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96)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95화(296/377)
< 295편 >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언제는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었던 공산당. 다시 말하자면, 빨갱이를 어떻게든 살려 보려는 것 자체가 황당하긴 했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누가 그런 걸 다 신경 썼던가? 그냥 자국의 이익에 해가 되지 않으면 독재든 학살이든 방치하다 못해 응원까지 해 주던 게 미국이었는데 말이다. 물론 현대 미국은 좀 다르긴 했지만, 독재 방조는 여전했다.
부시 행정부에 들어서 그것이 좀 바뀌긴 했지만, 어쨌든 기조라는 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움츠렸던 거인이 두 발을 세상에 뻗자마자 미제 독수리가 면상을 후려쳤다. 다시 병상에 누워 있던 거인이 이젠 시름시름 앓다가 정말로 죽으려고 하고 있었다.
피를 너무 흘린 탓이었다. 부시가 당초 기대했던 그림은 중국이 적당히 빈혈 상태가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수십 년 퇴보하는 것이었다. 수천 년 전 중국이 서로 창칼 겨누던 전국시대가 아니라 그대로 정체하길 바랐단 말이다.
차라리 창칼이면 ‘어차피 경제적으로도 꽤 분리되었고, 이웃 나라 같은 먼 나라에서 전쟁이 났구나.’ 정도로 끝낼 수라도 있지. 이젠 핵이다. 핵을 가지고 싸운단 말이다. 웬만한 나라 수도권에서 하나만 터져도 수백, 수천만은 우습게 죽일 수 있으며, 언제나 서로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었던 세계를 일치단결시킨 그 핵미사일 말이다.
부시의 진두지휘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쪽쪽 흡혈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랐기에, 가벼운 뇌진탕이 올 정도로 강타는 날리더라도 결정타는 날리지 않았다. 무역 제재니, 직접적인 무력 투사니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이 강타라는 게 하필 급소에 맞은 건지, 아니면 뭐가 단단히 잘못 맞기라도 한 모양인지 목이 꺾였다.
갑자기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 지금의 공산당은 식물인간이었다.
당의 군대라던 군대는 아직 제대로 된 개혁은커녕 나날이 군축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여러모로 저항하고 있었고, 그나마 선양군구와 수십 년 전 인사가 입맛에 맞게끔 모조리 갈아 치워진 베이징군구만이 온전하게 당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 외의 모든 군구는 중앙과 척을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게 되면 차라리 이 두 군구에 모조리 남는 여력을 몰아줘야만 했다. 사실 당이 조금만 더 이성적이었고 결정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이것이 하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터였다.
아니, 몇몇을 제외하고는 당에 소속된 인물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내전을 부추기는 짓이라고 말이다. 아직 오지도 않을 내전을 위해서, 당의 승리를 위해 준비 중인 것이다.
중국인들이 협(俠)이니 의(義)니 하면서 목숨만큼 중히 여긴다는 ??시라는 것도 사실 높으신 분들이 줄곧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가족까지 팔아치운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어떤 사람은 권력을 목숨보다 중히 여기고 말이다.
그래도 예전이라면 달랐을지 모르나, 당이 빈곤해지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시란 이것저것 치장해 놓은 줄타기에 불과했다. 거미줄처럼 서로 얽히고설킨 튼튼한 줄 말이다. 군이 약해지면서 생긴 균열은 당과 군 사이를 조금씩 찢어 놓으면서, 그 줄이 요동치게 만들고 있었다.
마오쩌둥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그렇지 않아도 반발로 인해서 흔들려 가던 권위였다. 주석이 특별한 이유는 주석이야말로 당의 으뜸이며, 당의 군대를 소유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흔들린 것은, 예산이 그동안은 적어도 합리와 이치에 의해서 분배되었던 것에 반해, 정치적인 사유로 갑자기 군벌 두 개에 한정하여 예산이 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 중앙에서는 다른 군구는 믿기가 힘든 탓이다. 그리고 이것은 군구 자체의 생존권 문제로 직결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서 군을 꾸역꾸역 집어넣던 마당이었다.
그 와중에 군축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그렇지 않아도 각 군구에서 불만이 극대화되던 시기란 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차별을 두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군구가 폐지되어도 어떻게든 쿠데타의 냄새가 진하게 날 마당에 권위까지 약하니, 다음에 일어날 일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높으신 분들의 사정은 이제 알겠다. 그렇다면 ‘당장 국민은 어떠했느냐?’라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다.
“이, 이런 개, 개 같은! 조상 18대를 욕보이고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미국 놈들! 이보다 잔혹한 현실은 없다!”
잇따른 시위로 입이 풀리고 국민 중에서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대충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통탄하다 못해 아주 칠공분혈할 노릇이었지만, 어쩌겠는가. 기어코 중국이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개중에는 당장이라도 중국이 아예 오호십육국이나 전국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논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아! 마오쩌둥이 만들고 리커창이 부수는구나!”
리커창으로서는 참으로 억울한 이야기였다.
어찌 부수는 것이 자신이란 말인가. 차라리 지금까지 국내 재화 유출로 인해 다 무너져 가는 나라를 이만큼이나 유지했다는 사실을 칭찬이라도 받고 싶은 기분이었다. 반대로 말해서 이 유능함 그 자체가 부시가 아직은 중국은 비교적 멀쩡하다고 오판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말았으니, 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부시는 뒤늦게 피라도 수혈해 볼 작정이었으나, 때가 많이 늦어 있었다. 그렇다고 그냥 피 빠는 짓을 멈추자니, 그럼 진짜로 미국이 수렁에 빠져들 공산이 컸다. 가끔 나오는 말도 안 되는 규모는 부시가 직접 끌어온 차이나 골드 덕분이었다.
그냥 아무런 조건 없이 빚을 탕감해 주기에는 이미 대통령의 권위만으로 어떻게 해 보기에는 늦었단 말이다. 적어도 다방면으로 그런 분위기라도 조성해야만 했지만, 이미 중국 분열 자체를 반기고 있었다. 대관절 현시대 미국의 대전략이자 가장 큰 목표가 무엇이던가?
그것은 바로 지난 백 년 동안 잠자고 있던 거인이 기지개를 켜지 못하게 만드는 것 아니던가? 연방 정부의 시선으로 보건대, 이는 미국의 총체적인 승리였다. 병기야 질리도록 찍어 냈다지만, 미사일은커녕 총알 한 발 날려 보지 않고 중국을 굴복시킨 셈이 아니던가?
핵무기? 아무리 정신이 나갔더라도 핵을 쏠 리 없었다. 잘 해 봤자, 서로 쏴 갈기거나 제3세계 국가에 팔아서 군비를 충당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핵전쟁? 그것을 위한 핵무기이고 그것을 위한 핵우산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탄도탄 고고도 요격 체계 아니던가? 꾸역꾸역 2003년부터 양산 체계에 들어가 거의 편집증적으로 전미 배치되고 있는 THAAD 말이다.
물론 이것조차 그 핵무기가 유출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이긴 했다. 중국의 핵무기 지휘 통제 시스템 자체는 최후의 최후까지 현 공산당 혹은 그 후예들이 들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 중요했다.
설마, 이들이 핵전쟁이나 하겠는가?
‘문제는 사람은 그렇게 이성적인 생물이 아니라는 거지.’
부시는 임기 중 가장 초조해했다. 그동안 초조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감히 말하건대 오늘보다 초조했던 적은 없었다.
일단 미군을 움직이는 건 처음부터 논외다. 그야 그렇게 하면 중국이 하나로 뭉치긴 하겠지만, 그 도중에 미군도 만만찮은 피해를 볼 것이고. 정말로 그땐 너 죽고 나 죽자면서 이 미국 땅에 핵을 날릴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명분이 없다, 명분이.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항모전단을 보충하거나 보강할 수는 있겠지만, 딱 그것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금 중국이 분열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현 정부에 국민이든 군부든 실망감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젠장! 빌어먹을! 진짜로 환장하겠군!’
늦든 빠르든 핵무기가 무슨 비밀 병기처럼, 어디 베이징의 천안문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수천, 수만 개의 사일로가 한 곳에 몰려 있지 않은 이상, 결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유출될 터였다. 어쩌면 솔선수범해서 팔아치울지도 모를 터였다.
핵을 비싼 가격에 가지고 싶어 하는 나라야 널리고 널렸다. 예를 들면 동이라크 같은 곳 말이다. 아니, 거긴 아예 탄도미사일이 달리지는 않았더라도 핵탄두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중국에서 국한적인 핵전쟁이 일어나도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다.’
그 막대한 숫자의 핵이 중국 전토를 방사능 범벅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한들 미국 등 세계가 아무런 여파가 없으리라 생각하면 그것은 아주 큰 오산이었다.
원자로 하나만 유출이 되어도 전 세계에 영향이 올 것이라 믿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설마 핵 공격으로 인한 방사능이 세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리가.
어쩌면 가까운 시일에 방사능 맛이 나는 물고기를 섭취해야만 할지도 몰랐다. 다음 세대 아기는 기형으로 태어나고, 항상 혀에서 납 맛을 느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핵전쟁이 나지 않더라도 비슷하다. 찢기고 찢긴 중국에서 핵이 제대로 관리될 턱이 있는가? 결국에 어디론가 유출될 터였다.
‘그동안은 미래의 지식과 이 몸이 가지고 있던 지식을 적절히 섞어서 정답 비슷한 거라도 고르거나 만들어 왔지만, 이건 진짜로 답이 없구먼. 정말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야.’
식은땀이 비 오듯이 쏟아지며 옷을 적시고 있었지만, 부시는 그런 것조차 깨닫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다. 그저 손가락으로 애꿎은 검은 책상을 두들기고 또 두들길 뿐이었다.
정답은 생각나지 않았으되, 단지 핵무기 개발 이후로 지금껏 인류가 멸망 혹은 그것에 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으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매 순간순간 기적 속에서 주님이 임하고 계시었음을 감히 알게 되었다.
‘이런 젠장. 하늘에 임하신 한낱 개만도 못한 새끼시여. 도대체 왜 이런 시련을 내리시나이까.’
번외 격 되는 이야기지만, 현재 부시는 반은 주를 믿었고 반은 믿지 않았다. 믿고자 하는 신앙은 다름이 아니라 제 몸 주인이 워낙에 독실해서 그러했고, 반은 원래부터 김갑환이라는 인간이 지독한 무신론자인지라 그러했다.
그러나 환생이라는 말도 안 되는 체험을 겪은 것도 일단은 사실인지라 그리하여 절충하길 주님이 있긴 있되 기독교에서 말하는 그런 주님은 아니라, 무언가 대단한 신적 존재였다.
사실 이것이 본디 김갑환이었다면,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양자역학적으로 천문학적인 변수가 개입하고 어쩌고저쩌고 별 이상한 논리를 죄다 가져다 붙이며 부정했을 터였지만, 어쨌든 몸의 주인이 이러한 성향이니 어쩌겠는가.
여하간 중요한 것은 무언가 해야만 했다는 것이었다. 단지 이것이 지금껏 그래 왔듯이 운만으로 넘어가기를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존재에게 빌기만 한다는 현실은 도저히 부시의 성정에 맞지 않았다.
그의 성정은 곧 죽더라도 죽는 순간까지 발버둥 치는 인간상인 탓이었다.
머리를 쥐어짜고 강철제 책상에 머리를 박으며, 그 꼴을 새하얀 축생 한 마리가 저 멀리 의자에 앉아서 한심하게 쳐다보는 한이 있더라도, 만약 이렇게 해서라도 어떠한 번뜩이는 영감이 떠오를 수 있다면.
‘얼마든지!’
물론 이런 행동은 현재 부시에게 일절 도움이 되질 않았다. 도리어 뇌세포를 열렬히 죽여 가니 이 무슨 자해나 다름없는 행동이란 말인가? 바리케이드를 겸해서 만들어진 책상은 우습지도 않다는 듯 책상은 물론 그 위에 있는 볼펜조차도 미동 하나 없었다.
하지만 두드리면 이윽고 문이 열리는 법. 이 경우에는 괴짜 같은 행동이 오늘은 정답을 낳았다.
“그래! 바로 그거야!”
이윽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번뜩이는 영감이 부시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고,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비서실장이 그 모습을 보고 괴이한 것을 보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