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2화(23/377)
< 22편 >
지대지 미사일이 시가지를 휩쓸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그러니까, 민간인 피해를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고 마구잡이로 발사하면 말이다.
공터. 불요불굴의 철근과 콘크리트 대신 비리와 부정부패의 이름으로 창조된 도시는 이제 대가를 치를 시간이라는 듯 인류가 만들어낸 최상급 파괴 앞에서 무른 버터처럼 흘러내렸다. 사담 후세인도 아직까진 제정신이 간당간당할 정도로 박혀는 있었던 모양인지 도시 전체에 미사일을 날리는 일은 없었지만, 사람이 몰려 있던 몇몇 광장은 완전히 석기시대로 돌아가 있었다. 시체라도 남아야 하지 않나? 아니면, 그마저도 도시 밖으로 날아가 버린 것인가?
“이런 샹!”
어쨌거나 호샹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행렬을 도시로 유도하기 위해서 아주 잠깐 사담 후세인의 분노가 미치지 아니한 곳까지 나가 있던 참이었으니까.
“이, 이 미친 사람 새끼도 아닌 놈.”
결과적으로. 호샹이 맞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지만, 결국에는 호샹이 옳고 말았다. 그리고 동시에 틀렸다. 설마 열심히 암암리에 뿌려둔 소총이 아들 한 번 낳아볼 틈 없이 삽시간에 진압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전차가 전진하며 중기관총을 발포하면 무고한 시민들이 납 세례에 난자되어 갔다. 설명서만 간신히 익힌 민간인과 밥 먹고 훈련만 받은 정예병 사이에 싸움이 성립될 턱이 있을 리가 있나.
“죽어라! 이 개 같은 불신자 새끼들아!!”
마음이 가는 데로 총을 난사하는 민간인과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명령에 따라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수행하는 전쟁 기계의 차이는 원망이나 저주로 메꿀 수 있을 정도로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일곱.”
그러나 다 같은 민간인은 아니지. 노병의 손가락이 움직이면 반드시 한 명은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무자헤딘에 소속되어 있었던 노병이나 반백의 중년 병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단련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도시와 도시 밖에 옅게 퍼져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들 덕분에 살아남은 시위대가 꽤 있었다. 사실, 몇몇 무자헤딘 소속이었던 사람들 중심으로 시위대가 모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쯤 가면 시위대라고 하기도 좀 뭣하지. 혁명군이라고 부르자.
사제 폭발물에 전차의 무한궤도가 끊어지고 지형이 달라짐에 따라 임무 체계에 혼선이 생겨 당황해하고 있는 병사나 장교들은 어김없이 머리에 바람구멍이 생겼다. 가장 먼저 쓰러지는 것은 저격수였는데, 역 저격을 당한 탓이었다.
“옛날하고는 썩 다르군.”
적군의 스코프가 옛날에는 좀 더 번쩍이는 느낌이었다. 총구에서 나오는 화염도 줄어들었고 말이다. 아무래도 신기술이 적용된 듯싶었다. 뭐 그래도 장비가 좋아지면 뭐 하는가. 사람이 그대로인데.
일단 총알이 날아오면 사람 새끼인 이상 엄폐물을 찾기 마련이다. 그것만 기억하고 있으면 모두가 저격수라는 기형적인 팀에게 순식간에 사살당했다. 다만 공화국 수비대도 바보는 아니라서 그런 구역이 생기고 보면 전차를 들이밀거나 야포나 폭격기 등으로 포격 혹은 폭격을 개시했다. 그렇게 노병은 점점 줄어들어 갔다.
운 좋게 군용 자동차를 훔쳐 달아나기 시작한 호샹은 군용 무전기를 통해 전부 다 듣고 있었다. 한때 이라크의 통신병이었던 호샹은 충분히 활용할 능력이 있었다. 아마 저격반에 당한 듯싶었는데, 자신이 뿌린 총이 완전히 헛되지 않았다는 점에 가시의 형상을 한 고뇌를 한숨에 뒤섞어 내뱉었다.
이 이라크에서 제대로 움직이는 차량은 오로지 군용뿐이었다. 동시에 제대로 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것도 이 무전기뿐이었다. 음어가 없을까 고민했지만, 통신병의 시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어쨌거나 잘된 일이었다. 민간 정보매체인 라디오에서는 알라와 사담 후세인의 집권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알라께서 몸소 천벌을 내리셨다는 개소리나 지껄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자기 수도를 이렇게 만들 생각을 하지?”
세상에,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다는 말이더냐! 너희들이 진정 사람이더냐! 사람의 새끼라면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이더냐! 네놈들이 진정 코란을 따르는 알라의 신자라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그래, 저놈들은 사람 새끼들도 아니다!
“이 악마의 종자들아! 알라께서 너희들을 가만히 두지 않으시리라!”
정말로 놀랍지 않은가? 공화국 수비대도, 이라크 혁명군도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알라의 이름으로 서로를 찌르고 있었다. 다만 한가지가 달랐는데 공화국 수비대에게 있어서 사담 후세인은 알라께서 점지해주신 그네들의 지도자였고, 혁명군에게 사담 후세인이란 있어서 알라가 잠시 쉬는 사이에 지옥의 틈을 비집고 나온 악마였다.
알라가. 알라께서 진실로 하늘에 계시다면, 사담 후세인에게는 천벌이 내려져야 마땅했다.
“알라여! 대답해주십시오!”
진실로 당신은 존재하고 있습니까?
네놈이 존재한다면 당장 저 악마를 내세로 거두어가란 말이다!
「큰일이다! 대통령 각하께서 살해당하셨다! 대통령 궁 여기저기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대통령 궁 가까이에 있는 부대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뭐?”
처음에는 음어를 잘못 해독했나 의심을 하였으나, 잘 되새겨보면 음어로 말한 것조차 아니었다. 폭발음과 총성에 거의 다 묻혀가는 목소리였는데, 아마도 내부에서 반란이라도 일으키지 않았나 싶었다.
“호샹아. 어찌하여 네가 알라를 의심하더냐?”
알라께서는 계셨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사담이 죽은 거지? 알게 뭐람. 죽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호샹이 모는 군용 차량 앞에 거대한 군집이 나타났다. 그들의 손에는 제대로 된 돌격 소총과 제대로 된 대전차 화기를 들고 있었고 타고 있는 것은 장갑차와 테크니컬이었다. 그리고 심지어는 전차 또한 있었는데 그 종류나 시대가 실로 다양했다. 구공산권부터 서방세계의 최신전차에 이르기까지 처음에는 다국적군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많았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가 불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인데 위치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았다.
매우 불행스럽게도 종교적 환희감에 젖어 있던 호샹에게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정보였다.
“알라는 위대하시다! 알라는 진실로 계시다!”
자신을 구원하는 듯한 군용 무전에 정신이 쏙 팔려있었던 호샹은 무작정 액셀만을 밟았다. 군용 차량은 어느새 그들의 사선에 완전히 겹쳐져 있었다. 그러니 그들의 전차에서 불이 뿜어져 나온 것은 어찌 보면 정말로 당연한 일이리라.
“알라 후 아크바르!”
“알라 후 아크바르!!!”
호샹은 마음도 몸도 알라의 곁으로 다가갔다.
사담 후세인. 젊은 날에는 유능했던 정치가여.
내부로부터 무너진 이라크는 삽시간에 알 카에다에 점거되었고, 옆 동네 탈레반의 꼬락서니를 본 알 카에다는 서방세계에 단 한마디의 성명을 냈다.
“중동은 중동이 알아서 할 터니 서방세계는 끼어들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아주 쓴 맛’을 볼 것이다.”
* * *
“친애하는 미합중국 국민이여, 유럽이 우리를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한다고 합니다. 나는 저들이 얼마나 잘 싸우는지 보려고 합니다. 팝콘과 콜라. 그리고 닭날개를 넉넉히 챙기고 저 오만방자한 새끼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려고 합니다. 하하하!!!”
“대통령 각하. 진짜로 그렇게 내면 뒷감당이 안 됩니다.”
“돌려 말하는 건 자네 특기 아닌가? 이제부터 이 문구는 결혼 나가는 내 딸이다! 생각하고 잘 꾸미란 말일세!”
나는 직설 담당이었다. 정확히는 조지 W. 부시는 돌려 말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었지만, 그건 조지고 부시는 놈이나 하는 일이고 나는 나니까 말이다. 조지고 부셔도 국외를 조져야지 왜 자꾸 국내를 조진단 말인가.
뭐, 그것과는 별도로 조지 부시가 왜 망했는지를 상기해보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조지 워커 부시. 그가 어떻게 그렇게 개판으로 나라를 말아먹고도 재선을 할 수 있었는가? 어째서 미국인들은 부시를 뽑아줬는가? 자신의 아버지조차 하지 못한 재선을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성공했단 말인가!
그건 바로 청렴이었다. 정말로 신비하지 않은가? 어떻게 된 게 청렴하기만 하면 독재자가 되고 테러리스트 수괴가 되더니 이번에는 미합중국의 대통령까지 된단 말인가? 이 세상의 청렴한 지도자들은 사실 다 병신인 게 아닐까?
다소 불경한 생각일 수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청렴이 정치인의 덕목이긴 했다. 청렴이 있어야 뭘 하든지 사심 없이 일 처리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건 덕목이지 능력이 아니라 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부정부패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청렴=유능’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뿐이다.
그래서 그 조지 부시 말이다만. 조지 부시가 청렴 하나는 더럽게 끝내줬다.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한두 개씩 꼭 달고 다니는 여자 문제나 하급자 폭행 따위의 일이 정말로 없다시피 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전혀 없었다. 여타 청렴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잘 세탁한 흰옷이라면 조지 부시는 수십 년간 현장에서 굴렀음에도 이제 막 공장에서 나온 흰 와이셔츠처럼 깔끔했고, 세련되었다. 정말로 모순되는 표현이지만, 현실이 그러했다.
뭐, 부시도 인간인지라 젊은 날에는 마약 같은 것도 하고 술도 하면서 꽤 놀았던 모양이지만, 인명사고가 나지 않은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애교 정도로 봐주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아내를 맞이한 이후로 그의 사고뭉치 같았던 생활상은 전부 개선되었다. 하루에도 몇 병씩 마실 정도로 애주가였으나 아내를 위해서 금주하고, 음식에 제외하고는 금욕적인 삶을 살았다. 뭐, 사실 풍요의 나라 미국에서 음식에 관련되어 금욕적인 삶을 살기는 힘들었지만, 사고뭉치였던 망나니가 번듯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 모두가 좋아하는 이야기 아닌가.
인간승리란 바로 조지 부시를 위해 있는 단어였다.
요점은 이 인간이 ‘착하고 친근하다.’라는 이유로 국민한테 신임받았다는 소리였다.
“유럽 새끼덜 나중에 중동에서 울고불고 제발 살려달라고 빌어도 어림도 없지! 특히 그동안 가장 우리를 무시했던 라이미놈들! 중동 정보 없는 척 다 차단해버리고! 아, 그건 너무 갔나? 하하하!!!”
뭐, 지금의 나는 그것과는 천만 광년 정도 차이가 있지만. 뭣보다 나는 음주운전은 해본 적 없다. 그래, 사실 나는 차가 없었다. 차 살 돈으로 국밥이나 더 먹어야지. 왜 차를 산단 말인가.
“그럼 성명은 저희가 알아서 잘 다듬어 보내겠습니다.”
물론 그런 조지 부시를 보고 있는 측근의 심정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알리라.
* * *
“이게 무슨 소리인가?”
최근 들어 그냥 정보만 들어오면 이 소리밖에 안 하는 것 같았다.
“알 카에다가 이라크를 점거했습니다.”
“뭐요?”
왜냐하면, 정보 하나하나가 주옥같으사 경천동지할 정보들인지라 죄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귀를 파고 다시 들어봐야 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소리였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점령되었다 이 말인가?”
“예. 그렇죠.”
이것을 들으면 바로 생각나는 게 있지 않은가?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말이다. 탈레반은 테러리스트였고 아프가니스탄은 비교적 멀쩡한 나라였다.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이 이라크였으며, 탈레반이 알 카에다가 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미군에 의해서 자유의 이름 아래에 해방되었고 미국의 주도하에 급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실상이 어떻든 간에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즉,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괴뢰국.’ 그 사실이 중요한 것이었다.
뭐, 미국이 까라면 까야되는 입장인 아프가니스탄 정부 입장에서 보면 썩 틀린 말까지는 아니었지만.
“성명을 내도록 하지. 당장 꺼지라고 하게. 주체가 테러리스트 놈들이니 이대로 내보내도 문제없을 걸세. 아니! 더 강하게 다듬어서 내보내게!”
이렇게 되면 중동에 개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군을 모아서 돌격해야 했다. 그나마 한 줌 정도밖에 없는 중동의 민주주의 지지자들이 박멸될지도 몰랐다.
“그런데, 미국에는 우리 입장이 잘 전달이 되었겠지?”
“했습니다만, 정말로 얌전히 들어 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들어주게 해야지.”
하지만 어떻게?
“음, 하긴 나 같아도 그냥 강압적으로 오지 말라고 하면 좀 그렇기는 하지. 그럼 뭔가를 주면 어떨까?”
근데 유럽이 주면 뭘 줄 건데? 줄 수 있는 게 있기는 있나?
“미국산 무기 도입을 좀 더 늘려본다고 해봐. 그렇지 않아도 저번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토마호크 미사일도 꽤 발사했을 테니까 무기 공장이 한참 돌아가는 도중일걸?”
“일단 그렇게 하겠습니다. 솔직히 전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미국은 아직 세력투사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너무나도 차고 넘치도록 있었다. 당장 아프가니스탄만 해도 삽시간에 정복하고 빠지지 않았나. 사용한 장비의 내구가 좀 소모된 거랑 미사일의 재고가 줄어든 것 말고는 수치상으로 보이는 손실이 없다 이거다.
“직접 물어봤다가는 말도 안 되는 걸 들고 올 게 틀림이 없는데.”
거기다 차후에 창설될지도 모르는 유럽 통합군을 위해서는 유럽 이외의 장비는 최대한 배제해야 했다.
“일단 찔러는 보게. 정 뭣하면 이라크의 재건사업이라던가, 이권이라도 때어주면 그만이야.”
이 정도까지 하면 불만은 없겠지.
미국은 말이지.
“흠.”
그러니까. 러시아의 입장은.
‘와, 새끼들 저걸 진짜로 하네?’
“이라크가?”
아마 블라드미르 푸틴이 좀 더 직설적인 사람이었다면,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병신이네, 이거.”
어, 직설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