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hides his sword skills RAW novel - Chapter (137)
천재 마법사가 검술을 숨김-137화(137/150)
137화. 레볼루카
“리우 삼촌?”
“일단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해.”
모른 척 그를 바라보자, 다급히 내 손목을 낚아챈 리우.
“뒤에 계신 분은…?”
그의 시선이 잠시 앙헬에게 닿았다.
“아, 저와 식당 경영을 함께 하시는 분이에요. 마법사이기도 하고요.”
“아 그러니? 얼른 나갑시다. 말씀을 나누고 싶지만, 지금은 인사하고 있을 시간이 없네요.”
그리곤 내 양어깨를 붙잡는 리우.
“너와 저분은 이 일과는 관련 없으니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 마탑에서 너에게 무언가 묻는다면, 그냥 경매장을 들리기 위해 이곳에 온 거라고 사실대로 말하렴.”
다급한 목소리로 당부의 말을 전한 그였지만.
“그 말씀은, 지금 이 일이 삼촌과 관련된 일이란 건가요?”
질문을 잇지 않을 수 없었다. 레볼루카에 대해 떠볼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물론 직접적으로 레볼루카에 대해 물을 순 없었기에, 돌려 물을 따름이었다.
“……그건!”
그가 말을 이으려던 순간이었다.
콰아아아!
리우의 발아래에서 솟구치는 흙무더기. 상당한 크기의 대지의 손이 그의 종아리를 움켜쥐었고.
“리우 델레마! 도망쳐봐야 소용없다!”
계단 아래에서 뛰어 올라오는 여섯 명의 마법사들. 그사이 리우의 아쿠아 밤을 뚫고 올라온 이들이었다.
“옆에 다른 사람들도 있다! 일단 모두 잡아들여라!”
그리고 나와 앙헬을 가리키는 손짓들. 이렇다저렇다 설명할 틈도 없이, 우리 역시 목표로 삼아버린 그들이었다.
촤아아악!
곧바로 아쿠아 밤을 시전한 리우가 대지의 손을 끊어냈고.
“……일단 같이 도망쳐야겠구나.”
미안함 가득한 눈빛이 우리에게 닿았다.
“도망요?”
“그래. 묻지 말고 일단 가자. 자세한 건 나중에 얘기해주마.”
순간 들려온 이질적인 목소리.
– 어떡하시겠습니까? 그냥 일반인이라고 하면, 아직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전언 마법을 보내온 앙헬이었다.
그의 말대로 여기서 리우와 관련이 없다고 투항하면 빠져나갈 수도 있을 터.
– 일단 리우를 따라 가보자.
허나, 내 결정은 그와 함께 도망치는 것이었다.
– 그의 옆에 있다 보면, 레볼루카에 대해 훨씬 알기 쉽겠지.
정황상 그가 레볼루카의 일원인 것은 확실한 상황. 그리도 궁금하던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될지도 모르는 터인데, 놓치기엔 아까웠다.
– 알겠습니다.
간결하게 대답하고 이유를 묻지 않는 앙헬. 그럴 수밖에 없었다.
콰아아아아!
전방에서는 마법들이 폭사하고 있었고.
“뛰어!”
리우도 대응 마법을 시전하며 달리기 시작했으니까.
– 우리도 좀 돕자고.
– 예.
어차피 리우와 함께 이곳을 빠져나가기로 한 터. 이미 쫓기기로 한 마당에 마탑의 놈들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었다.
화륵!
쿠우우우!
놈들을 향해 날아드는 마법들. 그렇게 야밤의 추격전은 시작되었다.
* * *
‘후우, 쉽지 않네.’
마탑의 공격은 예상만큼, 아니, 그보다 거셌다.
‘기함대라 했나.’
그 옛날 상대했던 오망성의 요원들과 싸우던 때를 떠올리게 했으니.
[최소 6성 이상만 100명이 넘게 모였으니까.]6성뿐만 아니라, 7성 그리고 8성에 해당하는 마법사들도 섞여 있었다.
우우우우웅!
지금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굉음. 이 소리가 들려올 때면, 매번 건물의 어딘가 하나가 통째로 터져나가 버리곤 했다.
마탑 기함대의 전매특허인 플레어빔이었다.
십여 명의 마법사들이 합심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마탑의 비기. 후스타프가 호송대를 위해 개발했던 것을 발전시켜낸 마법이었다.
콰아아아아아!
역시나 우리가 서 있던 곳 바로 뒤편의 방 하나가 통째로 터져나가 버렸으니.
“이대론 안 되겠다. 두 사람이라도 먼저 도망쳐.”
뜀박질을 멈춘 채, 제자리에 선 리우였다.
“어쩌시려고요?”
“플레어빔만 우리를 위협하는 게 아냐. 내부에도 진입한 놈들이 느껴진다. 놈들과 마주쳐서 발목이라도 잡히면 끝장이니, 내가 시간을 번 후 쫓아가마.”
그의 말대로 건물 곳곳에 설치해둔 탐지마법에는 십 수명의 마법사들이 탐지되고 있는 터.
[어쩔 거냐?]이대로 있다간 리우의 말대로 건물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붙잡힐 것이 자명했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하니, 좀 벌어주면 되지.’
리우 몰래 까딱거린 손.
그와 동시였다.
콰아아아아!
순간 들려온 폭음들. 그것은 단번에 그치지 않았으니, 연쇄인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미리 준비해두길 잘했군.]‘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건물 곳곳에 설치해둔 마력폭탄이었으니. 일전에 후스타프의 호송대에게서 얻은 것을 조각낸 것들이었다.
“응? 마력 폭탄?”
그 원인을 알 리 없는 리우. 갑작스러운 폭발에 눈을 좁힌 그였다.
“일단, 빨리 뛰죠. 시간은 벌어진 것 같으니까요. 이쪽으로 가면, 놈들과 마주치지 않고 1층으로 갈 수 있는 계단이 있어요.”
“……그러자.”
이제는 내 지휘 아래 움직이게 된 일행.
이미 내게는 빠삭한 건물이기에, 비상통로를 통해 1층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후우. 일단 다 내려왔다만, 이제 어떡하지.”
창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쉬는 리우. 이미 건물을 모두 포위한 이들이, 우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양손에 마나를 가득 물들인 채로.
“삼촌. 이쪽으로 가요.”
곧바로 나갔다간 통구이가 되어버리고 말 상황. 그의 손을 잡아 이끈 곳은 1층 한쪽 구석에 있는 허름한 창고였다.
“여기에 밖으로 나가는 다른 길이 있어요.”
“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자세한 건 저도 나중에 말씀드릴 테니, 삼촌도 묻지 말고 일단 따라와요. 우선 빠져나가고 봐야죠.”
“……으음. 알겠다.”
이 건물을 인수한 직후, 혹시 몰라 미리 설계해둔 장소.
– 다행입니다. 미리 마련해두어서.
–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는 법이지.
비상상황 시 몰래 빠져나가기 위해 마련해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번질 줄은 몰랐지만.’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으나, 결과적으로 우리를 구원하게 될 터였다.
“이쪽입니다.”
서둘러 발길을 옮긴 곳. 창고 내부에는 갖가지 보안 마법이 일렁이고 있었으니.
“이게 다 무엇이냐?”
리우의 눈이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묻지 않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음…….”
허나, 자신 역시도 그리 말한 적이 있었기에, 입을 다물고만 그였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그리고 보안 마법들을 해제하기 시작하는 앙헬.
잠시 후 모든 보안 마법들이 해제되었을 때였다.
우우웅!
푸른 포탈이 눈앞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일회성 포탈이에요.”
아리에스가 설치해주었던 포탈. 한 번 사용하면 자동으로 사라지는 이동포탈이었다.
“……여기에 포탈이 왜?”
재차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우. 궁금한 게 많은 듯한 그였으나.
“쉿.”
검지를 들어 올려 입가에 댄 내 모습에, 겨우 입을 닫은 리우였다.
쿠우우우!
그 순간 들려온 폭음. 플레어빔이 재차 건물을 박살 내고 있었고.
“다 함께 들어가죠.”
그렇게 포탈 속으로 몸을 날렸다.
* * *
포탈 건너편 풍경에 리우가 눈살을 좁혔다.
“으음. 혹시 그 여관 건물도 네 거였니……?”
그가 이런 예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우리가 이동한 곳은 안티의 식당 칸이었다. 불 꺼진 식당 내엔 우리 세 사람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네. 사실 거기도 여기도 제 거에요. 그래서 이렇게 연결해뒀던 거고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요.”
“뭐, 네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긴 했다만, 좀 이상하긴 하구나. 식당이든 여관이든 그런 위험한 일은 생기지 않을 텐데 말이야.”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는 리우.
“너무 과한 준비였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는구나”
마탑의 위협으로 한 시름 놓자, 본격적인 대화를 시도해왔다.
“삼촌부터 말씀하실 게 있지 않나요? 이게 다 무슨 상황이죠?”
여전히 창밖은 밝은 빛으로 일렁이는 상황. 안티 전체가 마법사들의 마나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후우.”
그 모습에 한숨을 내쉬는 리우.
“그래. 어차피 내일이면 모든 소식지에 내 이름이 나오겠지. 하루 정도 네가 더 빨리 알게 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겠구나.”
잠시 뜸을 들인 그는 재차 입을 열었다.
“내가 들려줄 이야기는……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다.”
“세상을 바꾼다고요?”
“그래. 레볼루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니?”
처음부터 바로 본론을 이야기하는 리우.
“……네. 몇 년 전 호송대 테러 사건을 일으킨 조직이죠.”
“역시 너도 그렇게 알고 있겠지.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냐. 누군가 모함한 거지.”
“모함이요?”
순간 찔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 아무튼 레볼루카란 그런 테러나 일으키는 조직이 아니거든.”
“그럼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지.”
리우의 눈빛은 하염없이 진지했다.
“어찌 그것을 이리 잘 아느냐고?”
그리고 다음 이어진 그의 말. 그것은 나 역시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곳의 수장이 나다.”
“……예?”
오늘의 상황을 통해 레볼루카임은 인지했으나.
[리우가 수장이라고? 허!]거기까지 예상할 수는 없었으니까.
“네가 말한 호송대 테러 사건. 그때 우리를 사칭하고 우리에게 누명을 씌운 자들을 찾기 위해 이곳에 들른 것이야.”
이제야 잡게 된 레볼루카에 대한 실마리.
“허. 그럼…….”
허나, 우리의 대화는 더 길게 이어질 수 없었다.
[리우 델레마. 그리고 함께 도망친 이안 델레마는 들으라!]마탑의 확성마법이 안티 전역에 울려퍼지기 시작했으니까.
[아직 이곳을 벗어나지 못했을 테지. 지금이라도 순순히 나온다면, 최소한의 대우는 해줄 것이다. 다만, 그렇지 않고 우리가 너희를 발견해 낸다면,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는 너희가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그와 함께 밖에서 들려오는 웅성이는 소리.
“이쪽 식당부터 뒤져라!”
어느덧 식당 근처까지 다가온 이들이었다.
“후우.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해야겠구나, 포위망이 좁혀지기 전에 지금 바로 나가야겠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리우. 그의 뒤를 따라야만 했다. 우리도 이곳에 계속 있을 수야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조심스레 문밖으로 나서, 발걸음을 옮겼다. 앙헬의 사일런트 마법이 우리의 발 주변을 감싼 채였다.
“갈 데는 있는 건가요? 삼촌 말대로라면, 이제 대륙 전역에서 우리를 찾으려고 할 텐데요.”
“걱정 마. 생각보다 우리의 힘도 강하다. 뜻있는 각 가문의 자제들이 모여 만든 집단이지. 너도 우리와 뜻을 함께하지 않겠니?”
“제가요?”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서 네게 제안하는 건 아니란다. 사실 네가 어릴 때부터 줄곧 하고 있던 생각이었어. 마탑을 졸업하면 말해주려고 하고 있었지.”
내게 손을 건네오는 리우.
“너 같은 성향이라면, 세상의 부조리를 바로 잡고 싶어할 테니까.”
표면적으로나마 그 손을 맞잡으려고 하던 때였다.
“저기 있다!”
순간 우리의 손 사이로 스쳐 지나간 한 줄기의 빛.
푹!
매직 애로우 한 발이 우리 틈을 지나쳐 땅에 박혔고.
“모두 마법을 쏘아내라!”
이내 하늘 위에는 수십 가지의 빛깔이 물들고 있었다.
‘어떻게 벌써!’
어느덧 우리의 뒤를 잡은 기함대의 마법사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