.395, 장타율 0.487, OPS 0.882, 225홈런 624타점 305도루를 기록한 파이브툴 플레이어의 대명사.
그런 데릭 플레밍이 한국에?
에릭 바클리와 호세 카를로스와의 계약 당시 한수혁이 KBO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며 입에 거품을 물던 라이벌 구단들과 몇몇 관계자들조차 이번에는 아무런 멘트도 내놓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데릭 플레밍이 한국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믿어지지가 않았다. 설사 한수혁이 미쳐서 빅리그 이상의 연봉을 보장했다 해도 주전이 보장된 현역 메이저리거가 한국에서 뛸 이유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각 스포츠신문 기자들이 미국으로 급파되었다.
매리너스 구단 사무실에서 열린 데릭 플레밍의 기자회견, 현역 최고의 스타 중 하나인 그는 한국행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네, 사실입니다. 데뷔 후 줄곧 매리너스 선수였던 제가 내년부터는 서울 워리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요? 음, 지극히 개인적인 건데… 뭐, 굳이 감출 필요도 없겠죠. 얼마 후면 제 첫 아이가 태어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희 집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서 안타까운 사망자가 나왔죠. 전체 인구보다 총기수가 더 많은 이 나라에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일로 아내가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총기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한수혁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메이저리에서만큼 많은 돈은 줄 수 없지만 그 이상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게 해주겠다고. 아주 오래전부터 몇 차례 이야기한 바 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고, 두 번째가 야구입니다. 그러니 그 친구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데릭 플레밍이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가 세상에 공개되자 여러 가지 평가들이 줄을 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메이저리거로서의 커리어를 모두 포기한 건 너무 아깝지 않느냐, 정말 안전이 문제라면 경호원을 더 두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반대파,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그 태도에 박수를 보낸다는 찬성파가 나뉘어 격렬한 토론을 이어갔다.
물론 그런 토론은 데릭 플레밍의 행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워리어스의 선수가 되었다.
한편, 한수혁과 데릭 플레밍의 한국행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가 된 건 매리너스였지만 생각 외로 지역 내 여론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
두 명의 주전선수가 빠지며 팀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LA다저스의 에이스 조슈아 칼루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중심타자 그랜트 딕슨을 FA로 영입하며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2040시즌 서울 워리어스 용병 계약 마무리, 데릭 플레밍(35/ 우투좌타), 호세 카를로스(29/ 우투우타), 에릭 바클리(28/ 우투우타)] [약점이던 중견수와 우익수, 선발투수, 마무리 투수 자리를 빅리거들로 꽉 채운 서울 워리어스, 2040시즌 우승 후보 0순위]그렇게 용병 계약을 모두 마친 워리어스는 FA 시장에 나온 중간계투와 내야수 한 명을 추가 영입하는 것으로 스토브리그를 모두 마쳤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가 치러졌고, 한수혁을 포함 팀에 새로 합류하게 된 선수들이 첫 번째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오랜만에 옛 동료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한수혁이 자기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맞추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이제는 감독과 코치가 되어 다른 방식으로 함께 뛰게 된 선배들, 그리고 여전히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는 동기와 후배들.
2040년 서울 워리어스의 스프링캠프를 주도한 건 한수혁이었다.
지난 10년간 메이저리그를 지배한,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한수혁이 먼저 나서서 가르침을 내리는 것에 대해 후배 선수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을 느꼈다.
이곳이 프로야구단의 스프링캠프인지 한수혁 팬콘서트 장소인지 헛갈릴 만한 시간들이 계속되었고, 어느덧 시범경기가 시작되었다.
팀당 12경기씩 배정된 시범경기에서 한수혁은 단 한 차례 대타와 대수비로 출전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한수혁은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시범경기에는 거의 뛰지 않는, 대신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선수였으니까.
시범경기를 패스한 건 한수혁뿐만이 아니었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데릭 플레밍은 아예 시범경기 내내 미국에 머물렀다.
“응애!”
“데릭. 축하해요. 딸이네요.”
“오 마이 갓… 지져스…….”
출산이 임박한 아내의 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데릭의 아내는 예정일에 맞춰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데릭 플레밍이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하는 것으로 2040시즌에 대비한 서울 워리어스의 준비가 모두 끝났다.
워리어스 팬들의 가슴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과 전혀 달라진, 어쩌면 역대 최고일지도 모를 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앞다투어 야구장을 찾았다.
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개장 준비를 마친 워리어스 필드 주변이 인파로 가득 들어차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