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16)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15화(16/377)
< 15편 >
대통령의 아침은 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맞는 것만은 아니었다. 외교 업무 따위가 있을 땐 뉴욕 등지의 대도시 호텔 같은 곳에서 아침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가져왔나?”
수행원이 고급 찻잔을 가져왔는데, 그 안에는 일반 월급쟁이의 몇 개월 치의 봉급이 녹아 있었다. 값비싼 원두의 산미는 향긋했고 일반적인 커피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상큼함이 감귤을 연상시켰다.
물론 나는 그것을 반려했다. 너나 먹으라지.
비싸다는 커피들은 정말이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향이 뛰어나다는 건 동의하는 바였지만, 솔직히 대부분 맛이 참 이상야릇했다. 어쩌면 진짜 커피가 아니라 인스턴트에 익숙해진 슬픈 사회를 비판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나는 그냥 다 조까고 시럽에 설탕 들입다 부어 넣은 커피가 좋았다.
그렇기에 내 손에는 아름다운 커피잔 대신 호텔 인장이 프린팅된 종이컵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 이름은 폴저스(Folgers). 미국인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인스턴트커피였다. 160년 전통이라던데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설탕하고 프림 몇 스푼 넣어주면 다 거기서 거기였다.
물론 미합중국의 대통령이자 어마어마한 재산의 소유자인 만큼 온갖 고급 커피에 손을 댈 수 있었으며 몸도 그것을 갈구하는 듯싶었지만, 어째 자꾸 손이 가는 건 설탕 3스푼이 들어간 달콤한 인스턴트커피였다. 몸이 받아줘도 혀가 받아주질 않는다는 말이다.
덕분에 호텔 직원들한테는 서민적인 대통령이라는 평을 받은 모양이지만, 이미지 메이킹하느라 애쓴다고 냉소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다가 와이셔츠에 커피가 묻고는 했다.
흰옷은 무슨 색이든 입힐 수 있었지만 이미 입힌 색을 빼기엔 어려운 색이었다.
첫인상도 같았다. 백지는 한번 원하는 색으로 물들면 다른 색이 입혀지기 힘든 법이다. 오늘날 미국인들에게 설문조사를 돌리면 꼭 몇 명은 자기 윗대가리에 앉아서 법을 책정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오곤 했다. 그들이 가진 정치적 무관심을 폄하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적어도 자기가 살아가는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본론으로 회귀해서. 아직 미국에는 자신에게 입힐 색이 뭔지도 모르는 백지가 많이 남아있었다. 아마 이런 부류는 아예 미래영겁 정치에 관심이 없을 부류겠지만, 어디까지나 정치에 관심이 없을 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9.11이니, 충격과 공포 작전 같은 것들이 하도 미디어로 노출되다 보니까 이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들 뇌리에 똑똑히 박혔을 것이다. 적어도 수십 년이 지난 먼 미래에 나를 거론할 땐 이름은 몰라도 ‘9.11을 일으킨 주동자를 체포해서 처단했다는 사람!’ 정도는 되어 있을 거다.
사실상 말이 체포 작전이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고 해도 무방했지만, 대외적으로는 이것이 어디까지나 체포 작전이어야만 했다. 내 임기가 끝나고 한 10년 지나면 그때 즈음에는 전쟁이라고 인정을 해도 상관없겠지.
설령 다른 색으로 물들어 있더라도 내 색이 만약 검은색이라면 다른 색을 완전히 덧칠할 수도 있었다.
의롭고 애국적인 대통령. 조지 H. W. 부시의 아들.
항상 민주주의와 정의를 표방하던 가장 미국적인 대통령 아닌가.
“역시 뭔가가 이상해.”
내가 이 정도로 미국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본디 평생을 쌀밥으로 연명하던 인생인데, 그 쌀하고 떨어져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쌀과 김치가 썩 당기지 않았다. 원인이야 너무나도 뻔해서 짐작이 가는데 그것이 가져오는 변화나 결과가 쉬이 짐작되질 않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엿 같을 때가 알면서도 당할 때라고 생각해왔는데 지금이 딱 그 짝이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세계정세가 손에 잡힐 듯한데 정작 나 자신의 변화는 도저히 예측 불가해였다.
그렇다고 지금 교회로 가서 ‘내 입맛이 바뀌고 있으니 당장 해결하시오! 엑소시스트!’라고 목사님들을 갈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게다가 나는 축복받은 성수와 황금으로 주조한 십자가보다는 12게이지 더블 배럴 샷건을 더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뭐가 그렇게 이상하십니까?”
“세상이 전부 다 이상하다는 말일세.”
만약 신이 실로 전지전능하사 핑거 스냅만으로 이 세상을 만들었다면 어찌하여 권선징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게 만들었으며, 악은 왜 탄생했단 말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선악의 개념을 초월했거나 지루해서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 틀림이 없었다.
아 가만. 그래서 내세 개념이 있는 거구나?
그렇다면 이건 사실 내세가 아닐까?
“대통령 각하?”
“실없는 생각을 좀 해봤네. 일정까지는 몇 분이나 남았지?”
“정확히 15분 남았습니다.”
“자료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군.”
알고 있는 대로 지시하긴 했는데, 조사 기간이 너무 짧았던 모양인지 내가 원하던 만큼의 자료가 쌓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뭐 어때. 가장 큰 게 나왔는데.
“소방 인력 충원 및 예상 증진은 어떻게 되었나?”
바로 얼마 전에 9.11이 있었으니 찬성은 있어도 반대는 없으리라. 전대미문의 비행기 테러는 미국인들에게 충격과 공포였다. 물론 되로 받았으니 말로 돌려줘야 하지 않겠나. 충격과 공포는 고스란히 중동으로 돌아갔고 지옥불은 미사일로 의태 하여 중동 전체를 아프가니스탄 전체를 연옥으로 만들어버렸다. 지옥불이 번지지나 않았으면 좋겠다만, 아마 전혀 번지지 않는 건 불가능하겠지. 그렇다면 지금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번져가는 불을 최대한 진화시켜보는 것이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중동에서 가장 큰 대국으로 만들 것이고 사실상 최소 반세기 정도는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벗어나기 힘들 거다. 그들이 좋든 싫든 어느 순간 파벌이 생길 테니까. 원래 사람이란 눈뜬장님과도 같아서 돈 냄새만 맡으면 그것만 쫄래쫄래 따라가는 법이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자국에 끼치는 해외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힘쓰겠지만,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은 내정이고 나발이고 당장 해외 원조에 손을 벌리지 않으면 자기 영토조차 제대로 돌리기 힘들었다. 불가항력이라는 단어가 이리도 잘 맞아들어갈 줄이야.
“내일 오후 내로 견적서와 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기들 예산이 늘어나는 일이니,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있죠. 솔직히 과하게 요구할지도 몰라 다소 걱정이 됩니다.”
“다소 과하게 요구해도 상관없어.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하도 크지 않나. 덕분에 경찰 예산이랑 소방 예산은 언제나 부족하단 말이지.”
게다가 머잖아 내 임기 도중에 카트리나 양께서 길을 잃어서 중남미로 찾아오시거든. 세계 최고로 부유한 국가에서 찾아오는 손님에게 접대를 소홀히 한다면 세간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질타를 듣겠는가?
“뉴올리언스 제방도 잘 증축시키고. 알았나? 허리케인이라도 오면 거기가 마지막 보루일세.”
“허리케인입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명령이니 대통령령으로 시행하겠습니다. 언제나 안전제일이죠.”
“좋아. 이제 슬슬 들어가 보도록 하지.”
“아직 10분 남았습니다만.”
“원래 크게 될 사람은 10분 전에 오는 걸세.”
엑슨모빌, 쉐브론, 코노코필립스 등에서 나온 대표인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사장이나 회장이 직접 나온 경우도 있었고 아무리 못 해도 이사급이 나와 있었다.
“전부 출석했군요.”
비서실장이 귓속말로 전원 출석을 알렸는데, 그 표정이 마치 시무룩 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형상화 시켜놓은 듯했다. 구태여 비유를 하자면 성탄절에 기대에 어긋난 선물을 받은 아이 같은 표정이라고나 할까. 아마 뒤늦게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 위로 나타날 당혹스러운 표정을 특등석에서 관찰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10분 남았는데, 전부 있으신 것 같군요. 다들 바쁘신 분들 아닙니까?”
모두가 일어나서 일제히 나와 악수를 하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오늘 내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악수고 나발이고 눈깔이 돌아갈 거다.
“자, 시작하기 앞서서 본래 이곳에 오기로 한 것은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부 장관이지만, 제가 억지를 좀 부렸습니다. 원래 권력이란 게 이렇게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뭐 어쨌거나 서론은 생략하도록 하죠. 여러분께서도 여기 모이신 이유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내가 초안을 짜고 컴퓨터에 능숙한 에너지부의 젊은 피가 죄다 달라붙어서 정리한 PPT가 프로젝터 빔을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다. 나름 대학에서 PPT 좀 만져봤다지만, 과연 현역에서 수십, 수백 번을 만지던 사람들은 수준이 달랐다.
“셰일층. 그곳에 미국의 미래가 있습니다.”
* * *
텍사스. 그곳에 탐욕이 있었다.
현 대통령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지질조사국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을 총동원시켜서 텍사스에서 물건을 직접 목격하게 만들다니. 세일층에 있는 비전통적 원유가 추정 200억 배럴, 16조 입방 피트의 천연가스와 16억 배럴의 천연가스액. 이것을 탐내지 않는 시추 회사가 도대체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나는 비록 코네티컷에서 났으나, 자란 것은 서부 텍사스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나는 젊은 시절을 정유 회사에서 보냈소. 단순히 페인팅하는 잡역부 일도 해봤고 거지 같은 군청의 토지대장(土地臺帳)과 씨름하면서 중계인 노릇도 해봤지. 그중 최악은 직접 텍사스 뛰어다니는 일이었소.”
“확실히 말하지. 나는 젊은 날부터 텍사스에서 미래를 보았소. 당시에는 불가능했지만, 미국의 훌륭한 개척정신은 언젠가 지구 깊은 곳까지 뻗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지.”
“솔직히 말씀드리죠. 어떻게 아셨습니까?”
의문과 호기심이 섞인 목소리로 사장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그건 상상에 맡기도록 하지. 중요한 것은 저기에 어마어마한 검은돈이 잠자고 있다는 사실 아닌가?”
그러나 미래에서 보고 왔노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조지 부시는 그들의 의심을 일축했다.
“설마 사이좋게 공동 개발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겠죠?”
200억 배럴. 크긴 컸으나 이만한 수의 기업이 전부 몰려들었다가는 200억 배럴은 순식간에 동이 날 것이고 시추기에서 콸콸 나오던 석유가 줄줄 새어 나올 때 즈음이 되면 모두가 감질이 나서 환장하리라. 지질조사 회의는 실상 핑곗거리에 가까웠고 이건 실상 비공개 입찰에 가까웠다. 훗날 입찰은 공개적으로 치러지겠지만, 그 결과가 정해지는 것은 바로 이곳이었다.
아무리 기업이 날뛰어 봤자 기업이었다. 자유의 나라? 국가가 원치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미국 사업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내건 조건을 맞출 수 있다면 기업끼리 협력해도 좋소.”
협력이라니! 참으로 코웃음을 칠 일이었다. 여기에 있는 시추 회사나 정유 회사 중에 돈을 쓰지 못해서 주체할 수 없는 회사는 있어도 돈을 아끼려는 회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여러분이 직책이 있는 만큼, 또 이 자리에 온 이상 세일층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겠소.”
“수압파쇄법이죠.”
“바로 그거요.”
참으로 예상대로 시시콜콜한 조건이었다. 고작 조건으로 내민다는 게 수압파쇄법 기술 보유라니. 수압파쇄법은 프래킹 공법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물에다 화학약품과 모래를 섞어 분사하는 공법으로. 쉽게 말하면 물로 세일층을 때려 부수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말이오. 땅 안에 있는 것을 그대로 빼서 올리면 어떻게든 안에는 공동이 생길 터인데, 이게 무너지면 지반침하가 생기지 않겠소? 거기다 화학약품을 이용하니 수질도 오염시키겠지. 당장은 좋을 수 있으나 장기간을 두고 보았을 때는 실로 근시안적인 공법이라 생각되오.”
“하지만 대통령 각하.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그렇지. 하지만 물 대신 프로판 가스를 사용한다면?”
“프로판 가스?”
가스파쇄법은 2019년에도 한참 개발 중이던 신기술이었다. 차세대 파쇄법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젤 형태의 프로판 가스를 기존의 혼합물 대신 집어넣어 셰일층을 파쇄하는 방법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말 그대로 화학약품이 섞인 물을 프로판 가스로 바꾸는 것이었다. 가스파쇄법은 수압파쇄법이 내포하고 있는 고질적 문제점인 수질 오염, 지반침하, 단층 윤활 문제 등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그러나 모든 방식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돈. 돈이 빌어먹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정유 회사들은 국가의 승인만 받으면 그만이니, 기존의 싸고 더 개발하지 않아도 되는 수압파쇄법을 선호했다. 정작 이에 매달려야 하는 국가에서마저 외면하니 아무도 개발하려는 의지가 없어 개발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460억 배럴, 천연가스 281조 입방 피트짜리 매장지. 이게 하나 더 있지. 이건 지질조사국에 시켜서 조사한 거요.”
더는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가스파쇄법이고 나발이고 어떻게든 입찰해야만 했다.
“지금 발견된 것만 우선적으로 개발을 하고 나머지 하나는 첫 번째 유전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판 가스를 이용한 가스파쇄법을 개발하도록 하는 건 어떻습니까?”
시작부터 손익 계산이 거의 끝나 있던 엑슨모빌의 회장이자 CEO인 대런 우즈가 현실적인 타협안을 들고 왔다.
누가 봐도 상식적인 제안이었고 또한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타협안이었다. 그러나 사실 그 말에는 함정이 있었다. 일단 저 유전에 쓰일 수압파쇄법을 개량하는 데 거의 반년이 걸릴 것이었고 설비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2, 3년은 어림잡아야 했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끌다 보면 부시의 임기가 먼저 끝날 것이었고 나머지는 정유 회사가 뿌려놓은 로비스트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그렇다고 가스파쇄법을 연구하지 않을 것은 아니었다. 환경단체에서 극성이니 이 정도 성의를 보이면 환경단체에서도 향후 몇 년간은 얌전히 입을 닥치고 있겠지. 그건 조지 W. 부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보다 완벽한 덫이 있을까?
“하하하!”
조지 부시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하하, 그럼 그렇게 알고 있도록….”
“당연히 안되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은 걸 수도 있고.
“2년 안에 가스파쇄법을 완성하게. 국가사업일세.”
“2년!?”
“말도 안 됩니다!”
백전노장이라 불리는 이들이 경악하면서 입에 거품을 무는 것을 보니, 내 속이 다 시원할 지경이었다. 솔직히 2년 만에 완성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쨌거나 이렇게라도 해놔야 제대로 하지 않겠는가?
“2년 후에도 그딴 개소리를 찍찍 내뱉으면 그 위를 콘크리트로 죄다 덮어버리고 군사기지를 지을 줄 알게나.”
“개, 개소리?”
“내가 자네들 중 한 명 정도 머리통을 까 봐야 바른말을 하겠나?”
“아니, 대체 협상을 이렇게 하시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니까 그렇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이 중 한 기업 정도는 대통령 임기가 끝난 다음에도 확실히 파국으로 끌고 갈 수 있음은 여러분도 익히 알고 있을 걸세. ”
대통령은 보통 임기가 끝나면 정치계를 은퇴하는 것이 관례지만, 전 대통령이라는 직위는 겉멋이 아니었다. 국가의 수장이었던 만큼 당시 세계의 정세부터, 아주 사소한 비밀까지.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런 사람이 작정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기업 하나 정도는 확실하게 털어버릴 수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로비’나 ‘비리’ 같은 것을 뉴스에서 까발리면 말이다.
“자, 그럼 누가 먼저 상회 입찰해보시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