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47)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46화(247/377)
< 246편 >
미국의 선거는 지구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세계 전체를 사실상 지배하는 국가가 아니던가? 물론 통상적인 의미의 지배와는 괴리가 있지만, 진실로 마음먹으면 절대로 패배하지 아니하는 국가다. 국방력도 전 세계의 모든 병력을 합해야 그나마 비벼볼 수 있으며, 그마저도 그중 절반은 1, 2세대 떨어지는 병기들과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약한 군대들이었다.
다시 말해 다소 오만하긴 하지만, 세계의 정세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특이했다. 아니, 특이하긴 한데 동서고금 전체를 탈탈 털어보면 썩 그렇게 없는 사례는 아니고, 독재국가 초창기나 아니면 신생 국가에서 가끔 보이는 현상이었다.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선거라니. 실로 황당하지 않은가?
중국에서는 이를 두고 공공연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중국의 주석 선출 같다고 하였다. 다름이 아니라 선거가 아니라 ‘결정’ 같다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그래봤자 태생부터가 공산국가의 탈을 쓴 독재국가였고 중국에서 주석은 인민에 의해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들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현 주석인 리커 창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경제에 관련된 것을 제외한 대외적인 외교를 거의 펼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탄력을 받아 몸을 일으키려고 했던 동양의 황룡은 독수리의 기에 눌려 자리에 누워 침묵하고 있었다. 단지 때를 기다릴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회복세를 타고 있었다.
부작용이 있는 치료제와 백신이라지만, 그것만으로도 순차대로 도시의 폐쇄를 해제하고 침묵했던 공장은 활력을 되찾았고 물류와 경제는 활성화되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자신들만의 힘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이 춘추전국시대처럼 갈라지려 했던 중국을 다시금 결속했다. 인민들은 다시 한번 자신들의 운명을 당에 전적으로 맡기게 되었다.
이젠 진짜로 옆집이 된 중국처럼, 한국도 일종의 요양 기간에 들어섰다. 삼켰던 불량식품은 생각만큼 질기고 독하였다. 슈퍼 사스와도 싸워야만 했고, 그렇다고 물류나 생산을 멈춰서도 아니 되었다. 그렇다고 중국에 손을 벌리자니, 미국의 눈치가 보였다.
어쨌든 한국 또한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는데, 그 이유를 말하자면 두말하면 잔소리에 입이 아프기만 할 뿐이었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이번 관심사는 ‘어떤 대통령이 뽑힐까?’가 아닌, ‘재선된 조지 W. 부시는 어떤 정책을 펼칠까?’가 주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에 띌 정도로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했던 임기 초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권력을 이리저리 이양하고 있었다. 무슨 이중인격도 아니고 도대체 왜 저런단 말인가? ‘흥청망청’의 어원이 된 연산군이 갑자기 정신 차리고 세종대왕을 뛰어넘는 선정을 펼쳤다고 하면 믿겠는가?
물론 부시가 나라를 갉아먹었다거나 영화에 나오는 폭군이라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과도할 정도로 권력을 쥐고 있었다는 건 누구나 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만 그의 업적이 저것들 정도는 어떻게 가릴 정도로 원체 사소해서 그렇지. 원래 가린다는 것이 그렇게 썩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태양은 지구보다 커다랗지만, 그것을 가리기 위해서는 손바닥 하나면 충분하다. 이것을 두고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부르지만, 본디 가린다는 행위는 애당초 본질이 이러한 것이다.
여하간 지난 임기와는 다르게, 다음 임기는 다소 다른 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고, 이는 다른 나라들도 썩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 예상 부분에서 개인 단위로 세세한 차이가 있었을 뿐이었다. 한국의 경우 그 초점이 다만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전폭적인 투자를 끊느냐, 마느냐로 집중되었다.
일본의 경우 평소와 그다지 다를 것이 없었다. 사실 밖으로 무언가 거론하기에는 내부적으로 너무나도 많은 일이 산재해 있었다. 작년에 재선된 고이즈미는 참의원 선거에서 49석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하고 장기집권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고이즈미 본인도 흔들리고 있었다.
다만 국제 정세로 인해 평소보다 우익이 좀 더 날뛰게 되었다. 특히 한국의 통일은 우익들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다름이 아니라 전쟁 특수를 누릴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약 50년 전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모조리 흐지부지하게 지나갔으니 그들의 입장에서는 실로 황당할 만도 했다.
러시아는 속이 뒤틀리는 듯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질병으로 고통받는 와중에 석유까지 끝을 모르고 아래로 하락하고 있으니 이 어찌 환장할 노릇이란 말인가? 러시아의 실물 경제는 파도처럼 요동치고 간신히 수면 아래로 잠재운 군축이 진지하게 논의되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줄인다면, 나날이 강대해지는 가상 적국인 EU를 대적할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이들은 유럽군으로 통합한 이후 끊임없이 내부적 충돌을 겪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진짜로 분열이 일어날 정도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었다.
유럽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으며, 점진적으로 국가 연합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완전히 하나의 국가로 거듭나기로 약속했다. 실제로 하나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그래도 그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유럽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다만 그 고무적 안에서도 끊임없는 테러와의 전쟁에 골병이 들고 있었다. 차라리 중동에서만 나면 모를까. 심심하면 유명 관광지에서 폭탄이 터지고 무차별 살인이 일어나니, 일반인들은 점점 지칠 수밖에 없었다.
온갖 방법으로 끔찍한 테러를 당하고 나서 국민도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맹목적으로 ‘싸우자!’라는 감상은 수그러들고 각자의 생각이 다양하게 범람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테러를 당했으니 보복해야 한다.’에서 벗어나서, ‘도대체 왜 우리가 테러를 당했는가?’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고 나자 EU군은 중동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말이 수면 위로 공공연하게 올라왔다. 이것이 단지 국민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독일 정부는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냥 철수하기에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었다. 이젠 거의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군을 철수시키기 위해선 회원국들의 의견이 대략적으로나마 일치해야만 하는데, 이것이 전혀 일치하지 아니하였다.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도 있었지만, 도리어 흑자를 보고 있는 국가도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었는데, 아직 통합 초창기라서 국방비가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은 탓이었다. 모든 국가가 이번 통합군에 관련된 모든 것을 급하게 추진하기 싫어했고 돈을 더 내기도 싫어했기 때문에 모든 것은 천천히 점진적으로 개혁되어 가고 있었다.
그나마 퇴화는 없되 전진은 있었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할만한 것이었다. 어떤 국가는 아예 해군력을 여전히 NATO에 맡기자는 발상을 하고 있었다. 미국 말이다. 육군은 어떻게 할 수 있어도 해군은 더도 덜도 말고 돈 잡아먹는 귀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게다가 해안을 가지고 있는 국가만이 담당하고 있으니 내륙국에서는 이득을 보고 있던 셈이었다. 만약 내륙국에 분담하려고 시도한다면, 반발이 나올 것이 틀림없었다. 이유는 별거 없고. 만약 해군이 초토화되더라도 피해를 보는 건 내륙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적인 피해를 보기야 하겠다만, 전쟁으로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게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일이 아니던가?
다시 선거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러한 복합적인 사유로 유럽의 관점은 부시의 다음 임기 때 ‘미국의 군대가 축소될 것이냐, 아니면 유지할 것인가? 그것조차 아니면 더 강대해질 것이냐?’로 귀결되었다. 그것으로 EU의 경제 방향 자체가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도의 경우 행정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었다. 미국과의 동맹은 현 정부의 가장 뛰어난 업적으로 칭송되었고 기술적 협력 덕분에 아준 전차를 제대로 된 전차로 개조할 수 있었다. 개조라고 해도 실상 아예 다른 전체로 처음부터 재설계한 것이었지만, 그런데도 자존심 문제인지 겉모습은 거의 바뀌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그 외의 모든 것이 제대로 통제되질 않았다. 법치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상은 법치국가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모든 일은 관습에 의해서 통제되었으며 공권력은 날을 거듭할수록 부패했다. 다만 이것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들만의 문화 안에서는 충분히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이전부터 미국과 인도는 과학적인 교류가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부시 정부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도는 설마 대통령의 임기가 바뀐다고 한들 뭐 그렇게 바뀌겠냐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이 이상의 영향력은 거부하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중동에서는 반미, 반유럽 운동이 점점 확산해 가고 있었다. 다만 이 중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만이 이 반미 운동의 물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라크의 경우는 반유럽 운동에서,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반미 운동에서 멀어져 있었는데,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터였다.
그렇기에 이 두 국가를 제외하면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벌어지는 선거에는 썩 그렇게 관심이 있질 않았다. 이들은 ‘그쪽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나든 말든 모르겠고 다 꺼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에는 이번 부시의 재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적어도 부시는 아프가니스탄을 재건해준 사람 중 하나가 아니던가? 그리고 지금도 끝없이 원조해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반미 운동이 정말로 없는 건 아니었지만, 다른 중동 국가만큼 제대로 된 힘과 지지를 받고 있느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국가는 대부분 촉각이 곤두세워져 있었다. 미국이. 정확히는 조지 W. 부시라는 인간이 아프리카 대륙에 노골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였는데, 아프리카 국가들은 어디와 손을 잡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했으니, 애당초 손을 잡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예전에는 그나마 악감정이 덜한 중국과도 이야기하고 있었으나, 중국이 엎어지면서 그것은 무산되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관점은 대부분 저 부시라는 인간이 재선하고 나서 다음 임기 때에도 ‘막대한 출혈을 감당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에 관심을 가질 것이냐?’ 혹은 이미 영향력은 행사하기로 하고 ‘어떤 나라에 영향력을 추가로 행사할 것이냐?’로 귀결되었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수단처럼 갈라지기는 싫었다. 국민이나 소수 민족은 반길지 몰라도 각국 정부는 전혀 반기지 않는 일이었다. 특히 유럽에서 쿠르드족을 독립시키기로 하고 나서부터가 절정이었다.
그렇게 모든 게 물 흐르듯이 지나갔다. 크고 작은 사건과 같이 시간 또한 흐르고, 드디어 그리스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개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