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87)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86화(287/377)
< 286편 >
이는 부시가 제발 아무 일도 없으라며 기도하고 있던 도중이었으며, 이라크에서 소위 엘랑 소대가 기다림에 지쳐 또 다른 제3무기고를 폭파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부시가 그리도 회피하려고 했던 심상찮은 일이 바로 얌전히 힘을 모으고 있던 중국에서 일어났다.
“그 어떤 경우에도 시위만은 안 된다.”
아마도 이미 충분할 정도의 불만은 있었다. 외국에 대한 불만과 체제 속에서 수차례 억압되어 가는 도중에 힘이 부족하여 몇몇 도시부터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막연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실제가 그러했다.
마치 스펙트럼처럼 제각각인 데다 여론도 우후죽순이긴 하나, 정말로 공통점이 없는 건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이들의 목소리를 높이게 한 점은 성(城)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들의 의견이었다.
일단 결론만 따지자면 공통점은 다음과 같았다.
“중국이 망해 가는 원인은 미국! 미국을 몰아내자!”
단지 이게 아직 정부를 몰아내자 수준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상당수의 ‘인파’가 모였다는 점이었다. 이는 공산당에게 상상 이상의 경각심을 심어 주었다. 예전부터 미국 기업이나 브랜드를 불매하거나 심하면 가게를 부수는 일도 줄곧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도를 넘어선 무언가였다.
이는 거의 국가 집단 수준의 외국인 혐오의 기류를 불러왔으며, 보수적이지 않은 젊은 층 대부분이 이에 편승했다.
이를 제지해야 할 공안이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까지 확인되자, 공안에서 군의 출동을 요청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중국 최대 문젯거리인 군벌 문제가 제대로 해소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이는 치명이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게 되었다.
군벌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면, 만약 내전이 벌어지게 되더라도 단지 정통 정부를 자처하는 짧은 내전으로 끝날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만일 이대로 군벌 문제가 여전히 심화 수준인 채로 내전이 벌어진다면 적어도 오호십육국 수준은 아니더라도 삼국시대 수준으로 분열될 터였고 그리되면 그동안 억지로 힘으로 끌어안고 있던 땅을 뱉어 내야 할 터였다. 예를 들면 티베트나 몽골 등지 말이다.
“미국을 몰아내자. 말은 좋지. 정말로 듣기 좋아. 아주 감미로워. 그런데 그걸 시위로 하면 안 되지.”
당에 있어서 이는 전혀 좋은 일이 아니었다. 필요에 의해서라지만 애국지사들을 무력으로 진압해야만 하다니, 기분만이라면 완전히 무슨 매국 정권이라도 되는 듯했다. 하긴 이런 시국이면 없던 애국심도 봇물 터지듯 할 터였다.
일당은 하루 벌어 하루 먹기 힘들 정도로 쥐꼬리만 하고 식사 때마다 주는 건 씹어 삼키기도 힘든 저질 만터우에 채소 쪼가리 넣은 국에 불과했지만, 그것도 일단은 일자리다.
그런데 그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공사가 중단되었는데, 억울해서 그 이유라도 물으니 까라면 까라고 발로 뻥뻥 차던 평소와는 달리 침통한 표정으로 해고 사유를 건네는 게 아닌가? 아니, 글쎄 나라가 큰 빚을 지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동안 계획되어 있던 공사 대부분이 중단되었다지 뭔가?
그래도 공사판이라는 게 다른 곳에서 못 구할 직장은 아닌 데다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태도에 적잖게 놀라 쉬이 발걸음을 돌렸는데, 이럴 수가. 어딜 가도 다 똑같았다. 더는 새로운 공사 현장이 없었으며, 공장은 문을 닫았고 직원을 줄일망정 새로 뽑지 않았다. 그제야 그들은 정말로 나라가 뭔가 단단히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원흉은 미국! 더 나아가 실종된 전 주석의 책임이었다. 그러나 후자는 도통 찾을 도리가 없으니 눈에 잘 보이는 전자를 까게 되었다. 뭔가 바뀌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정부가 충격을 받고 일자리라도 하나 만들어 주십사 해서 일으킨 행진이었다.
이러한 시위가 불법인 건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설마 굶주린 인민에게 최루탄에 몽둥이찜질은 하지 않으리라 지레짐작하고 시작한 행진이었단 말이다. 그게 아니어도 어차피 길가에서 굶어 죽을 운명이었다.
예전에도 이것과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그땐 행진이 아니었으며 해 봤자 개개인의 차원에서 끝났다. 심지어 한 달을 채 가지 못했단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당장 일자리가 사라져 할 일이 없어진 도시 노동자들이 태반이었고, 이를 후원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 후원자 중에서는 당과 긴밀한 밀월 관계나 대놓고 당과 깊은 관계를 자랑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미국과의 관계를 전부 청산하기를 원했다. 팔자에 있지도 않던 청나라 시절 빚을 더는 못 갚겠다고 무시하던, 아니면 정말로 뿌리라도 뽑아서 갚든가. 어쨌든 어떤 식으로든 정부가 추락하기를 원했다.
중국은 전형적인 돈보다 권력이 더 강력한 나라였다. 이건 다른 나라도 어느 정도는 비슷했지만, 다른 나라들은 자본가나 유권자의 눈치라도 보는데 중국은 그게 아니었다. 그 어떤 대단한 기업인이라도 당의 눈 밖에 나는 순간,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에 종착역은 인체 신비전행이다.
소위 ‘협조’라고 부르는 것들은 하나같이 힘들었다. 이는 1년 전에 당이 점점 기업에 의존하게 되면서 불만이 더 강해졌다.
다른 나라에 가면 그 어떤 경우에도 우대받으며 절대 꿀릴 일 없는 이들이 유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갑과 을이 유지되는 상황을 달가워할 리가 없었고. 권력의 무게 추를 옮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던 결과가 바로 이 시위였다.
“시위는 우리나라에 절대로 있을 수 없어!”
드물게도 리커창이 시뻘게진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가 온화한 편은 맞지만, 절대로 체제가 흔들려서는 아니 되었다. 리커창이 온건할지언정 절대로 호구는 아니었단 말이다. 단지 방법이 없어 답답할 뿐이었다.
그나마 중국을 지탱하고 있는 자본마저 없어지면 10년은 더 퇴보할 터였다. 예전 당의 방침이었던 누구든지 부자가 되게 도와주겠다는 말은 정확히는 당의 부자가 되게 도와주겠다는 말이었다.
당에 순종적이고 반항하지 않는 부자들 말이다. 그런데 당의 권세가 점점 약해지면서 통제를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당은 이러한 노동자들에게 일일이 신경 쓰지도 대응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니, 신경 쓰지 못한다기보다 신경 써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맞았다. 저 배은망덕한 것들을 진압하는 거야 어렵지 않다.
공안과 군을 보내서 고무탄 따위로 무장시키고 전진시키면 그만이었다. 그럼 알아서 붕괴할 터니 말이다. 제대로 된 이상 따위나 구심점이 있다면 모를까, 그냥 마치 산 정상에서 굴러 내려온 바위의 기세에 휩쓸려 내려온 토사(土砂) 같은 것들이었다.
막말로 각지에서 일어난 저 행렬의 태반이 무료 급식소만 설치해도 마치 모래알처럼 흩어질 것들이었다.
그렇다곤 해도 결국 원인은 일자리가 없는 탓이긴 한데. 국가 입장에서는 이들이 갑자기 증발하더라도 솔직히 별 상관이 없긴 했다. 왜냐면 이들은 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말로 치면 시민으로 쳐주지 않는 유령 인간이라는 말이렷다.
나중에야 문제가 생길지 모르겠으나, 그럴 문제가 생길 때쯤이 되면 어련히 또 그만큼의 노동자가 농촌으로부터 올라올 터였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인구수만큼은 넘쳐흐르다 못해 측정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라는 점이었다.
“당장 진압하게. 당장!”
리커창이 일찍이 장담했듯 군이 투입되자마자 시위대는 정말로 물에 젖은 화장지처럼 분해되었다. 그들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되었으나, 적어도 근래에 다신 당을 상대로 대드는 모습을 보이진 못할 터였다.
문제는, 이것으로 인해 드디어 겉으로는 웅장하고 견고해 보이나, 실제로는 허점투성이나 다름없었던 만리장성과도 같이 중국 공산당의 권위에서 삐걱거리는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하필 동아시아에 항모 전단을 하나를 더 배치하겠다는 부시의 발언이 겹친 게 이맘때쯤이었다.
“반미 만세!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양놈들은 물러가라!”
모래알처럼 흩어져야만 했을 시위가 휘발유라도 부은 듯 갑자기 커지고 또 커졌다. 아직은 매국 정권이라는 구호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건 완전히 시간문제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리커창과 부시는 이 순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건, 곤란한데.”
그렇다. 곤란하다. 어떻게든 똥통에 금이 가는 걸 막아 보겠다고 중국 인민을 외세를 통해 단결시키려고 했는데, 설마 그것 덕분에 도리어 더 큰 금이 갈 줄은 상상조차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야. 이미 예산은 배정되었단 말이지.’
예전에 비서실장이 말한 것처럼 반발이 심하긴 했지만, 이미 만들어진 항모 전단을 국내에서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실로 이례적인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중국 쪽이 심상찮았고 지금 시점에서 적어도 중국은 가장 큰 인력 시장을 가진 나라였다.
이는 미래영겁 바뀌지 않을 터였다. 최근 인도와 동남아 인력으로 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고 있다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당초 있었던 당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면서 인력 가격을 대폭 낮추는 바람에 거의 헐값에 인력이 팔려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벌어들인 외화로 여기저기 돌려막고 있었지만, 그것도 딱 거기까지였다. 중국이 그 이상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돈이 없어서 허덕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었거늘.’
중국을 부술 생각은 없었다. 단지 뒤로 좀 뒤처지고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거늘,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한 소원이었던 모양이었다. 돈이 없으면 허덕이고 말 줄 알았는데, 그걸 해결하려고 몸을 비틀고 버둥거리기 시작하니 일파만파란 딱 이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대통령님, 항모 전단이 특별한 선물을 무사히 가지고 걸프만에 도착했습니다. 선물 공세를 시작할까요?”
일반적인 항모 전단보다 더 많이 배치된 이지스함과 그 안에 탑재된 토마호크 미사일. 그리고 2천 대에 이르는 MQ-1 프레데터의 발전형 무인기 MQ-9 리퍼가 이라크를 향해 날아갈 준비가 되었다.
“EU 측에서는 뭐라고 하던가?”
미국이 보낸 메시지라고 해도 별것 없었다. 일순간 막대한 화력으로 일부 지역의 대공망을 제거하고 공중지원을 도와주겠다 정도였다. 이는 중동의 평화를 위함이며, 종전 협상에서 이권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훗날 종전 이후에 어떠한 형태로든 이권을 요구하지 않을 리가 없었지만, 어쨌든 대외적으로는 이렇게 나왔으니 EU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존심은 접은 모양입니다. 그저 ‘잘 부탁한다.’ 정도의 메시지만 있습니다.”
“앞으로 내가 내뱉을 한마디에 최소 수억의 예산이 터져 나가겠군.”
어쩌면 수십억이 될지도 몰랐지만, 적어도 죽는 사람은 없으리라. 일찍이 해안가는 점령되었고 서이라크에 해군은 없으니 말이다.
더불어 본래 MQ-9는 이렇게 쓰일 기체가 아니었지만, 조만간 실전 배치될 스텔스 타입 무인기를 생각하면 이는 필요한 전쟁이었다.
“시작하게.”
부시의 한마디에 수백. 어쩌면 수천억이 서이라크의 창공을 날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