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hides his sword skills RAW novel - Chapter (147)
천재 마법사가 검술을 숨김-147화(147/150)
147화. 종말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강한 열감. 피부가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에, 서둘러 전신에 오러를 휘감았다.
나름 심각한 상황이었으나, 그 모습에 피식 웃는 오베론이었다.
[역시 아무리 마법을 배워봐야, 네놈은 역시 검사로군,]‘뭐?’
[다급한 상황인데, 마법이 아니라 오러부터 끌어올리잖아.]쉴드나 얼음 계열 마법을 써서 몸을 보호할 수도 있었으나, 먼저 내 몸을 감싼 건 오러였으니까.
‘이제 놈들한테 감출 필요도 없잖아. 본때를 보여줘야지.’
여태 오러의 힘을 숨겨오느라, 잘 사용하지 못했던바. 지금부터는 아껴둘 필요가 없었다.
쿠우우우……!
전신의 모든 근육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오러. 단순히 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내 온몸을 가득 빛내고 있었으니.
‘감히 누구에게 덤비는 것이냐.’
몸을 녹일 듯했던 열감은 짙은 오러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크. 죽이는구만. 오러 양이 미쳤어.]전생에 모았던 오러의 양은 이미 훨씬 웃돈바. 그저 오러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방어를 할 수 있게 된 터였다.
우우우웅!
방대한 오러는 아직 그칠 줄을 몰랐으니. 거칠게 진동하기 시작하는 만년철 단검.
그 짧은 날붙이 위로 2미터가량의 오러가 피어오른 채였다. 마치, 원래부터 단검이 아닌 장검이었던 것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린 오러.
[검강의 첫 제물은 구아르 저놈인가.]그 금빛 검 끝이 파이어 어스 너머의 구아르를 가리킨 때였다.
‘뭐지?’
발끝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감각. 대지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쿠우우우!
이내 세차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알로이……!’
또다시 그의 능력이 발현되고 있는 것이었다.
[근데 이건 뭐지?]다만 이전에 보여줬던 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띄고 있었으니.
“따, 땅이 꺼진다!”
기함대의 누군가가 소리친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었으리라.
쿠르릉!
원래 있던 지반이 통째로 아래로 가라앉는 듯한 모습.
[꼭 개미 지옥 같구만.]소용돌이치며 지상의 모든 것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음……. 일단 너도 피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그것은 내가 있는 곳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니.
‘이미 그러려 하고 있었지.’
발끝에 모여든 마나.
투우웅!
이번에는 오러가 아닌, 에어워크가 발현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발아래를 스쳐 지나간 파이어 어스와 함께.
“끄, 끄아악!”
“이게 뭐야!”
주변에 울려 퍼지는 비명소리.
모든 기함대원들이 허공을 부양할 수 있는 마법을 배웠을 리 없는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치, 의지라도 있는 듯, 마법사들을 집어삼키는 지대. 다만, 길리엄을 비롯한 십여 명의 인물들은 여전히 멀쩡한 상태였으니.
[저놈들이 진짜로군.]부양마법까지 부릴 수 있는 고위급 마법사들이었다.
‘쓸데없는 힘 빼지 않아도 돼서 좋군.’
어중이떠중이는 걸러졌으니, 눈앞의 이들만 상대하면 될 터였다.
“이노옴!”
별안간 터져 나온 노한 음성. 길리엄의 손끝이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즈즉!
작게 튀어 오른 노오란 스파크는 이내 거칠게 상공을 뒤덮기 시작했으니.
‘……썬더스톰.’
8성급의 전격의 정수가 빠르게 날아들고 있었다.
다만, 이번에도 내 손보다 빠르게 움직인 것. 꿈틀거리던 대지가 다시 한번 튀어 올랐다.
쿠우우우!
다만 이번엔 알로이의 손길은 아니었다.
– 전언자님! 괜찮으십니까!
알로이의 개미 지옥 사이로 튀어오른 그라운드 펜스였다.
콰아아아아!
거대한 흑의 장벽 위를 강타한 썬더스톰. 어찌나 거셌는지, 앙헬의 그라운드 펜스마저 한 번에 날려버렸고.
촤아아아…….
흩어지는 흙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그런 흙먼지 틈을 뚫고 피어나는 물줄기.
‘리우도 왔나.’
한껏 응축되던 물방울들이 길리엄을 향해 쏘아졌으니.
촤아아!
리우의 아쿠아밤이 그를 견제하고 있었다.
“괜찮니?”
블링크 마법으로 양옆에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 원심회와 레볼루카의 수장들이 나를 위해 달려온 터였다.
“물론이죠.”
“함정을 팠구나. 마탑놈들.”
세상을 들썩이게 할 이들이 한데 모였으니.
[이러면 할 만하지.]‘어디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 벌레들이 전부 모였구나!”
그런 우릴 바라본 길리엄의 호통.
“후스타프 님의 원수. 네놈들은 내 손으로 처단하리라!”
구아르 역시 어느덧 양손에 불꽃을 만들어낸 채였다.
“웃기는군. 세상을 좀 먹는 벌레는 우리가 아닌 당신들이지.”
길리엄을 바라보며 눈을 좁힌 리우.
그리고 앙헬은 말없이 구아르를 노려보았다.
‘오늘에야 결판을 내겠구나.’
일전에 맞붙었던 이들이 재차 서로를 향해 이를 드러낸 채였다.
‘그럼 난…….’
그리고 내 시선이 쏘아진 곳.
나머지 여덟 명의 기함대원들이 마법을 영창하고 있었다.
‘저놈들이랑 놀아볼까.’
굳은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이들.
투웅! 투우웅!
빠르게 허공을 내달렸다. 당연히 한 손에는 만년철 단검이 들려있었고.
화락!
나머지 한 손에는 불꽃이 일렁였으니.
“공격해!”
“우리는 저놈을 맡는다!”
여덟 마법사들 역시 일제히 마법을 쏘아댔다.
‘우습긴.’
그들의 마법 하나하나는 무시할 수준이 아닐지 모르지만, 공중에서 쏘아낸 막무가내식의 공격에 당황할 내가 아니었다.
투우웅!
발끝에 모여든 압축된 공기가 몸을 옆으로 튕겨주었으니.
화아악!
가장 먼저 다가오던 매직 에로우가 어깨를 스치듯 빗겨갔다.
동시에 뻗어낸 왼손.
화륵!
검지 끝에 맺혀있던 화염이 빠르게 쏘아져 나갔다. 매직 에로우를 쏘아낸 놈을 향해 서였다.
[확실히 재능이 있긴 하구만. 이런 난잡한 상황에서도 인페르노 불릿이라니.]크기는 작지만, 그만큼 압축된 힘을 가지고 있는 화염 마법.
“끄아아아!”
결코 꺼지지 않는 지옥불이 놈의 미간에 명중한 터였다.
“일단 한 놈 처리했고.”
그런 날 가만 둘 놈들이 아니었으니.
‘어쭈.’
이번에는 전방과 좌우 측을 함께 노리고 들어오는 마법들. 공중전에서 피할 여력을 주지 않은 것은 높게 살 만했다.
[상대가 나빴지.]다만 이미 나 역시 새로운 영창을 끝마친 터.
우우웅!
순간 몸을 감싼 빛무리. 블링크가 시전된 탓에 날아들던 마법들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여, 여기다!”
내 몸이 나타난 곳은 그들의 가장 뒤편.
서걱!
차마 고개를 다 돌리지도 못한 한 놈의 머리가 개미지옥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두 놈.”
이미 놈들은 만년철 단검의 사정권에 있는바. 그 뒤로 놈들을 처리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스릉!
황금빛 오러가 발산할 때면.
“세 놈.”
여지없이, 피분수가 튀어 올랐으니까.
“네 놈, 다섯 놈.”
맨땅에 두 다리가 붙어있어도 피할 수 없을 터인데, 놈들은 부유 마법으로 겨우 떠 있을 뿐인 상황.
“여섯 놈.”
에어워크를 사용하는 내겐, 그저 허수아비들일 뿐이었다.
“오, 오지마!”
급기야 당황한 채 전의를 잃어버린 두 사람. 그들의 동공에는 두려움이 잔뜩 베여있었으나.
“어림 없는 소리.”
그런 하찮은 감정에 동할 내가 아니었다.
기다랗게 쌓아 올린 오러가 두 사람의 목을 동시에 갈라냈고.
“일곱, 그리고 여덟.”
어느덧 주변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채였다. 잘려버린 신체들이 개미지옥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을 뿐.
“끝.”
순식간에 정리된 상황이었다.
[엄청 나구만. 이건 그냥 학살이야.]‘적어도 아도니스 때보단 강해졌으니까.’
홀에서 있는 동안 쌓은 오러는 전생을 뛰어넘은 지 오래였으니. 애초에 질 싸움이 아니었다.
‘……근데 왜 아직 느낌이 안 올까?’
분명 전생보다도 강해지고, 전투에서 손쉽게 승리했건만 찝찝함이 감도는 기분.
‘이게 정말 10성의 경지가 맞는 건가?’
오러의 양만큼은 분명 차고 넘쳤으나, 전생의 감각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기분이었다. 그저 가용할 수 있는 오러가 늘어난 것뿐이었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아직 멀은 게지. 말이 10성이지, 그게 어디 쉬운 건지 아니?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달라. 1성과 9의 차이보다, 9성과 10성의 차이가 더 큰 법이니까.]전멸한 기함대를 보며, 되려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후우. 일단 여기부터 정리해보자고.’
다만,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은 상황. 우선 고개가 돌아간 곳은 이종족들이 있는 곳이었다.
‘저긴 그냥 두면 되겠군.’
이종족들에 이어 드류와 아드문을 필두로 한 원심회의 기사단까지 합류했으니.
“끄아아!”
“무, 무슨 기사 따위가 이렇게!”
“이 호랑이들 좀 어떻게 해봐!”
초원엔 마법사들의 비명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이쪽만 해결하면 되겠어.]리우와 앙헬. 두 사람이 있는 이곳이야말로 눈을 뗄 수 없는 접전을 펼쳐지고 있었다.
수많은 마법이 난무하는 곳. 보통의 사람이 보았을 땐, 네 사람 모두 무소불위의 마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겠으나.
‘그래도 앙헬과 리우가 더 쎄긴 하네.’
그 사이에도 격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초고수들의 격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차이. 그것은 끝내 승패를 결정짓게 될 터였다.
그 사실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인상이 잔뜩 구겨진 길리엄.
“이노옴!”
파즈즉!
그가 발악하듯 양손을 뻗어 터트려낸 썬더스톰이 리우를 향해 날아들었다.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쉴드를 전개해 막아낸 리우였지만.
[저건 또 뭐 하는 거지?]이내 그의 미간이 찌푸려지고 있었다.
리우가 썬더스톰을 막아내는 사이, 길리엄의 양손은 하늘을 향해 뻗어져 있었으니까.
쿠르릉!
모여드는 먹구름 때. 초원 위를 집어삼킬 듯 거대한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고.
‘이건…….’
심상치 않은 구름들이 푸른 빛으로 일렁이기 시작했다.
우우우…….
그러자 초원 위로 퍼져나가는 낮고 깊은 소리.
[뱃고동?]우우우우…….
그 음울한 소리에 모든 이의 시선이 하늘 위로 향했으니.
‘텔로스!’
기묘한 구름을 뚫고 나온 것은 거대한 배 한 척이었다.
마탑에서 보유한 함선. 하늘을 떠다니는 거선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애초에 이럴 생각이었나.’
수천 명의 사람도 태워 다닐 수 있다는 거대한 배 한 척. 다만 미간이 찌푸려지는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마탑주.’
텔로스는 마탑주 전용의 이동 수단이었다.
[이제야 모두들 뵙는군요! 저항하지 말고 투항하세요. 그럼 목숨은 살려드릴지 고민해보죠!]거선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확성 마법. 그 천연덕스러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볼 것도 없이 마탑주였다.
[네 이놈 리우!]그리고 잠시 후 이어진 또 다른 목소리 하나.
오랜만에 듣는 것이나, 결코 모를 리 없는 목소리였으니.
‘락슨 델레마…….’
그 역시도 텔로스에 함께 올라탄 채였다.
[오망성도 다 움직인 건가?]‘그런가 본데.’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었다.
‘아무래도 길리엄과 시간보낼 때는 아닌 것 같군.’
텔로스의 전면부. 그곳에는 뻥 뚫린 거대한 구멍이 있었으니.
쿠우우우!
그 사이로 강력한 푸른 빛깔이 맺혀가고 있었다.
마탑주가 직접 사용하는 플레어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