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72)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71화(272/377)
< 271편 >
졸지에 150기가와트짜리 사업을 떠맡게 된 썬파워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정확히는 떠맡은 게 아니라. 이만한 사업을 감당할 만한 회사가 전 세계에 썬파워 정도밖에 없었다는 말이 맞았다.
물론 좋냐 싫냐를 당연히 좋다. 사업이 크면 클수록 들어오는 돈도 큰 법이다. 기업이라는 단체의 목적이 무엇인가? 그건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이 있기에 기업이 있고 돈이 있기에 사장 자리가 있다.
이번 사업에 무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무리해서라도 어떻게든 유치하고 싶은 사업이 넝쿨째 들어왔으니, 그 끝에 파멸이 다가오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해내야 하지 않겠는가?
“어떻게든 될 겁니다. 이게 실패하더라도. 그건 그때 해결하면 그만인 것이죠.”
비서실장이 부시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격려했다. 그러나 그 격려가 제대로 박혀 들어간 것 같지는 않은 모양인지, 부시는 여전히 심각한 표정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국가 운영에서 실패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성공해야지.”
국가의 기술력을 시험받는 사업이었다. 태양광 전지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시험대에 오른 적은 없었다. 조그마한 단지 몇 개에 그쳤고, 반영구 고고도 정찰 시험기가 이제 막 날아올랐을 뿐이었다.
그렇게 날아오른 시험기도 지금은 고작 70분을 나는 게 한계였다. 이는 반영구라는 원대한 과제에는 전혀 부합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시는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정작 2019년에도 마의 90분을 못 넘겨서 전전긍긍했음을 잘 알고 있었던 탓이다.
여하간 이번 공사는 실상 그동안 가꿔 온 대체에너지 사업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셰일 가스 개발에 대해서 시끄럽게 굴던 환경 단체를 입 다물게 할 수 있는, 부시가 준비해 둔 비장의 카드였다.
이 150기가와트짜리 부시가 괜히 아끼고 아끼던 손 패가 아니었다. 부시를 반대하는 집단은 부시가 만든 특유의 물결에 휩쓸리는 바람에 묘하게 모호했다. 부시를 싫어하는 인간들은 일종의 큰 집단이라기보단 개인의 취향 차이였다.
옛 20세기에 파시스트들이 부르짖던 완벽 초인이 있다고 해도 결국 그 초인이 내리는 명령이 제대로 실행되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였다. 왜냐면 명령을 실행하는 이는 철인이 아닌 탓이다.
부정이 있을 수도 있고 부패가 있을 수도 있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부시는 철혈도 아니었고 초인도 아니었으며 철인도 아니었다.
부시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가 몸을 담고 있는 판이 정치판인 이상, 자연스럽게 부시를 싫어하는 사람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여하간 그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환경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실제로도 썩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부시가 자연을 신경 쓰는 이유는 오로지 자연을 파괴하면 이것이 마치 고무줄처럼 다시 돌아오리라는 사실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 ‘자연의 분노’가 없다면 부시는 정말로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을 인종이었다. 부시는 기본적으로 무분별한 자연 보호를 혐오했다.
‘석유 시추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주제에 석유를 태워서 앞으로 나가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꼬락서니는 보는 이로 하여금 조소를 짓게 했다.
여하간 그러한 행보들이 천천히 누적되어 환경 보호 단체의 심기를 거슬렸다. 그 와중에도 골수 보호 단체들의 심기를 거슬렀는데, 적절히 타협하는 법을 알고 있는 단체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문제가 있다면, 환경 보호라는 것이 생각보다 꽤 비틀린 도덕성을 충족시켜 주는 주제에 쉽사리 정의로 보이는 덕분에 동조자가 많았다. 특히 남부가 불타오른 이후로 갑자기 급증했는데, 그때 입은 피해가 상상을 초월했던 탓이다.
그 열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나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사람도 있었지만, 마침 핑곗거리가 필요했던 사람들에겐 이보다 좋은 것도 없었다.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들은 보통 아미시(Amish)처럼 살기로 했다.
물론 아미시도 한계가 명백하긴 했다. 전기를 쓰지 않는다곤 하지만, 그들이 입고 다니는 옷이나 지은 집은 결국에 전기로 만들어 냈고, 땅이 정신 나갈 정도로 넓다. 덕분에 농지도 도저히 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탓에 공동체마다 다르지만, 아예 트랙터를 쓰는 곳도 있었다.
여하간 이번 사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경 보호론자들에게 큰 호감을 얻은 건 사실이었다. 물론 그 태양광 전지는 온갖 환경오염의 산물이었지만, 그냥 깡으로 석유 태우는 것보다는 나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제 막 다시 회복하려는 시점에 저유가가 다시 오면 그땐 감당하기 힘들 거야. 지금은 사우디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물론 부시의 순정을 처참하게 짓밟으면 그땐 그냥 진짜로 웰시코기 부대라도 강하시키면 그만이다. 정말로 사우디에 개를 풀어놓지는 않겠지만, 무수한 토마호크 미사일의 악수 요청으로 열심히 두들겨 맞고 나면 생각이 좀 바뀌리라.
게다가 심기를 거스르지 말자고 표현하긴 했지만, 어차피 현대식 비즈니스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거기다가 우리까지 합세해서 유가를 모조리 박살 내 놓는 바람에 저유가가 고착되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한 번 더 그 지랄이 나면 우리가 죽든 사우디가 죽든 러시아가 죽든 하겠지.”
“부통령과 그 무리께서는 사우디에 화약으로 만든 선물을 주고 싶으신 모양입니다만.”
당장이라도 사우디에 항모전단을 배치하고 24시간 폭탄으로 두들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보지도 않았는데, 너무나도 눈에 선했다. 하긴 러시아하고 전쟁하자고 대놓고 말하는 인간인데 지금 와서 고작 이런 것으로 놀라기에는 너무나도 새삼스러웠다.
“우리가 선사하는 게 몰로토프 칵테일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군. 뭐 민간에서는 자유를 배달한다는 표현도 자주 쓰이니. 썩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게다가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 자유를 배달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게 진짜 자유인지는 둘째 치더라도 적어도 탈레반의 치하보다는 나으리라. 어쨌든 아프리카는 지지부진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민간이든 정부든 고저를 두지 않고 꾸준하고 깊게 침투하고 있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전쟁은 우리도 힘들어. 딱히 우리가 아니라 어떤 나라라도 힘들지.”
하지만 힘들다는 게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좀 버겁다는 거지. 전쟁 자체는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다. 단지 합의까지 된 지금 시점에 구태여 전쟁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만약 사우디와 합의가 성립되지 못했다면 또 생각을 달리할지도 모르겠지만, 무고한 병사들의 피를 흘릴 이유가 없었다.
“세계 최대 타이틀을 가진 태양광 발전소를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 짓는 덕분에 여기저기서 말이 많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국수주의자들이 이것을 똑같이. 혹은 더 크게 국내에도 지어야 한다고 말이 많았지만, 부시는 그것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럼 우리도 국내에 2010년쯤에는 하나 지을 거라고 하게.”
“다음 정권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겁니까?”
“당연하지. 나는 국내에 저 규모로 지을 생각은 추호도 없네. 단도직입적으로 저걸 국내에 하나 지을 만한 돈이 어디 있나? 있으면 차라리 그걸로 다른 곳에 투자하고 말지.”
있긴 있었다. 문제는 이미 대부분 다른 곳에 배정된 예산이라서 그렇지. 의회에서도 예산보다는 명예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인간들이나 ‘국내에 세계 최대 태양광 단지를!’이라는 시위를 지지했지. 과연 연방군 최대의 적이라는 의회답게 이 구호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결정적으로 그들 으뜸 되는 대통령이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니 적어도 부시가 권력을 가지고 있는 동안 국내에 사우디 수준의 태양광 발전소가 지어진다는 건 꿈에 가까운 일이었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석유가 반 토막이라도 난다면 모를까.
“그렇군. 그동안은 썩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내 지지도는 어떤가? 좀 괜찮은 것 같은가?”
부시는 저유가 시대를 시작했지만, 저유가 시대를 끝낸 사람이었다. 그리고 산유국에서 저유가 시대를 보내는 정권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이는 그 어떤 나라나 정권이라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었다.
“아슬아슬했습니다. 만약 저유가가 좀 더 지속했다면, 지지도가 떨어질 뻔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비서실장은 속으로 곰곰이 계산해 보다가. 뭔가 잘 맞지 않은 모양인지 서류를 뒤적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이는 장기간 노동으로 인해 점점 능률이 떨어져 간다는 증거였다. 비서실장은 이번 건만 끝나면 10분이라도 좀 쉬기로 했다.
“꾸준히 떨어져서 지금이 약 72%입니다. 아마 그대로 저유가를 유지했다면, 사상 초유의 50% 이하를 기록하지 않았을는지.”
“젠장, 너무 높잖아.”
“대통령님이나 높다고 하는 거죠. 보통은 저기까지 높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만.”
“난 그저 적절한 수준까지 떨어지길 바랐는데.”
“그럼 지금까지 그 막무가내를 대중이 받아들이지 않았겠죠. 솔직히 말해서 ‘조지 W. 부시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넘어간 게 한두 개입니까?”
그건 그랬다. 이렇게 되니 할 말이 궁해진 부시가 괜히 말을 돌렸다.
“솔직히 말해서 태양광 발전소보다는 원자력 발전소라도 더 짓고 싶군.”
“이미 우리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국 아닙니까? 이번에 완공될 원자로까지 합치면 정확히 100개가 됩니다만.”
“그걸로는 부족하지.”
“안정성도 부족합니다만.”
또다시 할 말이 궁해졌다. 괜히 말 돌렸다가 이 꼴이다. 확실히 안정성이 부족하긴 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 라는 말도 있지만, 그 구더기가 산만하면 확실히 무섭긴 할 것 같았다. 방사능이란 그런 것이었으니 말이다. 한 번 유출되면 한 세대에서는 돌이킬 수 없다.
“빌어먹을. 그럼 2010년에 지을 태양광 발전소는 그냥 우주에다가 짓는다고 하든가.”
되리라고 생각해서 한 소리가 아니라 그냥 해 본 소리였다. 물론 진짜로 그렇게 말하면 지금 올라오는 불만 불평을 한 번에 잠재울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불만이 생기리라. 게다가 지금의 기술력으로 돈을 아무리 퍼부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2010년에는 몰라도 적어도 2030년에는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글쎄. 2030년에도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군. 솔직히 건설 도중에 우주 쓰레기에 건설 현장이 박살이나 나지 않으면 다행이지.”
이런 측면에서 이 프로젝트는 달기지보다 더 어려운 것이었다. 물론 달에 쓰레기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궤도보다는 썩 나았다.
“그러고 보니 마침 내일 일정은 NASA에 방문하는 겁니다. 그냥 대놓고 물어보시지 그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