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hides his sword skills RAW novel - Chapter (149)
천재 마법사가 검술을 숨김-149화(149/150)
149화. 종말(3)
달이 뜬 야심한 시각. 다만, 하늘에 가득해야 할 달과 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둑해야 할 하늘은 한낮보다도 밝았으니까.
[후우. 좀 빡세긴 하네.]오망성의 마법사들과 마탑주가 빚어낸 마법들 탓이었다.
지금까지와는 궤를 달리하는 광역 마법.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대마법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수를 담아내고 있었다.
‘그래. 오히려 잘됐다. 여기서 끝장을 보자. 한 번에 다 쓸어버려 주마.’
다만, 대마법사들의 공격으로 인해, 동료들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 뒤편으로 고개가 돌아갔으나.
‘응?’
이내 만족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들 완벽하군.]이종족들은 상인족의 거대한 몸집 뒤로 숨은 채였으니, 상인족들은 피부를 더욱 두껍게 부풀리고 있었고.
원심회도 예의 방어 마법진을 구축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레볼루카와 드류, 아드문을 감싸는 거대한 흙의 장막. 알로이와 앙헬이 만들어낸 철옹성이었다.
‘준비한 대로 잘 하는구만.’
지난 육 개월간 매일같이 준비한 훈련이 지금 빛을 발하는 중이었다.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어.]오베론의 말처럼, 저 정도라면 한 차례의 공격쯤은 막아낼 수 있을 터.
‘한번 날뛰어보자고.’
다만 난 쏟아지는 마법들을 막는 대신, 앞으로 뛰어나갈 따름이었다.
쿠아아아!
쏟아지는 메테오와 블리자드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미 내 체술과 오러는 아도니스 때를 넘어선바. 오러를 가득 머금은 다리는 마법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으니까.
‘천 년 전에 비하면 껌이지.’
그 당시 오망성의 노인네들과 전투하던 때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으니. 허벅지 근육을 폭발하듯 터뜨려 피해내면 그만이었다.
순간 왼쪽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얼음 송곳 하나.
쐐애액!
누군가 소환해낸 아이스 스피어가 목을 노리고 있었다.
‘흥!’
눈이 좁혀짐과 동시에, 이미 난 그곳에 없었으니.
우우웅!
블링크 마법이 내 몸을 바로 앞으로 이동시켜준 터였다.
퉁! 퉁!
게다가 이어진 에어워크까지. 지금의 내 움직임을 좇기엔 일반적인 마법으론 어림도 없었다.
[꼭 절대 고수같네.]‘절대 고수? 그거 칭찬인 거지?’
[그래. 보법이 아니라 마법에서 비롯된 거긴 하지만, 어찌 됐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건 쉬운 게 아니니까.]오베론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으니. 곧바로 허공에 떠오른 마법사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들 사이에서 나타난 움직임.
“뭐, 뭐 하는 짓이야!”
“이봐, 더글루스 정신 차려! 끄악!”
텔로스를 타고 온 이들 중 몇몇이 같은 동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터였다.
[갑자기?]한 가지 추측되는 것이 있었으니.
‘역시.’
고개를 돌려본 곳엔 리우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명문가의 일원들로 이뤄진 레볼루카. 그들이 텔로스에 잠입해 함께 이곳에 온 것이었다.
‘나이스 샷.’
난데없는 아비규환에 더해.
“모두 이안을 도와라!”
“지원해!”
“잔당들이라도 우리가 맡아야 한다!”
한 차례 포격을 견뎌낸 일행들이 반격을 시작하고 있는바. 철옹성 같던 그들의 진열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이래주면 나야 고맙고.’
가주들과 마탑주에게만 집중하면 될 상황.
투웅!
더욱 속도에 박차를 가하려던 때였다.
“이놈!”
별안간 들려온 호통.
[저자는…….]붉은 안광을 흩날리며 빠르게 다가오는 이가 있었으니.
‘락슨 델레마?’
홀 델레마의 장남이자, 가장 강력한 차기 가주 후보. 그의 손에 한가득 마나가 몰려들고 있었다.
“가문의 수치구나!”
“가문? 웃기는군. 네깟 놈이 차기 가주인 곳에 미래가 있을 것 같으냐?”
“뭐, 뭐라?”
“네놈, 내가 어릴 때부터 날 감시했지?”
마탑에 온 후로, 마탑의 청소부를 시켜 날 미행해온 놈. 이미 진즉 파악하고 있었던 터였다.
“진짜 호랑이는 남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갈 길을 가지. 네놈 같은 여우 새끼가 차기 가주라니. 우습구나! 그 어린아이가 그리도 무섭더냐!”
“이 미친놈이 뚫린 입이라고!”
그와 동시에 락슨이 쏘아낸 거대한 화마. 주변의 산소를 모조리 갉아먹을 듯한 화염이 뿌려졌다.
‘귀찮게 하는 군.’
다만, 지금의 내가 두려워할 것은 아니었으니.
우우웅!
거칠게 진동하던 만년철 단검이 가볍게 휘둘러질 따름이었다.
화아악!
반으로 갈라진 화염. 다만, 오러의 움직임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휘둘러지던 방향 그대로 쏘아지는 오러 덩어리. 금빛 오러가 검신을 떠나 락슨에게 나아갔으니.
서걱!
그 뒤는 날카로운 절단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흡……!”
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놈. 고개를 아래로 내린 놈의 시야엔, 깔끔히 잘려나간 허리가 비칠 따름이었다.
“끄, 끄아아악!”
그대로 아래로 낙하하기 시작하는 락슨 델레마.
‘감히 누구 앞길을 막는 거냐.’
델레마의 차기 가주로 꼽히는 인물 역시도, 지금의 내겐 일검이면 충분했다.
‘내 상대는 너 같은 여우가 아냐.’
그리고 재차 올려다본 곳. 오망성의 가주들과 마탑주가 눈을 좁히고 있었으니.
‘그래. 한 번에 다 잡아주마.’
내 상대는 저들 말고는 없었다.
대륙에서 가장 강한 여섯 명의 대마법사. 그들이 눈을 내리깔고 있음에도 전혀 굴하지 않았다.
[충분하겠지. 오망성 노친네들보단 한참 뒤떨어지니까.]아도니스 때 겪었던 오망성의 위세에 비하면, 최근 알려진 가주들의 힘은 훨씬 떨어지는바. 객관적인 능력만 보아도, 내가 이겨내지 못할 리가 없었다.
– 혼자 괜찮으시겠습니까?
순간 들려온 앙헬의 전언.
– 응. 충분하지. 나머지 마법사들이나 맡아줘.
– 알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진 마십시오. 말씀하시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 그러지.
물론, 그럴 일은 없을 터였다.
콰아아아!
몸에서 터져나온 오러가 주변을 삼킬 듯 일렁이고 있었으니까. 어차피 놈들만 잡아내면 모든 것이 끝이니, 아껴둘 이유도 없었다.
천 년 만에 오망성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오러. 그것은 천 년 전 어떤 이가 가졌던 것보다도 강대했으니.
‘영광인 줄 알아라.’
여섯 대마법사를 상대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 * *
‘……그래도 대마법사다 이거지?’
동시에 덤벼드는 여섯 마법사.
가주들과 마탑주의 저항은 거셌다.
파즈즉!
지금도 빠르게 고개를 숙여 뇌전을 피해내야 했으니.
[방심하면 한순간에 골로 가겠는데?]물밀 듯 밀려오는 마법들. 동시 영창은 물론, 마법 시전의 속도 자체도 궤를 달리하는바.
‘30명이랑은 싸우는 것 같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물론, 그래 봐야 노친네들에 비하면 어린애 수준이지만.’
다만, 움직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빗발치는 마법 탓에 빈틈이라곤 없었으니까.
섣불리 블링크를 사용해 접근할 수도 없는 상황.
‘후우.’
이미 내 기술을 파악한 그들은, 이따금 자신들의 주위로도 마법을 날리고 있었다. 혹여 블링크로 다가올까, 미리 견제하는 것이었다.
[잘못 갔다간 통구이가 되어버리겠는데.]다만 강한 반발은 내 호승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으니.
우우웅!
만년철 단검에 강한 기류가 몰아쳤다.
‘일단 저 할망구부터.’
현시점 가장 날 귀찮게 하는 이는 마탑주였다.
“이안 델레마! 내가 그렇게 아껴주었거늘! 어디서 그런 불손한 힘을 손에 넣은 겁니까!”
계속해서 광역 결박 마법을 사용하는 그녀. 다른 공격 마법이야 어떻게든 흘려보내면 된다지만, 그녀 때문에 움직임에 큰 제약이 생기고 있었다.
‘내가 언제 이뻐해 달랬냐고.’
퉁! 투우웅!
공중에서도 마법들을 피하며 떠다니는 때, 순간 내 눈빛이 번뜩였으니.
‘……!’
빗발치는 마법 세례 속 발견한 단 한 번의 타이밍. 마탑주까지 이어진 직선거리가 비어있는바.
콰아아아!
허벅지의 근육이 터지듯 쏘아졌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 이안 델레마!”
그 모습에 눈이 크게 뜨인 마탑주. 그녀가 서둘러 완드를 휘둘러댔지만.
후우우웅!
만년철이 그어지는 것이 훨씬 빨랐다. 순식간에 5미터가량 늘어난 오러가 완드를 반으로 잘라냈고.
[아깝군.]가까스로 아이언 쉴드를 펼쳐낸 마탑주.
끼기이이익!
오러와 쉴드가 만들어낸 괴음이 허공에 떨쳐졌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해.’
목숨을 보전한 마탑주였으나, 지금의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신경을 쉴드에 집중한 그녀.
그 찰나의 틈을 놓칠리 없었으니. 우우웅!
곧바로 그녀의 뒤로 블링크를 사용한 터였다.
“움직이지 마.”
“이, 이익!”
곧장 그녀의 목에 겨눠진 단검.
“허튼짓하면 바로 그어버릴 거다. 어이 오망성 가주들. 네놈들도 움직이지 마.”
이 순간만큼은 난무하던 마법들도 잠시 멎어 갔다. 잠시의 소강이 발생한 때 호통쳐오는 장발의 사내.
“이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느냐!”
“킬라브가로군.”
소식지에서 이미 익혀둔 얼굴이었다.
“너희 가문 덕분에 발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너희 킬라브가에서 워낙 물건들을 모아대는 통에, 심상치 않음을 느꼈거든.”
“뭣이?”
“심지어 옵타티오의 조각까지 모은다니 말이야. 위기감을 안 느낄 수가 있겠어?”
눈을 부라린 킬라브 가주. 그의 입에서 재차 호통이 터져 나왔다.
“하! 델레마에서 어찌 저런 발칙한 놈이!”
“어쩌다 나 같은 게 나왔냐고?”
그런 놈을 바라보는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게 다 천 년 전 네놈들의 선조가 벌인 일 때문이다.”
도무지 잊을 수 없는 천 년 전의 일.
‘오늘에야 모두 끝내주마.’
그 굴레가 시작된 것이 이들의 선조때문이었으니까.
“네놈들이 벌인 짓을 모두 바로 잡을 것이다.”
“뭣이?”
“아무튼 대화는 이쯤 하면 될 것 같군. 나도 이제 시간은 충분히 끈 것 같아서 말이야.”
그 순간 울려 퍼진 굉음.
쿠우우웅!
지진이라도 난 듯, 지면이 흔들리고 있었다.
[호오. 그새 또 더 커졌구만.]모든 이의 시선이 향한 곳,
“크아아아아!”
크기가 30미터는 됨직한 괴수가 달려들고 있었으니.
‘라타토스크.’
에고의 숲에 대기하고 있던 녀석이, 거대한 몸집을 드러내고 있었다.
“히힛! 원래 영웅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법이지!”
그런 녀석을 데리고 온 아리에스였다.
“크아아아!”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빠른 발놀림을 자랑하는 라타토스크. 순식간에 우리의 발 아래에 도착하였으니.
콰아아!
도움닫기를 한 녀석은 한 번에 오망성의 가주들 사이로 몸을 날렸다.
그런 녀석에게 한 번에 마법을 쏘아대는 가주들. 전투의 판도를 바꿔줄 녀석이었다.
‘그래. 잠시 정신 좀 팔려 있으라고.’
서걱!
그 틈을 타 그어버린 마탑주의 목.
“크, 크윽!”
현 마탑의 수장이자, 시대를 풍미한 대마법사의 최후라고 하기엔 조금 허무한 결말이었다.
[이제부턴 점점 수월하겠구만.]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여섯 마법사 중 한 명이 죽어버렸으니.
‘그래. 나머지도 한 사람씩 보내버리면 끝이지.’
머리 수가 줄어들수록 난이도도 줄어들 터였다.
“우습구나!”
그 순간 터져 나온 한 사람의 목소리.
홀 델레마는 라타토스크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날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 된 것이었어!”
그리고 스태프를 들어 올리는 홀 델레마. 그 끝에는 검은 기운이 물들고 있었으니.
“네놈…….”
그 입가가 묘하게 씰룩였다.
“아도니스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