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arlock RAW novel - Chapter 75
75. 휴식 (1)
뚝딱뚝딱.
마법사의 습격으로 파손된 창고는 그다음 날 아침부터 수리에 들어갔다.
수리업자들의 실력이 좋았는지, 고작 며칠이 지난 지금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는데, 이들 인파에 섞여 작업한 덕분에 마법주 작업장 역시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와····. 씨발, 정말 번개를 떨어뜨렸다고요?!”
“예···. 안 믿으셔도 됩니다.”
“아니, 믿어요! 그 다른 아저씨들도 벼락이 떨어졌다고 했으니까! 캬·····. 일곱 번이라던가? 여기서 펑! 저기서 펑!····. 다시 말해줘요! 어떻게 마법사를 제압했다고요?!”
창고 수리에 방해되지 않게 옆에 멀찍이 떨어진 올리버 곁에 한 소년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말을 걸었다.
소년의 이름은 마일로 킴벨. 머피 킴벨의 막냇동생이었다.
그는 마법사의 습격이 있기 전 자기 이모 매기와 함께 집으로 갔는데, 습격이 있고 며칠이 지난 후 이모와 함께 찾아오더니 뒤늦게 올리버의 활약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는 며칠 동안 계속 올리버 곁을 맴돌며 이것저것 질문했다.
“그러니까 벼락을 피하고, 앞으로 가서 매직 미사일을 막고, 번개를 교란한 후 근접했어요.”
올리버는 자신이 했던 일을 무감각하게 설명했다.
마치 백과사전처럼 딱딱해 듣는 것만으로 잠이 올 지경이었지만, 마일로의 두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반짝 빛났다.
“아, 씨이발····. 대단하다····. 나도 그걸 봤었어야 했는데.”
소년은 순수한 황홀경과 동경, 부러움, 흥분을 자아냈는데, 어떤 의미로는 순수하기까지 했다.
올리버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는데, 만약 지금 올리버가 감자가 나무에서 자란다 해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을 기세였다.
하긴,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딥 슬립으로 잠에 빠진 마탑 마법사들을 두 눈으로 봤으니.
아, 참고로 현재 그들은 킴벨 패밀리의 뒤를 봐주는 상급 패밀리로 이송된 상태였다.
마법사들이 소속된 가문과 마탑에 이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크라임 펌 상부층의 도움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이다.
몇몇 킴벨 패밀리 관계자는 간신히 잡은 대어를 위에 가져다 바치는 게 아깝다는 기색을 보였지만, 정작 잡은 당사자인 올리버는 딱히 아쉽지 않았다.
물론, 마법사들과 대화할 기회가 사라진 게 좀 아깝긴 했지만, 그들 감정 상태로 봤을 때는 다시 덤빌 확률이 더 높았으니. 미련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오겠지.
“흑마법사님!”
큰 소리에 올리버가 고개를 돌렸다.
흥분을 주체 못 하는 마일로가 보채며 말했다.
“이야기 좀 해달라고요! 마법사들이랑 싸울 때 어땠어요?!”
“아·····. 음, 약간 무섭고 떨렸습니다.”
“에? 진짜요?”
“예.”
“혼자서 넷이나 쓰러뜨렸잖아요?”
“운이 따라준 덕분이 큽니다. 다들 방심하셔서 절 신경 안 썼거든요. 처음부터 합심해 절 공격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저도 몰라요.”
올리버가 솔직한 자기 심정을 말했다.
이긴 건 맞았지만, 마법사들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덤볐으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전격 마법사의 일렉트로닉 쇼크만 해도 그랬다.
걸린 상태에서 저항할 수단이 거의 없었다. 조금만 운이 안 따랐으면 진 건 올리버였을 터였다.
그런 올리버의 말에 마일로가 실망하지 않았을까 하며 바라봤는데, 이거 웬걸 소년의 눈은 존경심으로 더욱 빛났다.
“개씨이발·····. 졸라 멋있어. 이게 강자의 태도인가? 상대방을 인정하는?”
“····예?”
마일로가 친근하게 올리버의 팔을 톡톡 치며 물었다. 장난감을 사달라 떼쓰는 아이처럼.
“흑마법사님! 혹시 나도 그거 배울 수 있나? 흑마법! 형들이 돈이라면 줄 텐데!”
소년의 감정은 순수한 호기심과 의욕이 빛났다.
올리버가 대답하려는 찰나 웬 손이 등장해 마일로의 귀를 잡아당겼다.
어디서 한번 본 모습. 바로, 매기였다.
“아! 아악! 이모! 이모! 귀! 귀이!”
“흑마법사님 그만 좀 귀찮게 하고 저리 좀 가 있어.”
매기는 한쪽 손에 쟁반을 든 채 조카에게 말했다.
쟁반 위에는 다진 양파와 피클을 첨가한 핫도그, 감자튀김, 주스 한 컵이 있었다.
매기가 강하게 휘두르며 귀를 놓자, 마일로는 아픈 귀를 문지르며 물러났다. 허나, 활기찬 성격에 걸맞게 갈 때도 그냥 가지는 않았다.
“거, 흑마법사님. 나중에 또 찾아올게!”
마일로의 말에 매기 부인이 또 귀를 잡아당기려고 했고, 마일로는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순식간에 조용해졌는데, 그제야 그녀는 작은 탁자 위에 쟁반을 올리며 올리버에게 식사할 것을 권했다.
“자, 여기 식사하시죠.”
“감사합니다.”
올리버는 곧바로 음식을 먹었다. 때마침 일하는 직원들과 킴벨 패밀리 소속 직원들도 식사 중이었다.
핫도그를 반쯤 먹었을 때쯤 매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이가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흑마법사님.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예? 아, 마일로 씨····. 괜찮습니다. 궁금한 게 많은 게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
“친절하시군요.”
“그런가요?”
“예····. 흑마법사는 다들 무섭다고 하던데, 흑마법사님은 좀 다른 것 같네요.”
흑마법사가 무섭다라····. 올리버는 스승님인 조셉을 비롯한 다른 흑마법사를 떠올렸다.
마리, 피터, 도미니크, 앤서니 등등.
“음·····. 전 잘 모르겠네요. 어쨌건 마일로 씨는 안 혼내셔도 됩니다. 어차피 하는 것도 없는데요.”
그 말은 사실이었다.
마법사에게서 이긴 후 간간이 쳐들어오던 다른 갱단이나 해결사 등도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이에 관해 머피에게 물어보자 마법사들에게서 이긴 소문이 퍼진 덕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물론, 반은 뜬구름 잡은 형태라 안 믿는 자들도 다수 있지만, 총의 그림자만 봐도 몸을 사리는 이들이 많은 바닥이기에 더 이상 침입자들은 없는 상태였다.
덕분에 올리버도 현재 가만히 앉아 주는 음식이나 먹으며 돈을 벌고 있었고.
“혹시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질문요?”
“예, 머피 씨가 말하길 마법사들을 상급 조직에 넘겨 협상할 거라고 했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말이죠? 마탑이랑 마법사 가문과 한다고 하던데, 전 잘 이해가 안 가서.”
“아, 말 그대로입니다. 저들이 소속된 마탑 학부와 소속 가문에게 이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협상하는 거죠.”
“협상요? 몸값을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예, 그것도 포함되어 있죠. 그 외에도 이 일에 대한 침묵 비용과 피해 보상 같은 것도 있고요.”
“침묵 비용요?”
“쉽게 말하면 체면의 문제죠. 조금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
“···? 예.”
“마법사는 과거에도 그 위상이 대단했지만, 지금은 그 사회적 위치와 명성이 정점에 달했어요. 란다 초창기에는 자본가의 도움을 받는 위치였지만, 지금은 그 자본가와 패권을 두고 싸우는 위치죠. 특히, 마탑은 그런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랍니다. 그런 탓에 그곳에 있는 이들 역시 대부분 명문가이기도 하고요. 그런 그들이 만약 길바닥 해결사에게 졌다고 소문이 나면 어떻게 될까요?”
“아······. 자존심 문제인 거군요?”
“단순한 자존심을 넘어 실리적인 문제도 있죠. 이 일이 밝혀지면 그냥 망신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주변의 평판과 신뢰까지 떨어질 테니까요. 가령, 소속 학부의 경우에는 지원금과 후원금이 줄어들 거고, 경쟁이 치열한 마법사 가문은 이 일로 내부 경쟁에서 밀려날지도 모르죠. 솔직히 창고를 습격한 건 별문제가 아니에요. 진 게 큰 문제죠.”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공감 가는 내용은 아니지만, 무슨 말인지는 대충 이해 갔다.
“그래서 마탑 관계자와 해당 가문과 협상할 수 있는 크라임 펌 상층부에 마법사를 넘겨준 겁니다. 그럼 그들이 저희 대신 이 일을 덮어주는 비용과 피해 보상금을 산더미처럼 부풀려 받아주죠····. 그중 대부분은 수수료란 명목으로 위에서 먹겠지만, 그래도 저희 역시 큰 이익을 얻게 됩니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쪼들리는 재정 사정이 나아질 정도로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흑마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머피에게는 이에 관해 추가로 감사 인사를 하라고 말해두겠습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올리버는 손을 저었다. 돈을 벌 수 있을 동안 최대한 벌 생각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기가 일한 만큼 벌 계획이었다.
공짜 돈 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고 캔트가 말했으니···. 하지만 다른 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대신 다른 형태로 뭐 하나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어떤 것 말씀이죠?”
올리버의 요청에 매기는 반갑게 말했다. 물론, 순수한 호의보다는 계산이 깔린 호의였지만.
“제 생각에는 작업장이 무사히 완성될 거 같은데. 그럼, 머피 씨께서 다음 해 가을까지 3천만 란다를 추가로 더 주겠다고 했습니다.”
“예, 합당한 대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예, 그런데 혹시 돈 말고 다른 식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돈 말고 다른 식이요?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요?”
“신분증 같은 거요.”
올리버가 말했다. 사실 구체적으로 신분증을 쓸 일은 아직 예정에 없었으나, 이왕 이렇게 된 거 미리 준비해둘까 했다.
포레스트가 말하길 가짜 신분증은 싸구려라 해도 싼 편이 아니고, 제대로 된 물건은 그 가격이 꽤 비싼 편이라고 했다.
평균 3~5천만 란다 정도.
그래서 올리버는 자신이 공을 세운 지금 먼저 이야기를 꺼내 봤다.
다행히 생각이 먹힌 건지 매기 부인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신분증 말씀입니까? 예, 그거라면 될 거 같네요. 머피에게 이야기해보도록 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잠깐의 침묵. 매기가 다시 말했다.
“흑마법사님?”
“예?”
“····남은 시간 동안마저 잘 부탁드립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
흑마법사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자 창고 수리와 마법주 공장도 완성됐다.
쇠사슬에 묶인 허버튼을 필두로 마침내 공장의 생산 시설이 가동했는데, 거대한 파이프를 따라 생산 과정 중 발생한 붉은 증기가 하늘 위로 올라갔다.
매기가 조카인 머피에게 물었다.
“저 연기 때문에 들키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마세요. 이모. 천장에 증기 여과 장치를 달았으니, 전혀 눈치 못 챌 거예요. 비싼 물건이니 제값은 하겠죠.”
매기가 조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작업실 한쪽에 쌓인 술과 감자, 옥수수를 봤다.
하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고 구석에 있는 상자였다.
저 상자에는 마탑에서 바로 공급받은 포션이 들어 있었다.
웬만한 외상(外傷)은 순식간에 치료하는 기적의 약. 가격 역시 기적만큼 비싼 것이 문제였지만.
“저 정도 물건이면 그냥 블랙마켓에 팔아도 짭짤하겠는데?”
“마법주로 가공해 팔면 짭짤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돈이 들어올 겁니다. 제대로 된 마법주를 만드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니····.”
“저 정도 양이면 몇 달은 쓸 수 있겠지?”
“예, 마법주라고 해도 포션을 엄청나게 희석하니까요. 위에서 정기적으로 납품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뭐, 그래 봤자 먹다 남긴 찌꺼기지만.“
그랬다. 습격한 마법사를 무사히 돌려주는 과정에서 크라임 펌은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다.
사로잡은 마법사들에 대한 막대한 몸값과 침묵 비용, 거기다 정기적으로 마탑에서 관리하는 포션을 비밀리에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마탑 포션이라면 구하고 싶어도 쉬이 구할 수 없는 물건이었으니, 그냥 팔아도 짭짤했고, 마법주나 마약으로 재가공해도 좋았는데, 머피 역시 그 중 먹다 남은 찌꺼기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당연히 본인은 이에 따르면서도 썩 납득하진 못했고.
매기가 위로했다.
”찌꺼기라도 찌꺼기 나름이지. 그 덕분에 우린 더 안전해졌잖니? 어차피 저 정도 되는 거면 우리 생산량을 받치고도 남아.“
”예, 저 정도 양이면 3개월 치 생산량은 버틸 겁니다. 하지만 제 목표는 저걸 몇 주 안에 소비하는 생산량에 도달하는 겁니다.“
매기는 가볍게 웃었다. 그 정도면 셀랜드 전역에 마법주를 공급하는 수준이었다.
그 정도 사업 규모를 가진 것은 크라임 펌 이사급이었고.
꽤나 위험천만한 발언이었지만, 매기는 조카의 야심이 마냥 싫진 않았다.
‘하지만 이사가 되기 위해서는 돈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무력도 필요하지.’
그런 의미에서 매기는 아쉬웠다.
원래는 데이브라는 흑마법사를 자기네 패밀리 전속 흑마법사로 초대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 정도 실력을 가진 흑마법사라면 자신이 손해 보는 계약은 쳐다보지도 않을 테지만,
약간 어리숙해 보이고, 세상 물정도 어두워 보여 잘만 설득하면 될 것 같기도 했다.
가령, 지분을 넘겨줘 마법주 공장의 순이익 중 몇 퍼센트를 넘겨준다는 식으로.
허나, 막상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려고 할 때 매기는 저도 모르게 그만두고 말았다.
마법사를 쓰러뜨린 흑마법사라 겁을 먹은 건가 싶었지만, 그 이전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들었다.
어리숙한 모습 아래 숨겨진 남들과 다른 이질감이라고 할까?
그것은 섣불리 손대선 안 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만약 그것을 무시하고 어설프게 손을 뻗으면 영영 놓칠 것 같은.
매기는 그래서 그만뒀다. 불확실한 위험이었지만, 너무 불길해····. 이런 식으로 놓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인연이었다.
이를 눈치챈 듯 머피가 물었다.
“흑마법사님께 이야기하셨나요? 우리 전속 흑마법사가 되어달라고?”
“····아니. 하려고 했는데, 그냥 관뒀다.”
“잘하셨어요. 경찰한테 뇌물 주는 것도 신기하게 보는 사람이지만, 그냥 어리숙한 사람은 아니에요.”
“····꼭 마법사를 이야기할 때 같은 표정을 짓는구나.”
머피가 막 군에 돌아왔을 때 전쟁터에서 본 마법사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개조인간으로 변한 수술 탓에 표정 변화가 극히 제한되었지만, 그럼에도 매기는 그 아이가 느낀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절망감을 알 수 있었다.
사람이지만, 그냥 사람은 아닌 존재. 그리고 그런 존재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형용할 수 없는 박탈감과 열등감.
“뭐····. 예, 마법사를 하나도 아니라 넷이나 쓰러뜨렸으니.”
“····그런데 정말 그 사람이 마법사를 쓰러뜨린 거 맞니? 나야 못 봤으니 믿을 수밖에 없지만, 솔직히 싸움에 어울리는 성격도 아닌 거 같던데. 마일로가 몇 시간이나 귀찮게 하는 데도 싫은 소리를 안 했어.”
“그렇죠? 저도 안 믿겨요. 하지만 봤습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싸우는지. 죽을 상황인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군요. 마치 다른 세계 사람인 것처럼. 약간 소름 끼쳤습니다”
머피가 담배를 피웠다.
“···뭐, 상관 안 합니다. 어차피 흑마법사나 마법사나 우리 관점으로 이해하긴 힘든 존재이니. 그냥 적절한 관계를 이어가 결정적인 순간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그 사람이 신분증을 원한다고 했죠?”
“그래.”
“그럼, 1등급으로 준비해 줘야겠군요. 좀 비싸지만, 그 사람 덕분에 얻은 이익이 그보다 크니. 뭣보다 앞으로 몸값이 더 비싸질 거고요.”
“마법사를 쓰러뜨렸으니까?”
“예, 이 바닥에 아무리 숨겨도 어떻게든 소문은 퍼져나가니까요. 이미 위쪽 사람 중 몇몇이 넌지시 물어보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뭐, 당연한 거죠. 마법사를 쓰러뜨린 흑마법사라니.”
“그 사람도 고달파지겠구나.”
매기가 진심으로 말했다.
비록 그쪽 바닥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뒷골목 술집에서 킴벨 패밀리의 총무까지.
평생을 뒷골목에서 살았기에 들은 풍문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해결사의 경우 강하면 그만큼 몸값이 높아지지만, 동시에 그만큼 소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컸다.
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나, 시에서도 꺼리는 더러운 일 같은 거.
쓸만하다 싶으면 정치인, 자본가, 기타 다른 조직이 돈다발뿐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앞세워 휘하에 삼거나 부려먹으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뒷골목의 수많은 다크호스들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일도 일상다반사였다.
뭐, 억울할 것은 없지. 애당초 그런 세계였으니. 하지만, 궁금했다.
그런 상황까지 극복하고 살아남으면 과연 데이브라는 그 흑마법사는 어떤 존재가 될지····. 아주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