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170)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169화(170/377)
< 169화 >
수단이 분단된 이후로 서수단과 남수단은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특히 서수단의 경우가 가장 절박했다. 남수단은 석유라는 차선책을 비롯하여 아예 저수지나 국립공원이 있을 만큼 기름진 토양이 존재했지만, 서수단은 가스전과 약간의 지하자원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정확히는 다르푸르 북부 언저리에 약 30,750㎢의 넓이를 가진 지하호수가 있고 이를 개발해서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미국에서 파견된 측량사들에 의해 이제 막 밝혀진 사실이었다.
매우 평화롭게 분리하는 대신, 진짜 아무것도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서수단은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북아프리카에서 이집트나 서수단, 남수단을 전진기지 삼아 사업 좀 하는 사업가들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는 거다.
이들은 보통 제3세계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 그저 막연하게 미답의 땅이기에 모험적인 투자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오판하여 분쟁 구역으로 흘러 들어간 사람들은 아프리카가 왜 인류 최대의 분쟁지역인지 뼈저리게 깨달아야만 했다.
총이 민간에 가장 많이 풀려 있는 대륙은 단언컨대 미국이었지만, ‘군용 총기’가 민간에 가장 많이 풀려 있는 국가는 아프리카다. 17, 18세기 흑색화약을 쓰는 골동품 머스킷부터,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알기 힘든 1, 2차 세계대전 총기는 물론 피카티니 레일이 달린 최신식 아말라이트 계열 총기까지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다.
아프리카 대륙은 가히 총기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며, 아예 부족 사이 무력을 사용할 정도로 분쟁이 나면 과도한 사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총기를 쓰지 않고 전통적인 부족 활이나 정글도 같은 냉병기만 사용하도록 서로 협의할 정도였다.
끝을 모르는 빈곤과 중세시대에서나 볼법한 탐관오리 수준의 부정부패가 ‘마을 단위’로 강도질을 권장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그 방법도 실로 가지각색이었다. 길에 가는 차의 바퀴에 줄을 걸어서 더는 가지 못하게끔 막아버리던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길에 전체를 틀어막는 방책이나 장애물을 구축하고 기관총으로 진지를 구축하는 ‘마을’도 있었다.
게다가 이들은 부족들로 이루어져 있어 사기도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부족이라는 말은 달리 말하면 가족이라는 말도 되었고, 세상에 가족을 지키려는 군대만큼 끈질긴 군대도 없었다. 그러니 한번 전쟁이 났다 하면, 마치 핀란드의 겨울전쟁처럼 끈질기게 항전했다.
이러니 부족 단위로 반군이 나오면 정부군이 부족 하나를 다 쓸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실로 곤란했다. 만일 그게 가능하다고 할지언정 줄어든 인구수와, 떨어진 국제 위상은 누가 보장해준다는 말인가? 독립이 아니라 무리한 수준의 요구가 아니라면 차라리 들어주는 게 편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사실상 ‘반군을 토벌한다.’라는 행위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당장 경제 살리고 다른 국가와의 국경 분쟁만으로도 힘이 벅차서 어떤 땅은 아예 실효 지배조차 하지 못하고 유력한 부족에게 자치를 맡기고 있는 경우가 수두룩한데, 무슨 수로 반군 토벌을 한다는 말인가?
이러한 면은 묘할 정도로 중동과 흡사했다. 제3세계는 본디 냉전 시절에 비동맹주의 국가들을 묶어놓는 단어였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빈곤한 국가들의 클럽이나 다름없었다.
다시 수단 이야기로 돌아와서. 서수단은 단순 국력 증진을 넘어서 아예, 생존을 위해 해외 투자를 더 나아가 미래에는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금융가를 건설하길 원했다. 그것조차 아니면 적어도 유지하는 것만으로 허덕이지 않고 제대로 돌아가는 도시와 도요타가 아닌 전차를 탄 군대를 원했다. 외침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군대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하기로 했다. 서방세계로부터 받은 지원을 토대로 천연자원을 다소 위험할 정도로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시세에 따라서 나라의 흥망이 결정되는 불안정한 천연자원에서 벗어나 최소한 2차. 가능하다면 3차 산업으로 갈아타기 위한 계획을 과감하게 정립하고 안정적으로 실행했다.
오늘 일어난 일은 이 서수단의 폭발적인 성장이 낳은 부작용이자 여파였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서수단은 서방세계의 중, 북아프리카 투자에 대한 항구나 혹은 기항지나 다름없게 되었고 서수단을 거쳐. 리비아의 견과류 사업 및 녹화 사업, 니제르의 우라늄 채굴 사업,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다이아몬드 산업과 전자 사업 등 아프리카 대륙에 잠들어 있는 부를 찾아 도전적인 사업가들이 달콤한 꿀에 모이는 꿀벌처럼 몰려들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니어서 PMC를 대동하고 움직이곤 있었으나, 어디 PMC라는 게 그렇게 썩 믿을만한 무력 집단이던가? PMC가 필사적인 것과는 별개로 아프리카 외지에서 부족들이 작정하고 물량에서 압도해버리면 답이 없었다.
이쯤 오면 ‘왜 확정적으로 사업가들이 습격을 받느냐?’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는데, 하필 그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이 부족들의 이권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니제르의 우라늄 채굴 사업은 투아레그족과 깊은 연관이 있었는데, 그 우라늄 광산이 투아레그족의 거주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투아레그족은 그 우라늄 광산에서 산출되는 부를 나눌 것을 요구했고, 니제르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이것만 알고 있으면 니제르 정부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니제르의 상황’과 ‘투아레그족이 도대체 어떤 민족인가?’부터 알아야 한다. 20세기 중반 구시대의 식민주의가 종말을 고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이 대거 독립했다.
문제는 국경선이 유럽의 편의주의를 위하여 그어진 그대로 독립했다는 것인데, 투아레그족은 현재의 ‘리비아, 니제르, 말리, 알제리’에 분포되어 있었다. 투아레그족은 부족마다 제 각기로 각 정부에 독립 혹은 무리한 수준의 자치권을 요구했고, 이것이 분쟁의 시초다.
정치적 견해에 따라 투아레그족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리비아의 카다피 정부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는 투아레그족 반군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며, 여기서 우라늄 채굴 수익을 나눈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나눈다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아레그 반군의 힘을 더 길러준다는 것과 같다.
“알겠으니 그 투아레그족에 대한 설명은 이제 집어치우게. 전후 사정도 어느 정도까지는 알고 있으니까.”
부시는 지긋지긋하다는 듯 더 설명하려는 비서실장을 제지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통령님께서는 아프리카나 중동에 상당히 박식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투아레그족이 그래서 우리 미국 국민을 잡아갔다고?”
지금껏 단순 강도 따위는 인터폴 선에서 그쳤지만, 아예 반군에 잡혀버리면 답이 없었다. 이는 인터폴이 어떻게 손써볼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건수였다.
“정확히는 CEO죠.”
‘이런 젠장. 다음 연설은 연방 의회에서 할 줄 알았는데.’
부시는 필리버스터 연설문을 서랍에 고이 모셔 넣었다. 작성하고 검토하는데 사흘씩이나 걸린 귀하신 몸이었다.
“그 CEO가 대통령님께서 주신 인명부에서 1등급 감시 대상입니다.”
“주시야. 주시. 감시가 아니라.”
만일 그 주시 대상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올라오지도 않았을 터였지만,
“정정하겠습니다.”
본디 정치에서는 단어 선정이 중요한 법이다.
“이번에 인질이 된 인물은 실리콘밸리에서 MP3를 만드는 기업의 CEO인데···.”
“그 인간 이름이 혹시 스티븐이고 그 회사 로고가 사과인가?”
“맞습니다. 1급 주시 대상은 전부 기억하고 계시는 모양이군요.”
“이런 젠장. 그 인간이 왜 니제르로 갔어? 무엇보다 왜 잡힌 건데?”
“정확히는 서수단 국제공항에서 중앙아프리카로 우라늄 채굴 사업가랑 합승해서 이동하던 도중에 그만.”
이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었다. 부시가 원하는 미래 계획에는 이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무엇보다 그는 현대적인 스마트폰의 창시자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건 몇 개라도 있었지만, 현대적인 스마트폰은 이 사람의 손에서 나왔다. 이후 통폐합될 랜드 워리어 프로젝트에는 반드시 그 스마트폰이 필요했다.
‘기자들은 모여 있나?’
고개를 돌려 백악관 바깥을 보았다. 과연 연설할 것임을 공표하니 기자들이 개미 떼처럼 몰려 있었다.
“그럼 가도록 하지.”
“또 연설을 즉석해서 하실 겁니까?”
“이 상황에서 연설문을 따로 만들 여유가 있나?”
그렇게 말하고선 부시는 준비된 연설대 위에 올라섰다. 이것을 찍으러 온 기자들은 이번 납치사건이 이렇게까지 직접 기자를 불러모아서 연설까지 해야 할 일인지도, 애당초 대통령의 소관인지조차도 의심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의 연설을 다음 뉴스에서 빼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발에 쥐가 나도록 뛰어왔다.
“아, 그렇지. 여기부터 거기까지 시간이 대략 얼마나 걸리지?”
올라섰다가 무언가 생각이 난 모양인지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12시간입니다. 대통령님.”
“아, 과연.”
그렇게 드디어 부시의 입이 열렸다.
“내가 지금부터 여기에 12시간 동안 서 있을 겁니다. 마침 12시 정각이군요.”
다짜고짜 12시간 동안 서 있을 것이라는 발언에 기자들은 숨을 죽였고, TV로 긴급 뉴스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하나 같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투아레그족께서는 시간은 금이라는 말을 아실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비슷한 속담이 적어도 한두 개 즈음은 있겠죠.”
말을 마치자 플래시가 터졌다. 예전 같았으면 눈이 부셔서 한두 번은 깜빡였을 터였지만, 이젠 이 눈부신 플래시도 적응이 되었다.
“시간은 귀중한 자산입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신 돌아오지 않죠. 제가 지금 서수단으로 고속 제트기를 하나 보낼 겁니다.”
가지고 있는 놈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빠른 놈으로 말이다. 그 이름하여 에어포스 원 되시겠다. 엄밀히 따지자면 대통령이 타지 않았으니 에어포스 원은 아니었지만, 성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12시간이 지났을 때. 납치된 친구가 그 제트기를 타고 날아와 여기 이 자리에서 저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면, 나는 그의 무사 귀환을 축하할 겁니다. 더 나아가 그 니제르의 투아레그족이 재산관리를 참 잘한다는 점을 고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은 유서 깊은 무역 민족인지라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잘 알고 있죠.”
어쨌든 그 에어포스 원은 이미 서수단 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이었다. 대통령의 말을 요점만 짚어서 요약하면, 아직 까지는 이 사건을 니제르와 투아레그족 사이의 분쟁이 불러온 혼잡 속에서 아주 우연히 벌어진 사고로 인지하고 있으며, ‘납치’로 치지 않겠다는 거다.
일종의 마법을 부린 셈이다.
“만일 12시간이 지나서 그들이 파산했을 경우.”
그러나 본디 마법은 12시가 지나면 효력을 다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12시간이 지나면,
“미국 시민이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하고, 펜타곤이 데프콘1에 들어갑니다.”
부시 대통령이 건 마법이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