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161)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160화(161/377)
< 160화 >
미국에서는 동남부를 점령한 칡 때문에 고분 고투하고 있는 동안, 중동에서는 여전히 간헐천적으로 일어나는 테러 덕분에 각 정부가 끔찍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적어도 중동권에 속해있다면, 그 테러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그 어떤 곳도 없었다.
사실 그렇다고 중동권 이외의 국가들이 딱히 테러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다. 유럽도 테러에서 그다지 자유롭지는 못했다. 미국처럼 테러 분자 한 명이 나오면 잡아서 뿌리까지 조지려는 미친 짓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테러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그 미국도 중동권의 이슬람 테러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거지. 자국민의 총기 난사 테러에는 몹시 취약했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나는 경찰이 싫어요!’라면서 경찰한테 냅다 풀 오토로 불법 개조된 소총을 갈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이야 무기징역이 되었지만, 2계급 특진한 경찰 2명은 다신 돌아올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어쨌든 지구상 어디라도 크고 작은 테러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가장 다발적이고 규모가 큰 테러는 당연하겠지만, 전부 중동의 차지였다. 국가관이 세속적이면 세속적일수록 과격파에 의해서 송유관 옆구리가 박살 나거나, 아예 대놓고 훔쳐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EU군 주변 거리에서 인마 살상 수준의 사제 폭탄이 폭발하는 건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터지는 일이었다.
EU군의 사기는 날이 가면 갈수록 떨어져 갔고, 대규모 인수인계를 통해 새로운 부대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었다. 이 중동권에서 들어오는 이익이 만만찮았기 때문이었다. 유럽에는 브렌트유가 있긴 있었지만, 브렌트유만으로 유럽권 전체를 지탱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옆 동네 공산주의 괴물을 무너뜨린 줄 알았더니만, 공산주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더니 도리어 급격한 산업화를 겪으며 예전보다 더 강력한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당장 지금만 해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당장 가스 밸브 잠가!’라고 하면 애로사항이 꽃피어나다 못해 만개해서 아예 흐드러질 국가가 상당히 많았다. 국가 하나가 자원 하나를 차단했다고 국가의 존망을 논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벌어진다니.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뽕 맛을 본 사람은 뽕을 끊지 못하게 된다고 하던가? 중동에서 오는 자원이 끊기면 뒤지는 것은 다름 아닌 유럽이었다. 따라서 중동은 절대로 손에서 놓을 수 없고 놓아서도 안 되는 곳이 되었다.
“이런 시발!”
이것이 바로 EU군이 오늘도 만리타향 중동에서 좆 빠지게 구르는 이유다.
“저게 뭐야!”
그리고 이 친구들은 ‘전설’이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친히 개머리판으로 엘랑 정신을 설파하사 총검으로 프랑스 대육군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괴물들이었는데, 너무 설친 덕분에 남들이 전부 고국으로 돌아갈 때 이들만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중동의 대테러 전문 교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대테러라고 해도 어디가 대테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적이 실적인지라 그만큼 대우가 필요하긴 했다. 교관이라는 허울 좋은 감투 씌워주고 1계급 특진시켜주니 좋아서 헤벌쭉대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상부에서는 아예 중동 땅에 말뚝을 박아놓았다.
“도대체 어디서 손에 넣었지?”
오늘은 시가전 훈련이 있는 날이었다. 훈련이라곤 하지만, 실전보다 나은 훈련은 없다는 명목하에 소규모 아지트를 습격했다. 그런데 이게 참 ‘소규모’라는 정의가 실로 애매한 것이다.
애당초 소규모란 것이 무엇이던가? 규모가 작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규모가 작다고 화력마저 적으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도대체 왜 깨닫지 못했을꼬?
골목에 무언가가 움직이기만 했다 하면 대량의 까삼 로켓이 날아와서 터졌다. 건물을 통과하려고 해도 건물 안에는 온갖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었다. 여기까지는 과다할 정도로 많이 채비한 아지트에 불과한데. 세상에 이럴 수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나 볼법한 수랭식 중기관총 몇 정이 옥상에서 혹은 건물 중간에서 아지트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십자포화를 뿜고 있었다.
소말리아 따위에서는 현역이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설마 여기서도 현역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박격포도 심심찮게 날아왔고, RPG도 아니고 재블린이 날아왔다. 미군이 아니라 영국 친구들의 것이었는데, 수동 유도 방식이기 때문에 맨패즈로 분류되는 것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2.74kg의 고폭탄두가 썩 그렇게 약한 화력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애당초 재블린은 대공 무기다. 전투기를 잡는 용도라는 말이렷다. 흰 꼬리를 남기며 날아간 재블린은 착탄 즉시 주변 엄폐물을 완전히 날려버렸고 장 피에르의 훈련 부대가 더는 전진하지 못하고 천천히 후퇴하게 했다. 그러나 후퇴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중기관총의 십자포화를 피해야 했기 때문에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시발! 분명 무자헤딘 때 퍼준 녀석인 게 틀림없어! 병신, 머저리 같은 영국 새끼들! 세상 흉악한 것은 다 그 동네에서 나온다더니!”
“제가 어떻게든 저것만 치워 보겠습니다!”
이제는 상병이 된 레몽이 마지막으로 남은 탄알집을 FAMAS에 결합하곤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볼에는 엘랑 당시에도 흐르지 않았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비장하게 나가서 비참하게 죽고 싶기라도 한 건가?”
제정신이 박힌 인간이라면 잔뜩 흥분한 이 머저리를 말릴 필요가 있었다. 머잖아 추가 병력과 함께 공중 지원이 올 터였고 공중 지원이 오기만 하면 저 빌어먹을 테러리스트들은 그대로 끝이었다.
“아뇨. 제가 지금 피를 봤잖아요.”
그것참 대단한 이유였다. 더불어 이를 말릴 사람도 딱히 제정신은 아니었다는 점이 참으로 통곡할만한 일이었다.
“이 등신 같은 새끼. 이거나 받아라.”
이제는 전 분대장이 되어버린 교관이 던져준 것은 절연 테이프로 탄알집 2개를 묶어놓은 것이었는데. 그냥 묶어놓은 것이 아니라, 위아래로 묶어놓은 이중 탄알집이었다.
“이 개새끼들아!”
레몽은 탄알집을 받고는 잠시 흡족한 표정을 보이더니, 이내 소총을 들고 골목 사이에 남아 있는 엄폐물을 오가며 돌격하기 시작했는데, 용케도 총알을 단 한 발조차 맞지 않았다. 아마도 워낙 오래된 총기라서 명중률이 끔찍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 새끼들 왜 지원을 안 와?”
요르단 상공. 이스라엘 ‘엘랑 훈련 부대’ 지원을 위해 수송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수송기 위로는 전투기 편대가 날아간 참이었다.
“내 생각은 이래. 정치에서 가장 문제는 ‘편향’이야. 극과 극은 통한다고들 하잖아? 당장 나치도 극우였어. 그러니까 뭐든지 중도가 최고다 이거지.”
“그건 무책임하게 박쥐처럼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있다가 강한 쪽에 붙겠다는 말을 돌려서 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겠지? 중도는 옳지 않아. 사람들은 적어도 선택할 필요가 있어. 자신이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그게 히틀러 같은 인간을 낳는 길이 될 거라고. 알간?”
수송기 안에서는 병사들이 자신의 정치성향을 주제로 낄낄거리고 있었다. 어디든 나오기만 하면 개판이 시작된다는 정치 토론이 시작된 이유는, 수송기 안을 지배하는 침묵이 죽기보다도 싫었던 한 병사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아, 그래서 국민전선의 당수께서 그렇게 날뛰는 건가?”
국민전선은 프랑스의 극우 정당이었다. 기본적으로 애국심이 강하고 보수적이며, 외세를 배척하려는 성향을 띄었다. 특히 이슬람 난민에 대해서 가장 부정적인 정당이며, 약간 미국의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같은 사람들을 모아 놓은 곳인지라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않고 아니꼽다 싶으면 후진 없이 바로 들이받아 버렸다. 덕분에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계층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문제는 그 후진 없는 발언들이 상당히 위험한 것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국민전선의 당수인 장마리 르펜은 마치 19세기에서나 볼법한 백인 우월주의자였는데, 당당하게 인종이 평등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아예 국가 대표팀에서 흑인과 아랍계를 빼고 백인이 주도해야 한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아예 국가 대표팀 감독에게 요청까지 했다. 그는 제국주의를 미화했으며 먼 훗날에는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사소하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이는 그가 아예 정치계에서 축출되는 계기가 된다. 어쨌든 제정신이 박혀 있는 사람이라면 국민전선의 당수가 이 사람이라는 점만으로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중도가 괜찮은 것도 아니지. 마르틴 니묄러가 지은 시를 몰라?”
나치가 한둘씩 자신들의 권력에 방해되는 장애물들을 제거할 때, 무관심하게 방관했던 이들을 비판하는 시로. 공산주의자와 사회민주당원 그리고 노동자조합원을 넘어 자신에게 나치가 들이닥쳤을 때 아무도 자신을 도와줄 이가 남아 있지 않았다는 시였다.
“그건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시지. 중도에 대한 시가 아니야.”
“그거나 이거나 뭐가 다른데? 합리적으로 양쪽의 의견을 전부 듣고 나서 소거법을 이용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엔 정치적 판단에 따라 대세에 편승할 뿐이잖나. 그게 중도의 현주소라고.”
이렇게 되니 수송기에는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이 정치 토론이 결국에는 서로를 헐뜯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탓이었다. 그래도 목적했던 시간 죽이기는 달성한 모양인지 시계를 보니 거의 1시간 남짓 지나가 있었다.
“우익! 우익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 그 우익이 문제긴 하지.”
“아니! 시발, 우익! 우익이 지금 불타고 있잖아!”
요즘 이슬람 이민이 많아지면서 우익에 불이 붙긴 했다.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우익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다만 그들도 나치의 재림이나 파쇼를 원하는 건 아니어서 이민 추방 혹은 이민 제한에 동의하는 것에 그치고 있긴 했다.
“그 우익 말고 등신아! 우리 비행기에 불붙었다고!”
그가 ‘에이 설마.’라면서 우익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 글쎄 엔진에서 불을 시커먼 연기와 함께 연신 토해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도 비현실적인 광경인지라 그는 잠시 현실을 직시할 시간이 필요했다.
“어? 어어어! 불! 불이다! 비행기 우익에 불이 붙었다!”
“이니 미친! 우리 기장은 뭐해?”
이윽고 비행기의 고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체감할 정도가 되자 아예 몇몇 병사가 조종실로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이런 시발! 기장이 부기장하고 같이 기절했다!”
한편 다시 아지트 제압 현장에서는.
“이야, 세상에. 저걸 뚫네.”
아무런 지원 없이 그가 지휘하는 부대가 또 한 번 기적을 실천했다. 세기말 군인 장 피에르 전설에 이야깃거리 하나가 더 추가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