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pitcher hides 170km RAW novel - Chapter (50)
천재 투수가 170km를 숨김-49화(50/412)
#49. 그는 어떤 선수인가요?
– ···그러니까 말이죠. 제 말은 이런 겁니다. 천상진이라는 투수가 정말 좋은 선수라는 거죠. 타자를 상대하는 법을 제대로 아는
– 상당한 칭찬이시군요. 고동식 위원님. 그럼 앞으로도 천상진 선수가 계속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 예상하시는 건가요?
–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워리어스 선발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연패 후 다시 시작된 워리어스 상승세, 그 원인은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 뭐, 당연한 말이지만 한수혁 선수의 복귀가 가장 큰 플러스 요인이고요. 그것과 함께 선수단 전체에 동기부여가 확실하다는 게 두 번째 요인이라고 봅니다
– 동기부여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 자, 간단히 말해서 이런 겁니다. 지금 워리어스라는 팀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한수혁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말이죠, 다른 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팀의 승리만을 위해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옆에 있는 선수들은 어떻겠습니까?
– 아하
– 네, 패배의 기운도 전염되지만 승리의 기운이 갖는 전염성은 훨씬 강합니다. 예전 같으면 팀이 이기든 지든 자기 성적만 생각하던 선수들이 이제 최우선 순위로 팀의 승리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거죠. 한수혁 선수 때문에요
– 대단하군요
– 대단하죠. 그래서 저는 워리어스의 초반 돌풍이 시즌 말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한수혁 선수에게 아무런 일도 없다는 전제 하에요
턱
태블릿을 닫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이제 또 하루를 시작할 시간이다.
방금 본 건 어제 밤 방송되었다는 야구 특집 방송이었다.
일부러 찾아보려 한 건 아니다. 그저 천상진이라는 이름이 보이기에 눌러 봤을 뿐.
한때 워리어스 출입기자였다가 전 구단주의 횡포에 안티 워리어스가 되었고, 올해부터는 다시 워리어스 광신도로 돌아왔다는 고동식이라는 양반이 입에서 침을 튀기며 우리 팀에 대한 칭찬을 해댔다.
민예린도 그렇고 이 팀에는 저렇게 안티와 광신도를 오가는 팬들이 유독 많은 것 같다.
어제 천상진 선배의 투구는 정말 대단했다.
마운드를 떠난 지가 꽤 되어서 그런지 한동안 잊고 지내던 투수로서의 본분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의 등장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채우게 된 이대준 감독은 물론이고, 유니폼 판매량 상승으로 웃음짓게 될 박재철 단장까지
천상진, 한 사람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있다.
물론 든든한 선발투수를 얻게 된 우리 팀원들 역시.
“수혁아, 벌써 일어난 거야? 몇 시인데?”
“더 주무세요, 선배님. 그냥 잠이 좀 안 와서요. 나가서 러닝이나 하려고요.”
“그래? 흐흐, 그래. 난 그럼 조금만 더 잘게.”
함께 원정 숙소를 쓰게 된 최민석 선배를 위해 조용히 방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원정숙소로 사용중인 이곳 대구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뒤편으로 산책로에서 이어지는 꽤 길고 조용한 러닝 코스가 있다는 점이다.
그곳을 따라 천천히 뛰며 생각해본다.
방금 본 내용 중 내가 가장 공감하는 것은 프로선수의 동기부여와 팀 승리, 그리고 개인 기록에 대한 부분이다.
야구선수에게 있어 팀 성적과 개인 기록 사이의 딜레마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와도 같은 것이다.
매년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상위권 팀 선수라면 조금 사정이 낫긴 하다. 팀 승리와 개인 성적을 동시에 노릴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워리어스처럼 하위권에 처박힌 팀의 경우 그게 그리 쉽지가 않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어차피 팀은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연봉 협상 테이블에 올릴 뭔가는 필요하고.
그런 일을 매일 겪는 선수는 결국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팀 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에서 큰 거를 노리는 스윙을 한다 거나, 전혀 도루가 필요 없는 상황에서 뛰다가 공격의 맥을 끊는다거나 등등.
어떻게 아냐고? 내가 해봐서 아는 거다.
젠장.
내가 처음 뛰었던 시애틀 매리너스는 전형적인 약팀 중 하나였다.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진출 경험이 없는, 거기에 대주주이던 일본 게임사가 빠져 나간 후에는 투자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잃은 그런 팀이었다.
머릿속이 온통 메이저리거로서의 성공으로만 꽉 차 있던 내가 그런 팀에서 데뷔하게 되었으니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투수로 뛸 때는 팀이 이기건 말건 내 평균자책점만 관리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투타 겸업을 하던 시즌에는 무조건 홈런을 노렸다.
세이버매트릭스도 좋지만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건 홈런타자이니까. 사실 지금 내가 사용중인 어퍼 스윙은 그때 만들어진 것이다.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오로지 개인의 성공을 위해 만들어졌던 그 어퍼스윙이 이제는 이 워리어스라는 팀의 승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볼!”
“볼!”
“볼!”
“볼!”
“Fuck!”
천상진 선배의 생각지도 못한 호투로 대구에 먼저 1승을 거둔 우리는 이어진 2차전에서 양팀 합쳐 28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1대 10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내가 복귀한 후 3연승이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 팀의 에이스인 라이언 스타크와 대구 버팔로스의 임시 선발이 맞붙는 날.
모두가 워리어스의 우위를 예상했다.
하지만 6회말 현재 우리는 5대 1로 버팔로스에 일방적으로 끌려 가고 있다.
따악!
선두 타자 이태웅에게 볼넷을 내준 라이언이 이어지는 대구의 2번 타자에게 또 우익수 앞 안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우리 팀에서 2년째 뛰고 있는 용병. 지난 시즌 팀이 최하위에 처박힌 와중에도 3.7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나름 기둥 역할을 해준 투수.
하지만 올해 팀의 성적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에이스인 라이언은 오늘 경기 전까지 1승 2패, 평균자책점 4.2로 예년보다는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스탯 외에도 세부지표 역시 예전만 못하다.
주자 두 명을 루상에 내보내고 얼굴이 벌개진 라이언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혹시 저 친구도 팀 성적과 상관없이 개인 기록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그렇기에 올 시즌 팀 성적이 향상된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별 수 없는 일이고.
그는 그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고, 우리는 그가 부진하면 다른 용병으로 교체하면 그만일뿐이니까.
원래 용병이란 게 다 그런 법이다.
따아아아악!
“···God Damn it!”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3번 타자 이수영의 석 점 홈런이 터졌고, 결국 우리는 에이스를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4연승에 실패했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다. 나 역시 오늘은 2루타 하나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나저나 저 친구, 멘탈이 많이 흔들린 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 * *
“오늘부터 연습시간을 좀 줄이시죠, 선배님.”
“응?”
“어? 나도?”
“넌 말고.”
대구와의 원정을 끝낸 후 다시 인천과의 홈 3연전을 위해 홈으로 돌아왔다.
경기가 없는 휴식일, 제이콥이 관리하는 개인연습실이 땀냄새와 거친 숨소리로 가득하다.
내 개인 훈련에 동참중인 조성오 선배, 그리고 안치욱.
기존 워리어스의 피지컬 트레이너가 대체 뭔 짓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성오 선배의 몸은 거의 관리가 안 된 상태였다.
타고난 강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했던 조성오 선배는 한 달 가까이 제이콥과 몸을 만드는데 집중한 끝에 이제는 제법 쓸 만한 피지컬을 되찾게 되었다.
타격폼 역시 거의 수정이 끝났다. 제이콥의 말로는 이제 남은 건 바뀐 타격폼에 대해 미묘하게 남아 있는 거부감을 없애는 일 정도란다.
그럼 이제 조금 천천히 갈 때가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몇 시간씩 이어지는 추가 훈련은 서른 중반의 베테랑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기초는 대충 잡은 것 같으니 이제는 시즌 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다.
물론 안치욱 저 놈은 예외다.
타격 매커니즘상 장타를 만들어 내기 힘든 핫코너 내야수라면 솔직히 3할 정도는 쳐줘야 밥값을 하는 거다. 아직 더 굴러야 한다.
박재철 단장이 안치욱을 지명으로 돌리고 트레이드로 다른 3루수를 구하려 했다는 걸 이놈은 알려나.
“넌 진짜 나한테 감사해야 할 거다. 안치욱.”
“뭐? 갑자기 뭔 소리야?”
“그런 게 있다. 이 어린 놈아. 잔말 말고 티배팅 천개 추가.”
“······”
처음 이 팀에 들어와 안치욱을 만나고,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조성오 선배가 각성하고.
그 모든 게 엇그제 같건만 벌써 4월이 끝나가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팀 인천 레인저스와의 홈 3연전을 앞둔 현재 워리어스는 아슬아슬한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다. 이보다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만 가득하다.
구단의 소유주이면서 동시에 현역 선수로 뛴다는 건 여러가지 딜레마를 불러오곤 한다.
당장 눈 앞에서 혀를 내민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안치욱 놈만 봐도 알 수 있다.
성격만 놓고 보자면 좋은 놈이다. 또 동기로서 괜찮은 친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로서 놈을 보자면 글쎄···
2할 7푼의 타율에 홈런 3개, 타점 15개.
여기까지만 보면 신인 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실책이 벌써 세 개나 된다. 심지어 내가 바로 옆 유격수 자리에서 그렇게 커버를 해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놈이 교타자로서 상당한 포텐을 갖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실책 한 방으로 게임을 터뜨려버릴 때면 내 속 역시 터져버리고 만다.
어쩌면 박재철 단장의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 안치욱을 지명타자로 돌리고 제대로 된 3루수를 구해와야 한다는 말 말이다.
저 모자란 동기놈에게도 그게 당장은 편할 수도 있다. 수비 부담을 벗어 던지면 타석에서 조금이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칠 수 있을테니까.
그럼에도 나는 안치욱이 3루수로 살아남길 바란다. 이 팀을 위해, 그리고 본인 스스로를 위해.
스무 살 밖에 안 된 장타력 없는 타자가 수비 위치마저 사라지면 그 끝이 어떻게 될 지 잘 알고 있기에.
“팔꿈치 벌리지 말고, 몸통 고정하고, 턱 들지 말고.”
“허억, 허억.”
“똑바로 해. 한 번을 하더라도 똑바로 해야 효과가 있는 거야. 대충 시간만 때우지 말고.”
“야, 야. 수혁아. 그러다 애 잡을라.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응? 형이 야식 쏠게.”
“선배님, 잠시만요. 저 놈 저거 기본이 안 돼서···”
“에헤이, 그만 하자니까.”
답답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말았다.
그걸 눈치 챈 조성오 선배가 나서 막아주지 않았다면 어쩌면 더 거친 말이 나왔을 지도 모르겠다.
“치욱아, 너도 그만하고 가서 씻고 와.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응?”
“······”
내 분위기가 평소 같지 않음을 눈치 챘는지 안치욱이 급격하게 시무룩해졌다.
그래, 어차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려고 했으니까.
“선배님, 진짜 야식이 드시고 싶은 거면 괜히 어디 가지 말고 가까운 저희 집으로 가시죠.”
“응? 그럴까?”
“네, 야, 안치욱. 한 소리 들었다고 기죽어 있지 말고 빨리 와. 남자 새끼가 쯧쯧.”
“내, 내가 뭘 어쨌다고.”
“됐다. 하아··· 나이 많은 내가 참아야지.”
“뭐라는 거야··· 생일도 내가 빠른데.”
순간 울컥하기는 했지만 할망에게 빗자루로 얻어맞은 시골 똥개 같은 표정을 한 녀석을 보니 나도 모르게 그 마음이 풀어져버렸다.
그래, 생각해보면 저 정도면 신인 치고 잘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저 내 눈 높이가 너무 높을 뿐일지도 모르지.
“여기서 캔맥주라도 몇 개 사가죠. 드실 거죠, 선배님? 안치욱 너는?”
“오! 진짜? 오늘 한 잔 해도 되는 건가?”
“캔맥주 딱 하나씩만요.”
“흐흐, 야, 수혁아. 그런데 안주는? 아무리 캔맥주라도 이게 얼마 만의 알코올인데 안주는 있어야지. 빈속에 마시면 속 버린다.”
“아뇨. 집에 안주거리 많아요. 그냥 이거만 사서 가시죠.”
“그래?”
아파트 앞 슈퍼마켓에서 캔맥주 3개를 사서 집으로 들어왔다.
덜컥
“들어오세요.”
“오, 오늘로 두 번째네. 캬, 생각해보니 그때 집들이 미룬 거 아직 유효한 거지?”
“네, 뭐 어차피 한다고 했으니 날짜 잡아봐야죠.”
“좋아. 애들이 다들 벼르고 있던데 날짜 맞춰봐야겠다. 그나저나 안주는···”
“여기요. 금방 데워질 거예요.”
“이게 뭐야?”
히팅 기능이 내장된 신선로 그릇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맥주 안주라길래 육포나 땅콩 같은 걸 생각했던 두 사람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신선로래요.”
“그건 아는데··· 이런 게 왜 집에 있어? 누가 만든 거야? 손도 안 댄 거 같은데?”
“옆집 여자가···”
“아하!”
그제야 알겠다는 듯 조성오 선배가 눈매를 갸름하게 좁히며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알 것 같은데 이거 참···
“그게 아니라, 하아··· 됐습니다. 그냥 드시죠.”
“그런데 이거 우리가 감히 손을 대도 되는 거 맞아? 너만 먹으라고 준 거 아냐?”
“신경쓰지 말고 드세요. 음식은 그냥 음식일 뿐이죠. 야, 안치욱. 너도 한 잔 해.”
“근데 이거 하나 갖고 되겠냐.”
“모자라면 탄산수나 마시든지.”
최근 궁중요리 배우는 게 취미가 되었다는 민예린이 가져다준 신선로가 그럴듯한 냄새를 내며 끓기 시작했다.
신선로에 캔맥주라··· 뭔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았지만, 베란다 쪽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맞으며 먹는 진한 국물은 꽤나 그럴 듯했다.
그렇게 아무 말없이 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 국물 한 숫가락을 넘기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직 쌀쌀한 밤바람에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녹을 때쯤.
“그나저나 내일 준영이가 선발이네.”
“임준영 선배요?”
“그래, 그 자식. 올해는 더 잘 던지더라. 어휴, 내일 그놈 어떻게 상대한다냐.”
“그런데 임준영 선배는 어떤 사람인가요?”
이만식 선배와 함께 워리어스의 암흑기를 지탱했던 젊은 에이스 임준영.
워리어스에 엄청난 충성심을 보였음에도 결국 황성민과 송기태에 밀려 허무하게 팀을 떠나야 했던 전 에이스.
올 시즌 인천과의 계약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국대급 투수.
내일 우리 워리어스와 적으로 만나게 될 그 투수에 대한 이야기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
“준영이···”
임준영이라는 이름 석자만 나왔는데 조성오 선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음··· 혹시나 해서 그러는 건데 임준영 선배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
“일? 아니, 일은 무슨. 아까 아침에도 DM보냈던데? 내일 안 봐줄 거라고.”
뭐, 그런 게 아니면 다행이고.
난 또 눈빛이 하도 아련하길래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