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arlock RAW novel - Chapter 748
. 데이브 (5)
‘엉터리야.’
장엄한 공간 내부.
그곳을 장식한 금빛 샹들리에, 금으로 만든 접시와 촛대, 성가대, 각종 보석으로 꾸며진 레갈리아(Regalia).
그 가운데 있는 나무 옥좌를 보며 에드워드 10세 생각했다.
‘전부 엉터리야.’
인정할 건 인정하겠다. 퍼펫의 준비성이 뛰어난 것은.
그는 대관식 준비를 매우 잘하였다.
왕궁의 대연회장을 비워, 전통적으로 대관식이 행해지던 대신전의 내부를 똑같이 구현했고,
중앙의회 의원과 방계 왕족, 귀족, 외국 귀빈, 미란다 여사와 같은 부유층을 데려와 대관식의 격에 맞는 구색도 맞췄다.
심지어 그들이 입을 예복과 장신구까지 전부 제대로 준비해 트집 잡을 곳이 없었다.
하나, 그렇다 해도 엉터리는 엉터리였다.
대관식에 억지로 참여한 사람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대관식의 주인공인 자신을 바라보는 게 아닌. 대관식을 준비하는 왕실 비서들의 눈치만 살폈다.
그 눈빛만으로 이곳 대관식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촌극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이 촌극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왕관을 이어받아 연합 왕국의 새로운 왕이 될 자신이.
무엄하게도!
“전하, 준비는 끝마쳤습니다.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이해 못 할 것은 아니었다.
이런 대관식에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버틴 대쪽 같은 이들은 모두 왕실 비서들의 손에 죽었으니, 남은 것은 바람 부는 대로 움직이는 갈대 같은 이들뿐이었다.
그건 이 대관식의 형식적인 주인인 자신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문제⋯⋯. 없다.”
그 증거로 눈앞에 다가온 왕실 비서의 뺨을 올려 치지 못하고 대답만 할 뿐이었다.
이미 나부터가 폭력에 굴종한 거였다.
퍼펫이 했던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너도 알잖아? 네가 얼마나 비겁한 겁쟁이인지.’
자신이 얼마나 겁쟁이인지 비웃던 목소리가. 그는 절대 자신이 저항하지 못할 거라고 장담했다.
자신이 너무나 소중한 겁쟁이라 그따위 얄팍한 짓도 못 할 거라고⋯⋯.
⋯⋯아아.
감미로운 찬송가가 울렸다.
대관식장에 참석한 손님들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모두의 시선이 이쪽에 쏠렸다.
왕위를 이어받을 에드워드 10세에게.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디며 속으로 다짐했다.
‘두고 보라지.’
그것은 자신을 우습게 본 퍼펫에게 한 말이기도 했다.
모두 망칠 거였다. 퍼펫이 준비 중인 모든 일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도시가 불타고 있는 이 와중에도 퍼펫은 대관식을 진행했다.
그 말은 즉, 퍼펫이 일으키는 종말에 대관식이 무조건 필요하는 걸 의미했다.
만약, 대관식이 엉망이 되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 순간을 위해 퍼펫이 시키는 대로 묵묵히 따랐다.
겁먹은 게 아닌, 퍼펫을 엿 먹이기 위해! 왕자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신은 겁먹은 게 아니었다!
수많은 행렬을 거느린 채 나무 옥좌를 향하며, 언제 행패를 부려야 대관식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왕위 계승을 모두가 축복할 때?
선서를 마치고 왕관을 씌울 때?
추기사제가 선서를 진행할 때?
아니면 지금 바로?
나쁘지 않을 듯했다. 찬송가가 울리고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는 지금, 갑자기 몸을 돌려 도망치면 아주 웃길 듯했다.
최소한 역사상 가장 실패한 대관식으로 남을 수는 있을 터.
‘응?’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살펴보려던 중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누군가 자신을 붙잡고 있는 느낌.
‘아니야.’
기분이 아니었다. 실제로 누군가 자신을 붙잡고 있었다. 어깨와 고개를 꽉 붙들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반사적으로 눈을 굴려 주변을 살펴봤다.
‘저건 뭐야?’
대관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 머리 위에 있는 흐릿한 존재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사람들의 어깨 위에 올라탄 채, 길쭉한 팔로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입꼬리를 억지로 올려 미소 짓게 했다.
몹시도 불길하며, 혐오스럽고, 모독적이었다.
‘멈춰⋯⋯.’
두 다리에 명했다.
퍼펫을 방해하기 위해서가 아닌, 생존을 위해.
그러나 알 수 없는 힘이 두 다리마저 억지로 움직였다.
사람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입꼬리를 올리게 한 손길처럼.
찬송가가 그칠 때쯤 나무 옥좌 앞에 다가갔다.
그곳에는 검고 흐릿한 무엇인가에 조종을 받는 추기사제와 반짝반짝 빛나는 금빛 촛대와 접시 등. 각종 보물이 있었다.
얼마나 빛이 나는지 얼굴이 비쳐 보였는데, 덕분에 볼 수 있었다.
어깨 위에 앉아 나를 조종하는 검고 흐릿한 존재들을.
그들은 혐오스러울 정도로 길쭉한 손을 움직여 나무 옥좌에 나를 억지로 앉혔다. 그와 동시에 장내에는 후끈한 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점점 심해졌으며, 이윽고 대관식 가장 말석에 앉은 사람들부터 소리 없이 불타 살아있는 장작이 되었다.
그 끔찍한 광경 사이로 추기사제가 섰다.
그의 머리 위에 있는 흐릿한 존재가 추기사제의 입을 억지로 움직여 말하게 했다.
“선서하시겠습니까. 전하.”
***
“모두 겁먹지 말고 이쪽으로!”
켈 자유 독립군 소속 병사들이 불타오르는 수도에서 외쳤다.
흡사, 궐기가 성공해 시민들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놀랍게도 평생을 연합 왕국을 상대로 싸워왔던 그들은, 수도가 가장 취약해진 지금 공격이 아닌 인명구조에 힘쓰고 있었다.
올리버가 설득하긴 했지만, 뭐가 됐건 자신의 의지로.
켈 자유독립군만이 아니었다.
란다 Z구역의 개발 반대 위원회와 선택하는 사람들 일부, 파이터 크루 일부 역시 화염을 매개로 수도에 들어와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여기! 이것 좀 들어주쇼! 사람이 갇혔어!”
“비켜.”
“걱정하지 말고 따라오세요. 이 친구 생긴 게 무섭긴 해도 나쁜 놈 아닙니다. 최소한 물지는 않을 겁니다.”
“야⋯⋯.”
“여러분 질서를 지켜주세요!”
켈 자유독립군, 개발 반대 위원회, 선택하는 사람들, 파이터 크루는 시간이 부족해 따로 합을 맞추지도 못했건만, 어느새인가 자신에게 적합한 역할을 맡아 수도의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
사방에서 난 화재가 밖으로 통하는 출입문 역할을 맡고 있어 대피는 생각보다 순조로웠지만.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개발 반대 위원회의 원로 바솔로뮤가 올리버에게 다가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그렇습니까?”
“대피가 순조롭긴 하나 수도 시민들의 수가 많아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지금 징조(徵兆)가 시작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징조. 악마가 강림하기 전 나타나는 재앙과 같은 기현상.
물이 피로 변하고, 피로 변한 물에서 개구리 떼가 쏟아졌는데, 얼핏 별거 없어 보이는 것일 수도 있으나, 징조가 심화함에 따라 그 피해는 어지간한 재해를 초월하기도 했다.
허나, 징조보다 더 큰 문제는 징조가 진행함에 따라 강림하게 되는 악마의 힘, 정확히는 악마가 인간 세계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이었다.
도시 사 분의 일이 불탈 수도 있고, 세상에 성법이 사라질 수도 있으며, 가장 성스러운 도시가 가장 저주받은 도시가 될 수도 있었다.
만약, 그 이상의 징조가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심각한 문제였으나, 올리버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이 막을 거였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바솔로뮤 씨. 대피가 끝나기 전까진 무슨 일이 생겨도 제가 막을 겁니다.”
‘막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가 아닌 ‘막을 겁니다.’고 올리버가 확언했다.
“그러니 바솔로뮤 씨를 비롯한 모두 대피에만 신경 써주십시오.”
“⋯⋯예.”
“그리고 대피가 끝나는 대로 여러분도 대피해 주십시오. 특히, 마리랑 조를 챙겨서 가주세요.”
올리버와 멀리 떨어진 곳. 마리와 조가 시민 구조에 힘쓰고 있었다. 여차하면 대피한다는 확답을 듣긴 했지만 불안했다.
바솔로뮤가 이번에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하실 말씀 있나요?”
떠나지 않는 바솔로뮤를 보며 올리버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받을 일 한 적 없습니다만?”
“저희의 오랜 죄를-”
“-착각하지 마십시오. 바솔로뮤. 저는 여러분의 죄를 사한 적이 없습니다.”
“⋯⋯.”
“저는 누군가의 죄를 말 몇 마디로 없앨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러분께 기회를 드리는 것일 뿐.”
“⋯⋯.”
“그러니 함부로 착각하지 마시고, 홀가분해지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붕대를 얼굴에 두른 탓에 표정을 알 길이 없었으나, 바솔로뮤는 한층 어두운 목소리로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거동이 불편했는지 그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고, 올리버와 거리가 벌어지자 다시 허공을 도약해 이동했다.
“엄하시네요.”
바솔로뮤가 떠나자 올리버의 뒤통수에 대고 제인이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그 위는 땀과 검댕으로 뒤덮여 있었다.
올리버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숨기고 있던 핑크빛 머리를 밖으로 드러냈다.
“하- 이제야 좀 살 것 같네요. 머리가 답답해 죽는 줄 알았거든요.”
“저도 그편이 나은 것 같습니다. 제인 아가씨는 그쪽이 더 예쁘시니까요.”
예상 밖의 발언이었는지 제인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원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후훗, 진짜 많은 일을 겪으셨나 보네요? 기특하게 그런 말도 할 줄 아시고.”
“저는 늘 예쁘다고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그때랑은 뉘앙스라든가, 진심이라든가 좀 달랐어요.”
“전 늘 진심이었습니다. 표현이 서툴렀던 것뿐이죠.”
단호하다고 할 정도로 확신에 찬 말투에 제인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기쁘면서도, 무서워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잘 알던 사람이 좋은 방향이긴 하나 너무 변해 낯선.
올리버는 그런 제인을 말없이 바라봤다. 알버트 왕자, 필립, 테렌스가 이미 대피했음에도 떠나지 않고 서 있는 그녀를 말없이 바라봤다.
그녀가 할 말을 기다리며.
한참의 기다림 끝에 제인이 입을 열었다.
“정말 죄를 볼 수 있나요?”
“예, 딱히 놀라시진 않으시는군요.”
“데이브라면 왠지 뭘 해도 놀랍지 않아서요.”
“그럼, 왜 물어보시는 거죠?”
“정말 죄악이 보이는 건지 궁금해서요.”
“그게 신경 쓰이십니까?”
“예⋯⋯. 창피하잖아요?”
제인이 미소라는 갑옷을 써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이 감정이란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은 이들에게 자기 민낯을 숨기고 싶은 일종의 방어 기제. 수치심이란 거였다.
그 민낯이 지금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 앞에 드러났다.
“보입니다. 제인의 죄악이요.”
올리버는 얼어있던 제인을 향해 말했다.
그녀의 죄악이 보인다고. 예상한 대답이긴 하나 직접 들으니 그 충격이 남달랐는데, 다음 대답은 그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제가 아까 전 한 말 기억 안 나십니까?”
제인은 올리버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여기 계신 분 중 누구든 좋으니, 죄가 없는 자,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은 자가 있으시다면 나오셔서 왕자를 데려가셔도 좋습니다.’
“기억나요.”
“다행이군요. 인간은 누구나 살며 크고 작은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인간은 죽은 시체일 뿐이겠죠. 중요한 건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것. 제인 아가씨는 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뭘 믿고 그렇게 확신하죠?”
“큰돈을 얻었음에도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했고, 그 노력이 열매를 맺은 후에도 친구들을 잊지 않으며, 여기저기 기부도 많이 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절 도와주기 위해 수도로 직접 오고, 위험해질 것 같자 커비와 슬라이틀리를 내보내셨잖습니까? 제가 믿는 게 아닙니다. 그대가 절 믿게 한 거지요.”
제인은 위안을 얻었다. 전에 올리버의 말에서도 위안을 얻긴 했지만, 지금은 더 큰 위안을 얻었다.
망망대해 속의 나침반같이. 하지만, 그 탓에 더욱 큰 죄책감을 느꼈다.
“꼭 수도로 온 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에요. 올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어요.”
시스터후드는 상류층의 사생아들에게 적잖은 투자를 했지만, 족쇄를 걸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부로 자신의 위치를 망각할까 봐. 제인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 족쇄에 이끌려 이곳 수도로 오게 됐다.
그 족쇄란⋯⋯.
“그래서요?”
“예?”
“그래서요? 그게 뭐 어쨌다는 겁니까? 제인 아가씨는 결국 제인 아가씨일 뿐인데요. 제인 아가씨야말로 이상하군요.”
제인은 경청했다.
“점점 절 처음과 다르게 대하는 것 같거든요. 제가 돈이 좀 많아지고, 멋쟁이가 되고, 또, 유머 실력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지만⋯⋯. 저는 저일 뿐입니다. 제인 아가씨가 알던 저요.”
제인은 깊게 잠긴 눈동자로 올리버를 바라봤다.
“그러니 그때처럼 절 대해 주십시오. 당당하게요. 전 그게 기쁠 것 같습니다.”
개굴.
“으억. 뭐야?!”
사람들이 아직 대피 중이던 거리 저편 놀라 자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피로 변한 분수에서 개구리 떼가 쏟아지고 있었다.
징조가 시작된 것.
“즐거운 대화지만, 슬슬 마칠 때인 것 같습니다. 제인 아가씨도 이만 에디스 님이랑 떠나시지요. 아닌 척하지만 기다리고 있으시네요.”
올리버가 활활 불타오르는 화재 앞에 서 있는 에디스를 바라봤았다. 그는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제인은 그런 에디스를 한번 보고는 올리버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데이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잘 될 테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에요.”
“?”
“당신의 유머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진짜로요.”
“이런, 저 상처-”
올리버가 뭐라 말하려던 순간 제인이 올리버의 품에 뛰어들어 꽉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올리버의 뺨에 자신의 입술을 맞췄다.
아주 살짝. 제인은 갈라진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기다릴게요. 진짜 재밌는 농담을 알려드릴게요.”
“⋯⋯그거 기대되네요.”
올리버의 품에서 벗어난 제인은 젖은 눈을 가리며 뒤돌아 뛰어 에디스와 살짝 떨어진 채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 정말 혼자가 된 올리버는 망설임 없이 개구리 떼가 쏟아져 나오는 분수를 향해 다가갔다.
탁.
개굴.
탁.
개굴. 개굴.
탁.
개굴. 개굴. 개굴. 개굴.
다가갈수록 개구리 울음소리가 커졌다.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제, 젠장! 이것들이⋯⋯!”
“겁이 없나?!”
시민들을 대피시키던 사람들은 끝없이 나오는 개구리 떼에 생리적 혐오감과 공포를 느끼며 터트리고 짓이겼으나. 그때마다 개구리들은 빈자리를 채우며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직접적인 위협은 없지만, 그 비현실적인 광경만으로도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긴 충분했다.
이대로 몇 분만 있으면 이곳 거리뿐 아니라 수도 전체가 개구리를 뒤덮일 판.
딱-!
그때, 올리버가 쿼터스태프로 땅을 내리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피 중인 시민, 대피시키던 켈 자유 독립군, 개발 반대 위원회, 선택하는 사람들, 파이터 크루뿐 아니라, 개구리들마저 침묵하며 올리버를 바라봤다.
그 장엄한 고요 속 올리버가 명했다.
“왔던 곳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