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4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42화(243/377)
< 242편 >
과거의 대표 언론이 신문사였다면, 현대의 대표 언론은 단언컨대 TV라고 할 수 있으리라.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인터넷 신문 및 뉴스라거나, SNS를 비롯한 비디오 플랫폼 등이 치고 올라오지만, 이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TV가 언론의 대명사를 차지하게 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런 작은 신문사의 지역 신문조차 판매 부수가 신문사를 운영하고도 지부를 확장할 만큼이나 착실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건 아직은 신문사가 언론의 일각을 확실하게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명백하게 이상한데.”
한 기자가 그 작은 신문사의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디 아프리카의 독재 국가라면 또 모를까. 미국 같은 자유 국가에서 정계에서 일이 벌어지면 좋든 싫든 정부에서 억지로 통제하지 않으면 금세 통제를 벗어나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만다. 다만 물에 떨어진 잉크처럼 잉크가 많으면 많을수록 굵고 혼탁하게 퍼지듯, 소문의 정도의 진의나 내용에 따라서 퍼지는 정도가 조금 다를 뿐이었다.
“이번 소문이 퍼지는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빨라서요. 아직 정부 입장은 제대로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이번 대통령 덕분에 여러모로 언론계가 위축된 것도 사실이었다. 사실만을 적시하라고 했는데, 세상 법이 다 그렇듯이 막상 제정된 순간에는 실로 허점투성이 아니던가? 아니, 도리어 완벽하게 법전에 적힌 대로 돌아가는 법이 있긴 하던가?
어쨌든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고 힘을 실어준 탓에 과도하게 진행된 감이 없잖아 있긴 했다. 여하간 자유 언론의 본고장이라는 미국의 언론계는 그 사건 이후로 크게 휘청였고, 이제야 회복세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소식도 좀 신빙성이 그렇죠. 현 대통령 말입니다. 독재 국가라도 되나 싶을 정도로 휘어잡았는데, 지금 와서 내려놓는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저 대통령이 범인(凡人)이 아니라는 건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건 상식 범주를 넘어선 일이 아닌가? 그야 다른 사람이었다면 성인(聖人)이라는 것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미국 자유의지의 근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언론을 상대로 무자비하게 철퇴를 휘둘렀던 사람이다.
당시에도 도리어 역효과가 나지 않은 것이 신비할 정도였다. 가짜 뉴스 철폐라곤 하지만, 결국에 그건 언론 탄압이다. 연방 정부가 ‘어디까지나 이건 가짜 뉴스를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라고 입을 털었을 땐 언론들은 들불처럼 반격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먹히지 않을 줄은 몰랐다.
하필 그것이 이래저래 절정기에 이르렀을 때였던 탓이다. 모든 언론이 필사적으로 차단했기에 대통령의 호소는 대중에 자주 노출되지 않았지만, 언론이 ‘인터넷’까지 조정할 수 없었고 ‘조사’라는 명목으로 친숙한 전화도 있었기 때문에 언론이 불리한 시대가 와버렸다.
부시 정부가 한 번 박살 난 IT에 대규모로 투자해버리니, 마치 가뭄이라도 온 듯 쩍쩍 갈라지고 있던 업계는 마치 스펀지처럼 보조금을 빨아들였고 대부분의 친 민주당 성향이었던 IT 업계 대부분이 공화당으로 돌아서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조금만 투자했다면 아마 공화당에 빌붙은 게 부시 행정부 한정으로 끝났겠지만, 나랏돈 들여 인프라까지 깔아버리니 공화당을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부시였지만,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순조롭게 언론은 근 3년간 정부 좋은 소리밖에 할 수 없게 되었다.
솔직히 언론들 입장에선 이미 그 가짜 뉴스조차 하나의 문화다. 그들에겐 이것이 적폐도 아니었고 철폐할 이유도 느끼지 못했다. 현대 미국의 황색 언론을 만들어낸 조지프 퓰리처는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모든 언론은 회복세를 타서 이래저래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가던 참이었다. 다시 의문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이가 그 권력을 내려놓겠다니 직접 된통 당하던 입장으로는 이 말이 말 그대로 ‘쇼맨십’이라고밖에 느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동양의 말로는 삼고초려 같은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겉으로는 예의를 차려서 몇 번 물리치고 난 다음에 주위에서 원하니 어쩔 수 없이 받는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서 되지도 않는 쇼를 하고 있다거나.
초기 3년간 여러모로 위축된 여파와 함께 점점 신문에서 TV나 인터넷으로 옮겨가는 시대의 변화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바람에 판매 부수도 줄어들고 월급까지 깎인 마당에 현 대통령이 좋게 보일 수는 없었다.
사내가 고민하는 사이 옆으로 다가온 선배가 커피를 책상 위에 올려두더니, 뭘 그런 걸 다 고민하고 있냐는 듯 의문을 해소해주었다.
“뭐긴 뭐야. 정부에서 주도해서 퍼뜨리고 있는 거지. 아, 그리고 커피. 그거 진짜 마실거냐?”
에스프레소 한잔이었다. 다만 다른 것과는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한잔이 거의 500ml에 가깝다는 정도였다. 거짓말로라도 마실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 정도는 되야 마실만하죠.”
“진짜 특이한 새끼.”
선배는 기어코 그 검은 액체가 설탕이나 시럽 같은 첨가물도 없이 생으로 입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선배님도 한 모금 하시겠습니까? 마시고 나면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차라리 마시면 거기에 물 타서 아메리카노로 마셨지. 절대로 저걸 자신의 위장으로 욱여넣을 일은 없을 것이라며 넌더리를 치고 나서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네 정신 나간 커피 취향이야 어쨌든. 아까도 말했듯이 이 속도는 정부에서 주도하에 의도적으로 여기저기 퍼뜨린 거야. 이것 말고는 답이 없어.”
“그건 진즉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만. 생각해보십시오. 솔직히 지금 시점에 메리트가 있습니까? 선거까지 한 달조차 남지 않았는데?”
그렇다. 지금 시점에서 그 ‘권력’을 포기해서 좋을 게 없었다. 설마 비밀 투표라고 해서 세상에 부정 투표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 건 그야말로 이제 정치를 갓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나 믿을 법한 것이고. 설령 현 대통령 주도로 부정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쳐도, 민주당의 부정 투표를 막아야 할 것 아닌가?
그게 아니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권력을 놓지 않으면 그 끝에 파멸이 있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손에 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힘든 일인데 적당하지도 않은 시기에. 그것도 가장 권력이 절실한 시기에 권력을 놓겠다? 실로 모순이었다.
“난들 알아? 우리 같은 사람이랑은 다르게 좀 더 멀리 보고 있는 모양이지. 그보다 부정 투표가 좀 개입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은 흔들릴 것 같지는 않은데.”
그것도 그러했다. 부시의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토록 높은 인기는 비정상적인 일이었지만, 세계 정국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신문사들이 ‘비정상적인 시국에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은 앞으로 남은 4년 동안 탄압이 더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드디어 자유 언론의 광명을 되찾을 것인지에 대한 갈림길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번 해외 파견은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나가기로 했어?”
“저요. 그리고 이번에는 납치 같은 건 없겠죠?”
‘프랑스 편 납치 사건’ 이후로 몇몇 신문사 한정으로 해외 파견이 기피되면서 자연스레 잠시간 위축되었었다. 여기 이곳 신문사에서도 러시아 이중 국적을 가진 기자 한 명이 당시 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바른말만 찍찍 싸대서 그동안 간신히 편집장 연줄로 커버하다가 은퇴니 뭐니 말이 많았던 시점이었는데, 납치당했던 경험담 하나로 특급 기사를 써내는 바람에 저 멀리 위로 올라가 버렸다.
그가 써낸 기사에서 정보기관의 인간으로 추측되는 인간과 테러범들의 총격전은 실로 영화에나 나올법한 일이었다. 혈혈단신으로 이건 독재라면서 현 정부에 싸움을 걸려고 하질 않나, 좀 머리 식히라고 러시아에 보내줬더니 추모 장면만 잔뜩 찍어오질 않나.
그야말로 위에서 보기에는 눈엣가시 같은 인간이었는데, 인생은 한방이라더니. 이 말에 대한 표본 그 자체였다.
“설마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는 않겠지. 일어나면 인기가 절정으로 오르겠지.”
그도 그럴 것이 저번에 전투기까지 출동시키지 않았던가? 설령 전쟁이 나는 일이 있더라도 자국민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는 애국주의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남겼고, 그렇지 않아도 거의 완벽하게 부시 편이었던 이들은 그 일로 인해 정말로 부시를 신봉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애국주의자가 되거나,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인 부시를 지지하게 되었으니 실로 환장할 지경이었다. 그렇기에 기자들이 펜을 잡은 이후로 역사상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런 사람들로 나라가 점점 채워지고 있으니 정말로 이 나라의 미래와 언론인들의 안위가 걱정되고 있었던 탓이다.
그나마 위안인 점은 나라 꼴이 그나마 잘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독재라는 건 결국 나라의 살을 깎아 몇몇 위정자들의 배를 불리는 일임을 상기했을 때, 지금 미국은 독재에 가깝긴 해도 독재는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애당초 나라가 잘나지 않았다면 애국주의자들이 판을 칠 일도 없긴 했다. 하긴 국가와 정부를 당당하게 욕할 수 있는 자유 국가에서 애국주의자들이 소수를 넘어서 아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광경도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기도 했다.
“그래서 해외 어디로 나가는데?”
“아프리카요.”
“하긴 유럽이었으면 여기자들이 자기들끼리 간다고 난리였겠지.”
“별로 그렇지만도 않을걸요. 유럽도 심심하면 테러가 터지고 있는 판국이니까.”
실제로 에펠탑 엘리베이터가 터진 사건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지 못했다. 그렇다. 전혀 주목받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게 나라의 안위를 건 중대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정도로 유럽은 많은 테러를 당하고 있었다. 몇몇은 아예 19세기의 업보라고 하곤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테러가 정당화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최근 들어서는 좀 수그러들지 않았나? 그 왜 중동에 나라가 하나 새로 생긴다고 하지 않았나? 그거 때문에 몇몇은 좀 조용해진 모양이더만.”
“누가 아니래요? 원래부터 유럽은 알 카에다가 꾸준하게 괴롭히고 있었잖아요. 그 에펠탑 폭파도 알 카에다 짓이라던데.”
사실 이때의 테러는 어디서 성명이 나오든 말든 모조리 알 카에다로 지목하고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예 테러 대신 알 카에다 자체가 테러라는 의미를 지닌 신조어로 쓰이고 있을 만큼 알 카에다는 테러의 대명사가 되었다.
다만 에펠탑은 정말로 알 카에다가 맞았다. 도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 유럽 전체가 합심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꼬리는 좀처럼 잡히질 않았다.
“그건 그렇고 아프리카 어디로?”
“동수단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