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hides his sword skills RAW novel - Chapter (134)
천재 마법사가 검술을 숨김-134화(134/150)
134화. 변화의 시작(2)
‘리우……?’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은 당혹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단순히 이곳에 델레마의 핏줄이 나타났기 때문은 아니었다.
내 미간이 좁혀진 이유는 단 하나.
[쟤는 초대리스트에 없었지?]리우에겐 우리의 초대장을 보낸 적 없었으니까.
‘응. 근데 저걸 들고 왔구만.’
허나, 지금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명백한 우리의 초대장. 어떻게 그의 손에 들어간 지는 확실치 않으나, 누군가로부터 초대장을 입수해온 그였다.
‘오늘 미참석자 중 하나에게 받았나 본데.’
[그럼 설마 리우가 마탑이려나? 아니면 레볼루카?]‘글쎄. 리우는 마탑과는 거리가 멀긴해. 자유로운 영혼이잖아.’
[왜, 이번에 마탑 졸업식에도 들렀잖아. 혹시 이번 일 때문에 온 거 아닐까?]‘그럴 수도 있겠지.’
분명 리우의 등장은 수상했다.
심지어 델레마 가문의 그 누구에게도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터. 다른 가문의 누군가로부터 초대장을 구해온 것이었다.
“오! 이안!”
그런 그가 날 발견하고 다가왔으니.
“리우 삼촌도 오셨군요.”
우선, 모른 척 그를 반길 수밖에 없었다.
“삼촌도 초대장을 받으셨나 보네요.”
“아, 응. 너도 와있었구나.”
“네. 전 마탑에 다니면서도, 여긴 가끔 왔었거든요.”
“오호. 가문 내에선 조용히 지내더니, 이런 사교 클럽도 다 다니고. 너도 다 계획이 있구나? 네 식당도 엄청 번창하던데 말이야.”
능청스레 눈웃음을 지어 보이는 리우.
– 아시겠지만, 저분은 초대받지 않은 분입니다.
– 응. 일단 모른 척 지켜보자고.
그는 분명 이곳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로 부상하고 있었다.
더구나, 연회장 내부를 슬쩍 훑던 그의 시선은 티나 질리아에게서 잠시 멈췄으니.
– 눈빛이 심상치 않군요.
찰나의 순간 미간을 좁힌 리우였다.
다만, 그는 자연스레 시선을 경매품으로 옮겼다. 그리곤 내게 어깨동무를 해오는 리우.
“너도 블링크 마법을 배우고 싶었니?”
“네. 배우기 힘든 마법이니까요.”
“하긴, 저런 비서가 아니라면 접하기 힘든 마법이지. 당연히 욕심나는 마법이야.”
고개를 끄덕인 그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이 경매쟁이들은 저런 귀한 걸 어디서 구한 걸까? 너 여기 몇 번 왔었다고 했지?”
“네.”
“혹시, 이곳 경매장 주인이 누구인지 아니?”
곧이곧대로 그에게 알려줄 수는 없는 터. 이곳에 나타난 그의 정체를 알 수 없기에, 고개를 가로저을 따름이었다.
“아뇨. 저도 잘은 몰라요.”
“흐음. 그렇구나. 그래. 일단 저 마법서나 획득해보자. 우리 둘 중 한 사람이, 얻게 되면 서로한테 공유해주는 거다?”
“물론이죠.”
주먹을 내밀어 인사를 건네온 리우. 그와 주먹을 맞부딪혔다.
그리고 잠시 후 재차 연회장을 울리는 사회자의 목소리.
“자, 더 오실 분은 없는 것 같으니,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본격적인 경매의 시작이었다.
* * *
경매는 생각보다 빨리 끝맺고 말았다.
‘후, 저 여자 때문에 계획이 조금 틀어졌네.’
처음부터 금화 800개를 불러버린 티나 질리아. 그 덕에 대부분의 인물들은 지레 경매를 포기한 터였다.
경매하는 사이, 인물들끼리 주고받는 표정을 지켜보려고 했건만. 막무가내의 그녀 때문에 단번에 막바지로 치달아 버린 터였다.
[그래도, 수상한 애들은 이미 얼추 파악해뒀잖냐.]그렇게 오래 끌지 못하고 끝나버린 경매.
“자, 그럼 낙찰자께 경매품을 넘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의 시선이 누군가에 닿았다.
“낙찰자님. 앞으로 나오시지요.”
리우 델레마였다.
가장 늦게 연회장에 참석한 그가 낙찰받은 터였으니.
‘이 양반은 왜 이렇게 무리한 거지?’
티나 질리아와 단둘이 경쟁하던 그는, 무려 1,500 골드를 외쳐버리고 말았다.
[글쎄. 그 정도로 필요했나.]당연히 티나 질리아는 얼굴이 울긋불긋해진 채였고.
“와, 역시 델레마…….”
“1,500이라니!”
나머지 참석자들은 리우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명문가 가문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해버린 델레마였다.
“이안! 내가 이겼어!”
그런 그들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환한 미소로 마법서를 가져온 리우.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니에요? 마법서 하나에 금화 1,500개라니.”
“괜찮아. 한동안 밥 좀 굶지 뭐. 어차피 나도 배우고, 너도 배우면 되잖니. 네 졸업 선물이라고 생각하렴.”
난 이미 앙헬로부터 블링크 마법을 전수받은 터. 사실상 내게 필요한 마법서는 아니었으나, 그의 마음만큼은 진심으로 고맙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특이한 사람이란 말이지.’
마법에 있어서만큼은 한없이 이기적인 족속이야말로 마법사들이었으니까. 아무리 핏줄이라곤 하나, 마법서를 공유하는 자는 손에 꼽을 터였다.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놈이라니까.]원래도 독특한 인물인 리우. 오늘 이곳에 나타난 그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질 따름이었다.
“아, 나도 쓸 데가 있으니, 내가 먼저 익히고 너에게 물려줘도 되겠지?”
“물론이죠. 제 것도 아닌 걸요.”
만족스러운 미소가 리우의 입가에 걸린 때, 경매의 종료를 알리는 사회자.
“자, 그럼 오늘 경매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원심회의 일원인 그는, 연회장의 일원들을 보며 미소지었다.
“대신, 이곳에서 연회는 쭉 이어질 터이니, 자유롭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음식과 술을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참석자들. 애초에 경매가 목적이 아닌 사교의 장이 목적이었던 이들이었다.
“그리고 피곤하신 분들은 저희가 제공하는 최상급 숙소로 가셔서 푹 쉬십시오! 어차피, 지금은 시간이 늦어서 가문으로 돌아가시기엔 힘드실 테니까요.”
일부러 경매 시간을 야심한 시각으로 잡은 터. 이들을 가문으로 보내지 않기 위함이었다.
[슬슬 시작되겠구만.]‘일부러 깔아준 판이니까.’
마탑과 레볼루카의 암극이 펼쳐질 장. 그것이 연회장이든, 숙소에서든. 두 집단은 움직일 것이었다.
‘어떻게 움직이나 한번 보자고.’
그렇게 연회를 위한 음식들이 한둘씩 차려지던 때였다.
“지금 나더러 여기서 한가롭게 술이나 마시라고?”
연회장을 울리는 날카로운 음성. 역시나 그 주인공은 티나 질리아였다.
경매를 놓치자, 심기가 더욱 불편해져버린 그녀였으니.
“난, 갈 테니. 숙소나 안내해!”
곧바로 연회장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반응하는 이들. 몇몇 인물들이 티나 질리아를 따라 연회장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나도 오늘은 피곤해서 숙소로 가야겠어.”
“으음. 다음에 한잔 하시자고들.”
“상태가 영 좋지 않군.”
처음부터 티나 질리아를 지켜보던 자들 중 몇몇이었다. 흑마법 기운을 미세하게 흘린 그녀이기에, 티나를 뒤따르는 이들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숙소로 향하려는 또 한 명의 인물.
“이안, 넌 여기서 더 있을 거지? 나는 숙소로 가볼까 하는데.”
발길을 돌리려 하는 리우였다. 역시나 티나를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던 그였다.
“아, 저도 오늘은 좀 쉬려고요. 사실 졸업식 이후로 제대로 쉬질 못했거든요.”
“……아 그래?”
왜인지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리우.
“그래도 다른 가문 사람들을 사귀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니? 하나같이 다른 데선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야. 나중에 네게 큰 도움이 될 거다.”
내가 하던 말이면 전적으로 동의해주던 그였으나. 평소답지 않게, 리우는 내가 이곳에 남길 바라고 있었다.
“괜찮아요. 전 여기 연회장에 자주 오거든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거예요.”
거듭된 내 고집에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리우.
“……그래. 가보자. 대신 방은 꼭 내 옆방으로 달라고 하렴.”
접하기 힘든 리우의 진지한 표정이었으니.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거지?’
그 속내가 더욱 알기 힘들어졌다.
“알겠어요. 그럼 들어가시죠.”
나로서도 티나를 놓칠 수는 없기에 서두른 발길. 그렇게 리우와 함께, 직접 마련한 숙소로 향했다.
* * *
안티의 호사스러운 여관.
“네. 두 분 객실은 붙여서 드리겠습니다.”
프론트의 직원이 리우와 내게 환한 미소를 비쳤다. 리우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방을 붙여서 내어준 직원. 그가 은밀히 내게 고개를 끄덕여왔다.
[그래도 계획에 차질은 없겠네. 네 아랫방에 티나 질리아가 있는 거지?]‘그렇지.’
이곳 역시, 오늘을 위해 미리 인수해뒀던 터.
방을 내어준 직원 역시도 원심회의 일원이었으니, 미리 지시한 대로 내 방을 배치했을 그였다.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겠구만.]이미 아랫방을 감시하기 위한 마법을 설치해둔 터였다.
‘근데 리우가 왜 내 옆에 붙어있으려는 지 모르겠어.’
어쨌건 지체할 수는 없었다. 누가 언제 티나 질리아에게 접근할지 몰랐으니까.
“올라가시죠. 삼촌.”
“그래. 가보자.”
비장하게 계단을 향해 발걸음을 떼는 리우.
“그리고 무슨 일 있으면 방에서 꼼짝하지 말고, 날 기다려야 한다.”
돌연 그가 내게 고개를 돌려왔다.
“……무슨 일이라뇨?”
“그냥 지금은 묻지 말고 삼촌이 말하는 대로만 해주렴. 언제 내가 너한테 해되는 일 한 적 있니?”
애써 농담조로 말을 던지는 그였지만, 평소보다는 훨씬 무거운 분위기였다.
“……알겠어요.”
그렇게 도착한 각자의 방문 앞.
“푹 쉬렴.”
리우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방안으로 들어섰고.
‘후우. 긴장되는데?’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인 그의 모습에, 괜스레 더욱 긴장감이 올라오고 있었다.
분명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듯한 리우의 늬앙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래도 리우의 정체가 뭐건 간에, 너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 같은데? 위험에 휘말리지 않게 말이야.]‘그런 것 같지?’
어쨌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끼익-
문을 열고 들어서자, 호화로운 침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 명문가의 일원들을 초대하기에 손색이 없는 모습. 다만, 그 화려한 모습 속에는 수만은 모략이 도사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술수의 중심에 있는 건 물론 나였으니.
우우웅!
방 안에는 이미 준비된 마법진이 돌아가고 있었다.
아랫방을 향해 설치된 마법진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각종 마법들을 미리 갖춰둔 것이었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그리고 그 순간 들려온 음성.
“아! 리우 델레마인지 뭔지! 망할 자식 때문에 망했잖아!”
마치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듯한 티나 질리아의 목소리였다.
절로 방의 바닥으로 시선이 향했다. 마법진들 사이로 설치된 반투명한 푸른 막.
우우웅!
그 너머로 역정을 토해내고 있는 티나 질리아가 보였으니. 이곳에서 아래층을 감시할 수 있도록 미리 설치해둔 마법이었다.
[저 여자는 확실히 마탑도, 레볼루카도 아닌 것 같구만.]그저 순수히 마법서를 놓친 것에 노하고 있을 뿐인 그녀였다.
‘일단 잠시 쉬자고. 놈들도 바로 움직이진 않을 테니까.’
거듭된 긴장 속에 나 역시 조금은 정신적으로 피로해진바. 잠시 침대에 몸을 누이려던 그때였다.
콰아아아앙!
귓가를 찢을 듯 들려온 폭음.
“어, 어떤 놈이냐!”
그리고 뒤이은 티나 질리아의 고함 소리.
……누군가 움직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