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pitcher hides 170km RAW novel - Chapter (7)
천재 투수가 170km를 숨김-6화(7/412)
#6. 투수는 안 할 건데요
매해 드래프트를 통해 뽑은 신인 선수들은 통상 9월말까지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또한 팀에서 뛰던 기존 선수들은 12월초부터 다음 해 1월 말까지 연봉협상과 재계약을 하게 되고 말이다. 이걸 보통 비 시즌 기간이라고 부른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KBO에서 프로 야구선수의 계약기간은 매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이며, 12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 31일까지 두 달 간은 백수라는 뜻이다.
뭐, 굳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건 오늘이 바로 내가 구단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야, 한수혁 오늘 온다며?”
“와, 그 새끼도 진짜 대단하네. 무슨 신인이 계약서 도장 찍는 날이 되서야 얼굴을 비치냐?”
“아쉬울 게 없다는 거지. 솔직히 난 부럽다.”
“쯧, 다른 애들 박탈감 느끼게··· 그 놈 오면 내가 군기 한 번 잡아볼까?”
“헛소리하고 있네. 우리 구단 최고 유망주를 운영팀 직원 나부랭이가 건드린다? 너 바로 책상 빼야 할 거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거 반응 한 번 살벌하네.”
“이상한 소리 말고 눈치 좀 챙겨라. 지금 저기 대회의실에 단장에 감독, 수석코치, 투수코치, 타격코치 다 몰려와 있는 거 안 보여?”
“그러게, 훈련장에서 기다리지. 왜 여기까지···”
“한수혁 오면 바로 자기 라인으로 넣으려는 거잖아.”
“흠.”
“어어, 저기 왔다. 진짜 한수혁이네. 무슨 우리 팀 선수 보는 게 연예인 보는 것보다 힘들어.”
“와··· 그나저나 키가 더 큰 거 같은데? 192cm라고 하지 않았나? 팔 다리가 길어서 그런가? 그보다 더 커 보이는데?”
“그러게··· 몸에 근육도 더 붙은 거 같고. 아무튼 피지컬 한 번 끝내주네.”
그러고 보니 워리어스 구단 사무실은 처음이다.
아직은 낯선, 내 것이되 내 것이라 밝힐 수 없는 구단 사무실에 드디어 첫 발을 디뎠다.
“안녕하세요. 한수혁입니다.”
“오! 한수혁 선수. 어서 와요.”
“계약하러 오신 거죠? 사장, 아니, 구단주님은 30분 정도 있다 오신다고 했는데.”
“네, 단장님하고 감독님, 코치님들부터 먼저 뵈려고요.”
“그러세요. 저쪽 회의실에서 다들 기다리고 계세요.”
“알겠습니다.”
“한 선수, 저기 혹시 사진 한 장만···”
“야! 넌 지금 이 상황에··· 일단 회의실로 들어가 보세요. 사진은 나중에 나와서.”
프런트 직원들이 가리킨 곳은 대회의실이었다.
제대로 된 대안을 찾지 못해 목숨을 붙여 놓은,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들의 미래를 짐작하지 못하고 있는 단장과 코칭스태프들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오늘 나와 미팅을 요청한 목적이야 뻔했다.
나를 라인에 넣고 싶은 거겠지. 하루하루가 불안한 자신들의 입지를 어떻게든 이어가기 위해.
흠, 그런데 이를 어쩌나?
“뭐라고요? 지금 뭐라고, 저기 한수혁 선수.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올해는 타자로만 뛰겠다고?”
“네.”
“왜요?”
“올해 너무 많이 던져서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마음대로…”
첫 시즌 동안은 타자로만 뛰겠다는 내 선언에 단장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수석코치와 투수코치의 얼굴이 급격하게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중 참을성이 가장 부족했던 건 투수코치였다.
내가 입단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 나를 발판 삼아 자신의 목숨줄을 이어가려 계획했던 인간.
“야, 한수혁.”
“네.”
“넌 임마, 그런 중요한 문제를 팀하고 상의도 없이···”
“상의 드렸는데요.”
“누구랑? 언제?”
“구단주님이랑, 신인 드래프트 당일에요. 계약서에 정식 조항으로 넣는 걸로 합의했습니다.”
“······”
구단주라는 말이 나오자 약속이나 한 듯 모두의 입이 닫혔다.
아무리 이 구단을 장악하고 있는 실세들이라 해도 그들의 목숨 줄을 움켜쥐고 있는 구단주의 존재란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설사 그게 20대 중반에 불과한 풋내기라 해도 말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165km/h를 던질 수 있는 놈이 투수를 안 하면···”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당장은 힘들다는 건데요.”
“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내 차가운 태도에 단장과 코치들이 입을 닫고 뭔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기들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거겠지.
수석코치와 투수코치 파벌에 밀려 아무 힘도 없는,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감독은 아예 눈을 감은 채 상황을 외면하고 있었다.
어차피 여기서 의견을 말해봐야 자신에게 아무 이득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던 것이다.
결국 다시 입을 연 건 단장이었다.
“저기… 한 선수, 타자로는 자신 있고요?”
“단장님!”
“가만 있어봐. 일단 얘기부터 들어보고.”
“네, 자신 있습니다.”
“원하는 포지션은? 고등학교 때 주로 유격수랑 외야수로 뛰었나?”
“거기가 제일 편하기는 하지만··· 다른 데도 상관없습니다. 포수도 가능하긴 한데 무릎에 무리가 올 것 같아서 좀 그렇고요.”
“흠.”
미련이 많이 남은 얼굴로 단장이 뭔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성적을 올려줄 수 있는 특급 투수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 줄을 연장해줄 수 있는 한수혁이라는 이름이다.
절대 그와 사이가 틀어져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떠올린 단장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일단 타자로 시작해보지.”
“알겠습니다.”
“단장님!”
“자, 우리 한수혁 선수, 이제 구단주님하고 계약서 날인해야 하니까 나머지 얘기는 다음에 또 얘기합시다.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요.”
“하아…”
단장의 일방적인 선언에 감독과 코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러자 회의실에 남은 건 나와 단장, 둘 뿐이었다.
“저기··· 한 선수.”
“네?”
“구단주님하고 많이 친하지?”
“뭐··· 그렇죠? 학교 선배님이고, 에이전트이기도 했고···”
“잘 좀 얘기해줘요. 내가 한 선수 야구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뭐 그런 거 말이야.”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되도 않는 소리를 하는 정민식 단장을 향해 크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네, 안 그래도 사장실 들릴 건데 꼭 말씀드릴게요. 단장님.”
“그래? 고마워요! 나만 믿으라고, 내가 한 선수 앞길에 방해되는 건 싹 치워줄 테니까!”
흠.
* * *
“형, 새 단장은 아직이야?”
“어, 네가 말한 사람하고 계속 접촉중인데··· 뭔가 얘기가 진도가 안 나가고 계속 제 자리네.”
“흐음.”
“솔직히 말해도 될까?”
“말해봐.”
“난 그 사람이 진짜 단장직을 수락할 거란 생각이 안 든다. 솔직히 뭐가 아쉬워서 단장을 하겠어? 이미 야구로 정점에 섰던 사람인데?”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 그래도 결국 승낙할 거야. 조금만 더 정성을 들여 봐.”
“하아··· 모르겠다. 진짜 되는 건가, 이거? 박재철이 뭘 얻겠다고 서울 워리어스 단장을 하겠냐, 이거야. 나 참.”
블랙리스트를 건네 준 것으로 구단운영에 대한 신경을 끊으려던 나는 조금 생각을 바꿨다.
정말 내가 선수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는 성훈이 형을 도와 팀을 운영할 단장만큼은 제대로 뽑아 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알고 있다.
박재철, 대한민국 1호 메이저리거이자 통산 140승을 올린 전설적인 투수.
은퇴 후 간간히 해설을 하는 것 외에는 야구와 별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 그에게 워리어스 단장직을 제안했다.
성훈이 형은 미친 짓이라고 반대했다.
야구계에서는 더 이상 이룰 게 없는, 10년 넘게 메이저리거로 뛰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그가 대체 뭐 할 일이 없어서 연고지도 아닌 서울 팀 단장을 하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사이영 상을 받던 그 해, 미국으로 날 찾아왔던 박재철이 직접 말해줬으니까.
‘사실 한국에서 꼭 단장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시켜주더라고. 뭔가 제안을 하기 부담스러웠던 걸까? 나는 언제나 오픈 마인드였는데 말이지. 그나저나 내가 말한 적이 있나? 처음 내가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했을 때 이야기인데···’
처음 야구를 했을 때부터 시작해 은퇴를 할 때까지, 귀에서 피가 날 때까지 들어야 했던 그 긴 이야기의 핵심은 하나였다.
자신은 코치나 감독보다 단장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제안을 주지 않더라.
“무조건 우리 단장은 그 사람이어야 해.”
“아니, 물론 박재철이 엄청난 레전드이긴 하지만··· 단장으로서도 그럴까? 게다가 연고도 없는 우리 구단에서 그 이름값이 통할까?”
“음, 한 번 가정해보자. 누가 되든 간에 신임 단장이 그 명단에 있는 스카우터들을 포함해서 팀의 적폐들을 줄줄이 쳐낸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기존 파벌들하고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들로 그 자리를 채우고 말이야.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엄청난 반발이 있겠지. 덩달아 외부에서 동조한 세력들도 비난을 퍼부을 거고.”
“맞아. 그래서 이건 워리어스에 연고가 있는 사람은 절대 못해. 여기저기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얽혀 있는 선후배인데 어떻게 그 사람들을 다 갈아엎겠냐고. 그리고 외부 비난은 또 어떻게 할 거고. 정답은 하나야. 워리어스에 연고가 없으면서도, 그 이름값 하나로 모든 잡음을 찍어 누를 수 있는 사람.”
“그게 박재철이다?”
“그럼 또 누가 있을 것 같은데?”
“···없긴 하지.”
“형이 전면에 나서서 구단주이자 사장으로서 전권을 휘두를 수도 있겠지. 문제는 그렇게 되면 아무도 우리 팀에 오려고 하지 않을 거야. 야구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젊은 놈이 미친 짓을 한다고 생각할 테니까. 지금 우리에게는 박재철의 이름값이 필요해.”
“하아···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
“솔직히 말해봐. 그 사람이랑 얘기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고?”
“···말이 너무 많아. 야, 한 번 얘기 시작하면 기본이 두 시간이야. 술이라도 한 잔 들어가면 무조건 밤샘이고. 나 진짜 너무 힘들다.”
“크크, 원래 최고 책임자가 다 그런 거지, 뭐. 그럼 수고. 나 먼저 간다.”
“최고 책임자는 내가 아니라···!”
얘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러자 성훈이 형이 다급한 표정으로 내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말을 이었다.
“잠깐, 수혁아.”
“어, 왜? 도장 찍었잖아. 나 이제 연습실 가봐야 돼. 바빠.”
“나도 그 말 하려고. 기왕 나한테 맡긴 거 이제 구단 걱정은 그만하고 넌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라고. 너 이거 저거 다 신경 쓰다가 과부하 걸린다. 혼자 다 떠안으려고 하지 말고 각자 할 일만 하자고. 오케이?”
성훈이 형의 말에 나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너무나 당연하고,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아무리 내가 이전 삶에서 메이저리거였다 해도 지금 나는 그때의 한수혁이 아니다.
아직까지 낯설기만 한 신체와 여물지 못한 스킬, 그리고 상당한 변수가 될 주변 환경까지.
이 모든 걸 이겨내고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려면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로 구단운영에 대한 참견은 이걸로 끝이다.
‘덜컥’
사장실을 나온 나는 제이콥이 기다리고 있는 연습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로서 나는 정식으로 워리어스 선수가 되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모두와 함께 하는 두 번째 나의 삶 말이다.
* * *
<서울 워리어스, 고교 최대어 한수혁과 계약 완료>
<역대 신인 최다 계약금 타이, 10억 원에 도장 찍은 한수혁 “구단의 대우에 만족한다”>
<당초 예상보다 적었던 계약금, 원인은 투타 겸업 포기?>
<익명을 요구한 구단 관계자 “한수혁이 투수로 뛰길 거부한다”>
﹂ 야, 이거 뭔 소리냐… 왜 투수를 안 해
﹂ 우리나라에도 오타니 나오는 줄 알았더니, 타자만 한다는 거야?
﹂ 쓰바, 투타 겸업이 어려운 건 알지. 그럼 차라리 투수를 하지
﹂ 맞다. 워리어스에는 투수가 절실함
﹂ ㄴㄴ 워리어스에는 투수가 필요하고, 포수도 필요하며, 1루수도 절실하고, 2루수는 완전 필요하고, 3루수는 없으면 안 되고, 유격수도 꼭 사와야 하고, 외야수도 문제임
﹂ 엌크ㅋㅋㅋ
﹂ 설마 계약금 줄 돈이 없어서 10억으로 퉁 치고 타자만 하기로 한 건 아니겠지?
﹂ 에이, 너 같으면 그러겠냐? 한수혁이 투타 겸업하면 관중수입으로만 몇 억은 더 나올텐데
﹂ 야 혹시 어깨 부상 같은 거 있는 거 아님? 그거 때문에 시애틀한테 까이고 국내로 리턴한 거 아닐까?
“이눔쉐끼가···”
한수혁의 투타 겸업 불가 선언으로 야구팬들이 모인 인터넷 공간이 시끌시끌한 상황.
유난히 가늘고 하얀 누군가의 손가락이 마치 피아노를 치듯 키보드를 두들겼다.
﹂인터넷에 글을 쓸 때는 한 번 뇌를 거쳐서 하렴. 그러다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될 수도 있단다. 감히 수혁 님에게 그런 망발을 하다니
﹂이건 또 뭐야? 수혁 님? 너 한수혁 얼빠임? 왜, 내가 못할 말 했나? 이상하잖아. 갑자기 투수 안 한다는 건 둘 중 하나지. 계약금 받으려고 부상 숨기고 입단했거나 아니면··· 혹시 약 하다 걸린 건가?
﹂마지막 경고다. 거기서 한 발 더 나가면 경찰서에서 내 얼굴을 보게 될 거야
﹂미친. 꺼져 ㅋㅋ 맘대로 해봐 이 새끼야 약쟁이 한수혁 약쟁이 한수혁
“후···
노트북 너머 악플러와 설전을 벌이던 그 가늘고 하얀 손가락의 주인공이 한숨을 푹 쉬며 스마트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오빠.”
– 어, 왜, 또 무슨 일 있어?”
“지금 PDF 딴 거 보냈으니까 이것들 싹 다 고소미 먹여버려.”
– 왜 또··· 뭔데 대체? 이 나라에 아직도 너 건드리는 용감한 애들이 남아 있어?
“나 말고.”
– 그럼 뭔데?
“메일로 다 보내 놨으니까 읽어 보면 이해될 거야.”
– ···알았다. 네가 하라면 해야지 뭐. 근데 뭘로 고소를 하려고?
“일단 명예훼손죄.”
– 명예··· 훼손죄라··· 근데 이거 본인 아니어도 걸 수 있나?
“그건 변호사님하고 상담해보고, 그리고 아직 더 있어.”
– 더? 뭔데?
“신·성·모·독·죄.”
– 그래, 신···성··· 뭐?
“농담 아니야. 변호사님하고 상담해서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걸 수 있는 건 싹 다 걸어. 절대 봐주지 마. 다시는 인터넷에서 함부로 헛소리 못하게 버릇 싹 고쳐 놓으라고.”
– 하아··· 그래, 일단 알았다. 메일 읽어보고 다시 전화할게
“좋아.”
워리어스라는 말라 비틀어진 척박한 땅에 내려온 구세주 한수혁 님에게 감히 저따위 망발을 지껄이다니.
저런 겁대가리 없는 놈에겐 인생의 쓴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 그거 외에 다른 거 더 필요한 거 없고?
한때 워리어스가 서울 지역 라이트 팬을 모두 흡수하며 매지션스보다 훨씬 많은 팬층을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4년 간 최하위권을 전전하며 그런 라이트 팬들은 모두 떠나고 악에 받친 진짜들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 그 진짜 중의 진짜가 있다.
“그거나 확실히 처리해. 내가 지켜볼 거야.”
통화를 끝낸 가늘고 하얀 손가락의 주인공이 눈을 꼭 감고 마치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최강 워리어스··· 승리하리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