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106)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105화(106/377)
< 105편 >
“뭐여, 이게.”
독일 총리인 슈뢰더는 자신의 손에 들린 보고서를 보다가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했다. 참으로 과장된 행동이었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세상에 21세기에 인종 대이동이 벌어졌다. 물론 인종이나 나라가 이동하는 이야기야 시대와 장소를 불만하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적어도 그 누구도 21세기 초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이라크에 있는 국민들만 제외하면 말이다.
우선 서이라크다. 유럽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긴 했지만, 이라크 국민에게는 비상식적일 정도로 무거운 세금이 부과되었다. 서이라크 정부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유럽에서 주는 돈으로는 대규모 인프라 재구축 등 대형 국가사업을 하고 세금으로는 지구상 그 어떤 국가보다 우수하고 우월한 천국 복지를 서이라크 땅 위에 실현하자!’라고 말이다. 언뜻 보면 충분히 실현 가능해 보이는 목표였다.
왜냐면 비록 냉전 시대까지는 아니었으나, 아직도 동구권과 서구권의 대결 의지는 자체는 남아 있었다. 사실 대결 의지라기보단 ‘절대로 저 새끼한테만큼은 질 순 없지!’에 가깝긴 했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도 이라크 지원 경쟁에 불을 붙이기엔 충분했다.
이라크는 유럽으로부터 받아먹은 돈으로 도로부터 수도관. 심지어는 댐까지 만들 생각을 했다. 도리어 차라리 이렇게 하기만 했으면 상관은 없었겠으나, 서쪽이나 동쪽이나 이거 하나만큼은 똑같은 생각을 했는데 ‘절대로 저 새끼들한테만큼은 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었다.
동이라크나 서이라크나 생각하는 게 어째 유럽이랑 러시아하고 비슷했지만, 여기서부터 약간의 어긋남이 생긴다. 동이라크의 인프라와 서이라크가 생각하는 인프라가 좀 달랐다.
동이라크는 이렇게 생각했다.
‘유럽에서 주는 돈으로는 대규모 인프라 재구축 등 대형 국가사업을 하고 세금으로는 지구상 그 어떤 국가보다 우수하고 우월한 천국 복지를 동이라크 땅 위에 실현하자!’였다.
‘말하는 주체가 동이라크인 것만 제외하면 토시 한 개 틀리지 않고 서이라크랑 같지 않냐!’라고 하면 그 ‘주체’가 다르다는 게 문제였다.
서이라크가 생각하는 인프라는 세속적이었기 때문에 공원, 백화점, 병원, 경찰서 혹은 전쟁 도중 파괴된 항구 재건 등이었다면, 동이라크의 인프라는 대부분이 모스크였다. 그 이슬람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는 커다란 예배당 말이다. 서이라크가 복지 천국을 만들고자 시도했다면, 동이라크는 지상에 천국으로 가는 문을 제작하려 했다.
서이라크의 질 수 없다가 ‘인프라 규모’에 집중되어 있다면, 동이라크의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종교적 규모’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는 동이라크 정부가 가지는 이슬람 근본주의라는 특이성 때문이었는데, 그들은 무조건 서이라크와는 반대로 돌아가려고 했다.
이슬람 근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반유대 반서구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탓에 일종의 ‘서구의 대척점’이라고 봐도 좋았다. 다만 동이라크 정부에선 일단 러시아에서 돈을 받아먹고 있기에 러시아는 예외로 두는 시각을 민간에도 보급하려고 시도하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이것마저도 극히 일부였고 ‘이제 러시아는 나가라!’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러시아에서 주는 돈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참으로 모순된 시선이지만, 이들의 본성이 그런 걸 어쩌란 말인가. 물론 아주 멍청하지는 않아서 내전에도 외침에도 체제가 굳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남자라면 아이부터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다.
이렇게 하면 보통은 오합지졸이 만들어지기 마련이지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다음과 같이.
“102번! 그렇게 하면 전장에서 죽는다! 엎드려!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정! 올라오면서 하겠습니다! 50회 실시!!!”
“시정! 하겠습니다! 시정!! 하겠습니다악!!!”
이렇게 러시아의 자본과 군사고문단이 있었던 탓에 동이라크 육군은 점점 인간병기 강군으로 변모해갔다.
그리하여 동이라크의 예산이 들어가는 곳은 보통 전쟁 전에 있던 인프라 복구와 유전지대 복구였다. 다만 유전지대 개발은 러시아의 손에 들어갔고, 동이라크는 그 대가로 각종 군사 장비를 받아 갔다.
그 외에 예산이 쓰이는 곳은 역사상 가장 커다란 모스크인 ‘바그다드 모스크’ 건축이었다. 이슬람 근본주의가 정권을 잡은 동이라크였기 때문에 세상 그 어떠한 모스크보다 거대하고 웅장한 모스크를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바로 가결되었다.
러시아도 그 꼴을 보고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겼지만, 곧 그 판단이 치명적인 실수였음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의 규모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이 만들려고 하는 것이 단순한 거대 건축물이 아니라, 초고층 빌딩 정도는 아주 가볍게 쌈 싸 먹을 수 있는 일종의 거대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동이라크가 지으려는 건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건축물이었다.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초대형 공사 말이다. 건축가를 섭외하는 것 자체부터 고역이었다.
국내에선 그들의 입맛에 맞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가, 참으로 불행하게도 정부의 어떤 선지자가 나타나 이르길.
“인종이 어떻더라도 이슬람의 교리를 가르치면 될 것!”
이라고 주장하면서 하필 이 주장이 제대로 먹혀들어 가는 바람에 만장일치로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일이 점점 풀려갔다. 본래라면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의견이었건만, 동이라크 정부는 그만큼 몹시 절박했다.
물론 러시아에서는 일일 더 꼬이기 전에 ‘그딴 짓에 돈을 쓸 테면 지원을 멈춰버리겠다!’라고 했다. 기껏해야 동이라크에서 ‘우리를 무시하다니! 어디 맞설 태면 맞서보자! 대규모 테러의 매운맛이 어떤지 똑똑히 보여주마!’ 혹은 ‘늬들 자기 집에 불 지르는 거 본 적 없지? 마! 함 해봐라! 죽인다 아이가!’ 같은 동이라크 내 정유 시설 테러 협박 정도를 상정하고 있었지만, 참으로 대단하시게도 동이라크 정부는 이리 대답하시었다.
「서이라크를 공격한다.」
러시아 정부로서는 상상조차 못 해본 개소리에 통역관이 미쳤거나 공문이 멋대로 바꿔치기한 문서가 아닌지 몇 번이고 의심해야 했다.
그렇다고 어디 한 번 해볼 태면 해보라고 했다간 진짜로 당장이라도 서이라크에 불질을 할 터였고, 그렇게 되면 작은 나라 하나 조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체면이 실추되고 만다. 진짜로 조막만 한 소국조차 러시아의 의지대로 조종할 수 없는데, 어찌 대국이며 열강이라 칭할 것이며 소비에트의 영광과 부활을 논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정부를 제압하자니, 남아 있는 국민이 정부의 사상에 완전히 동조하는 국민뿐이라 어떻게 손을 써보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러시아는 그냥 방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그냥 당하고만 있을 리가 있나. 러시아는 동이라크 지원에 들어갈 돈을 이라크의 풍부한 정유 시설에서 뽑아내 충당했다.
그래도 전쟁보다는 건축물을 만들다 나라 말아먹는 꼴이 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동이라크를 지배하면서 실질적으로 얻은 소득은 거의 없었다. 기껏 해봤자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 정도였다.
다시 서이라크로 돌아오자. 서이라크도 언뜻 보면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이나, 안을 까보면 문제가 만만찮았다. 인프라를 재건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까진 좋은데, 세계 최고의 복지를 실현하겠다면서 지원을 탕진하다 돈이 모자라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도 국민의 세금을 쥐어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대로 된 정부가 돌아가려면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충실하게 납세 고지서대로 납부했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늘어가는 일관성 없고 복잡한 과세체계 금세 질리고 말았다.
그래도 아주 멍청하진 않아서 아직 호흡세나 생명세 같이 아주 어처구니없는 것들은 ‘아직’ 없었지만, 그마저도 자기들이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세금이라고 생각한 것만 제외하면 진짜로 다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서이라크인의 행하는 모든 행동에 세금이 붙는다는 소리였다.
모든 서이라크 국민이 이라크에서 사는 것을 꺼렸고 정부가 눈치챘을 땐 이미 많은 국민이 유럽으로 건너가 유럽에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생기고 난 뒤였다. 진짜로 모든 서이라크인이라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대다수의 서이라크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신나게 파티를 하고 있던 서이라크 정부는 점점 줄어드는 세금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제야 조사를 했고, 이민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더는 버티지 못한 서이라크 정부가 세금을 내렸다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서이라크 정부는 그리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엄청난 결론에 이르렀다.
“국민을 어디선가 수입하는 수밖에 없다!”
참으로 어이가 가출하다 못해 자살하는 발언이었지만, 알게 뭔가. 이론상으로는 아주 훌륭했다. 당장 서이라크가 선망하는 선진국인 미국만 해도 지구상의 모든 인종이 혼합되어 살아가고 있는 나라 아닌가?
문제는 어디서 이 ‘국민’이라는 상품을 수입하느냐였는데, 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다름 아닌 중국에서 제공해주기로 한 것이다.
어디서라도 돈을 당겨와야 했던 중국은 자국민을 거래했다. 사실 자국민이라고 하기도 뭐한 것이, 그들은 호적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비국민이었다. 중국은 일종의 산아제한 정책인 ‘계획생육정책’으로 인해 1가구 1자녀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었는데, 농촌에서는 기본적으로 남아가 선호되기 때문에 농가에선 불법을 저지르곤 했다.
법 자체가 인권을 정면에서 유린하는 법이지만, 악법도 법이라는 말도 있잖은가. 정작 소크라테스는 한 적 없는 말이지만, 소크라테스가 악법을 준수한 건 맞았다. 어쨌거나 2002년이 되니 약 천만에 가까운 무호적자. 즉, 비국민이 중국에 생겨났다.
이 중국은 이라크에서 상당량의 유로를 받기로 하고 이를 대가로 무호적자들을 서이라크에 보냈다. 그리하여 서이라크는 마하의 속도로 번성했다! 라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여기가 중국인가? 아니면 이라크인가?」
위와 같은 신문 기사가 매일같이 나왔다. 차라리 이 정도만 있었으면 모르겠다만, 이들 대부분이 배우지 못한 비숙련 노동자들이었다는 점 가장 큰 문제였다. 거기다 일단 불만이 있어도 충실히 세금을 납부했던 기존 이라크인들과는 달리 이라크인이 된 중국인들은 충실히 납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감방에 잡아넣자니 감방은 포화상태고, 그렇다고 감방을 신설해서 다 잡아넣자니 그것도 다 돈이었다.
‘이래서야 말짱 도루묵 아닌가?’라는 생각에 서이라크 정부는 대부분 인프라 재건 및 증설, 신설에 이들을 ‘소모’하기로 결심했다. 이라크로 이주한 중국인들을 대놓고 차별하고 아주 낮은 임금으로 상쇄하기로 한 거다. 이 작태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라크인과 중국계 이라크인의 통장과 복지 대우에서는 그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 꼴을 보다 못한 유럽 연합이 이 반인륜적이고 시대에 뒤처진 인종차별을 종식 시키기를 요구했지만, 서이라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와서 인프라 공사 규모를 줄이자니 중국계 이라크인들의 일자리가 사라져 서이라크는 말 그대로 유령 왕국이 되어버릴 거고, 그렇다고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면 국가가 말라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이민자들은 어떻게 되었느냐?
“진짜 뭔데 이게.”
이미 한 번 비볐지만, 그래도 믿기지 않아 슈뢰더 총리는 두 눈을 다시 한번 씻고 보고서를 쳐다보았다.
보고서의 내용은 이라크계 불법 이민자가 아주, 매우, 몹시 크게 늘었다는 내용을 서술하고 있었다. 이라크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에서 몰려들었는데, 터키에서 일차적으로 걸러지긴 했지만, 그렇게 한 번 거르고도 그 수가 어마 무시했다.
뒤틀린 신앙에 질린 동이라크에서, 높은 세금에 질린 서이라크에서 나온 불법 이민자들이 유럽으로 대량 유입되었다. 그것만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유럽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들어온 난민들이 같은 유럽권이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다른 문화권인 중동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도대체 무슨 시위라고? 다시 한번 말해주지 않겠나?”
“샤리아 시위입니다. 이슬람 문화의 근본이자 자주적인….”
“세세한 설명은 집어치우고 한마디로 축약하면?”
“독일 내 이슬람 자치권 요구 시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