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65)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64화(265/377)
< 264편 >
“빨치산이라니! 말년에 빨치산이라니! 이런 젠장! 절대로 용서 못 해! 마늘 못 먹는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빨치산이라니!”
21세기 대한민국에 빨치산이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이제 통일이 되어 염연히 한 국가가 되었지만, 남쪽 사람들에겐 여전히 북방은 익숙한 지방이 아니었다. 그나마 분단 전에 북쪽에서 살던 노인이나 들어 좀 익숙하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게 어디 노인들이던가?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은 언제나 청년들이었다. 이는 정치가 아니라 ‘문화’를 뜻한다. 진실로 나라를 이끄는 정치는 세대와는 연관이 없다. 오직 기득권이 끌어가는 것이다.
여하간 이젠 슬슬 어떤 식으로든 완전히 융합된 문화가 꽃피울 법도 한데, 그게 아니었다. 정부에서는 전후 복구 및 치안을 핑계로 여행 제한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 북한 여행 상품 과포화 현상과 노래 따위의 유행에 그쳤다.
완전히 자유로운 여행이라는 건 아직 멀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이 아예 되지 않는 건 아니었고, 통일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외국인들의 관광으로 인해 막대한 관광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그것으로 인해 아직은 버틸 만했다.
치안이 불안정하다고 하면 오지 않을 법도 한데, 북한 공산 정권이 멀쩡하던 시절에도 관광객이 있던 곳이 바로 북쪽이었다. 여하간 이렇게 찾아오는 관광객하고는 별개로 치안은 영 좋지 못했다.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서 뿔뿔이 흩어진 백두혈통 추종 세력은 암적 존재인 빨치산이 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의 대한민국은 한반도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모병제의 부작용과 방산 비리와 소위 똥별들의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 사고 등으로 질은 생각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규모만큼은 실로 세계에서 손꼽히고 있었다.
“광학 장비를 일부 부대에만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이 떨어지며, 기계식 조준기는 고장이 나질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질이 떨어진다.’를 단적으로 잘 보여 주는 예시가 바로 돌려쓰는 총기에 더불어 리플렉스 사이트 미도입 등과 함께 6.25 시절에 실제로 쓰였던 UN군 수통 등이었다. 누군가는 금액 문제를 거론하곤 하지만, 그 금액이 중간에 새어 나가지 않고 제대로 쓰이기만 한다면 도입에는 전혀 무리가 없을 터였다.
단점이야 있지만, 원래 장비라는 건 장점이 단점을 압도하면 단점 따위는 평시에는 얼마든지 무시해도 좋은 것이다. 게다가 장군이라는 작자들은 이해할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쇠고집인 건지 망원 조준경과 리플렉스 사이트를 구분할 줄을 몰랐다.
게다가 작전 도중에도 심각한 총기 고장으로 인해서 사고가 나고 있었다. 탄 걸림이야 자주 있는 일이지만, 30발들이 탄알집에 들어 있는 실탄이 전부 발사되지 못하고 걸리는 경우가 허다했고 단발로 놓고 20세기에나 쓰이던 전투 소총처럼 운용해야 하는 총도 있었을 정도로 불량한 상태를 자랑했다. 이는 총기 수입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순히 너무 오래 써서 그런 것이었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질이 어찌 되었건 물량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 대한민국 국군이 미군과의 합동훈련 개념으로 빨치산을 소탕하고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반군을 진압한 뒤, 공산당과의 협의를 통한 평화통일이었고, 금강산 깊숙한 곳에 들어가 유격전을 펼치고 있는 빨치산은 정부에게 있어서 해외 언론에 최대한 숨기고 싶은 치부였다.
그래도 이젠 실효 통치가 시작되었으니, 지금 와서 빨치산이 나온다고 한들 그저 그런 내전으로 치부된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게다가 금강산 밖에서 발견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물량’으로 산 전체를 물 샐 틈조차 없이 둘렀기 때문이다.
“좌로 3보!”
“오와 열 좀 맞춰라! 그 넓은 틈으로 빨치산 지나가면 연대책임으로 그 분대는 죄다 만창이야! 만창! 알아들었어?”
인해전술은 중국군의 특기였지만, 대한민국 군대라고 해서 써먹지 못할 건 아니었다. 금강산이 가진 가치를 생각해서 폭격할 순 없었지만, 폭격한다고 해서 잡힐 만한 것들도 아니었다. 그들은 땅굴을 파고 들어갔고, 나무뿌리를 먹으며 이를 갈고 있었다.
“제국주의자 종간나 새끼들에게 내래 인민의 힘을 보여 주갔어!”
빨치산의 가장 중요한 점이 보급이라는 점을 상기했을 때, 이는 빨치산들에게 영 좋지 못한 일이었다. 게다가 주민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북한에 급속도로 늘어난 CCTV와 마을을 수비하고 있는 국군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
동조자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금강산에 민간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물 샐 틈이 없다는 건 과장이 아니었다. 아무리 늦어도 반년 이내로 빨치산을 토벌해야 한다는 정치적 사유와 그것을 해내겠다는 지휘부의 일념 아래에 3보 간격을 두고 ‘초병’을 세웠으며, 공비 토벌 작전에 참여했던 퇴역 장교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더불어 작전에 전투 헬기는 물론, 미군의 최신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는 물론 중동에서 선보였던 무인기가 운용되었고 발견되는 족족 전투 헬기 혹은 산 아래서부터 천천히 몰고 올라온 지상군의 밥이 되었다.
게다가 이 빨치산이란 것들은 군사훈련을 받긴 했으되, 결국에는 구닥다리 불법 총기를 든 민간인이었고 발견만 하면 어렵지 않게 제압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게다가 도중에 빨치산을 포기하고, 이른바 자수하여 광명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감방에 가야 하긴 했지만, 적어도 죽지는 않았다.
다시 관광 문제로 돌아와서, 관광 오는 외국인 중 태반은 미국인이었다. 일단 미국 회사도 많이 들어왔고, 평양 김일성 광장에는 붉은 코카콜라의 로고와 맥도날드의 황금 아치가 걸렸다. 특히 코카콜라의 붉은 로고는 북한 인공기를 희화화한 것이었다.
“캬! 통일 결정이야!”
공산당 최고위층이었던 사람이 코카콜라를 맛보더니, 이내 김정일을 배신하고 통일을 결정했다는 광고는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했다. 그리고 이건 한국에도 배우만 다를 뿐 완전히 동일한 광고가 있었다. 다만 이쪽에는 정말로 북한 공산당 최고위층에 있었던 사람이 쓰였다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이러한 광고 전략들은 마치 냉전 시절을 보는 듯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통일 덕분에 완전해진 현대식 민족주의가 작용했고, 미국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매번 느끼고 있던 우월감이 제대로 작용했다.
“미국이 언제까지 남들을 도와줘야 하나! 해외는 무슨 국내나 제대로 운영해라! 나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고 있다! 빈부 격차는 그대로가 아닌가!”
“나는 어제도 햄버거를 먹었고 내일은 프라이드치킨을 먹는다! 우리에게도 신선 식품을 먹을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 이게 원조 삭감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대대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아직 완전히 미국이 세계를 좌우한다는 우월감에 젖어 있었다.
이번에 미국의 주도로 이스라엘에 평화협정이 이루어지면서 그것은 배가되었다. 허영심에 굶주린 국민에게 내부 사정 따위는 알 바 아니었다. 물론 깊게 파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깊게 파고 들어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게다가 이스라엘 건은 전문가들도 의아해하고, 당사자인 부시마저도 의아해하는 건수였다. 국민의 입장으로는 누가 봐도 미국의 권위에 이스라엘이 무릎 꿇은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는 비슷했다. 근 반백 년 동안 그럴싸한 대적자가 지금 열심히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인 EU를 제외하면 전부 사라졌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서 미국에 편승하고자 했다.
누가 봐도 양날의 검이었지만, 어차피 내려가게 될 거 경제라도 살려서 발악이라도 해 보겠다는 심정이었다.
“이스라엘의 경제가 우선입니다! 안전한 수도! 테러 없는 일상!”
게다가 결과적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동등한 두 동강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군사력에 더불어 실효 지배라는 명목으로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많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다. 팔레스타인이 차지한 영토는 도리어 원 역사보다 터무니없이 적었다.
‘개자식들. 전부 개자식들이야.’
이러한 일련의 해외 사정을 보면서 이를 갈고 있는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이었다. 미국의 기존에 있던 첩보망을 대부분 희생하는 이판사판 대대적인 첩보에 무력하게 당하고 나서부터 일이 점점 꼬이더니, 근래에 들어서는 미국이 아니라 사우디랑 다투게 생겼다.
군사적으로가 아니라, 원유 전쟁 말이다. 유가 폭락을 예견하고 원유를 최대한 미리 끌어모았다. 그렇게 모아 둔 원유로 러시아가 무엇을 했느냐? 그건 바로 사우디가 몇 개월 지나 힘이 약간 빠졌을 무렵 대량으로 방출해서 그냥 사우디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한마디로 ‘약한 자여, 깝치지 말지어다.’였다. 사우디는 국가 자체를 석유에 의존하는 반면, 러시아는 전혀 아니었다. 다만 러시아의 경우 군 예산을 제법 감축했다곤 하지만, 다른 나라가 보기에 러시아는 여전히 대군이었고 해군은 육군이 감축되는 와중에도 도리어 예산을 더 할당받아 스텔스 구축함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크렘린궁전에는 항상 차디찬 바람이 불어 크렘린궁전에 근무 중인 사람들을 얼어붙게 했다. 공공연하게 호적수라고 불리는 부시는 감정에 솔직하여 화를 내면 비서실장 이외에는 진정시킬 수 없을 정도로 난동을 부렸지만, 푸틴은 조용히 속으로 중얼거렸다.
일단 화가 나면 냉철해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냉철해진다고 답이 딱하고 나오면 그게 사람이겠는가, 뭐든지 말만 하면 뚝딱 나오는 도깨비방망이지. 그리고 푸틴은 좀 사람처럼 보이지 않긴 해도 일단 엄연히 사람이었다.
사우디랑 저유가 경쟁만 하고 있어도 힘들어 죽겠는데, EU까지 압박해 오고 있었다. 우방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은 침체기에 들었고, 동시에 인도와 일본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경쟁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애당초 냉전 이후로 경쟁은 멈추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때 세계를 양분했던 국가였다는 사실은 러시아의 자부심이었다.
“이번 기회에 동이라크에서 손을 떼는 게 낫겠군. 아니 그런가?”
푸틴이 이렇게 말하면, 각료들은 예외 없이 이렇게 말했다.
“각하께서 말씀하시면, 저희는 따릅니다.”
점점 좋지 않게 돌아가는 세계정세에 입지를 확실하게 굳힐 필요성을 느낀 푸틴에 의해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실질 러시아의 이인자가 되어 있었고, 그는 언제나 푸틴을 따랐다. 아마 훗날 그가 대통령이 되는 날이 오더라도 그는 푸틴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높게 올라갈 수는 있어도 그 자리를 유지할 능력이 없었다.
“그럼 결정되었군. 현 시간부로 이라크에서 우린 손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