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131)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130화(131/377)
< 130편 >
모든 도시는 철저히 격리되었고 고립되었다. 공산당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여러 방면으로 철저히 박살 나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산당이 추구하는 정치를 펼치기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중국 공산당의 이상적인 정치는 통제와 관리였으니 말이다. 군은 도시로 들어가고 나가는 모든 물류와 사람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경우에는 꼭 필요한 사람만 온갖 검사를 받은 뒤에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당연히 인권은 저 멀리 날아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런 시점에 나서야 하는 게 UN이지만, UN은 중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과도한 인권유린을 삼가라며 우려를 표하기만 했을 뿐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 중국은 UN이 봐도 답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땅은 더럽게 넓은데, 인구수도 더럽게 많고 도시도 더럽게 많았다. 그런 주제에 온갖 신종 병균이 창궐하고 있었다. UN 회원국들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도리어 공산당의 극단적인 조치에 감사할 지경이었다.
도대체 왜 다른 국가들이 공산당의 조치에 대해서 감사해하고 있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막말로 신종 병에 걸린 중국인들이 전 세계에 병을 전부 퍼뜨리고 다니면 어떤 꼴이 날지 상상해보라. 그렇기에 모든 국가는 겉으로는 중국 공산당을 비난했지만, 속으로는 자국에 병이 옮겨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 몹시 감사했다.
안심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행정부와는 정반대로 도시 안은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공산당이 군을 움직여 도시는 물론이거니와 작은 시골 마을까지 통제하며 보균자들을 색출해내고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고갈되어가는 물자를 통제하곤 있었지만, 바꿔말하면 공산당이 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였다.
도시 안쪽은 좋게 말해도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나마 상태가 나은 도시는 베이징과 상해 같이 해외무역이 가능한 해안가와 접해있는 도시들이었다. 이런 도시는 애당초 물자가 풍부하니 말이다.
그럼 그렇지 않은 도시는 어떤 꼬락서니가 나버렸느냐?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 싫은 자들아.」
오늘도 지긋지긋한 의용군 행진곡이 창의 귀를 때렸다. 함부로 틀면 안 된다거나, 부를 땐 경건하게 불러야 한다는 풍조나 기조는 어느 순간부터 사라진 지 오래였다. 거리 골목골목마다 설치된 검문소에서라면 어디든지 흘러나왔다.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말이다. 이 노랫소리가 사라지는 때는 통금 시간인 12시 이후뿐이었다. 창의 인생은 아주 짧은 사이에 격변했다. 그가 살아가던 중국이라는 나라는 나름 괜찮은 나라였다. 빈말로라도 좋은 나라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직하게 일하기만 하면 집 안에 쌀이 마르지 않는 나라였다.
그런데 이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제값을 못 받는다.
“아니지. 아니야.”
제값을 못 받는다는 말에는 다소 어폐가 있다. 그것보다는 물가가 월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오르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취약한 농가에서 많은 사람이 병으로 죽어 식료품 가격이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중국은 큰 나라였지만, 13억 인구를 전부 부양할 정도로 크진 못했다. 덕분에 식량 수급을 미국을 필두로 한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나라였는데, 이젠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게 생겼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재기라도 열심히 해두는 거였는데.”
창은 더는 일을 나가지 않는다. 굶으면서 일을 하느니, 차라리 국가에서 해주는 배급표로 장사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봤기 때문이었다. 배급표가 절대적인 건 아니었지만, 일종의 대체화폐나 물물교환에서 편하다는 건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서 오늘 100위안으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면, 내일은 150위안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가치가 변동되는 현금보다는 아크릴 배급표를 선호했다. 배급표 자체는 그다지 생소한 물건이 아니었다.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배급표는 일상적인 물건이었다. 다만 그땐 종이였지만, 지금은 얇은 아크릴로 만든 카드라는 점이 시대의 차이를 실감하게 했다.
신용카드만 한 크기에 아크릴로 제작되었으며, 안에는 진품과 짝퉁을 가를 수 있는 작은 칩이 들어 있었다. 다 죽어가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억지로 돌리기 위해서 머리를 짜낸 모양이었다. 그동안 투자한 게 너무나도 많아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웠기에 짜낸 궁여지책이라는 소문이 있다.
무력한 도시 사내가 진실을 알 길은 없지만, 사실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이 빌어먹을 배급표를 식량으로 바꿀 궁리나 하는 게 현실이었던 탓이다. 배급표가 있어도 물량이 떨어지면 배급받지도 못하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배급표에도 종류가 있다. 완전히 세분되어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제법 통폐합이 되었다. 과거의 배급표가 생필품의 균일한 수급 분배 그리고 공산주의라는 사상 때문이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일시적인 상태에서 인민을 먹여 살리기 위한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함인지라 절대적 빈곤 해소를 위한 구호품의 성향을 띄고 있었다.
이게 어떤 차이냐면 직관적으로 옛날에는 비누, 세탁세제, 쌀, 부식 등 온갖 부분에서 세분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단순히 3가지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초록색은 식량 상자, 붉은색은 생필품 상자, 노란색은 사치품이 배급되었다.
사치품이라고 해도 날마다 다른 것들이었는데, 어떤 날은 사탕 한 묶음이면. 어떤 날은 아예 전자시계를 배급할 때도 있었고 텐트를 줄 때도 있었다.
사람들은 배급표를 신호등이라고 두고두고 깠다.
번외 격으로 파란색이 있었는데, 이건 일반인이 가질 수 없는 색이었다. 오로지 공무원들만이 배급받을 수 있는 색이며, 위 셋을 전부 포함함과 동시에 배급에서 가장 우선권을 가지는 특별한 색이었다.
이 패키지들이 우스운 점이 뭔지 아는가? 패키지에 쓰이는 제품 대부분이 해외에서 들여온 수입품이었다는 점이다. 수입이라고 하면 사실 좀 어폐가 있다. 적십자 비롯한 온갖 해외 구호 단체들이 보낸 물품이니 말이다.
그중에는 너무 당연하겠지만, 미제 또한 있었다. 그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웠다.
‘지금 누구 덕분에 이 사달이 났는데, 무슨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이 시벌럼들이.’
아까 일은 나가지 않는다고 했던가? 사실 그 말에도 어폐가 있다. 사무직에서 현장직으로 직종을 바꾸었다. 요즘에는 사무직보다 현장직이 더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는 일도 아주 간단했다. 우선 도끼에 날을 세우고, 권총에 총알을 먹인다. 그리고 만만해 보이는 행인에게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뜯어내면 일주일 정도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지금 도시에서 강도질만큼 고수익 일감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강도질에 공권력이 가만히 있느냐고 묻는다면, 공권력은 이미 도시와 도시 사이를 차단하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는지라, 정작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도시는 범죄의 온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막말로 정말로 검문소 앞에서 설치지 않으면 잡혀가는 일도 없었다. 공안이나 군이나 인력이 절대적으로 모자랐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색작전도 펼칠 수 없었다. 창 같은 인간들이 설치는 바람에 공산당에서 금기시하는 자경단이 돌아다닐 지경이었다.
“하긴 여기에 질병까지 창궐하면 볼만하겠군.”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현 정부인 공산당이 우수하다고 칭찬할만했다.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 공산당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현 주석 리커창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리커창이 도시가 점점 개판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검역 인원을 치안에 편성하자니 검역이라는 게 한 번이라도 뚫리면 그것으로 끝장나는 것 아니겠는가. 인간이나 짐승은 아무리 손속이 잔인하더라도 협상하거나 자비를 구걸할 수 있었지만, 병균에겐 그런 개념이 없었다. 이미 몇몇 마을은 폐쇄 및 정화 작업에 들어갔고, 비용이나 협조 문제 때문에 다소 비윤리적인 방법이 동원되었다.
그래도 리커창은 최대한 많은 인민을 구해내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애당초 이런 방법은 리커창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공리주의는 리커창의 입맛에 맞는 사상이 아니었다.
어쨌든 신종 병균에 노출된 환자들은 적십자에서 설치한 특별 캠프에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신종 병균도 병균이지만, 생필품과 의료품이 절대적으로 모자랐다. 신종 병균이 무섭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선천적인 유전병이나 병균이 사라진 것도 아니잖은가.
리커창에겐 약하고 소외된 인민들을 보호할 힘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대로라면 인민 한 명 구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인지라. 몇 번이고 욕지거리가 머릿속을 맴돌다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를 반복했다.
“젠장맞을. 이게 전부 미국 때문이다. 양키놈들만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앉고 나니, 어째서 전임 주석들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는지 아주 잘 알 거 같았다. 이런 압박감을 견뎌낸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새삼 존경스러워졌다.
“그래도 다행이군.”
중국에서 벌어진 사태가 중국의 힘으로는 도저히 통제가 불가한 정도의 사태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온 지구촌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사실 병은 그다지 걱정되지도 않았다. 다만 병균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죽어 나갈 인민들 덕분에 골머리를 싸맬 뿐이지.
중국이 터지면 세계도 터진다. 중국이 UN에서 최대한 피력한 말이었다. 공산당이 통제를 그만두면 병균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하자 중국 지원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이는 리커창이 주석 임기 동안 낸 최고의 업적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분열이었다. 도시마다 군으로 통제하고 있으니, 얼핏 가장 안전할 것 같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 가장 고비였다. 어디 분열이라는 게 시민들의 주도로 일어나던가? 물론 시민들의 주도로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분열은 항상 군에서 일어났다.
지금이야 하늘색 배급표로 물자를 최대한 군과 공무원들에게 배급하고 있었지만, 언제까지고 이게 먹히리라는 보장이 없잖은가.
그렇지 않아도 청나라 채권이 추심된 순간부터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군구가 점점 자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던 참이었다. 이젠 정말로 분열될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이 상황은 좋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탈선한 중국을 정상 궤도로 돌려놔야 했다. 무엇보다 대만이 움직이는 게 매우 심상찮았다. 양키를 믿고 있는 모양인지, 아니면 지금 중국이 시들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육해공을 두루두루 확충하고 있었다.
해군으로 몇 번 위협하긴 했지만, 해군에 넣을 기름도 아까울 시기인지라, 그 위협조차 자주 하지도 못했다. 그것을 본 대만이 더 기세등등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심히 불편했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국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공산당의 정보 공유 요청을 거절함으로써 북한이 중국의 손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북한에 퍼준 것들을 상기하면 입맛이 매우 썼다.
“두고 보자. 양키놈들!”
몇 번이고 곱씹었다. 성정이 모질지 않고 둥근 것을 자랑으로 삼던 리커창이었으나, 현실의 압박감에 점점 모질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 무렵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제발 그만.”
대통령의 반려묘가 또 독수리를 잡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